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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관료제 속에서 직원은 입을 다문다'··· 컨설턴트의 '속 트는' 비결

2022.05.24 Bob Lewis  |  CIO
책임 추궁 문화와 관료제의 병폐를 넘어 침묵을 깨뜨린다면, 아무도 나서지 않는 회사 내 문제의 원인을 알아낼 수 있다. 컨설턴트가 하는 일이기도 하다.
 
ⓒGetty Images Bank

CIO는 컨설턴트와 같이 일하면서 많은 실수를 범한다. 필자는 지난 글에서 흔히 범하는 3가지 실수를 소개했다. 

하지만 이 3가지 실수를 다 합친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는 4번째 실수가 있다. 바로 컨설턴트의 역량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단순히 고용하는 데서 끝나지 않아야 한다. 대신, 컨설턴트의 역량을 내재화해야 한다. 

실화를 공유하겠다. 필자의 컨설팅팀은 한 IT 조직에 대해 총체적인 평가를 진행했다. 그 와중 민사 및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재무 규정 요건 위반 사항을 발견했다. 

필자의 팀은 예비평가 과정에서 이 문제를 임원진에게 전달했다. 안타깝게도 임원진은 신경질을 내며 문제를 인정하지 않았다. 임원진은 재무제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며 최종 평가 분석 및 권고에서 이 점을 언급하지 말아달라 요구했다.  

컨설턴트로서 우리는 때로 유연성을 발휘하기도 한다. 하지만 해당 사건은 그럴 수 없었다. 우리 팀은 계약을 해지한 뒤 회사를 떠났고, 회사는 다시는 우리를 부르지 않았다.  

3년 후, 그들은 결국 대차대조표에서 수십억 달러를 (불리하게) 수정해야만 했다. 필자의 팀원 4명은 모두 포렌식 재무 및 회계에 대한 특수한 전문지식이 없다. 이런 팀이 어떻게 단 6주 만에 재무제표에서 중대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을까? 해당사안을 매일 접하는 CFO가 완전히 놓쳐버린 문제를 말이다. 

조직 역학의 기본 원리를 활용한 것이 그 차이를 만들었다. 모든 회사에는 특정한 문제에 대해 잘 알고 해결책까지 모두 꿰고 있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는 원리다. 

컨설턴트의 역량: 침묵의 문화 깨기
외부 컨설턴트라는 직업은 익명성을 보장한 채 많은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데 대부분 시간을 쏟는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드디어 회사의 문제에 정말 신경 쓰는 사람을 만났다고 느껴 모든 얘기를 털어놓는다.   

이것이 잘 알려지지 않은 컨설턴트의 역량이다. 기업 내에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대차대조표의 왜곡표시가 계속 누적되는 것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알아챈 직원이라고 생각해보라.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먼저 상사에게 보고할 것이다. 하지만 상사에게는 이 문제를 해결할 예산, 인력, 그리고 권한이 없다. 상사에게는 2가지 선택권이 있다. 문제를 묻어둔 채, 문제가 발각되기 전에 안전한 자리로 피해 가길 기다리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아니면 상위 관리자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 관리자 또한 똑같이 2가지의 선택권이 있음에도 말이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면 결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예산과 권한을 가진 관리자까지 사안이 도달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러한 권한을 가진 고위 관리자는 심각한 문제가 밝혀졌을 때 큰 비난과 책임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집단 책임 추궁: 관료제의 해법
이런 상황에서 일반적인 해결책은 '부상자 찌르기'라고 불리는 방법이다. 이 문제의 사다리 맨 위에 있으며 이론적으로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관리자 대신, 하위 라인의 모든 사람을 해고하거나 징계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 관리자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다”라는 명분으로 정치적 완충 장치를 만든다. 자신이 문제의 원인임을 숨기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듯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완충 장치 덕에 관리자들은 책임을 지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다른 접근 방법은 직원들 사이의 내부고발이다. 이 방법은 그닥 인기 없다. 내부고발은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위에 언급한 ‘부상자 찌르기’ 사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용기 내어 고발하려 해도 묻히기에 십상이다. 따라서 직원은 내부고발을 잘 하지 않고 경영진도 부추기지 않는다. 

해결책? 문화 변화
정말 필요한 건 기업의 모든 영역에서 관리 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용기 있는 리더십 팀이 있어야 한다. 이상적인 문화를 가진 기업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사회부터 모든 구성원까지 문제의 원인을 시스템에서 찾는다. 어떤 직원이 일을 망쳤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에 언급했던 대차대조표 사례의 근본적인 원인은 모두가 당시 처한 상황에서 당장 요구된 일만 했다는 것이다.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시스템 구현이 심각하게 지연됐던 차에, 구형 시스템을 대체하려 잠시 구동을 멈춘 것이 화근이었다. 그 결과 월말 결산을 마감하기 위해 수많은 PTF(Permanent Temporary Fixes to the uninitiated)가 누적됐다. 원래 일시적으로만 발생하기 마련인 PTF는 프로덕션 코드만큼 철저하게 테스트되지 않는다. 그러나 PTF가 계속 쌓이자 서로 충돌했으며, 매달 월말 결산을 마감하기 위해 더 많은 PTF가 누적됐다. 

결과적으로 월말 결산은 마무리됐지만, 그 누구도 새로운 시스템의 문제를 담당 임원에게 위험을 알리지 않았다. 그 누구도 구형 시스템을 중단한 것이 잘못된 결정임을 인정할 필요가 없었다. 

이 사건과 관련된 모두 재무 및 IT 부서의 직원은 이 부실한 시스템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또한 경영진에게 이를 알렸다면 커리어에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점도 잘 알았다.

CIO가 해야 할 일
이러한 문제는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기업이 직접 나서야 한다. 문제의 원인을 시스템에서 찾으면, 문제가 작을 때 직원들이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하려는 기업 문화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골칫거리 직원의 짓이라고 생각한다면, 나중에 큰 손실을 굴욕적으로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몇 년에 한 번씩 컨설턴트를 고용하여 문제 해결을 맡길 수 있다. 다만 정보의 출처를 캐묻지는 않을 일이다. 

컨설턴트에게 이야기를 털어놓는 직원들의 고용주는 회사일지라도, 이들에게 이야기를 끌어 내는 것이 바로 컨설턴트의 능력이다. 

*저자 밥 르위스는 IT 및 비즈니스 가치 창출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IT 컨설턴트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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