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canvas

CIO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로봇|자동화 / 제조

인터뷰 | “제조업에도 AI 돌풍 곧 온다” IT-OT 융합의 중심에 선 CIO들

2023.02.06 Dan Roberts  |  CIO
오늘날 제조업계는 제2의 부흥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T 기술과의 융합 덕분이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美 제조업체의 CIO들이 제조업의 미래에 대해 얘기했다. 
 
ⓒGetty Images Bank








킴 매큰로스는 미국의 산업복합기업 텍스트론(Textron)의 VP 겸 글로벌 CIO다. 포춘지 선정 302위의 기업으로 전 세계 약 33,000명의 직원을 거느린다. 그가 이끄는 글로벌 IT 조직은 5명의 사업 부문 CIO을 비롯해 CISO, CTO, 기업 비즈니스 시스템 리더 여럿이 전담하는 서비스로 구성된다. 

크리스 나데이차는 ‘CIO 100인’ 수상자로 공장 자동화 장비 및 IoT 업체 로크웰 오토메이션(Rockwell Automation)에서 SVP 및 최고 디지털정보 책임자를 맡고 있다. 

이 두 명의 리더에게는 리더십 철학부터 각종 커리어 경험까지 많은 공통점이 있다. <CIO닷컴>은 최근 이 리더를 인터뷰해 디지털 전환을 위해 IT의 방향성을 어떻게 바꿨는지 물어봤다. 또한 개인적인 커리어 여정을 비롯해 제조와 IT의 미래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두 CIO 모두 직장 생활을 IT 분야에서 시작하지 않았고, IT 분야에 진출할 생각도 없었던 걸로 안다. 어디서 시작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가?

매켄로스: 커리어 여정이란게 사다리처럼 위로 오르지만은 않는다. 정글짐처럼 옆으로 가기도 하는데 그게 예기치 못한 새로운 길로 이어질 때도 많다. CIO가 될 생각은 없었지만, 항상 '가장 겁나는 역할을 맡아야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곤 했었다. 

텍스트론에서는 공급망팀, 제조팀, 통합제품 팀을 거치며 여러 역할을 맡았고 헬리콥터 프로그램 작업도 했다. 회사 내 벨(Bell) 사업부에서 새로운 업무 방식에 참여할 기회가 있어서 그 역할을 맡았다가 CIO의 눈에 띄었다. CIO의 요청에 따라 IT 조직에 CIO 직속 부하로 합류한 후 여러 보직을 거쳐 다른 두 사업부의 CIO가 되었고 그 후 글로벌 CIO가 되었다.

나데키아: 화학 공학자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화학 처리 공정과 핵 공정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일, 중합체와 핵연료를 생산하는 일 등 화학 공학 관련 업무를 했다. 이를 계기로 제약 업계로 이직하게 됐다.

이번에는 제약 공정의 구축과 운영을 담당하면서 제조 공정의 컴퓨터 제어에 관여하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코딩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의 제조 시설을 비교하기 위해 데이터를 사내 이곳저곳으로 옮기는 작업에 점점 더 많이 관여하게 됐다.

마침 회사가 빠른 속도로 확장하며 세계 곳곳에 제조 공장을 새로 짓고 있던 시기였다. 어느 날 제조 부서 책임자가 다가와서 회사 제조 네트워크 전반에 걸친 SAP 구현 작업을 이끌어 달라고 부탁했다. 부서장의 부탁을 거절하면 직장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에 승낙했다. 그때부터 IT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셈이다. 

그 이후로 글로벌 제약 조직과 공급망 조직 내의 IT 팀과 OT 팀을 둘 다 이끄는 행운을 누렸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로크웰 오토메이션이 필요로 하는 차기 IT 리더의 자질, 즉, IT 조직 관리 능력은 물론 OT 환경에서의 제조업에 대해 익힐 수 있었다. 

최근 찰리 펠드(CIO라는 직무를 탄생시킨 55년 경력의 베테랑 CIO)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인터넷이 생기고부터 사람 사이의 유대 관계를 맺고 혼자서 생각할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인터넷 덕분에 이전에 상상도 못했던 일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두 CIO가 보기에 가장 큰 잠재력을 지닌 기술은 무엇인가? 

매켄로스: 나는 직장 생활 초기에 벨의 주행 시스템 센터에서 근무했다. 이곳에서는 회사가 생산하는 헬리콥터에 필요한 복잡한 기어박스 부품이 제작된다. 여러 회분의 부품이 생산되었는데, 이를 완성하려면 엄청난 양의 공정과 기계, 외부 제공업체를 거쳐야 했다. 먼 길을 돌고 돌아야 겨우 조립 단계에 필요한 부품이 나왔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미래를 종종 상상하곤 했다. 바로 부품이 생산되는 흐름이 하나로 통합되는 세상 말이다. 생산 장비가 디지털 루프(digital loop)로 구동되어 각종 센서가 생산 과정을 감독하고 관리하며, 한 번에 높은 품질의 부품을 생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구되는 장비의 수 자체가 크게 줄어들며, 공정의 개수와 공정 시간도 크게 줄어들 텐데 말이다. 

벨 텍스트론에는 제조 기술 센터가 있다. 내가 방금 언급한 미래 기술을 테스트해 현장에 투입할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과거에는 한낱 꿈에 불과했던 몽상을 일상으로 바꾸기 위해 공학, 제조, 최신 설비, 소프트웨어 등이 한데 모이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나데키아: 지금은 확실히 AI의 시대다. 오픈소스 AI가 경이로운 진전을 이룩했다. 챗GPT(ChatGPT)나 달리(DALL-E)가 대표적인 예시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킴이 방금 말한 대로 AI 기능을 제조 공정에 적용하면 수많은 혁신이 가능해진다. 이런 혁신은 점점 더 속도를 낼 것이며, 제조업의 판도를 바꾸리라 예상한다. 

로크웰이 디지털화로 달성한 성과를 보면 품질은 40%, 생산성은 무려 일곱 자릿수대로 수직 상승했다. 최근 공급망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는 정시 납품률이 82%에서 96%로 향상되었다. 이런 수치만 해도 큰데 고급 AI 알고리즘을 적용할 때 그 효과가 어떨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구체적인 사례를 하나 소개하겠다. 제조 공정 중에 회로판을 사용한 전자 부품 제작 과정이 있다. 회로판에 컴퓨터 칩을 심는다. 6곳의 공장에 제조 라인만 24개가 있다. 50대의 기계 안에 있는 2,000개의 노즐이 초고속으로 칩을 스풀(spool)에서 인쇄 회로판 위로 배치한다. 이때 칩을 정확히 배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몇 밀리미터만 벗어나도 그 회로판은 폐기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노즐이 마모되어 정위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불량 회로판을 줄이기 위해 정해진 일정에 유지관리 작업을 수행하던 때가 있었고, 아직 수명이 남은 양품 노즐도 자주 교체하곤 했다.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시각 인지 AI 애플리케이션이 노즐이 정위치에서 벗어나는 시점을 초고속으로 예측해 작업자에게 통보한다. 그래서 문제가 생기기 직전에 노즐을 교체할 수 있다.

노즐 한 개의 가격이 5달러에서 500달러에 달하므로 상당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점은 기계 활용도와 가동 시간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한 가지 사례에 불과하다. 전 세계 수많은 제조 라인을 생각하면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매큰로스 CIO는 소프트웨어를 운전에 비유한 적이 있다. 이게 무슨 뜻인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매큰로스: 예전에는 모든 것이 하드웨어 중심이었다. 크리스가 말한 사례처럼 원래 제조의 근간이 하드웨어였기 때문에 업그레이드는 곧 하드웨어 교체를 뜻했다. 하지만 오늘은 소프트웨어의 시대다. 

테슬라를 보자. 테슬라의 매력은 온갖 하드웨어 기능이 아니다. 매월 업데이트로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경험이다. 테슬라는 시판 차량 중 가장 편안한 좌석을 갖추고 있거나 최고급 차량에서 누릴 수 있는 온갖 호사스러운 편의기능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열광한다. 왜일까? 

고객들은 이제 완성품을 수동적으로 받아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제품을 쓰는데 서 즐거움을 느낀다. 다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는 어떤 신기능이 포함될지 생각하며 기대감에 젖어 드는 새로운 고객 경험이다.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차량 생산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경험이다. 

예전 업계에서는 '직접 만든 개밥 먹기'나 '직접 만든 샴페인 마시기'(편집자 주: 회사가 직접 만든 솔루션을 내부적으로 쓰는 방식을 표현하는 비유법) 같은 사례가 흔했다. 나데키아 CIO에게 묻겠다. 로크웰도 그런가? 

나데키아: 이 개념은 소프트웨어 세계에서 나왔다. 자사 제품과 자사 솔루션, 자사 제조 시설을 사용한 경우가 많았다. 자사의 운영 방식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시연하는 역할을 맡았다.  

오늘날 로크웰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제조 공장이 해외에 있었지만 최근 미국으로 복귀했다. 미국 공장은 자동화 기술 덕분에 훨씬 더 작은 인력으로 운영되며 회사는 이를 통해 각종 스마트 공장 기술을 시연한다. 

이는 파트너 생태계에 지행합일을 실천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고객에게 홍보한 대로 제품이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고객이 써볼 제품이라면 우리가 먼저 써보고 경험이 어떤지 느껴봐야 한다. 내부에서 충분히 시험해보고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목표다. 

미국 제조업에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하리라 보는가? 
나데키아:
내 생각에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두세 가지 요인이 있다. 하나는 공급망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지정학적 사건들이다. 

공급망 사태로 인해 '공급망 확보를 무엇을 해냐 하나?'라는 문제의식이 생겼다. 인력난도 무시할 수 없다. 전 세계 인구가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자동화를 어떻게 도입할 건지, 기계와 인간 지능을 어떻게 적절히 결합할건지에 대한 고민을 끊임 없이 하고 있다. 

세율이 낮은 조세 피난처로 제조 기반을 옮겼던 여러 회사들이 이제 내년에 미국에 다시 제조 시설을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추세다. 반도체가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옮겨오고 있다. 이런 현상이 정착될지 두고 봐야 하겠지만 미국이 보다 제조업 중심으로 변할 것이라고 본다. ciokr@idg.co.kr
CIO Korea 뉴스레터 및 IT 트랜드 보고서 무료 구독하기
추천 테크라이브러리

회사명:한국IDG 제호: CIO Korea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등록번호 : 서울 아01641 등록발행일자 : 2011년 05월 27일

발행인 : 박형미 편집인 : 천신응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