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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환 칼럼 | 참을 수 없는 (IT 예측의) 가벼움

2023.02.28 정철환  |  CIO KR
얼마 전 IT월드 사이트에 ‘"대기업의 약속을 모두 믿지 마라" 2년만에 메타버스 버리고 AI 품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기사가 게재됐다. 기사의 요지는 얼마전까지 메타버스가 IT의 미래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의 등장 이후 메타버스를 폐기하고 인공지능으로 갈아탔다는 이야기다.

사실 2020년 무렵 메타버스 열풍의 확산은 좀 뜬금없는 면이 있었다. 당시 메타버스의 사례라고 꼽았던 것들을 보면 3D 게임 플랫폼, 소셜 플랫폼, 블록체인, 가상/증강현실 등으로 10여년전부터, 길게는 컴퓨터의 역사와 함께 해 온 기술들이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리 새로울 것이 없었던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메타버스를 미래의 핵심 기술로 발표하고 홍보를 하니 대중들은 뭔가 대단한 것이 있나?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메타버스 열풍이 가열된 측면을 부정할 수 없다.

그랬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는가 하면 기업의 미래를 인공지능에 올인한다고 발표한 셈이다. 그렇다면 챗GPT는 어떠 기술인가? 이 역시 컴퓨터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기술이다. 컴퓨터의 선구자로 불리는 앨런 튜링(Alan Mathison Turing)이 1950년에 개발한 튜링테스트(turing test)에서부터 시작되어 수많은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연구해 온 결과의 산물인 셈이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정말 폐기되어야 할 분야인가? 당연히 아니다. 메타버스라는 용어는 폐기될 수 있지만 지금의 웹 환경과 컴퓨팅 환경을 넘어선 다음세대를 위한 핵심 기술로 메타버스 관련 기술들은 끊임없이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오늘과는 완전히 다른 온라인 세상을 열게 될 것이다. 

이를 웹 3.0이라고 부르던 공간컴퓨팅이라고 부르든, 또는 전혀 다른 용어로 부르게 되든 3D 게임엔진, 블록체인, 소셜 플랫폼과 가상/증강현실 기술이 융합되어 새로운 환경을 만들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 역시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지금의 챗GPT를 뛰어넘어 로봇기술과 결합하여 ‘바이센테니얼 맨’의 앤드류가 현실이 될 날이 올 것이다.

다만 대부분의 IT 업체들은 이러한 기술의 미래를 너무 쉽게 과장하고 또 너무 쉽게 폐기한다. 문제는 이런 트랜드가 오래전부터 여러 부작용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우선 기업에게 준 영향이 크다. 경영자들은 항상 미래를 대비하여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 IT 분야의 글로벌 대기업들이 미래의 핵심 기술분야에 대해 성급한 낙관적 전망을 쏟아내게 되면 이에 대한 실체를 정확히 모르는 경영자들은 트랜드에 뒤지지 않기 위해 귀중한 자원을 투자하여 관련 프로젝트나 기술 도입을 추진한다. 이러한 투자는 대부분 기대했던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다음으로 기업의 IT 개발 조직에 영향을 준다. 미래에 대한 과도한 전망은 개발자들이 현실적으로 개발자들을 많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기존 기업의 IT 분야가 아닌 미래의 핵심이 될 기술분야에 뛰어들게 만든다. 이로 인해 기업의 중요 IT 시스템 영역의 인기는 떨어지고 개발자를 구하기 힘들어진다.

다른 영역으로 투자업계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세상을 바꿀 기술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은 설익고 한계가 많은 새로운 기술 분야에 대한 거품을 떠 안게 된다. 오래전 닷컴 붐이 그랬고 최근의 메타버스 열풍도 유사했다.

분명히 닷컴 붐 시절의 열기는 향후 인터넷과 모바일 세상을 여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또 얼마전의 메타버스 열풍도 미래 새로운 인터넷 세상을 만들 씨앗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IT기업의 미래 예측을 너무 신뢰하지는 말아야 할 것 같다. 자사의 이익 또는 사업 전략에 따라 언제라도 바뀔 수 있으니 말이다. 여기에는 부정적인 전망도 포함한다. 메타버스는 폐기되어야 할 영역인가? 그 답은 분명하게 ‘아니다’이다. 하지만 언제 메타버스 세상이 본격적으로 도래할 것이며 어떤 기술과 비즈니스가 접목이 되어 전개될 지는 아직 미지수일 뿐이다.

메타버스도 챗GPT도 수십년 포기하지 않고 한 분야에 몰두해 온 수많은 컴퓨터 엔지니어와 연구자들의 노력의 산물이며 여전히 계속 진화하고 있는 영역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향후 안정적인 사업 분야를 개척하기 원한다면 소위 IT 트랜드라는 것에 너무 민감하지 말고 시장이 원하고 고객이 원하는 가치에 집중한다면 흔들리지 않고 사업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니까.

* 정철환 상무는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그룹 IT 계열사의 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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