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canvas

모바일 / 소비자IT

칼럼 | 아이폰에서 헤드폰 잭이 완전히 없어질 가능성에 대해

2014.07.01 Marco Tabini  |  Macworld
9월이 몇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시장은 새로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출시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제품의 디자인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한 수많은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폰 6를 둘러싼 세간의 소문 가운데서도 ‘애플이 헤드폰 잭을 없애고, 라이트닝 케이블에 꽂을 수 있는 이어폰을 개발을 개발할 것’이라는 소문이 주목 받고 있다. 실제로, 애플은 WWDC에서 라이트닝 케이블로 연결하는 이어폰의 등장을 예고한 바 있다. 만약 이것이 현실화 된다면, 이는 스마트폰 등장 이전부터 모바일 기기의 핵심 구성 요소였던 헤드폰 잭이 마침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19세기의 유물

그러나 이 소식을 환영할 이는 거의 없다고 본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워크맨에서부터 최신 아이폰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기에 존재했던 헤드폰이 하루아침에 사라진다면 헤드폰 제조업체는 물론, 상당한 수의 사용자도 마냥 이를 반길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 동안 지갑을 털어가며 모아왔던 수많은 헤드폰 악세서리가 곧바로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수백 달러에 이르는 값비싼 제품을 포함해 수많은 헤드폰을 가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써, 필자는 헤드폰 잭이 사라진다는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스스로를 질책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헤드폰 잭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논의에 대해 무작정 반기를 들고 일어날 것이 아니다. 우선 침착하게 숨을 가다듬고 과연 헤드폰 잭을 기기에서 없애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플로피 디스크를 떠올려 보라. 과거 애플 디자인 팀은 필수불가결한 것이라 생각됐던 수많은 기술을 과감하게 내치는 것으로 오늘날의 발전을 이뤘다.

헤드폰 잭을 없앤다면, 가장 간단하고도 명백한 이유는 ‘오래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19세기 전화 교환원들이 당시 스위치 보드상에 전화를 신속하게 연결해주기 위해 도입된 이 유비쿼터스한 단자는 여전히 활용되는 기술이지만 분명 ‘구식’이다.



물론 구식이라고 해서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닌텐도가 2005년 게임보이 어드밴스 SP를 출시하며 전력과 오디오 출력을 하나의 단자로 묶는 시도는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이는 애플이 라이트닝으로 모든걸 통합하려는 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골치 아픈 구멍

헤드폰 잭은 아날로그 세계에서는 그 존재의 이유가 분명하지만, 모든 오디오가 디지털 방식으로 생성, 재생되는 요즘의 모바일 기기에서는 그다지 의미가 없는 존재다. 사실 헤드폰 잭의 존재는 오히려 주요 문제들을 일으키곤 한다. 또한, 이는 과거 애플의 디자인 철학에 반하는 장애물이기도 했다. 애플은 ‘미관상 보기 안 좋은’ 헤드폰 잭을 어떻게든 하기 위해 1세대 아이폰 개발 당시 ‘리세스드 잭(recessed jack)’이라는 몇몇 플러그와는 호환되지 않는 잭을 탑재하기도 했다.

헤드폰 잭은 이 같은 디자인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아이폰의 안전을 항상 위험에 노출시키는 고장의 주범이다. 이 구멍을 통해 먼지가 쌓이면 아이폰의 내부 메카니즘에 혼선이 와 기기가 헤드폰 모드로 고정되어 버릴 수도 있고, 만약 구멍을 통해 물이 들어온다면 현재 제공되는 A/S로도 커버할 수 없는, 영구적인 기기 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게다가 안정적인 연결을 통해 고품질 오디오를 전송할 수 있는 블루투스의 기능 향상으로 무선 헤드폰이 점점 흔해지고 있다. 비록 배터리가 부족할 땐 유선 헤드셋이 매우 유용하지만, 기술 은 언제나 선을 없애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더 얇고, 가볍고, 스마트하게

헤드폰 잭을 iOS 기기에서 없애면, 몇 가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고, 소비자들에게도 득이 된다.

첫째로, 애플은 헤드폰 잭을 위해 할애된 공간을 아껴서 기기를 더 얇게 만들거나 어쩌면 아이폰의 내부 구조를 재조정해서 배터리 탑재 공간을 늘릴 수도 있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애플이 현재 데스크톱과 노트북 컴퓨터에서 광학 디스크 드라이브를 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디스크 드라이브가 날렵한 디자인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었기에 애플은 과감하게 이를 제거해버린 것이다.

또한 라이트닝 헤드폰은 기존 방식에 비해 훨씬 풍부한 볼륨과 재생 제어가 가능하다. 여태까지는 아날로그 시그널을 다활면(multi-segmented) 연결장치를 통해 제어하는 것으로 볼륨이나 재생 기능을 조작했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제어의 폭이 좁아진다.

반면 완전히 디지털화된 인터페이스와 전력 공급 능력을 갖추게 되면, 발전된 디스플레이를 제공하거나 현재보다 더 나은 음질을 생성할 수 있는 헤드폰을 만들 수 있게 된다(하지만 그렇게 되면 헤드폰 잭을 없앰으로써 확보한 추가 배터리 전력을 새 기기가 그대로 소모하게 되는 될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소식은 헤드폰 잭을 사용하는 헤드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지난 30년간 휴대용 기기를 한번이라도 소유했던 사람들에게는 좋은 소식이라고는 할 수 없다. 어쩌면 애플은 라이트닝 단자가 탑재된 이어폰을 번들로 제품에 제공하거나, 헤드폰잭-라이트닝 컨버터를 제공해 그 전환 과정의 마찰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구매자 부담 원칙

이 외에도 헤드폰잭을 없애면 좋은 이유가 애플에게는 몇 가지 더 있긴 하지만, 그런 이유들이 일반 사용자들에게 딱히 좋을 건 없다.

우선 라이트닝 단자를 애플이 완벽히 제어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애플은 서드파티 제품들의 품질을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되지만, 서드파티 업체들은 로열티 지불 없이는 수억 명의 방대한 애플 고객층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이 때문에 라이트닝 기반 이어폰이 헤드폰 잭 이어폰보다 더 비싸지게 되며, 사용자를 애플의 생태계에 더욱 묶어두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애플이 이제 막 30억 달러라는 거금을 이어폰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의 인수에 쏟아 부었다는 점이다. 이 대규모 인수로 인해 모든 iOS 기기가 어떤 식으로든 라이트닝 커넥터로 이행되지 않을까라고 예상해본다.

궁극적으로, 라이트닝으로의 전환은 긍정적인 변화가 될 수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헤드폰 잭을 포기하는 대가가 방수와 방진 기능이 현저하게 뛰어나고, 더 얇은 아이폰이라면 기꺼이 노이즈-캔슬링 보스(Bose) 이어폰을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 editor@itworld.co.kr 
CIO Korea 뉴스레터 및 IT 트랜드 보고서 무료 구독하기
Sponsored
추천 테크라이브러리

회사명:한국IDG 제호: CIO Korea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등록번호 : 서울 아01641 등록발행일자 : 2011년 05월 27일

발행인 : 박형미 편집인 : 천신응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