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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문성도, 인덕도 없었다'··· 칼리 피오리나의 실패가 전하는 교훈

2016.02.16 Rob Enderle   |  CIO

이미지 출처 : Thinkstock

IT 업체 CEO가 정치에 뛰어들 때 한 가지 재미있는 공통점은 그들이 CEO 시절 판매하던 기술을 정작 자신은 써먹을 줄 모른다는 것이다. 정치에 진출하기 전 칼리 피오리나와 멕 휘트먼 모두 인상적인 애널리틱스 역량을 가진 회사를 이끌었다. 그러나 정작 애널리틱스를 활용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오바마였다. 다시 선거의 시절이 돌아왔지만 이 교훈을 배운 후보는 하나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오리나는 과거에 맥케인 선거캠프에서 일하면서 패배를 경험했었다. 그는 기업용 애널리틱스 툴을 팔던 HP를 이끈 전력이 있으므로, 최소한 오바마가 그랬던 것 정도로 애널리틱스를 현명하게 활용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필자는 바로 이 점이 IT 기업 CEO들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의 기업이 무엇을 파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감원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부정적인지에 대해 무지했던 것이다. 

피오리나의 실패
칼리 피오리나의 선거 캠페인에는 몇 가지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 그의 전략은 성공적인 CEO였던 점을 활용해 성공적인 상원의원이 되고 다시 이를 발판으로 첫 여성 대통령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HP에서 해고됐고, 상원의원 선거에서 졌으며, 대선 후보로 나서기 위한 기반을 다지지 못했다. 처음부터 성공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일이긴 했지만 그렇게 말하기에도 결과는 너무 실망스럽다.

특히 피오리나에게 이번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은 전무후무할 기회였다. 함께 경선 레이스에 나선 후보가 한 명은 엄청난 악명을 가진 소셜 미디어 스타이고 다른 한 명은 모두가 싫어하는 상원이었다. 그는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철두철미하게 진행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캠페인 초기 그는 미국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을 공격했는데 그가 공격의 근거로 삼은 것이 결국 아무런 증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지지자를 실망시켰다. 선거는 이미 여기에서 끝났다.

물론 사람들은 자기가 진실로 믿고 싶은 것이라면 설사 거짓이라고 해도 종종 속는다. 그러나 선거운동 중에 거짓말이 들통이 난다면 살아남을 정치인은 아무도 없다. 이처럼 정치인으로서의 경력을 완전히 접어야 하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의 위기 상황에서 가장 강력하게 제동을 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애널리틱스다.

선거 애널리틱스
선거 애널리틱스는 쓰임새가 다양하다. 무엇보다 유권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안건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소셜 미디어 전략을 세우거나 경쟁자의 허황된 공약을 경고할 때도 사용할 수 있다. 사람들이 신경 쓰는 이슈를 선택하는 것은 선거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것 만큼 중요하다. 이런 이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함으로써 선거 레이스에 계속 머물 수 있다.

그러나 피오리나는 여성 정치인이면서도 여성에게 중요한 이슈에 대해 전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여권을 지지하는 단체인 미국가족계획연맹이 낙태아의 장기를 밀매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결국 근거 없는 주장으로 결론이 났지만,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해도 여성 후보가 이를 언급하는 것은 아주 위험했다. 민주당의 클린턴처럼 피오리나도 여성 유권자의 표를 간절히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와서 뒤돌아보면 이런 실수를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할 지도 모른다. 과거의 성공적인 선거 캠페인과 현재를 분석한 애널리틱스를 활용하고 이를 적절히 사용할 줄 아는 경험 많은 조언자가 주변에 있었다면 피오리나는 훨씬 더 좋은 선거 결과를 냈을 것이다. HP의 전직 CEO였던 만큼 이런 서비스를 제공해 줄 많은 충성스러운 사람도 있었을 텐데 다소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다.

직원 충성도를 간과하는 CEO
현재 시장에는 두 가지 안타까운 트렌드가 존재한다. 먼저, 필요한 산업 지식이 없는 이들을 회사 최고경영진에 앉히는 것이다. HP와 야후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현재 오라클에 재직중인 마크 허드는 대표적인 '예외'다). 두 번째 트렌드는 이들이 합병, 인수, 감원을 매우 사랑하지만 이를 제대로 수행할 지식이 없다는 것이다. 감원은 결국 직원의 충성도를 쌓는 대신 고위 임원들까지 CEO에게 증오를 갖도록 했다.

이런 직원의 증오는 기업 상황을 개선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 뿐 아니라 이들 CEO가 회사를 옮길 때 혹은 피오리나처럼 정치권에 진출할 때 자신을 지원해 줄 사람이 아무도 따라오지 않는 결과로 나타난다. 피오리나와 정반대에서 가장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사람이 있는데 바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다. 그가 넥스트(Next)에서 애플에 합류할 때 많은 직원이 그를 따라 애플로 자리를 옮겼고 우리는 이미 그 결과를 알고 있다. 최근 비창업자 CEO들이 직원 충성심을 거의 신경쓰지 않고 오히려 감원을 즐기는걸 보면 놀랍다는 말밖에 안나온다.

오바마 vs 피오리나
정치 신인에 가까웠던 오바마 대통령이 전례 없는 정치적 성공을 거둔 것은 애널리틱스가 정치에 접목돼 얼마나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 IT CEO는 이를 직업 정치인보다 애널리틱스를 더 잘 이해해야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오히려 오늘날의 선거는 두 가지 업계 문제를 부각시켰다. 최고 경영진이 그들의 회사에서 파는 것에 대해 공부하려는 의지가 부족하거나 혹은 무능하다는 것. 그리고 직원 생산성과 특히 충성도를 크게 악화시키는 감원을 매우 사랑한다는 것이다.

피오리나는 IT CEO이자 정치인으로서 일을 제대로 해내는 모범적 사례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의 실패는 성공을 꿈꾸는 경영자와 정치인에게 다음과 같은 경고를 보낸다. "당신의 회사가 판매하는 것을 제대로 공부하고 직원 충성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명심하라. 이 두 가지에 무능하거나 능력이 없으면 그 누구든 피오리나의 길을 다시 걷게 될 것이다"

*Rob Enderle은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대표이자 수석 애널리스트다. 그는 포레스터리서치와 기가인포메이션그룹(Giga Information Group)의 선임 연구원이었으며 그전에는 IBM에서 내부 감사, 경쟁력 분석, 마케팅, 재무, 보안 등의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신기술, 보안, 리눅스 등에 대해 전문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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