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13

칼럼 | '생태계 꿈꾸는' 삼성, 애플이 될 수 있을까?

Galen Gruman | InfoWorld
최근 열린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Developer Conference)는 '칙칙한' 행사였다. 경영진의 '윙윙거리는' 의미 없는 키노트 연설은 예정된 시간을 두 배나 넘기면서 하루 일정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렸다. 게다가 세션 주제가 꽤 가벼웠다. 삼성의 여러 SDK에 대한 설문조사가 공개됐고 가장 최근 발표한 버전에서 바뀐 몇몇 부분을 설명했다.

전형적인 ‘경영진을 위한’ 행사였고 참석자에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필자는 이런 행사에 많이 참석해봤다. 이런 세션들은 통상 실패의 전조가 된다. 소니나 블랙베리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의 개발자 행사는 체계적이지 못했고 알맹이도 없었다. 그러나 확실하게 강조한 한 가지가 있다. 삼성이 냉장고, 카메라, TV, DVD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스마트폰, 태블릿, 모니터, 컴퓨터 등 수 많은 기기와 공통 서비스, API를 묶은 생태계를 창조해 애플이 되려고 한다는 것이다. 애플의 전략을 모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애플과 달리 삼성은 가전제품과 카메라, TV를 보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단순한 소프트웨어 회사 이상을 추구하면서 같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면 삼성이라는 거대한 제국은 애플과 같은 규모와 범위에서 경쟁할 수 있는 많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큰 돈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진짜 문제는 삼성이 과연 이 목표를 실제 달성할 수 있는지 여부다. 삼성은 막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애플처럼 우수한 통합 체험을 구현하지 못했다. 삼성의 소프트웨어는 결점이 많고 통합성도 떨어진다. 갤럭시 S 4 스마트폰, 갤럭시 기어 스마트워치, 스마트 TV를 보면 알 수 있다.

고가의 제품에 대한 지원을 끊는 어리석은 일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2년 스마트 TV 모델을 2013년 모델처럼 업그레이드할 수 없다. TV를 2~3년마다 바꾸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식적인 결정이 아니다. 또 녹스(Knox) 보안 기술은 과대 선전과 달리 완성된 기술이 아니다.

삼성은 자원과 야망을 갖고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와 아이폰에 쓰이는 칩, 많은 회사가 사용하는 LCD 스크린, 기타 많은 부품을 개발한 회사다. 또 어마어마한 소비자 가전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용 기술도 개발했다. 필기 인식, 어플 멀티태스킹, 원격 관리 기술에 기반을 둔 기기간 데이터 공유 및 데이터전송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필자는 삼성이 앞으로 다른 회사를 위해 칩을 개발해 납품하는 사업을 그만두고, 애플처럼 독자적인 칩을 설계할 것으로 확신한다.

최근 행사에서 삼성의 경영진이 윙윙거리는 목소리로 설명했듯, 삼성은 개발자들이 애플과 마찬가지로 자사 제품을 위해 앱을 개발해줄 것을 원하고 있다. 이날 삼성의 경영진은 직접 애플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개발자들이 삼성을 안드로이드의 일부가 아닌 안드로이드보다 우선하는 독자적인 플랫폼으로 생각해주기를 원했다. 그리고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메시징 서비스인 채트온(ChatOn)과 다양한 미디어 플레이어 앱 등 iOS용 애플리케이션을 공개했다.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안드로이드는 삼성의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삼성은 또 2014년 저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독자적인 모바일 OS인 ‘타이젠’(Tizen)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안드로이드나 삼성의 iOS 앱은 물론 타이젠을 통해 TV를 시청하면서 웹을 방문하거나 채팅을 하는 소비자 가전 API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친 것이다. 애플 TV에서는 불가능한 것들이다.

앞서 언급했듯, 이 ‘가족 경영’ 대기업의 경영진은 야망을 갖고 있고, 이를 공개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삼성이 더 많은 기기로 구성된 생태계를 바탕으로 애플과 같은 회사가 될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터치'와 '모바일'이라는 변화를 경시했다가, 현재 새로운 생태계로 제대로 진입을 못하고 있는 인텔을 보라. 안드로이드와 관련된 비전은 계속 덜컹거리고 있고, TV 공급자가 되겠다는 어리석은 시도는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인텔은 ARM이 일부에 불과한 첨단 전용 모듈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x86에 우위하는 ARM 침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이 이런 계획을 실천할 수 있을지 분명하지 않다. 삼성은 수년간 이 생태계에 매진했지만 그리 훌륭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타이젠은 이미 몇 차례 지연됐고 현재도 여전히 ‘이야기’에 불과한 단계이다. 삼성의 약점은 또 있다. 오랜 부패로 인해 몇몇 고위 경영진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러나 창업주 일가는 여전히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게다가 편파주의와 경색된 문화가 자리를 잡고 있다.

삼성이 애플과 같은 회사가 되겠다는 야망을 실현할 수 있을지 솔직히 의심스럽다. 그러나 동시에 삼성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동참하고 있고, 충분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소비자들이 삼성의 제품을 매우 좋아한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소비자 전자제품 분야에서 계속 헛발질을 하고 있고, 델과 HTC 같은 경쟁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애플의 품질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올 가을 OS X 매버릭, iOS 7, 사파리, 신형 맥 모두에서 결함이 발견돼 불길한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즉 삼성 자체와 사업 환경 모두에서 삼성에 유리한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삼성이 스티브 잡스가 그랬듯이 '집중'과 '정확함'으로 야망을 실천해 나간다면 자신의 방식으로 애플과 같은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더 나아가 애플을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2016년이면 삼성이 이런 야망을 달성할지, 아니면 또 다른 허장성세로 역사 속에 남을지 알게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2013.11.13

칼럼 | '생태계 꿈꾸는' 삼성, 애플이 될 수 있을까?

Galen Gruman | InfoWorld
최근 열린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Developer Conference)는 '칙칙한' 행사였다. 경영진의 '윙윙거리는' 의미 없는 키노트 연설은 예정된 시간을 두 배나 넘기면서 하루 일정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렸다. 게다가 세션 주제가 꽤 가벼웠다. 삼성의 여러 SDK에 대한 설문조사가 공개됐고 가장 최근 발표한 버전에서 바뀐 몇몇 부분을 설명했다.

전형적인 ‘경영진을 위한’ 행사였고 참석자에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필자는 이런 행사에 많이 참석해봤다. 이런 세션들은 통상 실패의 전조가 된다. 소니나 블랙베리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의 개발자 행사는 체계적이지 못했고 알맹이도 없었다. 그러나 확실하게 강조한 한 가지가 있다. 삼성이 냉장고, 카메라, TV, DVD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스마트폰, 태블릿, 모니터, 컴퓨터 등 수 많은 기기와 공통 서비스, API를 묶은 생태계를 창조해 애플이 되려고 한다는 것이다. 애플의 전략을 모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애플과 달리 삼성은 가전제품과 카메라, TV를 보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단순한 소프트웨어 회사 이상을 추구하면서 같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면 삼성이라는 거대한 제국은 애플과 같은 규모와 범위에서 경쟁할 수 있는 많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큰 돈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진짜 문제는 삼성이 과연 이 목표를 실제 달성할 수 있는지 여부다. 삼성은 막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애플처럼 우수한 통합 체험을 구현하지 못했다. 삼성의 소프트웨어는 결점이 많고 통합성도 떨어진다. 갤럭시 S 4 스마트폰, 갤럭시 기어 스마트워치, 스마트 TV를 보면 알 수 있다.

고가의 제품에 대한 지원을 끊는 어리석은 일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2년 스마트 TV 모델을 2013년 모델처럼 업그레이드할 수 없다. TV를 2~3년마다 바꾸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식적인 결정이 아니다. 또 녹스(Knox) 보안 기술은 과대 선전과 달리 완성된 기술이 아니다.

삼성은 자원과 야망을 갖고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와 아이폰에 쓰이는 칩, 많은 회사가 사용하는 LCD 스크린, 기타 많은 부품을 개발한 회사다. 또 어마어마한 소비자 가전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용 기술도 개발했다. 필기 인식, 어플 멀티태스킹, 원격 관리 기술에 기반을 둔 기기간 데이터 공유 및 데이터전송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필자는 삼성이 앞으로 다른 회사를 위해 칩을 개발해 납품하는 사업을 그만두고, 애플처럼 독자적인 칩을 설계할 것으로 확신한다.

최근 행사에서 삼성의 경영진이 윙윙거리는 목소리로 설명했듯, 삼성은 개발자들이 애플과 마찬가지로 자사 제품을 위해 앱을 개발해줄 것을 원하고 있다. 이날 삼성의 경영진은 직접 애플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개발자들이 삼성을 안드로이드의 일부가 아닌 안드로이드보다 우선하는 독자적인 플랫폼으로 생각해주기를 원했다. 그리고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메시징 서비스인 채트온(ChatOn)과 다양한 미디어 플레이어 앱 등 iOS용 애플리케이션을 공개했다.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안드로이드는 삼성의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삼성은 또 2014년 저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독자적인 모바일 OS인 ‘타이젠’(Tizen)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안드로이드나 삼성의 iOS 앱은 물론 타이젠을 통해 TV를 시청하면서 웹을 방문하거나 채팅을 하는 소비자 가전 API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친 것이다. 애플 TV에서는 불가능한 것들이다.

앞서 언급했듯, 이 ‘가족 경영’ 대기업의 경영진은 야망을 갖고 있고, 이를 공개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삼성이 더 많은 기기로 구성된 생태계를 바탕으로 애플과 같은 회사가 될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터치'와 '모바일'이라는 변화를 경시했다가, 현재 새로운 생태계로 제대로 진입을 못하고 있는 인텔을 보라. 안드로이드와 관련된 비전은 계속 덜컹거리고 있고, TV 공급자가 되겠다는 어리석은 시도는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인텔은 ARM이 일부에 불과한 첨단 전용 모듈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x86에 우위하는 ARM 침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이 이런 계획을 실천할 수 있을지 분명하지 않다. 삼성은 수년간 이 생태계에 매진했지만 그리 훌륭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타이젠은 이미 몇 차례 지연됐고 현재도 여전히 ‘이야기’에 불과한 단계이다. 삼성의 약점은 또 있다. 오랜 부패로 인해 몇몇 고위 경영진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러나 창업주 일가는 여전히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게다가 편파주의와 경색된 문화가 자리를 잡고 있다.

삼성이 애플과 같은 회사가 되겠다는 야망을 실현할 수 있을지 솔직히 의심스럽다. 그러나 동시에 삼성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동참하고 있고, 충분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소비자들이 삼성의 제품을 매우 좋아한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소비자 전자제품 분야에서 계속 헛발질을 하고 있고, 델과 HTC 같은 경쟁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애플의 품질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올 가을 OS X 매버릭, iOS 7, 사파리, 신형 맥 모두에서 결함이 발견돼 불길한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즉 삼성 자체와 사업 환경 모두에서 삼성에 유리한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삼성이 스티브 잡스가 그랬듯이 '집중'과 '정확함'으로 야망을 실천해 나간다면 자신의 방식으로 애플과 같은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더 나아가 애플을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2016년이면 삼성이 이런 야망을 달성할지, 아니면 또 다른 허장성세로 역사 속에 남을지 알게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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