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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더 기고ㅣ아마존의 '데이 원(Day 1)' 문화

2022.06.03 김기완  |  CIO KR
아마존의 데이 원(Day 1) 정신은 하나의 고유한 문화인 동시에 아마존이 수행하는 모든 사업에서 고객을 중심에 둘 수 있도록 하는 회사의 운영 모델이다. 데이 원을 수행하는 과정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성공을 지향하고, 고객의 성공에 집착하며, 과감한 혁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는 매해 연간 보고서에 1997년 주주 서한을 포함한다. 1997년 주주 서한에서 그는 아마존의 성공적인 미래에 대한 기본 지표(fundamental measure)를 제시했는데, ▲끊임없이 고객에 집중하기,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기, 그리고 ▲많은 과감한 시도하기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원칙들은 지난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마존 내에 일관되게 유지되며, 데이 원 정신이라는 형태로 자리 잡았다. 데이 원은 하나의 고유한 문화인 동시에 아마존이 수행하는 모든 사업에서 고객을 중심에 둘 수 있도록 하는 회사의 운영 모델이다. 아마존은 고객을 깊게 이해하고, 고객의 어려움으로부터 거꾸로 일을 시작하여 고객의 삶에 의미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혁신을 이루어 내고자 한다.

데이 원 정신은 끊임없는 호기심, 민첩함, 실험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실패하는 경우에도 실패로부터 얻어진 교훈을 통해 미래에 고객들의 삶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담대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Getty Images Bank

데이 투(Day 2) 문화는 어떻게 생겨나게 될까? 기업이 성장하면 조직이 커지면서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조정 과정을 거치게 된다. 위험은 여기에서 시작될 수 있다. 의사결정이 점점 느려지고, 조직이 점점 덜 애자일해지고, 고객보다는 회사의 내부적인 어려움에 주로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위험은 서서히, 예고 없이 작은 것으로부터 다가오기 마련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지만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데이 투 문화는 조직을 삼키게 된다. 아마존 내부 행사에서 “데이 투 2란 어떤 것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데이 2는 정지 상태(stasis)이고, 이어 순서대로 강한 부정과 고통, 뼈아픈 추락 그리고 죽음이 찾아온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데이 원에 머물러야 한다”라고 답했다. 

데이 2 문화를 피하기 위해서 기업은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하며, 고객에 집중하고 빠르게 혁신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를 끊임없이 제거해야 한다. 아마존의 데이1 문화와 조직 내에서 이를 유지하기 위한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고객에 대한 집착
스타트업 창업 당시의 데이 1 정신, 즉 애자일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아마존은, 아마존의 근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고객 집착(Customer Obsession)을 그중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아마존에서는 업무 및 의사결정이 16가지 리더십 원칙(Leadership Principles)을 통해 이뤄진다. 명시적인 지침은 없지만 고객 집착은 이 중 항상 첫 번째로 적용되는 리더십 원칙으로, ‘모든 리더들은 고객으로부터 시작하고 거꾸로 일해야 한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 리더들은 온 힘을 다해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일해야 한다. 

아마존이 고객으로 시작해서 고객들의 요구로부터 거꾸로 일한다는 것은, 고객들의 경험과 어려움을 깊이 이해하고, 어려움 뒤에 숨어있는 본질을 탐구함을 의미한다. 이는 고객과 동떨어진 상태로 제품을 개발하고 그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을 찾는, 일반적인 제품 및 서비스 개발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제프 베조스는 2017년 주주 서한에서 “고객을 사랑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고객들이 끊임없이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어제의 ‘와우’ 요소들은 오늘의 ‘평범함’으로 빠르게 바뀌어 갑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객들은 끊임없이 혁신에 대한 아이디어와 방향성을 제시하며 이러한 고객들의 필요, 그리고 변화에 대한 요구야말로 아마존으로 하여금 새로운 발명을 이끌어내도록 하는 원동력이다. 

일례로 AWS가 제공하는 새로운 기능 중 90%는 고객들의 요구를 직접 수용하여 만들어졌으며, 나머지 10%는 AWS가 고객들이 직접 생각해 내지 못한 기능들을 고객들의 필요에 맞춰 개발했다. 이러한 고객에의 집착은 아마존닷컴이 생겨난 첫날, 즉 데이 원부터 비즈니스의 중심축 역할을 해오고 있다.

고객 집착의 문화와 고객의 필요 및 요구로부터 거꾸로 일하는 방법은 기업의 혁신을 시작부터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며, 이를 통해 비즈니스를 새로운 영역들로 끊임없이 확장할 수 있다. 즉, 데이 원 문화는 기업이 현재의 비즈니스 영역 및 환경으로 사업의 방향을 제한하지 않고 고객을 기쁘게 하기 위해 의미 있고 거대한 비즈니스를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의사결정 속도 높이면서도 올바른 결정 이끌어 내기
성장하는 회사에 걸맞은 의사결정 방법에 대한 접근 또한 데이 원 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다. 모든 기업은 높은 수준의, 올바른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기 위하여 항상 노력하고 있다. 특히 조직이 큰 규모로 성장함에 따라 이러한 결정들이 빠르게, 확장 가능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의 경우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사람들의 수가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의사결정 단계가 빠르고 신속하다. 하지만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의사결정은 점점 더 복잡해진다. 

데이 투 문화는 이러한 성장과 함께 기업에 스며들기 시작하는데, 수직적으로 겹겹이 쌓인 조직도, 많은 리더의 합의를 위한 여러 단계의 승인 절차(혹은 혁신의 범위를 줄여 타협을 이루는 조금 더 위험한 접근), 더 나아가 모든 의사결정에 리더들의 승인이 필요한 수준까지 악화될 수 있다. 이러한 데이 투 문화는 의사결정의 속도를 더디게 한다.

아마존은 빠른 속도의,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한 몇 가지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그 첫 번째는 투 피자(Two-Pizza)팀으로, 소규모의 팀이 해당 제품 혹은 그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에 대한 책임자로서 일할 수 있도록 모든 권한을 위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조직 구조는 매트릭스처럼 얽혀 있는 상호 의사소통 과정 혹은 그러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관료주의를 배제하고 고객의 요구에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빠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투 피자팀 접근 방법은 주인 의식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팀이 고객들을 위하여 빠르게 서비스 및 제품을 개발 및 테스트하고, 개선의 여지가 있는 인적, 물적 자원 전반을 소유함으로써 다른 조직들에 대한 의존성을 줄일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팀 주체적인 주인 의식은 팀 단위의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고, 고객들의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주요 지표들 및 KPI에 대한 책임을 해당 팀에 투명하게, 전적으로 위임한다. 아울러 이러한 조직 구성을 통하여 복잡한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조직도상의 여러 관련 부서와의 협업에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대신 고객을 위한 빠른 개발, 실험, 혁신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다.

또 하나의 메커니즘은 단방향(one-way door) 혹은 양방향(two-way door) 의사결정 방법에 대한 접근 방법이다. 단방향 의사결정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중요한 결정에 적용되는데, 예컨대 풀필먼트 센터 혹은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일은 대규모의 투자 및 꼼꼼한 계획을 수반하는 만큼 치밀하고 조심스러운 분석을 필요로 한다. 반면 양방향 의사결정은 결과를 언제든지 되돌릴 수 있는 결정에 대한 것으로, 웹 사이트 혹은 모바일 앱에서 특정 기능에 대한 A/B 테스트를 수행하는 일이 대표적인 예다.

한발 물러서서 고민해 보면 생각보다 많은 의사결정이 사실은 양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따라서 고객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충분한’ 이해 및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큰 고민 없이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서 ‘충분한’이라는 말은 90%의 확신을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시간을 소비하는 대신 70% 정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되돌릴 수 있는 결정을 보다 신속하게 내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많은 결정을 양방향으로 내리기 위해서는 실패에 대한 비용을 최소화하고, 실패로부터 얻어진 교훈을 이용하여 다음 차례의 혁신을 만들어 내기 위한 방법들 또한 준비해야 한다.

외부 트렌드를 받아들이고 대행자(proxy) 방식을 경계하기
우리는 빠른 기술 진화, 규제 및 정부 기관의 요구 사항에 대한 변경, 그리고 코로나19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사건 등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서 고객의 요구를 무시하면서 해왔던 안전한 사업을 기존에 확보된 역량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을 지닌 기업은 생존하기 어렵다. 

데이 투 함정에 갇힌 기업은 새로운 트렌드에 관심을 기울이고, 새로운 혹은 불만을 가지고 있는 기존 고객들을 위한 과감한 혁신을 하기보다는 현재의 이익과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내부적인 문제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데이 원 정신을 가진 기업은 끊임없는 실험 및 개선에 집착하며, 호기심을 발전시켜 나간다. 또한 외부 트렌드를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탐구하며 그러한 트렌드에 고무되는 한편, 기업의 리더 혹은 구성원들이 실패를 받아들이고 예측 가능한 위험들을 혁신의 부산물로 여길 수 있도록 장려한다.

물론 이러한 접근은 쉽지 않다. 기업의 리더들이 과감한 본보기가 되어야 하며 실험을 장려하고 실패를 받아들이는 문화를 심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제프 베조스는 2016년 주주 서한에서 “데이 원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갖고 실험하고, 실패를 받아들이고, 미래를 위한 씨앗을 뿌리고, 싹튼 새싹을 보호하고, 그리고 고객이 기뻐할 때 그것들을 두 배로 늘려야 합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항상 고객과 가까이 머무르며, 고객 중심의 결과를 제공하는 데 프로세스가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성장을 경험한 기업들은 종종 가시적인 범위를 넘어 규모에 맞게 비즈니스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세스의 구축을 시도한다. 좋은 프로세스는 매우 효율적이고 효과적일 수 있지만, 고객에게 여전히 의미 있는 결과를 제공하기보다 프로세스의 최적화에만 집중하는 데이 투 문화에 잠식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한다.

집계된 데이터를 사용하는 방법을 예로 들 수 있다. 표면적인 보고서가 대기업 고객 전반에 걸쳐 꾸준한 평균 성장을 제시하더라도 집계된 데이터의 특성상 의미 있는 수의 고객에게 영향을 미치는 트렌드와 그 요인이 가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피드백 형태의 고객 일화나 고객 지원을 위한 티켓 시스템에 접수된 사용 사례는 데이터상의 지표와 반대되는 이상치(outlier)처럼 보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고객 일화의 이상치를 자세히 살펴본 다음, 직원이 문제를 신속하게 에스컬레이션하고 근본 원인이 다른 고객에게 영향을 미치기 전에 수정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언제나 데이 원
기업이 성장을 경험하고 혁신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성장에 이은 대규모 비즈니스 운영은 추가적인 복잡성을 초래하며,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전체적인 속도도 느려진다. 기업이 고객을 대신하여 혁신함으로써 빠르게 변하는 외부 환경과 끊임없이 진화하는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고객을 기쁘게 하는 결과 대신 단기 목표 또는 프로세스에 집중하거나, 자율성을 보장하고 신속한 실험 및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하기보다는 계층적인 구조와 관료적인 방식이 확산되도록 허용하는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기반으로 크게 생각하기보다는 기존의 역량만을 강화하는 데이 투 2 문화를 항상 경계해야 한다. 

고객 중심의 데이 원 문화를 유지함으로써 뛰어난 수준의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가능해지고, 직원과 리더 모두가 호기심을 유지하며 끊임없는 실험 그리고 실패를 통한 배움을 얻을 수 있다. 데이 원 문화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지켜내야 할 기업의 경쟁 우위로, 기업이 시장의 최전선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 김기완 AWS 시니어 솔루션즈 아키텍트 매니저는 메인프레임 중심 환경부터 클라우드 환경까지 다양한 고객의 IT환경을 최적화하는 조언자로서 역할을 해왔다. AWS에서는 미디어, 커머스, 금융, 제조 등 다양한 고객이 효과적으로 AWS를 사용하여 비즈니스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왔으며, 현재는 국내 대기업 고객의 클라우드 여정을 돕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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