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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남의 畵談 | 문화와 기술 - S펜은 젓가락이다

2014.09.15 박승남  |  CIO KR


원래 저는 소위 아이폰빠였습니다.
그런 제가 지금은 삼성 노트2를 쓰고 있는데, 순전히 S펜 때문입니다.
영화 메멘토 주인공에 버금가는 단기기억상실증이어서, 생각날 때마다 적어두지 않으면 그대로 증발하는 고로, 필기하기에 적합한 S펜이 달린 기기를 구입한 것입니다.

S펜을 사용하면서, 지금은 퇴색되었지만 아이폰의 한 손으로 모든 것을 사용할 수 있는 사상과, S펜을 도입한 삼성은 왜 그 방향이 다를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조금 자의적인 해석이지만, 서양의 손가락 문화와 동양의 젓가락문화가 그 배경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참고로, 세계의 식사 스타일은 동아시아는 기원전부터 젓가락 문화권이었고, 유럽은 고대 로마시대부터 손으로 직접 하는 것이 상식인 문화였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작 '최후의 만찬'에도 음식이 담긴 커다란 접시나 개인 접시는 있지만 포크나 스푼은 그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18세기에 들어서야 서양에서 포크가 일반화 되었고, 요즘도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볼 수 있는 핑거볼(손 씻는 물을 담아두는 넓은 그릇)은 수식하던 시절의 흔적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 하나; 포크의 날이 왜 일반적으로 4개 일까요? 처음 포크는 2~3개의 날이 있었지만, 마녀재판시절 마녀를 잡으러 가는 사람들이 삼지창을 들고 다녔기 때문에, 또는 악마의 창이라는 이유로 3개의 날이 달린 포크가 사라지고, 스파게티 면을 말기 좋은 4개가 일반화 되었답니다.)

아이폰은 손가락 문화의 영향으로 모든 것을 손으로 직접 터치하는 방식을 도입하여 IT의 한 획을 그었고, 삼성은 젓가락 문화권에서 S펜을 이용한 보다 섬세한 입력장치를 개발하여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문화에 따라 접목되는 기술의 방향이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금 제 위치에서 두 가지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문화는 기술의 저변에 깔려있는 환경입니다. 기업마다 고유의 기업문화가 존재합니다. 이는 작게는 현업과 IT부서와의 협업절차에도 나타나고, 넓게는 IT등의 신기술에 대한 선호도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문화를 이해하고 이에 맞은 IT서비스의 내용과 형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2. 폭넓은 지식 특히 인문학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IT리더들이 IT기술에만 매몰되어서는 이 문화적 환경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인문학이 되었든 다른 분야이든 다양한 지식의 습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인문학 열풍이 일어난 적이 있습니다. 경영에서 인문학과의 접목이 조직의 창의성 제고, 미래 경영환경 예측, 개인의 상상력, 창의력, 통찰력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인문학 강의가 기업들의 주요 경영세미나 단골 주제로 자리 잡았었습니다.


왜 그랬었을까요?

제 생각에는 애플이 인문학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엄청난 비즈니스 성과를 내는 것을 목격하면서 시작됐다고 봅니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의 창의적인 IT제품은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서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라는 말이 국내에서 인문학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을 거쳐, H/W에서 S/W 그리고 이제는 콘텐트가 핵심인 현 시점에서, 문화를 이해하는 능력이 기업에서도 필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IT리더 여러분,
‘얼음이 녹으면?’ 이란 질문에, ‘물이 됩니다’라는 공학적 사고와, ‘봄이 옵니다’라는 인문학적 감수성을 모두 갖추기는 어렵겠지만,
공자께서도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 하셨는데,
상상력 있는 IT리더를 꿈꿔보며, 다시 공부 시작해보시지 않으시렵니까?

*박승남 상무는 현재 세아그룹의 IT부문을 이끌고 있으며, 이전에는 대교 CIO를 역임했으며,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로 재직하기 전에는 한국IBM과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에서 21년 동안 근무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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