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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팬데믹 이후 IT부서의 역할

2022.09.30 정철환  |  CIO KR
3년 가까이 전세계를 힘들게 하던 코로나 팬데믹이 점차 진정되고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페인독감 이후 최대의 글로벌 팬데믹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영역에서 이전과는 다른 패러다임이 등장했으며 IT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초유의 격리 상황을 겪으면서 원격 근무 시스템, 온라인 쇼핑, 택배, OTT 기반의 미디어 서비스 등이 급성장하는 환경이 조성됐지만 공연, 요식업, 여행업, 레저 분야는 생존의 갈림길에서 힘들었던 시기를 보냈다. 제조업 분야는 공급망 위기로 인해 자재의 조달이 어려워져 제품의 생산 및 납기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현재도 자동차 산업의 경우 주문 이후 1년 가까이 기다려야 차량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런데 팬데믹이 물러날 시기가 가까워진 지금 전세계는 다른 위기에 봉착한 듯 보인다. 팬데믹 기간은 물론 그 이전부터 이어져 온 각국의 양적완화 통화정책과 저금리 기조 그리고 이에 따른 자산 가치의 상승이 긴축과 고금리라는 방향전환에 따라 물가상승과 달러 가치의 급등, 고물가라는 인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대한민국은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이에 따른 가계 부채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달러 가치의 폭등을 막기 위한 금리 인상이 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어 대응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감소 등 향후 기업의 경기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1998년의 IMF 위기와 2007년의 금융위기 때에도 기업들은 어려움에 직면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었다. 그 중 가장 우선적으로 검토되는 사안이 투자 축소이다. 미래 경기 전망이 어두우니 기업 내 각 부문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 IT 분야는 대표적인 대상이 되곤 했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팬데믹을 겪으면서 많은 분야에서 기존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던 경험을 통해 IT 분야가 이젠 경기 침체나 위기 시에 가장 먼저 투자를 축소해야 하는 분야가 더 이상 아닐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는 IT 기술과 시스템이 이젠 더 이상 기업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영역이 아닌 기업 비즈니스 그 자체가 되었다. 금융업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IMF 당시 ‘눈물의 비디오’로 알려진 제일은행의 사례는 이제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이미 금융업은 인터넷 뱅크를 중심으로 온라인 기반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전통적인 서비스 산업인 요식업도 비대면 상황과 인건비 증가를 겪으면서 키오스크와 셀프서비스 체계로 많이 전환됐다.

기업의 비즈니스 역시 향후 전망되는 경기 침체 시기에 대비하여 IT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것을 검토하기에 앞서 먼저 IT를 활용하여 기업 경영의 효율화 및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IT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할까?

먼저 인공지능 기술의 접목을 통해 기존 시스템으로는 대응이 어려웠던 분야를 찾아 IT부서가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역할에서 주도하는 역할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고물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인력의 효율적인 활용은 매우 중요하다. 이미 IT 인력의 인건비가 많이 상승한 상황에서 시스템의 운영과 지원 부문에 대한 효율화는 필수적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기업 본연의 비즈니스 영역에서 IT 시스템에 할 수 있는 역할을 확대하고 이를 전체 원가 절감이나 효율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IT 부서와 시스템이 기여할 영역을 찾아야 한다. 코스트센터라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하는 핵심 부서라는 자세로 비즈니스 영역과의 적극적인 협업이 필요하다.

비용절감 측면에서는 달러가치의 급등에 따라 기업의 IT 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다양한 요소들의 원가 상승이 예상된다. 이미 글로벌 IT 기업들이 국내 기업들에게 청구하는 연간 라이선스 비용에 대한 대대적인 상승이 예고되고 있다. 기업의 IT 부서에서는 장기적으로 오픈소스 및 다른 대안에 대한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 IT 인프라의 구성이나 구축 시에도 이와 관련하여 비용 최적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팬데믹 시기에 우리가 경험한 것과 같이 이전까지는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던 새로운 업무 수행 방식, 새로운 고객 대응 방식 및 서비스 방식 등 IT를 기반으로 이전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혁신을 통해 움츠러들고 주저하는 시장과 고객에 대해 기업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

힘겹게 팬데믹 시기를 견디며 왔는데 또 다시 글로벌 경기 침체 및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라는 위기 앞에서 기업이 생존하고 더 나아가 성장할 수 있도록 IT 부서의 역할과 자세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정철환 이사는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그룹 IT 계열사 이사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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