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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빼앗긴 IT에도 봄은 오는가?

2015.06.01 정철환  |  CIO KR
세상의 변화가 참 빠르다. 변화가 빠르다는 이야기는 1990년대에도 늘 들어왔던 이야기지만 2015년에는 그 느낌이 남다르다. 얼마 전 한 글로벌 IT 리서치 회사에서 주관한 행사에 참가했었다. 강연에서 최근 IT 분야의 성공사례 및 신규 서비스 사례를 발표하는데 거의 대부분이 중국의 사례였다. 한참 IT가 붐을 이루던 1990년대 말에는 온통 미국의 사례였던 것을 떠올리며 오늘날 우리나라의 IT 산업의 위상 추락에 대한 상념이 교차되면서 우울한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최근에 읽기 시작한 맥킨지 앤 컴퍼니에서 출간한 책 'No Ordinary Disruption – The Four Global Forces Breaking All the Trends'에서 향후 미래는 뉴노멀의 상황에서 이전과는 다르게 급변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 변화를 주도할 4가지 힘은 첫 번째가 향후 세계 경제의 성장과 활력의 중심이 중국과 인도와 같은 이머징 시장으로 이전 할 것, 두 번째가 기술 발전이 향후 경제에 미치게 될 영향 범위와 규모가 이전보다 가속화되어 전개될 것이며, 세 번째는 전세계적으로 노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게 되는 인구 구성의 변화가 될 것이고, 마지막 네 번째가 향후 전세계는 이전보다 훨씬 더 자본, 노동력 그리고 정보의 흐름이 강화되어 무역 및 경제적 측면에서 보다 더 연결된 체계를 이룩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 네 가지 사항은 우리나라에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미 인구 고령화는 우리 사회의 주요한 화두가 되고 있으며 해외 직구 등을 통한 개인의 상거래 글로벌 화에 따라 유통 시장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흔하게 접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의 경제 성장에 따라 중국 관광객에 의존하는 국내 유통시장이나 또는 중국에서 인기가 있다고 하는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의 주가가 폭등하는 등 이미 우리나라는 이머징 국가들의 영향력 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의 등장으로 금융, 유통은 물론 소자본 창업 시장에까지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그런 급변하는 흐름 속에서 이를 주도한 핵심 기술인 IT는 과연 우리나라에서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

몇일 전 한 경제신문에서 국내 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학과가 이공계 최고 수준의 커트라인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라는 기사를 읽었다. 아주 반가운 기사였지만 솔직히 별로 믿음이 가진 않았다. 극히 일부분의 사례를 들어 전체 트렌드라고 할 수도 없고 또한 주변의 상황을 둘러봐도 특별히 나아진 것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IT 기업들이 세계를 치고 나가는 동안 아시아에서 가장 앞섰다고 자부했던 우리나라의 IT 및 인터넷 서비스 분야는 지난 10여 년간 과연 어떠한 발전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국내 최대의 인터넷 포털은 여전히 국내 최고에 만족하고 있는 듯 하고 세계적인 스마트폰 기업은 하드웨어 중심의 성장에 치중하다가 최근 그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고민에 빠져 있는 듯 하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의대에 가려고 하고 대학 졸업을 앞둔 취업 준비생의 최대 희망은 공무원 시험 합격인 것은 여전하지 않은가?


최근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구매하는 제품인 드론은 대부분 중국산이다. 그런데 정말 무서운 점은 무선으로 조정되며 자이로 센서를 통한 자세 교정 시스템까지 탑재한 드론의 판매 가격이 채 5만원도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제조되어 수입되고 유통마진까지 포함하여 최종 판매되는 가격이 5만원 가량이라면 과연 국내 제조업체에서 경쟁할 수 있을까? 이미 제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다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지 잘 모르겠다.

미국의 오디오 업체 중에 이모티바(Emotiva)라는 기업이 있다. 고사양의 오디오 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인데 그 성능으로만 보면 하이엔드 급 오디오 수준이다. 비슷한 다른 하이엔드 오디오 회사의 제품을 사려면 500만원 이상을 주어야 할 제품이 이모티바에서는 100만원 이하이다. 물론 성능에 대한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가격 차이가 그 성능 차이보다 훨씬 더 크다고 느껴진다. 이 회사의 정책은 절대 유통망을 가지고 있지 않고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직판만을 한다. 그것도 전세계를 대상으로.. 물론 제조는 전적으로 중국에서 하고 있다. 사실 애플도 최근에 일부 미국 내 생산을 시작하였으나 거의 대부분 중국에서 제조하고 있지 않은가?

중국과 가까운 지리적인 유리함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IT와 데이터 분야에 집중적인 육성은 물론 제조업 분야에서 제품 설계 및 기획력을 바탕으로 중국과의 유기적인 연계가 필요하지 않을까? 의료, 제조, 유통, 교육,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가 디지털의 영향력 아래에 있고 디지털 산업의 근간인 소프트웨어와 IT 분야 그리고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더 이상의 뒤처진다면 앞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까? 부디 필자가 본 경제신문의 기사가 최근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짚은 기사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다시 대한민국의 IT 가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부제철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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