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를 위한 블리자드의 선택··· '치밀한 플레이 데이터 분석'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Blizzard Entertainment)는 그들의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 모두를 위해 섬세함을 중요시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디아블로,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 그리고 앞으로 출시될 오버워치 게임 내에서 행해지는 모든 활동은 기록, 분석돼 게이밍 경험을 개선하는 데 사용된다.


이미지 출처 : Blizzard Entertainment

그리고 이제 블리자드는 이 게임 플레이 데이터 분석 결과를 수익을 늘리고 전반적인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데 활용하려고 한다. 블리자드의 비즈니스와 게임플레이 통찰 매니저 존 글레이처는 최근 런던에서 열린 가트너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와 애널리틱스 서밋(Gartner’s Business Intelligence and Analytics Summit)에서 이와 관련된 활동을 공개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 활동 데이터는 대시보드를 통해 CRM 시스템으로 보내진다. 그러면 게임 디자이너는 이를 이용해 더 데이터에 근거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플레이어가 실제로 게임 내 어느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는지를 고려해 다음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식이다. 그동안은 레딧(Reddit) 같은 소셜 미디어에 올라오는 글을 통해 유추할 수 있었을 뿐이다.

생태계 접근방식과 가치
블리자드는 이 막대한 양의 비정형 게임 플레이 데이터를 '배틀먼트(Battlement)'라고 부른다. 이것은 카프카(kafka) 네트워크를 거쳐 클라우데라(Cloudera) 하둡 클러스터에 저장된다. 그리고 싱크 소트 DMX(Sync Sort DMX)의 ETL(추출, 변환, 로드) 기능을 이용해 분류한 후 테라데이터 웨어하우스에 저장된다.

블리자드의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와 데이터 분석은 일반적으로 데이터 형식에 따라 SQL에서 처리하거나 혹은 파이썬을 이용한다. 분석의 마지막 단계인 시각화에는 타블로(Tableau)를 사용한다. 다른 부서와 공유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인 형식으로 시각화한다.

이 트랜잭션 중심의 게임 데이터는 전략적 가치와 운영적 가치 등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전략적 가치’는 블리자드가 고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운영적 가치’는 블리자드가 자체 비즈니스 현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 데이터 과학자는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임원과 비즈니스 리더가 이용자당 매출과 구독 데이터 같은 주요 정보를 그 의미와 함께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러나 글레이처조차도 데이터의 가치를 인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처음 블리자드에 합류했을 때 운영적 가치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는 "솔직히 매일 이용자당 매출을 CFO에게 보고하는 것도 달갑지 않았고, 비즈니스 리더에게 일일 최고 동시 접속자를 보고하는 일도 별로였다"며 "그러나 현재는 다시 센터에 복귀해 데이터 활용을 장려하고 데이터의 중요성을 알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유형의 최고급 정보와 함께 블리자드는 게임 개발자가 게임 밸런스를 잘 설정할 수 있도록 막대한 게임 플레이 데이터를 분석한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게임 내 어떤 특성을 발견해 특정 영웅 캐릭터가 너무 강력해지면 게임 개발자가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환경을 수정할 수 있다. 마치 보안 전문가가 비일상적 행동과 위협을 네트워크에서 관찰하는 것과 비슷하다.

블리자드 BI 팀의 다음 단계는 자체 데이터에서 운영 비즈니스 가치뿐 아니라 전략적 가치를 끌어내는 것, 즉 '플레이어에게 더 좋은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해치는 이른바 '나쁜 경험' 중 대표적인 것이 더 강한 플레이어를 만나 속절없이 당하거나 약한 플레이어를 너무 쉽게 잡아버리는 식의 대결이다. 이런 경험은 결과적으로 플레이어가 떠나 버리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참여 관리자
이러한 전략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블리자드는 6개월 전에 '참여 관리자(engagement manager)'라는 새로운 역할을 만들었다. 그 전까지 고객 요건을 검토하고 게임 개발자와 BI 팀 간의 중재를 담당한 것은 프로젝트 매니저였다. 그러나 글레이처는 "이런 방법은 기대치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우리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며 "이 데이터 자산으로부터 통찰을 끌어내지 못한 것은 누구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무엇을 물어야 찾아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블리자드는 프로젝트 매니저를 참여 관리자로 바꾸고 더 전략적인 접근방식을 도입했다. 글레이처는 "이 새로운 직종의 요건은 MBA 졸업생이면서 정량적 분석과 기술에 능숙해 블리자드의 게임 사업을 잘 이해하고 IT와 빅데이터에도 정통해야 했다"며 "이런 전략적 파트너십을 갖고 데이터와 애널리틱스에서 가치를 산출해야만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블리자드는 이러한 가치를 추가하기 위해 전략적, 운영적 데이터를 어떻게 모아 분석하고 있을까? 먼저 글레이처는 일일 보고서를 만들면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에 대한 새로운 능동적 접근방식을 구현한 것이 블리자드를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른바 '참여 팟(engagement pods)'이라고 부르는 회의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각 게임의 개발자와 참여 관리자, 데이터 과학자, 보고서 개발자 등이 참여해 게임을 개선하기 위해 BI를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한다.

글레이처가 언급한 것처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10년 전 처음 개발됐을 때는 아무도 이에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가상 세계에서 용을 죽이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 블리자드는 데이터 수집, 분석해 게임의 재미는 물론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함께 추구하고 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