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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3 정철환  |  CIO KR
기업 내에는 많은 정보시스템이 있다. ERP, CRM, MES, SCM 등과 같은 정보시스템들은 제조기업에서 비즈니스의 중추적인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그 중요성은 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수준의 것들이다. 그 외에도 많은 시스템들이 있겠지만 해당 시스템의 장애 시 시스템 운영 담당자를 가장 힘들게 하는 시스템은 무엇일까? 그건 어쩌면 그룹웨어 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핵심 업무와 관련된 시스템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용자 계층의 차이에서 오는 현상이다. 무슨 뜻인지 독자 여러분들은 이해하시는가?

그룹웨어의 주 사용층은 전 직원이다. 기업내에서 전 직원이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정보시스템은 의외로 많지 않다. ERP는 기능별로 업무와 관련된 직원들만 제한된 권한으로 사용한다. 다른 정보시스템들도 대부분 유사하다. 하지만 그룹웨어의 주요기능인 메일, 결재, 게시, 문서관리 등의 기능은 사용 대상이 전 직원이다. 특히 회사의 관리자 및 임원급들의 경우에는 유일하게 사용하는 정보시스템이 그룹웨어인 경우도 많다. 업무 핵심 시스템의 장애는 해당 시스템을 사용하는 일부 실무자들이 1차적으로 어려움을 겪지만 그룹웨어의 장애는 전 임원들이 1차적으로 사용상의 어려움을 겪는다. 그리고 그 반응은 직접적이고도 강력하다. 장애 발생 몇 분만에 CEO가 “IT시스템 운영을 이따위로 하는 거야?”라는 반응을 보이게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사실 그룹웨어는 정말 중요한 시스템이다. 사무직 근무자의 업무 수행도구이자 협업도구이며 업무의 진행을 증거하는 워크플로우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으며 모든 업무 수행의 근거가 담겨 있는 기록 보관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모두 도입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회사 내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필요성이 있기에 모바일 정보시스템의 구현 시에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된 분야가 그룹웨어 분야이다. 하지만 이런 그룹웨어가 도입된 지 벌써 10년도 훨씬 넘었다. 도입이 빨랐던 기업들은 1990년대에 이미 도입했었고 늦은 기업이라고 해도 2000년대 초반에는 도입하였다. 그리고 현재는 많은 기업에서 그룹웨어 기능의 일부를 모바일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해서 모바일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그룹웨어에도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얼마 전에 참석했던 IDC 컨퍼런스에서 3rd 플랫폼에 대한 발표를 들었다. 지금의 PC와 웹 기반의 플랫폼에서 모바일, 소셜, 클라우드, 빅 데이터를 주축으로 하는 차세대 정보시스템 인프라의 미래에 대한 패러다임이다. 필자는 그 발표를 들으며 그룹웨어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미 필자가 속한 기업의 그룹웨어도 도입한 지 10년 가까이 된 플랫폼이다. 물론 그 전에 사용하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한 것이다.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웹 기반의 PC 환경이 주 플랫폼이고 3년전부터 PC기반 기능의 일부를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그룹웨어 서비스를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이미 차세대 그룹웨어를 구현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으며 시스템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팀과 미래의 구현 전략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 그룹웨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떤 모습일까?

가장 먼저 누구나 공감할 방향으로 모바일 기기, 즉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메인 단말기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PC가 주 단말이고 모바일이 보조가 아닌 모바일이 주 단말이고 PC가 보조가 되는 모습이다. 여기의 의미는 매우 크다. 무선통신, 센서, 카메라, 동작인식, 음성인터페이스, 위치기반 등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채용된 사람 중심의 UX를 기반으로 하는 그룹웨어를 의미한다. 텍스트 기반의 정보 이외에 전화와 화상회의를 통합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또한 HTML5와 같은 표준 UI를 활용하여 단말기에 구속되지 않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향후 모바일 기기에 대한 지급 정책이 어떻게 발전할 지 속단할 수는 없으나 현재까지는 BYOD 정책이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가능한 단말기의 제약을 두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 소셜과의 통합과 UI의 고도화라고 생각한다. 오늘날의 그룹웨어는 사내 메신저 및 파일 송수신 기능을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사내 소셜 네트워크 또는 페이스북, 카톡 등과 같은 외부 소셜과의 연계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텍스트 기반 커뮤니케이션 이외에 UC(Unified Communication) 기능의 통합까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바일 기기의 기본적인 기능인 영상, 음성 통신 기능을 그룹웨어의 기본적인 통신 기능으로 채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음성인식을 통한 인터페이스의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 처음 애플의 시리 서비스를 필자가 보았을 때 들었던 생각이 ‘이거야 말로 궁극적인 정보시스템의 인터페이스다!’ 라는 생각이었다. 회사에서 관리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터페이스가 ‘김대리, 지난주 매출/손익 보고서 좀 가져와!’ 아닌가?


그리고 최근의 화두인 빅 데이터의 활용을 빼 놓을 수 없다. 그룹웨어는 기본적으로 문서관리와 결재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관련하여 텍스트 기반의 검색엔진을 연계해 놓았다. 향후 10년을 바라볼 때 이 기능은 텍스트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분야라고 생각한다. 한발 더 나아가 회사 내부에 존재하는 수 많은 비정형 정보들을 분석하여 음성인식 인터페이스를 통한 질문 또는 검색 명령에 반응하는 기능을 어찌 빼 놓을 수 있는가? 이 기능을 모바일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다면 회사의 전문 비서를 늘 대동하고 다니는 것과 같다. 그야말로 사무직 업무 실무자에겐 꿈과 같은 기능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위에서 언급한 많은 기능들을 구현하고 운영하는 것을 모두 자체적으로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즉, 클라우드 서비스의 적극적인 활용이 모색될 것이다. 1차적으로 스토리지와 서버 등의 하드웨어 인프라는 IaaS 서비스를 활용할 수도 있고 빅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SaaS 형태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메일, 게시, 음성인식과 같은 표준화될 수 있는 서비스는 퍼블릭 클라우드의 서비스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재의 경우가 클라우드 서비스로 활용하기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향후 이와 관련된 상황도 바뀔 수 있을 것이다.

IT 분야는 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왔다.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오던 장면들을 현실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왔기에 필자가 언급한 위의 내용들 역시 충분히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구현될 수도 있다. 하지만 IT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여 이런 기능들이 모두 구현된 미래의 어느 날이 된다고 해도 그룹웨어를 운영하는 시스템 담당자들의 스트레스를 해결해 주진 못할 것이다.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 고도로 발단된 통신 체계를 통해 실감나는 임원들의 호통을 듣게 되진 않을까?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동부제철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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