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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다 관점의 문제"··· 미니마(Minima) 블록체인 설계자가 보는 웹3

2022.08.09 Adrian Bridgwater  |  IDG Connect
웹3(Web3)의 핵심은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 원장 기술로 흔히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단순히 이 기술을 사용한다고 웹3인 것은 아니다. 인터넷이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웹3라는 개념은 더 구조적이고 철학적인 고민을 수반한다.
 
ⓒDepositphotos

인터넷이 변하고 있다. 많은 인터넷 전문가가 눈 여겨 보고 있는 차세대 혁신 중 하나는 인터넷의 3번째 시대다. 하지만 여기서 명칭과 정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의 초창기(대략 1990년)를 칭하는 웹 1.0은 언제나 같은 데이터를 보여주는 정적 페이지에 불과했다. 이 뒤를 이은 웹 2.0(1999년에 만들어졌지만, 실질적인 발전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했다)이 돼서야 웹을 플랫폼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웹 2.0을 ‘참여형 웹(participatory 웹)’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데, 이 시대를 대표하는 사용자 생성 콘텐츠(user-generated content)라는 개념 때문이다.

이제 웹 3.0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는 보통 웹의 데이터를 기계가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고, 따라서 지능적으로 자체 관리가 가능한 인터넷의 시대를 묘사한다.

웹 3 .0에서 웹3으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표현이다. 웹 3.0(시맨틱 웹이라고도 함)의 핵심은 자율 지능이라고 알려져 있다. 한편 블록체인 같은 분산 원장 기술로 웹을 만드는 것과 관련된 웹 3 또는 웹3(헷갈리게도 이것 또한 웹 3.0이라 부르곤 한다)이라는 개념도 있다.

이런 개념 혹은 기술이 인터넷의 미래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라면, 이를 잘 활용하려는 사람들은 무엇을 알아야 할까? 패디 세리는 웹3의 개념은 구조적이라고 설명했다.  즉 일반 소비자용 마케팅 용어라기보다 개발 방식과 더 관련 있다는 설명이다.

세리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미니마(Minima)의 수석 설계자다. 그에 따르면 미니마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연결되고, 완전한 구성 및 검증 노드를 수행할 수 있는 협력형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그는 어떤 네트워크 형태가 단순히 특정 유형의 (가령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이를 웹3라고 부르는 것과, 인터넷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완전히 개혁될 때 어떻게 작동할지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웹 구조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구조 개혁은 중앙 집중도 수준에 따른 애플리케이션 개발 방식에 관한 것이라고 세리는 말했다.

“스펙트럼의 한쪽 끝에는 전체 코드 저장소가 웹 또는 클라우드 서버의 백엔드에 있는 중앙 집중식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이는 보통 중앙 통제기관이나 플랫폼(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애플 및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소유해 운영한다. 이런 단일 주체의 서버는 앱을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최종 사용자(또는 기기 클라이언트)는 서버 참여도를 기준으로 봤을 때 상대적으로 수동적이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스펙트럼의 다른 끝에는 강력한 권한 아래 소유, 운영 또는 제어되지 않는 분산형 앱이 있다. 애플리케이션 및 관련 서버 구성은 최종 사용자 또는 클라이언트에 의해 실행된다.

분산형 앱에서는 앱 자체의 일부 또는 전부가 클라이언트 장치에 다운로드된다. 따라서 일부 사용 사례에서 더 즉각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확장성이 상주하는 장치에 국한된다는 단점이 있다.

분산도에는 정도가 없다 
세리는 “웹3는 스펙트럼의 한끝(완전히 다운로드 된 앱)에 있다. 완전한 탈중앙화를 의미한다. 이는 부분적일 수 없는 양자택일의 개념이다. 예컨대 ‘분산도가 높다(mostly decentralized)’라는 표현이 성립하지 않는다. 중앙 통제식 요소가 하나라도 존재하는 순간 기존 웹의 작동방식과 똑같아지기 때문이다. 중앙 통제력은 분산된 요소들까지 제한, 조작 및 조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늘날의 상시 클라우드 중심, 모바일 우선 네트워크 세계에서 중앙 집중형 앱은 분산된 앱에 비해 월등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CD-ROM을 설치했을 때를 기억해보라). 한편 이런 통념에 균형을 맞추자면, 분산형 앱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중앙 집중형 앱은 이전부터 널리 보급됐기 때문에 우세할 가능성이 높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이데올로기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는 결국 통제권을 누가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각 개인의 견해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부터가 매우 중요한 논점이다.

동등성(parity)에 기반한 민주적 참여방식 
미니마 내부의 견해(이 회사가 다루는 분야가 분산형 웹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는 명확하다. 웹3 환경으로의 전환이 일어난다면 단일 혹은 소수의 통제 기관에서 동등성을 기반으로 한 민주적 참여 모델로의 구조적인 변화가 핵심이 되리라는 생각이다.

여기서 상업적 지속성에 대한 의문점이 뒤따를 수밖에 없겠지만, 먼저 개발자의 관점에서 보자. 분산형 인터넷을 이루는 구성 요소의 확장성, 개방성 및 협업성 수준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

세리는 “바로 그런 통제권의 문제에 대해 얘기해보자.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통제권은 의도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개발하든 기존 응용 프로그램이나 플랫폼을 개선하든 최종 관리자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현재 중앙집중식 제품을 만드는 경우, 최종 관리자가 2명 이상인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다가오는 웹 3 컨텍스트에서 여러 관리자가 통제권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런 이데올로기는 개발에 대한 접근방식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의 모든 부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공유형 통제권을 목표로 개발하려면 기존 방식과 다른 것들을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미니마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4개의 레이어로 구성되어 있다. ⓒMinima

그럼에도 세리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가장 큰 공통점은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만들고 배포하는 방법이다. 통상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응용 프로그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통합하기 위한 표준과 프로토콜의 집합이다.

운영상에서 통제권의 포기는 낯설게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기존 개발 방식의 결점 중 하나는 다른 개발자가 한 개발자의 결과물을 잘못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웹 3 환경에서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기존 코드를 망가뜨리는 수준을 넘어, 원래 의도와 전혀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들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세리는 웹 3가 전반적인 사고방식의 변화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통제권 대 권한 부여
세리는 ‘애초에 왜 통제권을 분산하려 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먼저 던졌다.

그는 이를 인간의 윤리 기준에 대한 질문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즉,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사용 관점에서 다른 사람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싶은가?’ 아니면 ‘애플리케이션의 통제권을 얻고 싶은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요구한다는 해석이다.

이런 주장을 보면 세리는 웹3가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 같은 기술적 개념을 넘어 많은 사람에게 권한을 나누는 개발 방식에 관한 철학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전파하고 싶은 듯하다. 미니마는 마케팅용으로 ‘웹 3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다’라고 내세우고 있다기보다 개발의 관점에서 통제, 거버넌스 및 검열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세리는 “나는 20년 넘게 방구석 토론 모임에서 활동하다가 현재 회사의 이데올로기와 일치하는 유일한 개발 개념(개발자 ‘스파르타쿠스 렉스(Spartacus Rex)’가 작성한 ‘미니마(Minima)’라는 제목의 백서)을 찾았고, 그제야 지난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원칙을 따른 실제 솔루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해석은 각자의 몫
미니마(Minima)는 최초를 뜻하는 미니멈(minimum)의 복수형이다. 분산형 암호화폐에 대한 백서의 제목이었으며, 이제 탈중앙화된 협력형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만드는 회사의 이름으로 채택됐다. 이에 대한 해석은 독자에게 맡기겠다.

회사가 꿈꾸는 세계는 중앙 집중형 아키텍처나 행위자 간의 계층이 없는 인터넷 공간인 듯하다. 이런 공간이야말로 웹3 프로토콜의 진정한 활용 사례이지 않을까? 기술보다는 다수가 공동으로 관리하는 네트워크의 확장성, 보안 그리고 자유성 같은 가치를 기반으로 한 활용법일 수 있다.

세리는 “이런 네트워크의 유용성은 개발자가 분산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있다. 웹3에 대한 우리의 접근방식은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변화의 물결이 점진적으로 일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듯하다. 사용자를 제품으로 삼아 무료 서비스를 제공했던 방식에서 사용자가 개인 정보와 서비스 사용에 대한 주권을 가지고 혜택을 누리는 방식으로의 전환 말이다”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끝맺었다.

웹3의 이야기가 완결되려면 한참 멀었다. 웹3가 어떤 식으로 활용되어 웹 3.0의 세계가 어떻게 구현될지는 알 수 없다. 중앙 통제 요소가 악당이 되고, 미니마 같은 회사가 영웅이 되는 미래를 한 번쯤 상상해볼 뿐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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