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5

'공상과 과학 사이' 경계에 선 로봇 자율성

Sharon Gaudin | Computerworld
공상과학 영화를 보면,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비는 로봇들이 자주 등장한다. 악역인 경우도, 주인공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달 초 DARPA 로보틱스 챌린지 결승전에 참가한 로봇 기술자들은 로봇의 속도와 효율성을 위해 자율성을 어느 정도 포기했다고 전했다.

드물게 열리는 세계 규모의 로봇 대회에서 우승하는데 있어서는 로봇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인간의 통제력을 강화시키는 쪽이 더 나은 전략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강력한 자율성을 지난 로봇은 인간의 도움이나 명령 없이도 작업을 수행하고 적절한 행동을 취한다. 반면 DARPA 챌린지에 참가한 로봇들은 '반 자율적' 로봇들이었다. 이는 이 로봇들이 특정 작업에 대해서는 자율성을 발휘하지만 다른 작업을 할 때는 인간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는 뜻이다.

DARPA 챌린지에 참가한 UCLA 팀 리더인 데니스 홍은 컴퓨터월드와의 인터뷰에서 "로봇의 자율성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처음 DARPA 챌린지가 시작됐을 초기에만 해도 자율성이 평가의 중요 항목이었다. 그렇지만 (결승전에서는) 자율성을 최소화하는 팀들이 많다. 로봇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건 어려울 뿐 아니라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끄는 UCLA팀 로봇은 결승전 참가 24팀 중 13위를 차지했다. 홍은 결승전에 앞선 인터뷰에서 UCLA팀이 로봇의 자율성보다는 인간의 컨트롤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 말했다.

실제로 사람이 직접 조종하는 로봇들이 그렇지 않은 로봇들보다 빠르다. 홍은 "이 대회로 로봇의 운동 능력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 그렇지만 로봇의 자율성 문제는 예외다"라고 그는 말했다.

아직까지는 빨래나 요리 같은 간단한 작업조차도 혼자서 처리할 수 있는 로봇이 없다. 영화에서처럼 건물을 불태우고, 시스템을 마비시키거나 인질을 구조하는 역할은 당연히 무리다. DARPA 챌린지 주최측은 앞으로 10-15년 내에 그런 것들이 가능해지리라 믿는 모양이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영 헛된 꿈으로만 치부할 수도 없다. 불과 1년 반 전과 비교해봐도 지금의 로보틱스, 그리고 자율성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2013년 12월 열렸던 로보틱스 챌린지 트라이얼 때만 해도 로봇들은 아주 사소한 행동에 대해서는 인간의 완벽한 통제 하에 수행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손을 앞으로 2.5 인치 뻗어라, 어깨를 움직여라, 상체를 돌려라, 손목을 어디까지 움직이고 손가락을 얼마만큼 구부려 손잡이를 잡아라 등의 명령을 받아야 행동했다.

그렇지만 현재 대부분 로봇들은 와이파이를 통해 컴퓨터화 된 명령을 받아 한번에 문까지 걸어가 문고리를 당길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대부분 로봇들이 스스로 중심을 잡고, 앞으로 전진하며, 도구를 집고, 가스밸브나 문고리를 돌릴 수 있을 정도다. 자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크나 큰 발전이 아닐 수 없다. 단지 그 발전의 정도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봐 왔던 것에 미치지 못했을 뿐이다.

 우스터 폴리테크닉 대학의 전자 및 컴퓨터 엔지니어링 조교수 타스킨 파디르는 “우리 팀은 로봇의 자율성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인간-로봇 팀의 효용을 극대화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라며, “자율성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특히 인간이 로봇의 행동에 관여하는 편이 더 쉽다면 더욱 그렇다”라고 말했다.

우스터 대학은 카네기 멜론 대학과 협력으로 DARPA 챌린지에서 7위에 입상한 경력이 있다.

파디르에 따르면 WPI 팀은 로봇이 10초 내로 문 손잡이를 인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그 자체로는 물론 엄청난 성과이지만, 사람이 했다면 1초 안에도 가능한 작업이다. 이에 따라 WPI 팀은 로봇의 자율성에 맡기는 대신 팀원들이 그 작업을 조종하게 했다.

“돌이켜 보면 대회에서의 성공적인 결과는 결국 로봇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인간이 관여했는가에 달려 있었다. 단순히 ‘로봇아, 밸브를 잠궈라. 벽을 무너뜨려라’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100% 로봇의 자율성으로 이루어진 것은 없었다”라고 파디르는 말했다.

결승전 몇 주 전부터 WPI 팀은 로봇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자율성을 좀 더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기 위해 WPI 팀은 도움이 필요했다. 결승전이 있기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워너(Warner)라는 별명의 WPI팀 로봇은 DARPA에서 요구하는 8지 작업을 다 수행 하는데 약 2시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8가지 작업에는 자동차 운전하기, 문 열기, 계단 오르기, 그리고 울퉁불퉁한 바닥 걸어가기 등이 있었다.

문제는 실제 대회에서는 이 8가지 작업을 해 내는 데 1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당시 WPI 팀의 테크니컬 프로젝트 매니저였던 맷 드도네이토는 WPI 팀이 로봇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로봇 조작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조작자의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로봇 스스로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해내도록 자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WPI 팀의 선임 로보틱스 엔지니어 펠리프 폴리도는 결과적으로 그들의 로봇은 2013년 트라이얼 당시보다 많은 자율성을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로봇과 인간 간의 팀워크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폴리도는 “로봇에게 팔을 얼마나 움직이고 어깨는 얼마나 움직일지를 일일이 명령하는 과거의 방식에서 나아가 이제는 로봇이 자율적으로 몸을 움직인다. 플러그 테스트를 예로 들자면, 로봇이 알아서 팔을 플러그로 뻗으면, 작동자가 그것을 집도록 도와주는 협력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NASA의 제트 엔진 실험실(JPL, Jet Propulsion Laboratory) 팀은 이와 달리 트라이얼 때보다 자율성을 줄인 모습을 보여줬다. JPL 팀의 브렛 케네디 최고 연구원은 “속도 증가를 위해 우리는 조작자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는 전략을 택했다. 대회의 핵심은 자율성 수준이 아닌 주어진 작업을 얼마나 잘 끝내는지의 여부다. 상황에 자율성을 강제하는 것은 우리의 방향성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DARPA 전략적 테크놀로지 사무국의 팜 멜로리 부국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서로 다른 자율성 수준이 어떤 결과의 차이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아직 인간이 로봇에 비해 빠르다는 인식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를 확인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NASA 우주인으로 활동했고 미 공군에도 몸담은 이력이 있는 멜로리는 “DARPA 로보틱스 챌린지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공상 과학과 진짜 과학적 사실을 구별하는 것이었다. 특히 첨단 자율성을 부여한 로봇들의 사례가 많은 시사점을 제공했다. 우리의 성과는 대중과 시장의 기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실제 환경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갈 길이 멀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팀들이 일부 작업들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효율성 담보에 유리하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로봇이 2~4개의 작업을 연속으로 진행하는 동안 조작자는 다음 단계의 계획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멜로리는 “5개 미만의 적은 작업을 연속으로 프로그래밍하는 것만으로도 차이는 확연하게 발생했다. 효율성의 혁명은 이제 막 시작됐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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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kr@idg.co.kr 



2015.06.25

'공상과 과학 사이' 경계에 선 로봇 자율성

Sharon Gaudin | Computerworld
공상과학 영화를 보면,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비는 로봇들이 자주 등장한다. 악역인 경우도, 주인공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달 초 DARPA 로보틱스 챌린지 결승전에 참가한 로봇 기술자들은 로봇의 속도와 효율성을 위해 자율성을 어느 정도 포기했다고 전했다.

드물게 열리는 세계 규모의 로봇 대회에서 우승하는데 있어서는 로봇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인간의 통제력을 강화시키는 쪽이 더 나은 전략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강력한 자율성을 지난 로봇은 인간의 도움이나 명령 없이도 작업을 수행하고 적절한 행동을 취한다. 반면 DARPA 챌린지에 참가한 로봇들은 '반 자율적' 로봇들이었다. 이는 이 로봇들이 특정 작업에 대해서는 자율성을 발휘하지만 다른 작업을 할 때는 인간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는 뜻이다.

DARPA 챌린지에 참가한 UCLA 팀 리더인 데니스 홍은 컴퓨터월드와의 인터뷰에서 "로봇의 자율성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처음 DARPA 챌린지가 시작됐을 초기에만 해도 자율성이 평가의 중요 항목이었다. 그렇지만 (결승전에서는) 자율성을 최소화하는 팀들이 많다. 로봇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건 어려울 뿐 아니라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끄는 UCLA팀 로봇은 결승전 참가 24팀 중 13위를 차지했다. 홍은 결승전에 앞선 인터뷰에서 UCLA팀이 로봇의 자율성보다는 인간의 컨트롤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 말했다.

실제로 사람이 직접 조종하는 로봇들이 그렇지 않은 로봇들보다 빠르다. 홍은 "이 대회로 로봇의 운동 능력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 그렇지만 로봇의 자율성 문제는 예외다"라고 그는 말했다.

아직까지는 빨래나 요리 같은 간단한 작업조차도 혼자서 처리할 수 있는 로봇이 없다. 영화에서처럼 건물을 불태우고, 시스템을 마비시키거나 인질을 구조하는 역할은 당연히 무리다. DARPA 챌린지 주최측은 앞으로 10-15년 내에 그런 것들이 가능해지리라 믿는 모양이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영 헛된 꿈으로만 치부할 수도 없다. 불과 1년 반 전과 비교해봐도 지금의 로보틱스, 그리고 자율성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2013년 12월 열렸던 로보틱스 챌린지 트라이얼 때만 해도 로봇들은 아주 사소한 행동에 대해서는 인간의 완벽한 통제 하에 수행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손을 앞으로 2.5 인치 뻗어라, 어깨를 움직여라, 상체를 돌려라, 손목을 어디까지 움직이고 손가락을 얼마만큼 구부려 손잡이를 잡아라 등의 명령을 받아야 행동했다.

그렇지만 현재 대부분 로봇들은 와이파이를 통해 컴퓨터화 된 명령을 받아 한번에 문까지 걸어가 문고리를 당길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대부분 로봇들이 스스로 중심을 잡고, 앞으로 전진하며, 도구를 집고, 가스밸브나 문고리를 돌릴 수 있을 정도다. 자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크나 큰 발전이 아닐 수 없다. 단지 그 발전의 정도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봐 왔던 것에 미치지 못했을 뿐이다.

 우스터 폴리테크닉 대학의 전자 및 컴퓨터 엔지니어링 조교수 타스킨 파디르는 “우리 팀은 로봇의 자율성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인간-로봇 팀의 효용을 극대화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라며, “자율성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특히 인간이 로봇의 행동에 관여하는 편이 더 쉽다면 더욱 그렇다”라고 말했다.

우스터 대학은 카네기 멜론 대학과 협력으로 DARPA 챌린지에서 7위에 입상한 경력이 있다.

파디르에 따르면 WPI 팀은 로봇이 10초 내로 문 손잡이를 인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그 자체로는 물론 엄청난 성과이지만, 사람이 했다면 1초 안에도 가능한 작업이다. 이에 따라 WPI 팀은 로봇의 자율성에 맡기는 대신 팀원들이 그 작업을 조종하게 했다.

“돌이켜 보면 대회에서의 성공적인 결과는 결국 로봇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인간이 관여했는가에 달려 있었다. 단순히 ‘로봇아, 밸브를 잠궈라. 벽을 무너뜨려라’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100% 로봇의 자율성으로 이루어진 것은 없었다”라고 파디르는 말했다.

결승전 몇 주 전부터 WPI 팀은 로봇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자율성을 좀 더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기 위해 WPI 팀은 도움이 필요했다. 결승전이 있기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워너(Warner)라는 별명의 WPI팀 로봇은 DARPA에서 요구하는 8지 작업을 다 수행 하는데 약 2시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8가지 작업에는 자동차 운전하기, 문 열기, 계단 오르기, 그리고 울퉁불퉁한 바닥 걸어가기 등이 있었다.

문제는 실제 대회에서는 이 8가지 작업을 해 내는 데 1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당시 WPI 팀의 테크니컬 프로젝트 매니저였던 맷 드도네이토는 WPI 팀이 로봇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로봇 조작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조작자의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로봇 스스로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해내도록 자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WPI 팀의 선임 로보틱스 엔지니어 펠리프 폴리도는 결과적으로 그들의 로봇은 2013년 트라이얼 당시보다 많은 자율성을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로봇과 인간 간의 팀워크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폴리도는 “로봇에게 팔을 얼마나 움직이고 어깨는 얼마나 움직일지를 일일이 명령하는 과거의 방식에서 나아가 이제는 로봇이 자율적으로 몸을 움직인다. 플러그 테스트를 예로 들자면, 로봇이 알아서 팔을 플러그로 뻗으면, 작동자가 그것을 집도록 도와주는 협력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NASA의 제트 엔진 실험실(JPL, Jet Propulsion Laboratory) 팀은 이와 달리 트라이얼 때보다 자율성을 줄인 모습을 보여줬다. JPL 팀의 브렛 케네디 최고 연구원은 “속도 증가를 위해 우리는 조작자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는 전략을 택했다. 대회의 핵심은 자율성 수준이 아닌 주어진 작업을 얼마나 잘 끝내는지의 여부다. 상황에 자율성을 강제하는 것은 우리의 방향성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DARPA 전략적 테크놀로지 사무국의 팜 멜로리 부국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서로 다른 자율성 수준이 어떤 결과의 차이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아직 인간이 로봇에 비해 빠르다는 인식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를 확인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NASA 우주인으로 활동했고 미 공군에도 몸담은 이력이 있는 멜로리는 “DARPA 로보틱스 챌린지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공상 과학과 진짜 과학적 사실을 구별하는 것이었다. 특히 첨단 자율성을 부여한 로봇들의 사례가 많은 시사점을 제공했다. 우리의 성과는 대중과 시장의 기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실제 환경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갈 길이 멀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팀들이 일부 작업들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효율성 담보에 유리하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로봇이 2~4개의 작업을 연속으로 진행하는 동안 조작자는 다음 단계의 계획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멜로리는 “5개 미만의 적은 작업을 연속으로 프로그래밍하는 것만으로도 차이는 확연하게 발생했다. 효율성의 혁명은 이제 막 시작됐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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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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