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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비즈니스|경제 / 클라우드

벤더 기고ㅣ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접근 방향

2022.05.27 최정욱  |  CIO KR
많은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목표로 클라우드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제는 클라우드 도입의 중요성에 의구심을 갖는 기업은 없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충분한 검토 없이 그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를 추진하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클라우드 도입 자체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 글을 통해 우선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정의와 클라우드의 역할을 살펴봄으로써 진정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기업들이 고민해야 할 사항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Getty Images Bank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란?
리서치 기관이나 기업별로 조금씩 다른 정의를 내리고 있지만 공통적인 핵심 의미를 조합해보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1) 급격히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 및 고객 니즈에 대응하여, 2) 클라우드를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통해 3)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프로세스, 고객 경험을 만들고, 이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의 역량과 문화(culture)를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정의 예시
[가트너]
IT 현대화(예: 클라우드 컴퓨팅 등)를 비롯한 디지털 옵티마이제이션, 신규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에 이르는 모든 것을 의미

[세일즈포스닷컴]
비즈니스와 시장 요구사항의 변화에 따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신규 비즈니스 프로세스, 문화, 고객 경험을 창조하거나 혁신하는 프로세스를 의미

[AWS]
필요한 기술을 활용하여 조직의 문화, 고객 대응을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고객 니즈와 경쟁 상황의 변화에 따른 조직의 민첩성을 창조하는 것을 의미

이러한 관점에서 클라우드는 지속적인 비즈니스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업의 역량과 문화를 다지기 위한 기술을 제공하는 수단(tool)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문화를 개선해 나가는 것은 어느 한 부서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CEO의 주도하에 전사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접근할 것인가?
과거에도 기업에서는 혁신을 위한 활동을 다수 추진해왔다. 공급망을 개선하여 기존의 월 단위 수요 예측을 주 단위로 단축함으로써 생산 비용을 최적화하고 적시에 제품을 생산하거나, 전사적 자원계획 통합 등을 통해 글로벌 운영 가시성을 높이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활동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업의 역량과 운영 수준을 고도화하는 일회성의 혁신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모델과 문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진화시키는 측면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과거의 기업 혁신과는 지향점이 다르다. 기업들이 보다 면밀하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접근을 검토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1. 미래 목표 및 전략 수립
명확한 목표가 없다면 달성할 수 있는 성과도, 나아가야 할 방향도 없다. 그 때문에 기업들은 먼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비즈니스 목표와 이를 이루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명확한 목표가 없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은 과녁에 집중하지 않고 여기저기 활을 쏘아대는 것과 같다.  

먼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구체적으로 수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급적이면 단계에 따라 중간 목표를 세우는 것도 좋다. 목표가 정해지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어떤 일을 어떤 순서로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활동들이 곧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목표 달성을 위한 시작점이 될 것이다. 

간혹 비즈니스 목표가 불명확한 경우 정량화할 수 있는 허상의 목표에 치우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예가 클라우드 전환을 통한 운영 비용 절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클라우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기술을 제공하는 수단(tool)이기에 수단으로부터 성과를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또 무엇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업의 운영비용을 줄이기 위한 과제가 아닌, 지속적인 변화에 대한 기업의 성장 역량을 갖추기 위한 과정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 일하는 방식의 변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사고의 변화, 일하는 프로세스의 변화, 더 나아가서는 기업 문화(culture)의 변화가 필요하다. HBR (Harvard Business Review)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 중 70%가 실패하는데, 이를 통해 초래된 비용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9,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실패의 원인으로 기존의 사고방식과 문화가 걸림돌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 대다수의 기업들은 운영 탁월성 (operation excellence)을 추구해왔고 업무 프로세스와 시스템의 표준화와 최적화를 달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업무 비효율을 제거함으로써 체계적인 조직 및 업무 프로세스를 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장과 고객의 필요가 급속히 변화하는 현시대에 운영 탁월성만을 지향하는 것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sustainable growth)을 보장하지 못한다. 비즈니스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실험적이고, 신속하며, 또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기존의 사고와 업무 방식에 기반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는 대표적인 방식으로 전통적인 RFP(Request for Proposal)를 통한 클라우드 경쟁 평가를 들 수 있다. 프로젝트별 또는 업무 워크로드별 가장 최저가의 기능/기술에 더 나은 클라우드를 적용하면 프로젝트 단위별로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 전체 측면에서도 그럴지는 의문이다. 전체의 조합이 비용과 기술/기능, 혹은 민첩성 측면에서 그다지 좋은 접근법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업무 방식의 변화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3. 클라우드 도입
어떠한 방식으로 클라우드를 도입할지는 기술 플랫폼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플랫폼의 어원인 기차역에 가면 원하는 목적지로 가는 모든 열차를 탈 수 있듯이 동일한 하나의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서로 다른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여러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것은 비즈니스 민첩성(agility)을 저해할 뿐 아니라 상당한 비효율성을 수반한다. 

많은 기업이 표방하고 있는 멀티클라우드(multi-cloud)가 과연 효용과 실익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멀티클라우드를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벤더 종속을 피하기 위함일 것이다. 벤더 종속이란 특정 대체제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벤더를 사용할 수밖에 없거나 일단 사용을 하면 타 벤더 기술로 변경이 어려운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AWS에서는 SQL, 리눅스, 그리고 젠(Xen) 등의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원한다면 고객이 리소스를 클라우드에서 온프레미스로 되돌리고자 하는 경우에도 다양한 마이그레이션 도구를 지원한다. 따라서 AWS의 경우 대체제가 없거나 타 기술로 변경이 어려운 벤더 종속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멀티클라우드에 대한 의사결정에 있어 실용성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멀티 클라우드를 도입할 경우 서로 다른 클라우드 업체의 서비스 기술을 활용하여 전환해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클라우드 플랫폼을 능숙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부담이 지워진다. 내부 인적 자원을 관리하는 관점에서도 이는 매우 비효율적인 선택이다. 비용 측면에서도 클라우드 워크로드를 여러 업체에 분산시키면 약정 규모가 작아지기 때문에 구매력이 감소하여 할인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 

기존 방식을 뒤엎는 파괴적인(disruptive) 혁신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기술 전략에 입각한 과감한 도전을 필요로 한다. 2021년 6월 미국의 유나이티드 항공사(United Airlines)는 붐 수퍼소닉(Boom Supersonic)이라는 초음속 항공기 제조 스타트업으로부터 초음속 항공기 15대를 30억 달러에 구매했다. 미국 시애틀에서 일본까지 단 4.5시간 만에 도달할 수 있는 항공기라고 하니, 당시 계약 자체만으로도 크게 화제가 된 사례다.  

전통적인 굴뚝산업인 항공 제조 산업에서 어떻게 스타트업이 이러한 선례를 만들 수 있었을까? 前 아마존 직원이기도 했던 붐 수퍼소닉의 CEO는 전 세계를 보다 빠르게 연결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던 사람이었다. 이러한 비전을 바탕으로 회사를 창업 후, 항공기 설계에서부터 시뮬레이션 등 전체 관련 업무를 AWS의 고성능 컴퓨팅(High Performance Computing, HPC)을 통해 구동하기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기존 회사 대비 항공기 생산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결정이었다. 클라우드라는 도구가 기존의 경험을 뛰어넘는 혁신을 불러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이제 클라우드는 대다수 기업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단어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정작 이를 도입하기 위한 목표에 대해서는 잊은 채 도입 자체만으로 만족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맹목적인 접근과 투자 이전에, 각자의 클라우드 여정의 출발점과 방향성,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아야 할 때이다. 업계를 선도해 나가고 있는 붐 수퍼소닉처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기업의 모든 노력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 최정욱 이그제큐티브 테크놀로지 파트너는 AWS에서 기업 고객의 클라우드 전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원하는 어드바이저 역할을 하고 있다. 25년간 S/W 개발, 컨설팅, IT 전략 기획 등 다양한 IT 분야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과거 미국 CA Technologies에서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액센츄어 및 딜로이트에서 IT 전략과 아키텍처 컨설팅, 그리고 삼성전자에서 IT 기획/혁신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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