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비즈니스 혹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려는 CEO가 CIO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성공 여부는 다른 현업 부문 리더들을 참여시키는 CIO의 역량에 달려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선도 기업 및 정부 기관은 빠르게 디지털 역량을 구축하고, 원격과 가상으로 이뤄지는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CIO는 전문지식을 토대로 조직 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간단치 않다. CIO 혼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맡을 순 없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업무 환경이 급속히 변하는 상황에서는 더욱더 쉽지 않다.
다시 말해, CIO가 현업 부문 임원들에게 힘을 불어넣고 참여를 유도하여 함께 협업해야 한다는 뜻이다. 협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하려면, CIO는 전체 임원진의 디지털 역량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할 때 CIO가 만나야 할 이들은 최고재무책임자(CFO)부터 최고인사책임자(CHRO),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이사회 그리고 팀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과 어떠한 대화를 나눠야 하는지 살펴본다.
1. CFO에게 디지털 비즈니스가 어떻게 상황을 바꿀 수 있는지 설명하라
CFO는 기술 시스템 붕괴, 경기침체, 변화하는 규제 환경 등의 상황에서도 성과를 달성하고 매출을 올리고 싶어 한다. 이때 CIO는 디지털 비즈니스 기술 플랫폼과 툴이 기업과 비용 최적화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CFO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CFO는 CIO가 클라우드를 비롯한 기술 업체와 지나치게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탓에 객관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CIO는 이를 기회 삼아 업체 선정 과정과 해당 업체가 회사 매출에 기여하는 바에 대해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 이는 IT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재무 부서와 협력하는 것과도 관련돼 있다.
또한 CIO는 비용 지출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접점을 이룰 수 있도록 대화를 적절히 이끌어야 한다. 디지털 비즈니스 투자를 단지 지출만 늘리는 1회성 IT 프로젝트가 아니라 비즈니스 목표에 한 단계 더 다가갈 기회라고 조언해야 한다.
2. CHRO와 함께 직원들을 디지털 비즈니스에 투입하라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조직 내 ‘디지털 역량 키우기’는 HR의 새로운 우선순위가 됐다. CIO는 기업의 운영 우선순위가 디지털 전략에 대응해 어떻게 변화했는지 직접 겪은 지식을 CHRO에 공유해야 한다. 또한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업무 중단을 최소화할 수 있는 모든 기술 변화에 대해서도 견해를 피력해야 한다.
CIO는 HR과의 협력으로 AI, 보안 등의 주요 기술 격차를 파악하고 메울 수 있다. 또한 애널리틱스를 활용한다면 인건비를 관리하거나 직원 경험까지 개선할 수 있다.
디지털 이니셔티브 추진에 적합한 거버넌스를 구축하려면 CHRO와의 협력이 관건이다. 이를테면 디지털 워크스페이스를 위한 공동 로드맵을 작성할 수 있다. 또 지속적인 학습 문화를 발전시킨다면 업스킬링 또는 리스킬링을 지원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회복 전략을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다.
3. CMO의 데이터 활용 역량을 고취하라
생각보다 ‘CMO’는 데이터와 기술에 정통하다. 마케터들은 오랫동안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해 업무를 해왔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기업의 그 어떤 부문보다 데이터 주도적(data-driven)이다.
게다가 CMO는 디지털 접점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고, 때에 따라서는 조직 내 디지털 인게이지먼트를 담당하고 있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정보와 인사이트를 창의적이고, 비즈니스 중심적으로 활용하는 데 있어서 CMO는 훌륭한 파트너인 셈이다.
오늘날 마케터들의 최우선 순위는 고객 참여 유도와 성장 궤도 복귀다. CIO가 이러한 우선순위를 지원하도록 고객 데이터를 결합 및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면, CMO와 긍정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CMO와의 대화를 통해 두 부서의 우선순위가 정렬돼야 한다. 또한 고객 경험(CX) 및 디지털 상거래와 같은 분야에서 공유할 수 있는 KPI가 개발돼야 한다. 이 밖에 마케팅 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기술 아웃소싱 옵션 역시 제공돼야 하며, 기술보다는 역량에 초점을 맞춘 로드맵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4. 이사회에 IT가 ‘비즈니스 이니셔티브’를 어떻게 지원하는지 알려라
예컨대 이사회가 보안 혹은 향후 프로젝트에 관해 CIO와의 대화를 요청한다면, 이는 디지털과 관련된 논의를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다. 또한 가트너에 따르면 가트너 고객들은 이를 CIO의 발전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CIO는 전통적인 IT 안건이나 기술 또는 프로젝트 세부내용에만 집중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 대신, 이사회가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파악하도록 한다. 그리고 IT 활동을 매출 성장과 연결시키고, 잠재적인 디지털 경쟁업체의 동향을 자세히 설명한다. 물론 디지털 비즈니스 리더가 되기 위한 굳은 의지도 보여줘야 한다.
5. 팀원들에게 자신감과 신뢰를 제공하라
CIO는 팀원의 감정, 기대, 두려움 등을 해소시켜줄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더욱더 그렇다. '심리적 안전(취약한 부분과 실수를 인정하는 것과 같은 대인관계의 리스크 감수가 편하다고 느끼는 공통적인 믿음)'을 강화하면, 생산성이 향상되고 자발적인 이직은 줄어들 것이다.
또한 CIO가 사내 정치와 스스로의 편향을 파악하지 않는다면 팀원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없다. CIO는 팀의 피드백과 우려에 귀 기울이지 못하는 ‘허위 합의 편향(false consensus bia)’을 주의해야 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을 단독으로 이끌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 대신, CIO는 성장 중심의 사고방식을 키우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할 기법으로 ‘문화 해킹(culture hacking)’을 활용해야 한다. 또한 팀이 디지털 이니셔티브에 관해 팀원끼리는 물론 전사적으로 대화를 갖도록 장려해야 한다. CIO 입장에서 배운 것을 공유하는 것도 좋다. 결국 CIO의 디지털 여정은 동료들이 함께할 때 더욱더 수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