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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버즈워드일뿐··· '웹3' 개념을 무시해도 되는 이유

2021.12.31 Mike Elgan  |  Computerworld
IT 전문가 사이에서 웹3(Web3)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예를 들어 트위터의 전 CEO 잭 도시는 최근 웹3이 웹 ‘민주화(democratizing)’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벤처 캐피털리스트의 툴 역할을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마크 안드레센은 트위터에서 그를 차단했다. 일론 머스크는 웹3는 과장된 마케팅 개념이며, 그 개념을 잘 모르겠다며 이 논쟁에 참전했다.

웹3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그러나 웹3을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럴만하다. 모호하고 혼돈스러운 개념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웹3 주창자들도 웹3의 개념을 서로 다르게 말한다.

웹1(과거 웹 1.0으로 불림)은 인터넷 등장부터 2004년까지를 가리킨다. 이후 웹2(웹 2.0)는 등장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웹2는 매우 큰 규모의 개인 대 개인 상호작용(대화)이 핵심이다. 주로 규모가 큰 기업이 감시 자본주의(개인 데이터를 이용한 수익화)를 통해 사용자로부터 이익을 창출하는 상호작용을 궁극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이었다.
 
ⓒ Getty Images Bank

그리고 이제 웹3이다. 이더리움의 공동 개발자 겸 창업자인 가빈 우드가 2014년 처음 주창한 웹3은 ‘시멘틱 웹’을 의미하는 웹 3.0과 혼동된다. 일부는 이 웹3에 (역시나 명확하지 않은) ‘메타버스(Metaverse)’ 개념을 집어넣어 더 혼란스럽게 했다.

혼돈의 연속이고 명확히 정의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웹3은 인터넷을 ‘민주화’하고, 정부와 기업의 통제력을 없애고,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모든 데이터와 콘텐츠를 P2P 분산형 네트워크에서 액세스가 되도록 만들고, 토큰화하고, 블록체인에 등록하는 미래형 인터넷을 가리킨다.

이런 목표가 어딘가 친숙하게 들린다면 맞다. 최초의 인터넷, 인터넷 프로토콜, 도메인 이름 시스템이 등장했을 때도 이런 사명이 제시됐다. 인터넷의 핵심 특징인 ‘분산’은 국경을 없애고, 사용자에게 힘을 부여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존 페리 발로우가 1996년에 쓴 글에서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익숙하다고 해도 웹3은 다음에 투자할 ‘큰 것’을 찾는 벤처 캐피털리스트, 기술 자유론자, 암호화폐 옹호자를 중심으로 꽤 그럴듯한 아이디어처럼 들린다.
 

웹3이 중요하지 않은 이유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아마도 IT 분야 종사자일 것이다. 업무의 일환으로 현재 기술 분야에서 일어나는 일, 미래에 일어날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해가 지나갈 때마다 거대한 버즈워드가 점점 더 모호한 아이디어에 바탕을 두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웹3에도 주의하고 경계할 필요가 있다.

현재 기술 분야에서 가장 큰 버즈워드 2개를 꼽으면 ‘메타버스’와 ‘웹3’다. 이들은 현재 존재하지 않으며, 10년이 지나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어쩌면 영원히 존재하지 않을 플랫폼일 수도 있다. IT 종사의 100대 관심사가 있다면 웹3은 101번째 정도가 적당하다. 단, 오해는 말기 바란다. 블록체인, NFT, 분산형 네트워크, 암호화폐, 기타 관련 개념은 중요하다. 하지만 웹3은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이 웹3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이것이 등장했거나 등장할 예정이기 때문이 아니다. 블록체인과 웹3의 이상을 추구하고 헌신하는 소수 집단의 일원이거나 혹은 큰돈을 벌기 바라면서 웹3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초기에 투자를 잘한 IT 기업은 가치가 수조 달러에 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애플은 조만간 3조 달러 기업이 될 수도 있다). 또, 개인 비전가도 수천억 달러의 자산가가 될 수 있다(일론 머스크의 순자산은 2,538억 달러다). 이른바 ‘넥스트 빅 씽’의 앞에 서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웹3 주창자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기존 디지털 자산이 웹3의 시작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상은 실리콘 밸리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마케팅 행위일 뿐이다. 사소한 것을 불가능할 정도로 거대한 계획과 연결하는 그런 행위다. 머스크가 '언젠가 화성에 로켓을 보내겠다'고 말하지 않고, '28년 이내에 화성에 100만 명을 보낼 계획'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리콘 밸리 투자자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해도 웹3은 사용자, 기업, 기타 많은 사람이 블록체인 기반 인터넷을 보편적으로 수용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을 입증해야 하는 주장이다. 이쯤에서 희망이 가득한 생각들을 배제하고, 실제 웹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집중해 논의해 보자.

소셜 네트워크의 경우 이미 대기업이 소유한 소셜 네트워크의 대안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마스토돈(Mastodon) 같은 분산된 소셜 네트워크가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이를 무시하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중국의 경우 위챗 같은 곳에서 일상의 많은 시간을 보낸다.

웹3은 어떨까. 블록체인이 대다수 사용자를 수용하거나 현재 인터넷에 만연한 문제들을 해결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예를 들어, 뉴스의 출처를 추적, 증명을 해서 독자가 믿을 수 없는 출처의 뉴스를 피할 수 있는 대안으로 블록체인을 쓰자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가짜 뉴스의 문제점은 많은 뉴스 소비자가 뉴스 출처를 따지지 않으며, 오히려 평판이 낮은 출처의 뉴스를 선호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즉 블록체인을 사용해 뉴욕 타임즈와 애틀랜틱 같은 곳의 뉴스를 차단하고, 대신 모든 정보를 포찬(4Chan)에서 얻을 수도 있는 것이다.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에도 가짜 뉴스가 갖는 문제점은 많은 사람이 진짜 뉴스를 가짜 뉴스로, 반대로 가짜 뉴스를 진짜 뉴스로 믿는 속임수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블록체인 인증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페이스북, 구글, 애플 같은 많은 대형 기업은 당연히 웹3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에 의해 대체되는 아이디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결국 현실적인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물론 도시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이른바 웹3 스타트업에 투자한 벤처 캐피털리스트는 웹3이 대형 기업에 의해 통제되지 않고 그 작은 회사가 큰 회사로 성장하기 기대한다. 하지만 이는 모든 사람들의 참여가 수반되는 온갖 종류의 낙관적인 아이디어 중 하나일 뿐이다.

실제로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s)는 사용자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데, 각각 회사의 지분을 소유한다. DAO 옹호자는 많은 투자를 받고 있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투자자는 투자에 따른 대가를 원한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한다. 투자자의 합법적인 권한을 이용해 기업을 이익이 내도록 강제할 것이다. 즉, 사용자에게 통제권을 넘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한, 웹3 옹호자는 전체 웹을 비트코인 세계처럼 만들기 원한다. 그러나 비트코인 자체도 ‘평등’과는 거리가 멀다. 베이스트리트(Baystreet)의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유통되는 비트코인의 27%를 0.01%에 불과한 비트코인 소유자가 통제한다. 다시 말해 비트코인 경제는 달러 경제와 비교해 격차다 더 심하다. 평등 측면에서도 훨씬 덜하다.
 

웹3이 구현되지 않을 이유

더구나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화 된 서비스를 웹에서 실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기존 인프라를 대체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이야기이다. 전자는 불가피하다면, 후자는 불가능하다.

필자가 웹3이나 제안된 기반 기술의 목표를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목표와 목적이 달성하기 거의 불가능하며, 기반이 되는 기술은 웹이 웹3으로 진화하지 않고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또한 일상 사용자에게 조금이라도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웹3의 특징도 모호하다. 많은 이들이 실제로는 게이트키퍼인 대기업과 정부가 통제하는 인터넷을 원하고, 분산된 웹인 웹3이 범죄나 괴롭힘으로부터 사용자를 어떻게 보호할지도 명확하지 않다.

잘못된 예측의 공통점은 인간의 본성이 설명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알약 형태의 음식을 기꺼이 먹을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 이미 증명되지 않았다. 웹3 역시 마찬가지다. 말들이 많지만 결국 웹3은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무시해도 무방하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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