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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윈도우 11로의 무료 업그레이드’ 표시··· 데자뷰인 것, 데자뷰가 아닌 것

2021.07.26 Gregg Keizer   |  Computerworld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11 문서에는 PC 구매자에게 ‘윈도우 11로의 무료 업그레이드’ 스티커 유무를 확인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기시감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오래 마이크로소프트를 지켜본 필자에게 최근 ‘데자뷰’ 같은 순간이 있었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11 운영체제를 발표했을 때다. 특히 공식 윈도우 11 FAQ에서 “현재 새 PC를 찾고 있다면, ‘윈도우 11로 무료 업그레이드’라는 문구를 찾으십시오”라는 내용을 읽었을 때 과거의 소동이 떠올랐다. 

약 1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비스타가 탑재될 PC 마케팅에 비슷한 방법을 썼다. 소매업체 제품 스티커와 라벨에 ‘비스타 인증(Vista Capable)’이라는 문구를 사용했었다.

이 2006년 마케팅 캠페인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재앙이었다. 소비자 기만을 이유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한 소송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이 광고 캠페인을 혹평하고 OS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말한 내부 이메일이 공개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07년 1월 비스타 출시를 앞두고 2006년 연말 시즌을 중심으로 PC 매출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비스타 인증’ 마케팅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소송 문서에서 드러났듯, 마이크로소프트는 재고를 줄여야 하는 인텔의 압력으로 사양이 낮은 인텔 그래픽 칩셋이 포함되도록 시스템 요구사항을 낮췄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의 일부 임직원들은 시스템 요구사항이 바뀐 것에 분개했다. ‘비스타 인증’ PC를 ‘쓰레기’로 불렀으며, 비싼 시스템을 구입해도 비스타를 실행할 수 없거나, 에어로(Aero) UI 같은 비스트의 고급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언급했다.

소송이 집단 소송으로 인정받으면서 원고들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 당시 소송 관계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비스타 인증’이 표시된 PC 라이선스 매출로 15억 달러를 벌어들인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합의금이 85억 달러에 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산됐었다.

한편 ‘비스타 인증’을 놓고 벌어진 논란이 이 운영체제의 실패 이유였던 것은 아니다. 참고로 비스타는 가장 점유율이 높았을 때조차 전제 윈도우 사용자 5명 중 한 명이 채택한 수준에 그쳤다. 이전 에디션인 윈도우 XP 및 이후 윈도우 7의 1/3이 되지 않는다. 많은 사용자가 2014년 초 지원 중단 시점까지 윈도우 XP를 그대로 이용했고, 이후 윈도우 7을 선택했다.

요구사항을 높이는 보안
윈도우 11도 유사한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비스타처럼 이전 에디션보다 시스템 요구사항이 더 높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운영체제의 보안에 대한 게시글에서 “차세대 윈도우는 더 현대적인 CPU를 요구하고, 맬웨어와 랜섬웨어, 기타 정교한 공격들을 방어하기 위해 기본으로 VBS(Virtualization-Based Security), HVCI(Hypervisor-protected code integrity), 시큐어 부트를 기본 탑재해 보안을 강화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윈도우 11의 시스템 요구사항은 여기 링크 및 또 다른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두드러진 장애물은 프로세스 요구사항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처음에는 비밀로 유지하다 나중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인텔 8세대(AMD는 젠 2), 어쩌면 7세대(젠 1) 이후부터 윈도우 11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 세대 프로세서와 이를 탑재한 장치에서는 지원되지 않을 전망이다. 즉 비교적 최근 판매된(지난 3년) PC 가운데 일부는 새 OS를 실행할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전 OS 때보다 더 높아진 요구사항과 관련해 보안으로 인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안전하게 암호 키 등을 저장할 수 있는 TPM(Trusted Platform Module) 버전 2를 요구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TPM 2.0이 보안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구성 요소’라고 밝혔다. 또 “미래의 PC는 랜섬웨어와 더 정교한 (국가 주도의)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이런 현대적인 하드웨어 RoT(Root-of-Trust)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것들이 출발부터 혼란과 혼동을 초래했다. 윈도우 11이 실행될 PC는 어떤 PC일까? 실행할 수 없는 PC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출발부터 실수를 했다. 호환성 확인 도구를 없앴고, 시스템 요구사항에 대한 글과 게시물을 몇 차례 다시 고쳐 썼다. 때론 은연 중에 이를 인정하기도 했다.

윈도우 11으로 무료 업그레이드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비스타 인증’을 각 PC에 공식적으로 표시했던 실수를 되풀이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윈도우 11로 무료 업그레이드’ 라는 표시가 윈도우 11을 명확히 지원한다는 의미는 아닐 수 있다. 회사로서는 빠져나갈 소지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OEM 기업들은 윈도우 11 구동 가능성을 밝히지 않아도 되는 처지가 아니다. 이들은 잠재 고객에게 윈도우 11 지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이런 사양이면, 이런 기능이 실행 가능’ 같은 표현을 이용한다. 이미 이렇게 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예를 들어, HP는 고객들에게 “현재 판매되는 윈도우 기반 PC는 올해 말 출시되는 윈도우 11으로 업그레이드 가능” 이라고 밝히면서, 일부 기능에는 특정 하드웨어가 필요하다는 ‘경고’를 덧붙이고 있다. 유사하게 델 웹사이트는 “현재 델닷컴(Dell.com)에서 판매되고 있는 델 윈도우 10 PC들은 윈도우 11으로 업그레이드 가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마이크로소프트는 델이나 HP와 다르다. 서피스 제품군을 소개하는 페이지에서 모든 장치에서 새 OS가 실행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다.

윈도우 11을 실행할 수도 있는 구형 장치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가 3주 간격으로 윈도우 11과 ‘윈도우365’라는 이름을 붙인 ‘클라우드 PC’를 발표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닐 수 있다.

이전의 OS 전환 때와는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우회책’을 갖고 있다. 운영체제의 시스템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하는 하드웨어를 갖고 있는 고객들을 의미한다. 처음에는 커머셜 고객이 대상이다. 이후에는 중소기업과 일반 소비자까지 확대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윈도우 365가 만들어 기업의 애저 서비스에 저장 및 유지할 가상화 된 윈도우 11 인스턴스는 충분한 대역폭으로 인터넷에 연결되고 브라우저가 설치된 모든 장치에 스트리밍될 수 있다. 6세대 인텔 프로세서 등 윈도우 11에 적합하지 않은 로컬 PC도 이런 장치에 포함된다.

컴퓨터월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11으로 옮기고 싶지만, (기본적으로 OS를 실행할 수 있는 PC, 그리고 실행할 수 없는 PC 등)여러 종류의 데스크톱과 노트북 컴퓨터를 보유한 기업들에게 윈도우 365를 마케팅 할 때 이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업이 구형 PC를 새 PC로 교체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경우에도, 교체 시기가 올 때까지 윈도우 365를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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