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2

블로그 | 변호사의 지저분한 트릭들, 그리고 그에 맞서는 방법

Rob Enderl | CIO
지금까지 다양한 법적 공방에 직접 얽혔으며, 또 각종 법적 공방들을 확인해 글을 써왔다. 연말 시즌을 맞아 그간의 경험에서 배운 교훈을 소개해본다.

법정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회사 이익뿐 아니라 전 직장 상사와의 갈등, 이웃과의 다툼, 혹은 배우자의 불륜 등 각종 이유로 우리는 법정을 찾는다. 이유가 무엇이 됐든, 법정에서는 승소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변호사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중재 재판(arbitration)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중재 재판이란 더 신속하게, 더 적은 소송 비용으로 판결을 받기 위한 절차로, 반기는 사람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

왜냐하면 중재재판은 대개 피고에 대한 보호를 제공하는데, 피고석에 앉는 것은 대체로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 둔 대기업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피고석에 앉은 게 기업이라면 중재 재판을 반기게 되겠지만 개인이라면 그다지 달갑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피고가 기업이 아님에도 중재 재판을 요청해 온다면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을 수도 있음을 의심해 봐야 한다.

계약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부분이 있다. 양측이 모두 사안에 합의하는 경우 계약은 대체로 유효하며, 문제가 발생하지 않거나, 심지어 불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합의했다고 생각했던 사안에 대해 이견이 있을 경우 이는 소송까지 번질 수도 있는 문제가 된다. 때문에 어떤 의미에선 불필요한 계약이야 말로 그 이행이 가장 잘 보장되는 계약이라고도 할 수 있다.

Credit: Thinkstock


지저분한 법적 트릭들
허위 발언. 변호사는 언제나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는 원칙을 아직도 믿고 있는 사람이라면, 하루 빨리 그 생각을 버리길 권한다. 이 원칙은 변호사 서약에 포함된 내용도 아니며, 따라서 그들에겐 이익을 위해 어떤 말이던 할 여지가 있다. 즉 당신은 사건의 모든 정황을 명확히 숙지해 상대편 변호사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사실에 반하는 발언이나 증언을 하지는 않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그들이 어떤 중요한 발언을 할 땐 항상 다시 한 번 그 발언의 사실관계를 꼼꼼히 따져보고, 신중히 생각을 정리한 뒤 대응하는 습관을 가져라. 또 때로는 변호사가 자신의 고객에게 답변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것뿐 아니라, 우리 자신 역시 우리가 듣고 싶은 것만 선별적으로 들어버리는 경우 역시 있다. 이런 오해는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운 내적인 부분이어서, 긴 시간과 그에 비례해 늘어난 변호사 상담료를 대가로 지불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선별적 언급. 이번에는 계약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전체 맥락에서 일부 계약 조항만을 뽑아내 죽 읽어내다 어느 시점에서 동의되지 않은 항목을 삽입하고, 조항의 내용을 교묘히 비트는 게 그들이 협상 과정에서 이용하는 방법이다.

여기에 속아넘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인쇄물에만 의존하는 대신, 변호사와의 협상에 들어가기 전 계약의 주요 항목들은 머리 속에 넣어두고 가는 것이 좋다. 조항 외에 논의되는 핵심 사례들 역시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사소하지만 성패를 좌우하는 이런저런 요소들을 눈 뜨고 허무하게 넘겨줘버리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변호사 교체. 재판 중간에 변호사를 교체하는 것도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일이다. 특히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재판에서는 이런 경우가 꽤 일반적이다. 변호사의 역량에 문제가 없더라도 수 년 간 이어지는 재판 과정 속에서 이직이나 은퇴, 병가, 혹은 사망 등으로 불가피하게 새 변호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은 충분히 염두에 둬야 한다.

문제는 이렇게 당신이 새 변호사를 선임했을 때 상대편에서 기존 변호사와의 사이에서 맺어진 결정과 동의들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하거나 기존의 발견들을 무시하고 논의의 방향성을 다른 쪽으로 돌릴 수도 있다는데 있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선, 첫째 아무리 변호사의 도움이 있더라도 재판 진행 과정을 당신 스스로도 명확히 이해하고 있음으로써 변호사 교체 상황에서 상대방이 딴 소리를 하더라도 그것을 제재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변호사 교체 과정을 성급히 진행하기보단 충분한 전환기를 가지고 기존 변호사와 새 변호사 사이에 정확한 인수인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변호사 자격 박탈. 우선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점은, 어떤 변호사의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란 사실이다. 변호사 자격 박탈이 이뤄지는 일반적인 경우로는 공금을 횡령하거나 변호사 자격이 없는 외부 영향력자를 소송 과정에 끌어들여 변호사 권한을 위임하는 경우 등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변호사의 부적절한 행위를 목격하더라도 이에 관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게 그리 간단한 과정이 아니다. 이런 구조적 문제는 본인 스스로 법과 도덕을 지키지 않으면서 법을 다루는 악질 변호사들을 시장에 내놓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변호사의 부도덕을 외부자의 입장에서 온전히 파악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주변의 평판 등을 더욱 신중히 고려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선임 이후에도 그의 행동들을 보다 면밀히 주시하는 등의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불량 변호사는 소송의 어느 편에 있던 그 소송을 힘겹게 만들고 비용 역시 높이는 주범이다. 다만 그런 인물이 당신의 편이 아닌 상대방 측에 있는 것이 그나마 나은 상황일 것이다.

현명한 초기 협상으로 비용 폭탄을 예방
소송은 매우 많은 돈이 들어가는 일이다. 또한 소송에 들어가는 두 당사자는 모두 자신이 옳고 상대방이 틀렸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경우 소송은 한없이 길어지며 그 사이 지불해야 할 수임료 역시 꾸준히 늘어나곤 한다.

하지만 객관적인 시각에서 당신에게 분쟁의 잘못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의미 없는 법적 공방을 그만두는 것이 그나마 돈을 아낄 수 있는 선택일 수 있다. 이는 무작정 백기를 들라는 말이 아닌, 윤리적 관점에서 상호에게 최대한 만족을 줄 합리적인 계약 협상을 통해 모두가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방법을 상대방에게 제안해보라는 말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최선의 계약은 상호 이익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계약을 의미한다. 필자가 봐온 가장 지루하고 값비싼 법적 공방들은 대부분 두 당사자 모두가 자신들이 불합리한 계약에 사인했다고 믿는 데에서부터 출발한 것들이었다.

혹은 누군가와 계약을 맺기 전엔 언제나 “지나치게 조건이 좋아 보이는 계약은 결국 파국을 맞기 마련이다” 라는 격언을 유념해 항상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 역시 이런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겠다. 소송 없이 평화로운 2016년을 기원한다.

*Rob Enderle은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대표이자 수석 애널리스트다. 그는 포레스터리서치와 기가인포메이션그룹(Giga Information Group)의 선임 연구원이었으며 그전에는 IBM에서 내부 감사, 경쟁력 분석, 마케팅, 재무, 보안 등의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신기술, 보안, 리눅스 등에 대해 전문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ciokr@idg.co.kr
 



2015.12.22

블로그 | 변호사의 지저분한 트릭들, 그리고 그에 맞서는 방법

Rob Enderl | CIO
지금까지 다양한 법적 공방에 직접 얽혔으며, 또 각종 법적 공방들을 확인해 글을 써왔다. 연말 시즌을 맞아 그간의 경험에서 배운 교훈을 소개해본다.

법정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회사 이익뿐 아니라 전 직장 상사와의 갈등, 이웃과의 다툼, 혹은 배우자의 불륜 등 각종 이유로 우리는 법정을 찾는다. 이유가 무엇이 됐든, 법정에서는 승소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변호사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중재 재판(arbitration)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중재 재판이란 더 신속하게, 더 적은 소송 비용으로 판결을 받기 위한 절차로, 반기는 사람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

왜냐하면 중재재판은 대개 피고에 대한 보호를 제공하는데, 피고석에 앉는 것은 대체로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 둔 대기업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피고석에 앉은 게 기업이라면 중재 재판을 반기게 되겠지만 개인이라면 그다지 달갑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피고가 기업이 아님에도 중재 재판을 요청해 온다면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을 수도 있음을 의심해 봐야 한다.

계약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부분이 있다. 양측이 모두 사안에 합의하는 경우 계약은 대체로 유효하며, 문제가 발생하지 않거나, 심지어 불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합의했다고 생각했던 사안에 대해 이견이 있을 경우 이는 소송까지 번질 수도 있는 문제가 된다. 때문에 어떤 의미에선 불필요한 계약이야 말로 그 이행이 가장 잘 보장되는 계약이라고도 할 수 있다.

Credit: Thinkstock


지저분한 법적 트릭들
허위 발언. 변호사는 언제나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는 원칙을 아직도 믿고 있는 사람이라면, 하루 빨리 그 생각을 버리길 권한다. 이 원칙은 변호사 서약에 포함된 내용도 아니며, 따라서 그들에겐 이익을 위해 어떤 말이던 할 여지가 있다. 즉 당신은 사건의 모든 정황을 명확히 숙지해 상대편 변호사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사실에 반하는 발언이나 증언을 하지는 않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그들이 어떤 중요한 발언을 할 땐 항상 다시 한 번 그 발언의 사실관계를 꼼꼼히 따져보고, 신중히 생각을 정리한 뒤 대응하는 습관을 가져라. 또 때로는 변호사가 자신의 고객에게 답변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것뿐 아니라, 우리 자신 역시 우리가 듣고 싶은 것만 선별적으로 들어버리는 경우 역시 있다. 이런 오해는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운 내적인 부분이어서, 긴 시간과 그에 비례해 늘어난 변호사 상담료를 대가로 지불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선별적 언급. 이번에는 계약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전체 맥락에서 일부 계약 조항만을 뽑아내 죽 읽어내다 어느 시점에서 동의되지 않은 항목을 삽입하고, 조항의 내용을 교묘히 비트는 게 그들이 협상 과정에서 이용하는 방법이다.

여기에 속아넘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인쇄물에만 의존하는 대신, 변호사와의 협상에 들어가기 전 계약의 주요 항목들은 머리 속에 넣어두고 가는 것이 좋다. 조항 외에 논의되는 핵심 사례들 역시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사소하지만 성패를 좌우하는 이런저런 요소들을 눈 뜨고 허무하게 넘겨줘버리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변호사 교체. 재판 중간에 변호사를 교체하는 것도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일이다. 특히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재판에서는 이런 경우가 꽤 일반적이다. 변호사의 역량에 문제가 없더라도 수 년 간 이어지는 재판 과정 속에서 이직이나 은퇴, 병가, 혹은 사망 등으로 불가피하게 새 변호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은 충분히 염두에 둬야 한다.

문제는 이렇게 당신이 새 변호사를 선임했을 때 상대편에서 기존 변호사와의 사이에서 맺어진 결정과 동의들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하거나 기존의 발견들을 무시하고 논의의 방향성을 다른 쪽으로 돌릴 수도 있다는데 있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선, 첫째 아무리 변호사의 도움이 있더라도 재판 진행 과정을 당신 스스로도 명확히 이해하고 있음으로써 변호사 교체 상황에서 상대방이 딴 소리를 하더라도 그것을 제재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변호사 교체 과정을 성급히 진행하기보단 충분한 전환기를 가지고 기존 변호사와 새 변호사 사이에 정확한 인수인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변호사 자격 박탈. 우선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점은, 어떤 변호사의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란 사실이다. 변호사 자격 박탈이 이뤄지는 일반적인 경우로는 공금을 횡령하거나 변호사 자격이 없는 외부 영향력자를 소송 과정에 끌어들여 변호사 권한을 위임하는 경우 등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변호사의 부적절한 행위를 목격하더라도 이에 관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게 그리 간단한 과정이 아니다. 이런 구조적 문제는 본인 스스로 법과 도덕을 지키지 않으면서 법을 다루는 악질 변호사들을 시장에 내놓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변호사의 부도덕을 외부자의 입장에서 온전히 파악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주변의 평판 등을 더욱 신중히 고려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선임 이후에도 그의 행동들을 보다 면밀히 주시하는 등의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불량 변호사는 소송의 어느 편에 있던 그 소송을 힘겹게 만들고 비용 역시 높이는 주범이다. 다만 그런 인물이 당신의 편이 아닌 상대방 측에 있는 것이 그나마 나은 상황일 것이다.

현명한 초기 협상으로 비용 폭탄을 예방
소송은 매우 많은 돈이 들어가는 일이다. 또한 소송에 들어가는 두 당사자는 모두 자신이 옳고 상대방이 틀렸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경우 소송은 한없이 길어지며 그 사이 지불해야 할 수임료 역시 꾸준히 늘어나곤 한다.

하지만 객관적인 시각에서 당신에게 분쟁의 잘못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의미 없는 법적 공방을 그만두는 것이 그나마 돈을 아낄 수 있는 선택일 수 있다. 이는 무작정 백기를 들라는 말이 아닌, 윤리적 관점에서 상호에게 최대한 만족을 줄 합리적인 계약 협상을 통해 모두가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방법을 상대방에게 제안해보라는 말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최선의 계약은 상호 이익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계약을 의미한다. 필자가 봐온 가장 지루하고 값비싼 법적 공방들은 대부분 두 당사자 모두가 자신들이 불합리한 계약에 사인했다고 믿는 데에서부터 출발한 것들이었다.

혹은 누군가와 계약을 맺기 전엔 언제나 “지나치게 조건이 좋아 보이는 계약은 결국 파국을 맞기 마련이다” 라는 격언을 유념해 항상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 역시 이런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겠다. 소송 없이 평화로운 2016년을 기원한다.

*Rob Enderle은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대표이자 수석 애널리스트다. 그는 포레스터리서치와 기가인포메이션그룹(Giga Information Group)의 선임 연구원이었으며 그전에는 IBM에서 내부 감사, 경쟁력 분석, 마케팅, 재무, 보안 등의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신기술, 보안, 리눅스 등에 대해 전문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ciokr@idg.co.kr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