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3

칼럼 | 메타버스(Metaverse)와 페이스북의 야심 찬 계획

정철환 | CIO KR
2012년 8월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는 VR 헤드셋 개발 자금을 모금하는 한 캠페인이 개시됐다. 목표 금액이었던 25만 달러의 10배에 가까운 240만 달러가 몰리는 성공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이렇게 출범한 회사가 오큘러스(Oculus)다.

이를 2014년 3월에 페이스북이 23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인수할 때, 사람들은 조만간 페이스북이 VR 기술을 결합하여 전세계 30억명에 가까운 페이스북 사용자에게 한때 세상의 주목을 받았던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를 능가하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2021년의 절반이 지나가도록 페이스북은 여전히 앱과 웹 브라우저 상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를 고수하고 있다. 다만 오큘러스는 꾸준히 기술 개발 및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퀘스트(Quest) 시리즈를 개발하여 VR 헤드셋 시장에서 독보적인 플레이어가 되었다. 신제품인 퀘스트2는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주변에 가지고 있는 사람을 접하는 것이 그러 어려운 일이 아니다. 2020년 기준으로 전세계 VR 헤드셋 시장에서 오큘러스는 절반이 넘는 53.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2위는 플레이스테이션의 소니로 11.9%이다. 그 아래로 HTC(5.7%), DPVR(5.5%), PICO(4.8%)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2021년 7월에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을 ‘소셜-미디어 회사에서 메타버스 기업(a metaverse company)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는 야심 찬 발언을 했다. 필자의 칼럼 ‘이상적인 비대면 환경을 위한 IT 기술’에서도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인수 후 뚜렷한 변화가 없음을 이야기한 때가 작년 9월이었는데 드디어 저커버그가 오큘러스 인수 후 페이스북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meta’와 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컴퓨터를 통해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를 뜻한다. 1992년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SF 소설에서 ‘Snow Crash’에서 유래했으며 온라인 공간에서 물리적 세계와 증강 및 가상현실이 혼합되어 이뤄지는 세계를 의미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기업인 임머스드 (https://immersed.com/)에서는 가상세계에 모여 회의도 하고 업무 함께 하며 토론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 들은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임머스드의 가상 업무 공간에 접속하면 마치 한 공간에 모여 있는 것처럼 회의도 하고 다른 사용자와 화상통화도 할 수 있다.

전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회, 경제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미래의 중요한 플랫폼으로 메타버스를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2018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을 본 사람이라면 메타버스가 의미하는 세상에 대해 좀 더 분명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7월의 저커버그는 연설에서 ‘메타버스는 모바일 인터넷의 뒤를 이을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했다. 이 말에 공감한다. 인터넷이 여러 독립적인 망이 아니듯 메타버스는 각 기업마다 개별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들이 결국 하나의 메타버스로 통합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연설에서 ‘그리고 내 희망은, 우리가 이 일을 잘한다면 앞으로 5년 정도 후에 우리 회사의 다음 장에서 사람들이 우리를 주로 소셜 미디어 회사에서 메타버스 회사로 볼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5년 후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다.

그러나 인터넷은 어느 한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플랫폼이 아닌 공공재와 같은 성격을 띠고 있다. 만약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을 성공적인 메타버스의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연 페이스북을 공공재로 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우리에게 의문을 던진다. 현재 미국 정부는 페이스북에 대해 반독점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비록 1차 소송에서 정부가 패소를 하긴 했으나 의회에서는 법을 개정해서라도 페이스북의 독점에 대한 문제에 대해 관여하려 할 것이다.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하고 퀘스트2와 같은 훌륭한 성능의 VR 헤드셋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한 것,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인수하고 30억 명이 넘는 세계인을 하나의 플랫폼에 불러 모은 것 등을 볼 때 5년 이내에 전세계인을 연결하는 메타버스의 구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겪은 다양한 스캔들 및 정보 유출, 정치 관여 등 바람직하지 않은 이슈들에 대한 우려 역시 중요한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미 2018년에 영화를 통해 가상현실 플랫폼에 중독된 세계와 이를 지배하는 기업에 대해 우리에게 분명한 영상을 전달하지 않았던가…

(필자가 CIO Korea 사이트에 칼럼을 시작한 때가 2011년 8월이었습니다. 이번 달로 10년이 되었습니다. 변변하지 않은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제조업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2021.08.03

칼럼 | 메타버스(Metaverse)와 페이스북의 야심 찬 계획

정철환 | CIO KR
2012년 8월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는 VR 헤드셋 개발 자금을 모금하는 한 캠페인이 개시됐다. 목표 금액이었던 25만 달러의 10배에 가까운 240만 달러가 몰리는 성공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이렇게 출범한 회사가 오큘러스(Oculus)다.

이를 2014년 3월에 페이스북이 23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인수할 때, 사람들은 조만간 페이스북이 VR 기술을 결합하여 전세계 30억명에 가까운 페이스북 사용자에게 한때 세상의 주목을 받았던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를 능가하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2021년의 절반이 지나가도록 페이스북은 여전히 앱과 웹 브라우저 상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를 고수하고 있다. 다만 오큘러스는 꾸준히 기술 개발 및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퀘스트(Quest) 시리즈를 개발하여 VR 헤드셋 시장에서 독보적인 플레이어가 되었다. 신제품인 퀘스트2는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주변에 가지고 있는 사람을 접하는 것이 그러 어려운 일이 아니다. 2020년 기준으로 전세계 VR 헤드셋 시장에서 오큘러스는 절반이 넘는 53.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2위는 플레이스테이션의 소니로 11.9%이다. 그 아래로 HTC(5.7%), DPVR(5.5%), PICO(4.8%)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2021년 7월에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을 ‘소셜-미디어 회사에서 메타버스 기업(a metaverse company)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는 야심 찬 발언을 했다. 필자의 칼럼 ‘이상적인 비대면 환경을 위한 IT 기술’에서도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인수 후 뚜렷한 변화가 없음을 이야기한 때가 작년 9월이었는데 드디어 저커버그가 오큘러스 인수 후 페이스북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meta’와 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컴퓨터를 통해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를 뜻한다. 1992년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SF 소설에서 ‘Snow Crash’에서 유래했으며 온라인 공간에서 물리적 세계와 증강 및 가상현실이 혼합되어 이뤄지는 세계를 의미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기업인 임머스드 (https://immersed.com/)에서는 가상세계에 모여 회의도 하고 업무 함께 하며 토론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 들은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임머스드의 가상 업무 공간에 접속하면 마치 한 공간에 모여 있는 것처럼 회의도 하고 다른 사용자와 화상통화도 할 수 있다.

전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회, 경제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미래의 중요한 플랫폼으로 메타버스를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2018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을 본 사람이라면 메타버스가 의미하는 세상에 대해 좀 더 분명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7월의 저커버그는 연설에서 ‘메타버스는 모바일 인터넷의 뒤를 이을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했다. 이 말에 공감한다. 인터넷이 여러 독립적인 망이 아니듯 메타버스는 각 기업마다 개별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들이 결국 하나의 메타버스로 통합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연설에서 ‘그리고 내 희망은, 우리가 이 일을 잘한다면 앞으로 5년 정도 후에 우리 회사의 다음 장에서 사람들이 우리를 주로 소셜 미디어 회사에서 메타버스 회사로 볼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5년 후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다.

그러나 인터넷은 어느 한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플랫폼이 아닌 공공재와 같은 성격을 띠고 있다. 만약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을 성공적인 메타버스의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연 페이스북을 공공재로 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우리에게 의문을 던진다. 현재 미국 정부는 페이스북에 대해 반독점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비록 1차 소송에서 정부가 패소를 하긴 했으나 의회에서는 법을 개정해서라도 페이스북의 독점에 대한 문제에 대해 관여하려 할 것이다.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하고 퀘스트2와 같은 훌륭한 성능의 VR 헤드셋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한 것,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인수하고 30억 명이 넘는 세계인을 하나의 플랫폼에 불러 모은 것 등을 볼 때 5년 이내에 전세계인을 연결하는 메타버스의 구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겪은 다양한 스캔들 및 정보 유출, 정치 관여 등 바람직하지 않은 이슈들에 대한 우려 역시 중요한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미 2018년에 영화를 통해 가상현실 플랫폼에 중독된 세계와 이를 지배하는 기업에 대해 우리에게 분명한 영상을 전달하지 않았던가…

(필자가 CIO Korea 사이트에 칼럼을 시작한 때가 2011년 8월이었습니다. 이번 달로 10년이 되었습니다. 변변하지 않은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제조업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