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의 인기가 뜨겁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 테스트하는 개발자 사이에서 특히 그렇다. 하지만 포천 500대 기업 CIO 대부분은 도커(Docker)와 코어OS(CoreOS) 같은 회사가 제공하는 기술을 도입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대기업 시장으로 확산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앞으로 레거시 환경을 클라우드 인프라로 바꾸고 그들의 IT 부서를 애자일과 데브옵스 원칙 아래 재편함에 따라 CIO의 인식이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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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는 기업이 단일 서버에서 여러 운영체제(OS)를 운영할 수 있게 해 컴퓨팅 효율성을 높인다. 반면 가상머신(VM)은 운영체제 하나당 한 가지 애플리케이션만 지원하는 한계가 있다. 컨테이너는 이에 대한 대안이다. 자체 컨테이너 안에서 앱을 구동하고 하나의 OS에서 여러 컨테이너를 구동할 수 있게 해 서버 자원 활용도를 크게 높여준다.
또한 리눅스 서버나 가상화 기기 사이에서 이동하고, 앱이나 앱 일부에 '마이크로서비스(microservice)' 같은 변화를 시도할 때도 소프트웨어를 다시 개발하거나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고도 가능하다. 그래서 컨테이너 기술의 지지자는 컨테이너가 지속해서 업데이트되는 모바일과 웹 앱에서 민첩성을 높여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도커 CEO 벤 골럽은 “도커와 컨테이너는 클라우드 시스템에서 앱을 만들고 테스트하는 훌륭한 촉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달 초 월스트리트저널 행사에서 컨테이너와 도커의 사업 모델에 대해 80명 이상의 CIO에게 발표했다. 이 스타트업은 컨테이너가 인터넷 기업의 보편적인 컴퓨팅 기술이 되고 있다는 믿는 투자자들로부터 10억 달러를 유치했다.
컨테이너의 가치에 의문을 가진 CIO들
그러나 골럽의 기대와 달리 많은 CIO가 이 기술에 대해 상당히 생소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행사 중 시행한 조사에서 CIO의 44%만이 컨테이너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나머지 56%도 컨테이너를 구동 중이지만 그 사실을 모를 뿐"이라고 둘러대야 했다.
태블릿을 통해 익명으로 질문을 제출한 한 CIO는 더 회의적이었다. 그는 “여기서 말하는 제안의 가치를 모르겠다"며 "다른 기술로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CIO는 컨테이너가 PaaS 기술인 레드햇의 오픈쉬프트(Openshift)는 물론 퍼펫(Puppet)과 셰프(Chef)같은 설정 관리 툴과 어떻게 다른지 물었고, 한 CIO는 “만약 도커나 도커의 경쟁자가 사라진다면 기업은 무엇을 잃게 되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이런 언급은 일부 CIO가 프라이빗 혹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서 구동되는 VM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실제로 그들의 애플리케이션 개발 프로세스를 보면 이 역시 사실일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컨테이너가 VM에 비해 지속적인 딜리버리와 데브옵스 프랙티스의 지속적인 통합 등 더 강력한 대안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데브옵스에서 코드 업데이트와 버그 수정은 며칠이나 몇 주가 아니라 단 몇 분 안에 수정, 테스트, 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VM의 한계 중 하나는 게스트 운영체제와 결합한다는 점이다. VM의 구성을 바꾸거나 패치하려면 기존 VM 환경을 유지하기 몇 가지 다른 업데이트를 해야만 한다. 반면 컨테이너가 VM보다 뛰어난 것은 운영체제를 가상화한다는 점이다. 컨테이너는 게스트 운영체제가 없다. 개발자가 한 컨테이너를 변경하면 다른 컨테이너 모두에 적용된다. 이것은 개발자가 특정 플랫폼을 고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골럽은 “다른 가상화 기술은 단일 운영체제에 표준화하고 특정 클라우드 벤더를 선택하도록 강요한다"며 "이는 기업이 컨테이너로 하고 싶은 것과 배치된다"고 말했다.
HP 엔터프라이즈 그룹(Enterprise Group)의 CIO인 랄프 로라는 컨테이너의 가치를 모르는 CIO는 여전히 그들이 간단한 형태로 인프라를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단일 기기에 여러 운영체제가 구동되는 정도면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로라는 그들은 데브옵스 경험이 아직 지속적인 통합과 지속적인 딜리버리의 간극을 넘어서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어 로라는 기존 환경을 유지하면 일정 시점에서도 컨테이너의 장점을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성장하면서 VM 관리 업무가 늘어나는 시점이 있다"며 "마이크로 서비스와 데브옵스, 컨테이너가 타당하게 설득력이 있는 인스턴트-스케일-기반 환경으로 접어들 때가 바로 그때"라고 말했다.
CIO가 애자일과 데브옵스를 거부하는 이유
CIO가 아직도 컨테이너를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로라는 상당수 CIO가 레거시 시스템과 빅데이터 애널리틱스, 오픈소스, PaaS 등 수많은 신흥 기술을 도입하는 프로젝트와 씨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여전히 많은 기업이 현업과 IT 부서 간 밀접한 협업이 필요한 코딩 프로세스인 애자일 방법론을 도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며 "그런 CIO에게 데브옵스는 최소한 클라우드 전략을 마무리하기 전까지는 먼 이야기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어OS의 CEO 알렉스 폴비는 “CIO 대부분이 웹과 디지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목격했지만 아직 그들의 비즈니스 방법은 여기에 맞춰지지 않았다"며 "현재 많은 CIO가 레거시 환경에서 클라우드 인프라로의 '고통스러운' 전환과 씨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어OS는 이런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을 위해 컨테이너와 보안 툴, 기타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을 지원한다. 폴비는 이러한 전환을 '모두를 위한 구글 인프라' 혹은 약자로 GIFEE 전략이라고 부른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자사의 웹-스케일 인프라를 최적화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수백만 개의 컨테이너를 저가 서버에 집중적으로 배치해왔다. 도커와 코어OS 같은 스타트업은 컨테이너 기술 기반의 오픈소스 코드를 일반 기업에 보급하는 데 노력해 왔다. 이제 골드만삭스 같은 은행들, HP 같은 기술 대기업, 길트 그룹 같은 유통업체가 일제히 컨테이너를 도입하고 있다. 버라이즌과 CA는 코어OS의 컨테이너를 이용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코어OS 같은 회사는 여전히 아웃사이더다. 일반적으로 CIO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가상화, 이머징 기술에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컨테이너는 이런 기술 중에서도 가장 최신 기술이다. 레드몽크(Redmonk)의 애널리스트 핀탄 라이언은 “CIO는 궁극적으로 그들의 경쟁자보다 비즈니스 문제를 더 빠르게 해결하면서도 리스크를 줄이고 규제를 준수하며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며 “도커에 대해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위험성을 평가하는 중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많은 CIO가 여전히 도커와 컨테이너를 주로 테스트와 개발 환경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생산 작업부하가 컨테이너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라도 여기에 대체로 동의한다. “점진적으로 그들은 대규모로 컨테이너를 관리하는 데 편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고 필수 기술로 정착할 것"이라며 "하지만 컨테이너의 광범위한 기업 채택에 최소한 5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