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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환 칼럼 | IT분야 비용절감에 대한 소고

2023.12.01 정철환  |  CIO KR
지난 11월 17일에 발생하여 3일간 이어졌던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는 IT 업계에 큰 이슈가 되었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네트워크 구성 장비 중 일부에서의 장애가 원인이라고 하지만 네트워크 전문가들은 해당 원인 만으로 장애가 그렇게 오래 지속되었는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공공분야 IT 운영과 관련해 정부에서 시스템 운영 예산을 크게 삭감하고 IT 투자 금액을 대폭 축소했다는 이야기가 그동안 여러 통로를 통해 들렸던 것을 떠올려보면서 이번 장애가 과연 사전에 막을 수 없었던 장애였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IT 운영 및 투자 비용은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에서도 경영진에게 그리 달가운 비용은 아니다. 따라서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삭감을 검토하는 부문이 IT 관련 예산이 되는 것은 공공부문이나 민간부문이나 비슷한 실정이다. 그 중에 신규 투자 부문이야 축소하게 되면 추진 안 하면 그만이지만 운영 부문의 예산 축소에 대해서는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억원짜리 서버나 스토리지를 5,000만원에 사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이는 분명한 원가 절감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1억원짜리 서버를 5,000만원에 구입했다고 해서 그 서버가 1억원에 구입한 경우와 다르게 동작하거나 안정성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1억원의 운영 인건비를 5,000만원으로 절감한다면 이것이 진정한 원가 절감인지는 진지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1억원 운영 인건비를 5,000만원에 계약한 뒤에 관련 운영 인력이 교체되지 않았다고 해도 분명한 차이가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에 자신의 업무에 대해 집중하고 다양한 장애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대비하는 자세에는 스스로의 업무에 대한 자부심도 큰 역할을 하는데 동일한 업무에서 갑자기 대가가 줄어든다면 이에 따른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하물며 운영 인건비가 줄어들어 해당 운영 인력을 좀 더 저렴한 인력으로 대체한 경우는 말할 것도 없이 가까운 시일내에 문제를 일으키게 될 소지가 다분하다.

고객에게 만족도를 주기 위해서는 먼저 직원이 만족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시스템 운영 부문이 평소 장애 없이 정상 운영되는 경우 경영진이 보기에 중요성이 간과되기 십상이다. 별로 하는 일도 없이 많은 인력이 투입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인원을 줄이거나 예산을 깎고자 하는 욕구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 비용을 실제로 줄이게 되면 11월에 발생했던 것과 같은 이전에는 없었던 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인류 문명의 발전이 수렵 채집 시기에서 발전하여 농경사회로 접어들게 되면서 농산물 생산성 증대에 따른 잉여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종교, 문화, 정치 등의 다양한 역할을 하는 구성원이 생겨나고 사회와 국가가 발전하고 문명이 발전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업 조직의 발전에도 잉여 시간이 필요하다.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너무 많은 부하가 걸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경우 업무상에서 실수하거나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될 수도 있다. 반면 일정 시간 여유 있는 시간이 주어질 때 업무의 개선이나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고민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지난 행정전산망의 마비 사태는 향후 무리한 IT 운영 예산의 삭감이 계속될 경우 어쩌다 발생한 이벤트가 아니라 어쩌면 향후 더 큰 장애를 예고하는 예고편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는 공공분야 만이 아니라 기업의 IT시스템 운영에서도 충분히 고민하여야 하는 이슈라고 생각한다.

행정전산망의 장애 원인으로 지목된 네트워크 장비의 장애는 하드웨어 이슈이니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모든 시스템의 장애는 이를 운영하고 점검하는 인력이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거나 또는 실수를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IT 운영 비용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많은 고민이 있었다. 투입된 인력의 등급과 인원수로 비용을 산정하는 방식과 운영 업무의 본질적인 난이도와 요구되는 서비스 수준에 따른 단가 산정 및 이를 기반으로 하는 비용 산정 방식 사이에서 다양한 이슈들이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를 구입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운영 인건비를 절감할 수는 없는 법이기에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 필자가 오래전에 기고했던 칼럼 ‘국내 SI사업, 정말 대기업의 문제인가’와 ‘아웃소싱 대가 산정의 어려움’을 소개하면서 마무리한다.

* 정철환 상무는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그룹 IT 계열사의 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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