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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실망'조차 넘어선 윈도우용 코파일럿

2023.10.30 Preston Gralla  |  Computerworld
꽤나 떠들썩했던 윈도우용 코파일럿이었지만, 이것이 윈도우에 더한 신기능은 많지 않았다.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도 크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ROI’는 무엇일까?

수십 년 동안 기술에 관한 글을 써왔지만, 최근의 생성형 AI만큼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은 본 적이 없다. 또 이렇게 과장이 난무하는 기술도 일찍이 본 적 없다.

생성형 AI가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여러 전망과 기대가 빠르고 맹렬하게 다가왔다. ‘위대한 소설을 쓰고, 음악을 작곡하고,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다’, ‘인간의 일을 대신해주고, 독재 정권이 거짓 정보를 퍼뜨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인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 될 것이다’는 관측이었다.

다분히 허황된 주장들이다. 단 생성형 AI는 적어도 상당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음을 입증한 듯 보인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CEO인 샘 알트먼은 최근 직원들에게 회사가 연간 13억 달러, 한 달에 약 1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AI의 2022년 총 매출은 2,800만 달러에 불과했던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만 130억 달러를 투자했다. 회사가 내부적으로 AI에 투자한 금액은 별도로 감안해야 한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도 방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하룻밤 사이에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 AI 스타트업 사례가 언론에 오르내린다.

개인적으로 지난 9월 말 윈도우용 코파일럿이 출시되었을 때 큰 기대를 품었다. 약 14억 대의 PC에 설치된 인기 있는 데스크톱 및 노트북 운영체제 사용 경험을 생성형 AI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큰 기회였기 때문이다. 출시 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용 코파일럿이 "더 빠르고 쉽게 작업을 완료하고 인지 부하를 줄여 복잡한 작업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약속했다.

거친 착륙
현재 윈도우용 코파일럿에 실망했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다. 우선, 윈도우에 새로운 기능이 전무하다. 코파일럿이 포함된 윈도우서 할 수 있는 작업은 코파일럿 없는 서 할 수 있는 작업과 다르지 않다.

이미 충분히 나쁘지만 더 나쁜 점은 윈도우를 더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의미 있는 접근이 없다는 사실이다. 아주 기본적인 작업의 수행을 그리 유용하지 않게 돕는 수준이다. 다크 모드를 사용하려면 ‘다크 모드를 켜줘’라고 말하고 몇 초 후 코파일럿이 다크 모드를 켜고 싶은지 확인하라는 메시지가 표시되면 “응"이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설정 > 개인 설정 > 색상’으로 이동한 다음 ‘모드 선택’ 설정의 드롭다운 메뉴에서 ‘다크 모드’를 선택하는 작업을 대체한다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잠금 화면의 이미지를 변경하도록 지시하면 배경을 개인화하기 위한 설정 페이지가 나타나고, 여기서 사용할 다른 사진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바탕 화면 배경 변경과 같은 다른 유사한 작업을 수행할 것인지 묻는 메시지가 표시된다.

유감스럽게도 코파일럿이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기능이 이 정도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제한된 수의 작업에서 설정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덜어준다.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작업도 무수히 많다. 예를 들어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연결해 달라고 요청하면 올바른 설정을 팝업으로 보여주는 대신 빙 챗봇을 사용할 때와 똑같은 지침만 나타난다.

다른 예도 있다. 윈도우 업데이트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업데이트가 있는지 확인하는 대신 문제 해결사를 실행한다. 또, 농담을 해보라고 요청할 때 불필요한 질답으로 빠져드는 경향이 있었다. 

더 심한 경우도 있었다. 코파일럿이 자신의 이름을 물어달라 요청했다. 그래서 물었다. "제 이름은 빙입니다. 정보, 이미지, 뉴스 등을 찾을 수 있는 웹 검색 엔진인 마이크로소프트 빙 채팅 모드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윈도우용 코파일럿인 줄 알았는데요"라고 대답해봤다. 

그러자 "아니요, 윈도우용 코파일럿이 아닙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저는 정보, 이미지, 뉴스 등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웹 검색 엔진인 마이크로소프트 빙의 채팅 모드인 빙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30억 달러를 들여 자신의 이름조차 모르는 AI를 만들었고, 이 AI 도구는 잘못되었다고 지적해도 고집스럽게 잘못된 이름으로 불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투자 대비 성과가 한참 부족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생성형 AI의 미래에 미칠 영향은?
이 주목할 만한 실패는 무엇을 의미할까? 이 기술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 있다가 결국 꺼질까? 닷컴 붕괴가 재연될까? 거짓된 메타버스의 약속이 되풀이될까?

그럴 가능성은 낮다. 윈도우용 코파일럿의 부실한 성능은 기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수에 더 큰 원인이 있다. AI는 제대로 사용하면 정말 혁신적인 기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AI에 대한 과대광고를 자제하고 제공할 수 있는 것만 약속해야 한다.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온 세상이 못처럼 보인다는 속담이 있다. 여기에 덧붙여본다: AI에 희망을 품는 기업은 모든 문제가 AI로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윈도우용 코파일럿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하는 도구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을 언급할 필요가 있겠다. 곧 출시될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시큐리티 코파일럿, 다른 마이크로소프트 서비스용 코파일럿 변형 등도 있다. 이들이 윈도우용보다 더 나은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생성형 AI만으로 윈도우를 사용하기 쉽게 만들 수 없다. 40년 가까이 된 운영체제인 윈도우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우며 비논리적인 부분이 많다. 단순히 그 위에 생성형 AI 봇을 얹는다고 해서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면 훨씬 더 유용하고 강력한 윈도우용 AI 기반 코파일럿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컴퓨터월드 윈도우 블로거인 크리스 포흐만이 지적했듯이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과 윈도우에 대해 제대로 된 통합 작업을 수행하지 않았다. 만약 코파일럿이 여러 작업에 연결할 수 있는 특정 API를 작성했다면 사용자가 코파일럿에게 어떤 작업을 요청할 때 인터넷에서 답을 검색하고 그 답을 뱉어내는 대신, API를 호출하여 사용자가 원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기로 결정했고, 그 결과는 부끄러운 실패로 보인다. 애석하게도 이러한 행태는 다른 기업들도 흔히 보인다.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의 과대 광고에 편승하고 있다. 해와 달과 별을 약속하고는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생성형 AI의 약속을 매우 의심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지고 있다. 최악의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그러면 적어도 당황스럽게 놀라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 Preston Gralla는 컴퓨터월드 외부 편집자이자 45권의 서적을 집필한 저술가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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