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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방황하는 사물인터넷, 문제는 '비전의 부재'

2016.02.02 Rob Enderle  |  CIO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등장에 지나치게 흥분한 나머지 그 시장성을 고려하지 못해 낭패를 본 사례는 심심치 않게 있었다. 예를 들어 빅데이터의 핵심은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규모가 아니라 그것을 의사 결정에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를 깨닫지 못한 채 데이터의 홍수에 질식해버린 오늘날 기업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이미지 출처 : Thinkstock

정부 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911 이후 미 안보국은 데이터 기반 위기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데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그러나 이 중 상당 부분이 분석 역량과 효율성 개선이 아닌 단순 데이터 수집에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신속한 위기 대응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대중 관계에서도 문제(스노든 사태)를 일으켰다. 기본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를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결과였다.

이런 현상은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에서 더 심화했다. IoT는 그 이름부터 테크놀로지의 핵심 가치가 아니라 구현 형태(사물을 연결한다는)만을 부각해 양적 측면을 강조한다. 그러나 어떠한 부가적인 지성이나 유용한 기능성 없이 단순히 사물을 온라인에 연결하는 것만으로는 우리에게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없다. 오히려 크라이슬러 사태에서 볼 수 있듯, 경솔한 연결성은 우리에게 새로운 문제를 안겨줄 뿐이다.

델 1-5-10
올해 델의 연례 1-5-10 미팅의 주제는 IoT였다. 델은 매년 특정 테크놀로지나 이니셔티브를 선정한 후 애널리스트, 저널리스트 그리고 GE와 같은 대기업 관계자까지 한데 모아 행사를 치른다. (먼저 밝히고 넘어가자면, 델은 필자의 클라이언트다). 1-5-10 미팅이란 이름은 향후 1년, 5년, 10년 후 기술 변화에 관한 논의가 펼쳐지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델은 이 행사에서 도출한 성과를 자사의 전략과 상품에 반영해 시장에 전달한다.

기술에 함몰돼 길을 잃다
IoT를 재조명하려는 시장의 세 번째(혹은 그 이상의) 시도가 목격되고 있다는 것 외에 올해 세션에서 필자의 관심을 특별히 끌었던 논의가 있었다. 시장이 여전히 그것의 전반적인 효과나 이상적인 사용자 경험보다는 단순히 테크놀로지 그 자체, 혹은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작업 범위 등에 관련 논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그 명칭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IoT라는 개념을 처음 고안한 MIT의 오토-IT(Auto-ID) 센터는 이 이름을 통해 ‘이 세계의 모든 것이 연결되는 양상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세계의 변화’를 설명하고자 했다. 이후 시장의 모습을 보면 출시된 기기 수를 기준으로 기술의 성장 수준을 설명하려는 모습이 엿보인다. 예를 들어 OECD가 발간한 IoT 현황 보고서는 이런 기준으로 한국을 목록의 1위에, 미국은 4위에 올려놨다. 이는 마치 병원 등급을 책정하는 데 의료 수준이 아닌 수용 환자 수를 기준으로 한 것과 같은 오류다.

IoT는 보안의 위협이 아닌 새로운 기회다
오늘날 IoT 산업의 최대 화두는 보안이다. 우리 삶의 모든 곳에 퍼져있는 사물에 공격자가 침입할 경우, 가정과 회사, 나아가 국가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IoT 기기의 정밀한 센서와 집중적인 분석 기능은 우리 세계의 각종 물리적, 전자적 변칙과 문제 상황을 감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넘어서야 할 문제에 발목 잡히는 대신, 현재의 보안 문제를 수정하고 잠재하는 위협에 선행적으로 대응하는 데 테크놀로지를 적극 활용해 현실의 어려움을 더 효율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다.

IoT에 필요한 건 성공 사례
필자는 IoT에 가장 필요한 것은 IoT를 통해 직장과 가정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잘 보여주는 성공 사례라고 생각한다. 디즈니와 GE가 1964 월드 페어에서 선보인 '카루셀 오브 프로그레스(Carousel of Progress)'는 IoT와 유사했던 한 테크놀로지의 성공적 활용 사례가 어떻게 미래 도시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잘 보여줬다. 카루셀 오브 프로그레스는 테크놀로지를 통해 어떻게 더 획기적인 결과를 끌어낼 것인지 공통의 비전에 대해 세상의 관심을 모으는 역할을 했다.

이런 사례는 또 있다. '몬산토 하우스 오브 더 퓨처(Monsanto House of the Future)'는 기본적으로 가정 자동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그 세부 내용을 보면 10여 년 후에나 등장한 로봇 진공 청소기를 비롯해 여러 테크놀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흥미로운 점은 이 미래의 집이 거의 철거가 불가능했다는 점이다. 1967년 이 집을 허물려 했던 레킹 볼 조종사는 매우 당황해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기술 그 자체나 보안 위험에 대해서만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이런 기술이 가져 올 장점과 편리함에 대한 구상이나 비전이 꼭 필요하다.

IoT, 공통의 비전이 필요하다
필자가 이 주제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긴 하지만 몇 년 전 가정 자동화나 산업 자동화 때도 그랬듯 현재 IoT 논의의 바탕이 되는 개념 자체에 대해서까지 반대하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도 현재 네 번째 스마트홈에 살고 있다. 사실 우리는 멋진 테크놀로지 자체에 너무 매료된 나머지 그 기술에 대한 투자를 받으려면 다른 사람의 호응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잊곤 한다.

이 기술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더 안전하게, 효율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지, 우리 삶 속의 스트레스와 비용을 어떻게 줄여줄 수 있는지에만 몰입하며 '어떻게'에만 집중하다 보니 '왜' 그것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소홀하고, 나중에 가서야 해당 기술의 더딘 발전 속도에 깜짝 놀라는 것이다(왜 윈도우 태블릿보다 아이패드가 더 성공적이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더 명확해 질 것이다).

인류가 달 착륙에 성공한 건 꿈을 갖고 도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꿈을 잃는 순간 화성은 이룰 수 없는 목표가 됐다. IoT도 마찬가지다. IoT의 미래에 대한 공통된 비전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리라고 많은 이들이 진심으로 믿을 때만 가능하다. 그런 꿈이 없다면 IoT 역시 변화와 더 나은 기업, 세상의 건설보다는 안주와 안정을 추구하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기술을 들이댄 또 하나의 사례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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