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는 기업 4곳의 사례를 소개한다. 운영을 모니터링하고 예측 유지보수 계획을 수립하며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고 공급망을 최적화한 사례들이다.
인간은 늘 주변의 물리적 세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해왔다. 오늘날, 기업들은 디지털 트윈을 통해 데이터라는 디지털 세계를 물리적 세계와 융합하고자 모색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물리적 객체 및 프로세스를 실시간으로 가상에 재현함으로써 두 영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이러한 물리적 환경의 가상 클론은 물리적 자산으로는 테스트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상 클론은 또 조직이 운영을 모니터링하고, 유지보수를 예측하여 수행하며, 장기적인 비즈니스 계획을 수립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식별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2020년 9월 발표한 전망에서 마케츠앤드마케츠는 2020년 전 세계 디지털 트윈 시장 규모가 31억 달러였으며 2026년에는 482억 달러에 달해 이 기간 동안 연평균 5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오늘날 디지털 트윈을 사용하는 기업 4곳의 사례다.
제트 엔진의 효율성을 향상시킨 롤스로이스
다국적 항공우주·방산업체 롤스로이스는 생산하는 엔진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각각의 엔진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어떤 상태로 비행하는지, 그리고 조종사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
롤스로이스의 최고 정보 및 디지털 책임자인 스튜어트 휴즈는 “메뉴얼에서 제시하는 엔진 수명이 아니라 실제 엔진이 가진 수명을 최적화하기 위해 유지보수 체계를 맞춰가고 있다. 각 개별 엔진에 대응하는 대단히 가변적인 서비스다”라고 말했다.
롤스로이스는 수년간 고객에게 엔진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디지털 트윈 기능을 통해 특정 엔진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일례로 엔진에 따라서는 유지보수간 시간을 최대 50%까지 연장할 수 있었다. 덕분에 고객 기업은 부품과 예비 부품 재고량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은 또 엔진 효율을 향상시켜 현재까지 2만2,000톤의 탄소를 절감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조언 : 고객을 이해하라. 디지털 트윈의 힘을 사용하는 방법과 이유를 아는 것은 기술 자체를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휴즈는 이 서비스가 롤스로이스와 고객들 모두에게 분명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누리는 이점은 엔진이 보다 오랫동안 비행기에 장착되어 있고 그 덕분에 더 많이 사용가능하기 때문에 중단이 적다는 점이다. 우리에게도 이점이 있다. 실제로 유지보수 하는 방법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디지털 트윈으로 공급망을 최적화한 마즈(Mars)
펫케어·사료업체인 마즈는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해 제조 공급망에 대한 디지털 트윈을 생성했다. 마즈는 제조시설에서 생산기계가 생성하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클라우드와 AI를 활용하고 있다.
마즈의 최고 디지털 책임자인 샌디프 대들라니는 “우리는 디지털을 거대한 비즈니스 가속기로 보고 있다. 우리는 디지털을 위해 디지털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즈는 액센츄어의 디지털 제조 및 운영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디지털 트윈 IoT 서비스를 사용하여 160개 제조 시설에 걸쳐 디지털 트윈 운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예측 유지보수를 통해 기계의 가동 시간을 높이고 일관되지 않은 제품 수량을 포장하는 기계와 관련된 낭비를 줄이는 등 용량과 프로세스 제어를 개선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시뮬레이션을 만들고 있다.
마즈는 디지털 트윈 구조를 활용해 비즈니스 제품군 전반에 걸쳐 재사용할 수 있는 가상 ‘앱스토어 활용 사례’도 생성하고 있다.
미래에는 디지털 트윈 데이터를 사용해 자사 제품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 및 기타 상황에 따른 변인을 처리하여 제품 생산처에서 고객에 이르는 공급망에 대해서 가시성을 높일 계획이다.
조언 : 실패를 실험하고 받아들여라. 마즈는 자사 직원들이 AI를 비롯한 신기술이 합당한 곳에서 활용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는 모두 실험을 수용하고 직원들이 실패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한 대규모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가상 AI 페스티벌을 소집해 다양한 사업군에 배치된 200건의 AI 활용 사례를 기념했다.
대들라니는 “문제를 아주 잘 정의할 수 있다면 AI를 이용해 해결할 수 있는 힘이 느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복잡한 고객 서비스를 단순화한 TIAA
미국 교직원퇴직연금기금(Teachers Insurance and Annuity Association of America-College Retirement Equities Fund, TIAA)은 교사들이 퇴직금을 관리하는 단체다. 신규 기관 고객에 대한 복잡한 초기 교육을 단순화하기 위해 TIAA는 그래프 데이터베이스로 구동되는 디지털 트윈을 사용 중이다.
TIAA의 퇴직 서비스 기술 담당 상무인 알렉스 페코라로는 “국세청(IRS)이 가지고 있는 모든 규정을 바탕으로 매우 복잡한 퇴직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설치를 위해서는 상당한 비즈니스 지식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별도의 팀이 구성돼 있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TIAA의 아웃소싱 서비스는 600개 이상의 기능으로 구성되며, 이를 통해 1조 개 이상의 구성이 가능하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기 전에는 전문 TIAA 팀이 고객이 원하는 운영 모델에 맞춰 기술 구성을 수동으로 만들고 테스트했다. 그 결과, TIAA의 직원들은 전문성에 따라 매우 ‘파편화’되어 있었다. 이는 특정 유형의 제안만 처리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운영의 확장도 어려웠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코라로 팀은 복잡한 그룹화 논리를 나타내는 데 사용된 제어 노드를 가지고 600개 이상의 기능을 나타내는 그래프 데이터베이스로 구성된 디지털 트윈을 만들었다. 데이터 노드는 기능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 필드를 나타내고 관계 링크는 종속성, 검증 및 제외를 나타낸다. 페코라로는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고객의 초기교육에 필요한 시간과 전문성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조언 : 관점을 바꿔라. 페코라로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기술적인 구성 문제로 보지 않고 제품 채택 방식을 채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페코라로는 “팀원 중 한 명이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우리가 구성 대신 고객의 행동과 구매 패턴에 주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관점의 전환이 핵심이었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명확해 보일지 모르지만, 디테일에 완전히 몰두하다 보면 나무 때문에 숲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가상공장으로 전략을 수정한 바이엘 크롭사이언스
바이엘 크롭사이언스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북미의 9개 옥수수 종자 제조 사이트 각각에 ‘가상 공장’을 만들었다. 바이엘은 밭에서 종자를 채취한 후 이 9곳의 사이트를 거치면서 가공 및 포장한 뒤 농부에게 전달하고 있다.
바이엘 크롭사이언스의 데이터 사이언스 센터(Data Science Center of Excellence, COE) 책임자인 네이븐 싱라는 “이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새롭게 상상할 수 있다. 각종 머신러닝 알고리즘이나 시뮬레이션의 응용을 통해 우리의 결정을 재고해 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바이엘은 9곳의 사이트별로 장비, 공정 및 제품 흐름 특성, 자재명세서, 운영 규칙 등을 역동적인 디지털로 표현했으며, 각각에 대해 ‘가정’ 분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가령 판매팀이 새로운 종자 처리 제품 또는 새로운 가격 전략을 도입하려는 상황이라면 바이엘은 가상 공장을 사용하여 이러한 새로운 전략을 실천하기 위해 운영 방식을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평가할 수 있다. 또한 가상 공장은 자본 구매 결정, 장기적인 비즈니스 계획 수립, 새로운 발명품 식별 및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활용될 수 있다.
바이엘은 디지털 트윈을 통해 10개월간의 운영기간을 2분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SKU 믹스, 장비 성능, 프로세스 주문 설계, 네트워크 최적화 등에 관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싱라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