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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남의 畵談 | 내부역량강화 – 집이 최고야!

2014.04.14 박승남  |  CIO KR


‘파랑새’라는 동화 아시죠? 어릴 적에 읽어보셨을 텐데, 그 줄거리 기억나십니까?

크리스마스 전날 밤, 부자아이들의 파티를 부러워하던 가난한 나무꾼의 두 어린 남매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꿈을 꿉니다. 꿈속에서 요술쟁이 할머니가 나타나서 병든 딸을 위해 파랑새를 찾아달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두 남매는 파랑새를 찾아 여러 님프들을 데리고 여행을 떠납니다. 추억의 나라, 밤의 궁전, 숲, 묘지, 미래의 나라 등을 두루두루 헤매었지만 아무데서도 파랑새를 찾지 못하고 돌아옵니다. 그런데 그것은 꿈이었고, 꿈에서 깨보니 집에서 자기들이 기르던 새장 안의 새가 바로 파랑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파랑새가 상징하는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있음을 우화적으로 이야기한 동화입니다. 여기서 ‘집’을 내가 몸담고 있는 기업 또는 조직, 그리고 ‘파랑새’는 기업의 어떤 일을 위한 ‘원동력’ 또는 ‘핵심 역량’이라고 보면 어떨까요?

이제는 일상화 되어있는 ‘변화와 혁신’의 해법으로 대부분의 경우 외부인력 영입과 내부인력 조정, 혹은 컨설팅과 같이 기업 외부를 중시하는 경향이 주류가 되고 있습니다. 기업이 원하는 성과를 견인할 파랑새는 집에(조직 내에) 있을 수도 있는데, 마치 동화 속 두 남매가 파랑새를 밖에서 찾으려 했던 것처럼, 우리는 쉽게 외부에서 답을 찾으려는 것은 아닌가 생각되어, 약간 의견이 다른 소수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서두에 파랑새 이야기를 언급하였습니다.


저도 대내 역량이 없는 새로운 사업, 새로운 프로세스 도입 등 여러 분야에서 기업은 외부로부터의 수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외부에 대한 선호도와 영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 같아서, 내부인력에 대한 역량개발과 기회를 부여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간 보고 경험했던 인사관련 일들을 보면, 어떤 자리에 대하여 외부인력과 내부사람이 경합을 하면, 십중팔구는 외부인력이 유리하게 됩니다. 내부사람은 장점과 더불어 단점까지 알려진 상황이지만, 외부인은 장점만 부각되어있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인사를 담당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적합하고 괜찮은 사람을 뽑을 확률이 60% 되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역량 있는 새로운 인력을 뽑는 것만큼이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내부인력의 역량을 개발하고 기회를 주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Risk를 줄이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기에, 이 두 방법을 균형 있게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IT분야도 그간 비용절감을 위한 out-sourcing 추세에서, 효과적인 협업, 서비스 품질향상을 위해 in-sourcing으로 복귀하는 추세입니다. 이 둘을 균형 있게 활용하여 right-sourcing을 구현해야 합니다.

자기 밭의 척박한 토양에서 자란 빈약한 작물을 보던 농부가, 옆의 밭에서 잘 자란 작물을 보면 부러울 것입니다. 하지만, 그 작물을 그대로 자기 밭에 옮겨 심으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얼마 안가 그 것도 주변의 작물처럼 시들시들해지게 될 것입니다. 토양자체를 고치지 않고, 즉 조직 문화와 내부역량에 대한 개선 없이 새로운 인력의 수혈만으로는 조직이 변화되고 혁신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집이 최고야!’ 여행에서 돌아온 아내가 집을 들어서면서 외친 첫마디입니다. 해외의 멋진 풍경, 새롭고 맛난 음식들… 우리가 늘 동경하던 여행이지만, 여행의 끝은 ‘집이 최고야!’로 마무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화려한 경력과 뛰어나 보이는 외부 인력들에게 눈이 가겠지만, 그보다는 먼저 우리 집(조직)에 있는 사람들의 역량을 개발하고 기회를 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 아닐까요?

*박승남 상무는 현재 세아그룹의 IT부문을 이끌고 있으며, 이전에는 대교 CIO를 역임했으며,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로 재직하기 전에는 한국IBM과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에서 21년 동안 근무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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