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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7 김진철  |  CIO KR

“인공지능 국가 전략”의 아쉬운 점과 바라는 점
본론의 맥락과는 다소 다른 얘기지만, 위 세 번째 오해와 같은 맥락에서 잠시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인공지능이 이렇듯 하나의 요소 기술이기보다는 다양한 기술 요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시스템 기술이기 때문에,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시한 인공지능 기술 육성 정책의 비전은 필자의 입장에서는 조금 실망스러운 측면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로서 제시한 인공지능 기술 육성 비전은 2020년부터 2029년까지 약 1조 96억 원을 투자하여 PIM 방식의 인공지능용 반도체 기술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6-13].

물론 위 반도체 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것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투자의 효과를 높이고 산업의 경쟁력을 단시간에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하고, 우리나라의 반도체 분야 경쟁력과 현시점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수준을 고려했을 때 좋은 선택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세 가지이다. 첫 번째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질 10년이 지난 후에 PIM(Processor-In-Memory) 방식의 인공지능용 반도체가 여전히 인공지능 기술을 위한 반도체 기술로서 상품성이 있는 기술일지가 의문이다. PIM방식의 반도체는 딥러닝과 통계적 기계 학습과 같이 학습 과정에 많은 데이터가 필요한 인공지능 기술들이 학습 과정에 필요한 데이터와 연산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게 하는 아키텍처인 것이 맞다.

그렇지만, 현재 유망하다고 해서, 10년 뒤에도 여전히 유효한 기술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PIM 방식의 새로운 반도체 기술을 확보해서 선제적으로 시장을 창출하려는 정부의 생각에는 동의하며, 전통적인 GPGPU나 TPU, 최근 AI 연산 가속에 많이 쓰이는 FPGA와 같이 다양한 모델을 유연하게 실행할 수 있고, 현재 우리나라가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는 것에도 같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PIM 방식 프로세서는 전통적인 범용 프로세서에서 항상 문제가 되었던 프로세서-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통신으로 인한 연산 지연을 해결할 수 있는 발전된 반도체 아키텍처이다. 기존의 컴퓨터는 연산을 위한 프로세서 코어와 연산을 위한 데이터를 두기 위한 메모리가 별도의 반도체로 만들어져 컴퓨터 머더보드에 탑재되고, 이 프로세서 코어에서 데이터를 메모리로부터 가져오기 위해 사용하는 캐시 메모리와 데이터 버스가 항상 연산의 지연을 만드는 병목의 주범이 되었다.

PIM 방식의 프로세서는 타일 형태의 메모리 위에 격자 형태로 데이터 통신을 위한 패브릭(fabric)을 놓고, 이 메모리 타일 위에 프로세서 코어를 배치한 후 격자 형태의 패브릭(fabric)을 통해 메모리와 프로세서가 통신하여 연산하는 기술로, 프로세서-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통신으로 인한 연산 지연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합한 아키텍처의 프로세서다. 

현재 발전된 반도체 설계 기술로 PIM 방식의 프로세서를 확장성 있고(scalable) 경제적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딥러닝과 같이 데이터를 많이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위한 연산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PIM 반도체 기술이 모델의 학습을 위해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딥러닝과 같은 인공지능 연산에 적합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공지능 구현을 위한 모든 분야에 꼭 적합할지, 현재의 기계 학습 및 인공지능 구현을 위한 프로그래밍 모델과 함께 앞으로 발전될 인공지능 기술에도 적합한 아키텍처일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인공지능의 구현을 위해 실리콘 소재 및 플랫폼 기반의 전통적인 반도체 기술로 인공지능을 위한 범용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 모든 측면에서 효과적인지도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발전해온 전통적인 반도체 설계, 제조 기술은 폰 노이만 방식의 고전적 컴퓨터의 연산 성능을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었고, 현대 과학기술을 견인해온 중요한 기술임은 분명하다.

인공지능 기술에 필요한 컴퓨팅 문제를 폰 노이만 방식의 고전적 컴퓨터가 모두 해결해줄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더군다나 우리 두뇌의 정보처리 방식을 모방하는 딥러닝 모델의 가속과 확장성을 위한 프로세서 기술이나 신경모방(neuromorphic) 프로세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면 단순히 연산 성능이 높은 프로세서가 아니라 신경가소성(neural plasticity)과 같이 유연하고(flexible) 부드러운(soft) 회로를 만들 수 있는 능력과 높은 수준의 병렬성(massive parallelism)을 가진 우리 두뇌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플랫폼 기술이 개발되어야 할 수 있다. (사실은 이것이 최근 양자 컴퓨터가 유독 인공지능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기고할 글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루도록 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약방의 감초처럼 사회 곳곳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을 생각하면 적절한 아키텍처의 반도체 기술이 만들 수 있는 경제적인 효과가 큰 것은 사실이고, 우리나라의 반도체 경쟁력을 생각하면 좋은 선택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PIM과 같이 현재 관심을 모으고 있는 특정한 프로세서 설계 아키텍처가 10년 뒤에도 인공지능 기술에 여전히 유효한 기술일지 필자는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아무리 인공지능 연산용 하드웨어 기술의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도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된 범용 프로세서가 아닌 반도체 기술은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도 일부일 것이고, 현재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고 있는 AP(Application Processor)나 DRAM, NAND 플래시 메모리 기술보다는 시장 규모가 적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좀 더 엄밀하고 신중한 미래 연구와 기술 예측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두 번째로, 앞서 설명했듯이 인공지능 기술은 시스템 기술이기 때문에, 앞으로 거대과학과 같이 다양한 협업과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분야로 발전하게 될 인공지능 기술 분야에서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전문 인력들이 협업을 통해 사회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들을 육성할 방안, 그리고 이들이 협업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와 환경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하게 기획되면 좋겠다.

PIM 방식의 프로세서가 딥러닝과 같은 데이터 집중적 인공지능 모델 연산에 적합한 프로세서 아키텍처라고 했지만, PIM이 인공지능에서의 연산 한계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해줄 컴퓨팅 하드웨어 기술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아 기술 위험이 있다고 앞서 얘기하였다.

PIM 프로세서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을 일으킬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지만, 이게 원래 정책이 이루고자 했던 인공지능 기술의 사회 전반 활용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4차산업혁명을 실현하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인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PIM 프로세서 기술은 인공지능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공지능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 기술이기 때문이다.

앞서 인공지능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 구현, 실현에 도구가 되는 기술을 혼동하는 것이 현재 우리가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가진 많은 오해와 미신을 낳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 이번 정부의 인공지능 국가전략도 이런 측면의 혼란을 일부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개념적, 원리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들을 도구로써 활용하는데, 이는 반도체 기술과 고성능 컴퓨팅 기술도 포함한다. 이것이 바로 구글이 자신의 클라우드형 지능형 서비스와 딥러닝 기반 기계 학습 기술 발전을 위해 텐서 프로세싱 유닛(Tensor Processing Unit; TPU)까지 개발하고 양자컴퓨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라는 맥락이 없이 단순히 새로운 아키텍처의 고성능의 프로세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TPU 기술이 나오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게 필자가 PIM 방식의 아키텍처를 가지는 인공지능 프로세서 개발에 적지 않은 비중의 자원을 할당해서 집중하였을 때 인공지능 국가 전략이 정말로 정부가 원하는 4차산업혁명 달성에 효과적일지 의문이라고 얘기하는 것의 배경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맥락이 고려되기보다는 이 PIM 아키텍처의 프로세서 기술을 만드는 반도체 설계 및 제조 전문가만 양성이 되고 정작 이를 활용할 인공지능 전문가들의 양성이 뒷전으로 밀려나, 원래 인공지능 기술의 사회에서의 활용과 적용을 확산해서 4차산업혁명을 일으키고 경제와 산업을 중흥하려던 목표에서 벗어날 것이 우려된다. 인공지능 기술의 특성상 학문의 다양성과 학제적 연구개발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에 대한 전략과 방안이 보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삼성전자가 승현준 MIT 교수를 인공지능 연구개발 분야 총괄 책임자로 선임한 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승현준 MIT 교수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특히 요즘 주목받은 딥러닝, 신경망 연구 분야에서 좋은 기여를 많이 한 저명한 인공지능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그간 수행해온 연구들을 보면 딥러닝 알고리즘 외의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통계적 학습 알고리즘의 통계 물리학적 분석과 같은 기계 학습 이론 및 통계 물리학, 딥러닝의 기반이 되는 이론 신경과학, 최근에는 딥러닝 아키텍처에 대한 많은 통찰을 주고 있는 커넥토믹스(Connectomics)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의 개념과 근본적인 발전에 필요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사람과 같은 지능을 가진 기계를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양한 학문 분야를 넘나들면서 일관되게 추구하고 답을 만들어갈 수 있는 학제적인 연구자가 인공지능 분야의 새로운 기술 혁신을 만들 수 있을 텐데, 이런 측면에서 승현준 교수가 적임자인 것이다. 

이렇게, 경제 발전을 위해 인공지능을 위한 도구 기술을 만들더라도, 인공지능 분야의 주요 문제 해결의 맥락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를 만들면서 기술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인공지능 국가 전략에서 제시하는 인공지능 및 소프트웨어 분야 대학원 교육 강화 및 융합 전공 개설 요건 완화와 같은 정책은 정말 필요하고 좋은 정책이다. 이번 인공지능 국가 전략이 현재 정부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필자는 생각되지만, 현장의 연구자들과 좀 더 소통하면서 인공지능 기술이 사회에 적절하게 쓰이기 위해 꼭 필요한 학제적 연구와 학문적 다양성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 좀 더 보완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측면에서 초, 중 고등학교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가르치고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는 것이 그렇게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저변을 확대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그렇지만, 자칫 잘못하면 빠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 때문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비판력과 유연함, 사고력, 적절한 수준의 전문 지식은 갖추지 못한 채, 한때 풍미했던 일부 기술에만 익숙한 기술자만 양산하고 이들이 오히려 빠르게 바뀐 인공지능 기술 분야에서 실업자로 도태되는 상황이 생기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이 때문에 많은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들이 인공지능 분야 인력 양성은 아직까지는 대학원 이상의 고등 교육에 집중하고, 인공지능 특성화 고등학교나 전문대학교의 인공지능 분야 집중 과정의 설립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이유다.

필자도 인공지능 분야 인력 양성에는 대학원 이상 고등 교육에 집중하고, 초, 중, 고등학교에서는 인공지능 전문 지식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수학, 과학, 철학과 언어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역량,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는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기본 교육에 더 집중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세 번째로,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기여할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우리나라 과학기술, 산업 발전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국내의 연구기관, 기업에 붙들어 둘 수 있는 유인책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들이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미국의 첨단 기술 기업, 북미와 유럽의 연구기관으로 유학이나 취업을 하지 않더라도 한국에 남아 자신의 생각과 비전을 발전시킬 수 있게끔 할 수 있는 연구환경, 해외 유수 연구기관이나 국제공동협력 프로젝트와의 협력 체계도 분명하게 보이지 않아 아쉽다.

2018년 12월 2일부터 8일까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인공지능 분야의 3대 학회 중 하나인 NeurIPS(Neural Information Processing Systems; 구 NIPS)에서 유럽의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모여 범유럽 인공지능 연구 협력체인 ELLIS(European Laboratory for Learning and Intelligent Systems)를 창설했다. ELLIS는 최근 유럽의 많은 촉망받는 연구자들이 미국과 중국의 하이테크 기업들로 유출되는 것을 우려한 유럽의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범유럽 차원의 인공지능 연구 협력체를 만들어 미국과 중국의 하이테크 기업들에 맞설 수 있는 공동 연구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통해서 유럽의 인공지능 전문가를 육성하고 이들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14-24].

우리나라만큼 유럽도 인공지능 분야 인재 유출(brain drain)에 대해서 고심하는 분위기이다. 최근 인공지능 분야 인재들은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미국 인터넷 기업들이 독식하고 있어, 전통적으로 원리적이고 개념적인 인공지능 연구에 강했던 유럽의 주요 인공지능 연구기관들이 인재들을 빼앗겨 미국과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길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ELLIS와 같은 범유럽 인공지능 공동 협력 체제가 만들어진 것이다[17].

ELLIS뿐만 아니라, 최근 유럽 연합의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선정되어 발표되는 대형 연구 프로젝트들도 같이 살펴보자. 이 중에서 눈여겨 봐야 할 프로젝트는 “인간 브레인 프로젝트(The Human Brain Project)”[25-28]와 “양자 기술 개발 프로그램(FET Flagship on Quantum Technology)”[29-30]이다.

두 프로젝트 최근 동향을 보았을 때 ELLIS와 함께 유럽 연합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크게 영향을 미칠 대형 프로젝트이다. 두 프로젝트 모두 유럽 연합의 “Horizon 2020 프로그램”내 “미래 기술 개발 프로그램(Future and Emerging Technology; FET)”으로서 선정되어 진행되고 있으며, 10년간 10억 유로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진행된다[25-30]. 

유럽 연합이 ELLIS와 같이 인공지능 전문가 양성과 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는 공동 협력 체계를 현장의 연구자들과 학계의 리더들을 중심으로 모색하면서, 우리나라가 소위 현재 뜨는 딥러닝 기술 중심의 인공지능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것과는 다르게, 인공지능 기술 발전의 근본이 되는 지식과 통찰을 얻기 위해 우리 두뇌의 정보처리 방식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인간 브레인 프로젝트(The Human Brain Project)”, 인공지능과 기계 학습을 위해 필요한 컴퓨팅 기술 개발에 학제적인 기여가 가능한 “양자 기술 개발 프로그램(FET Flagship on Quantum Technology)”까지도 같이 진행하는 것을 눈여겨 봐야 한다.

인재를 길러내는 것뿐만 아니라, 이렇게 길러낸 인재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같이 만들어내는 것도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인공지능 기술을 위한 PIM 방식의 반도체 기술 확보, 인력 양성을 위한 AI, SW 분야 대학원 과정 확대 및 융합 전공 개설 요건 완화와 같은 조치와 함께, 이렇게 확보된 기술과 인재들이 우리나라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4차산업혁명을 실질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도록 맘껏 역량을 발휘하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연구개발 프로그램과 조직을 만들고, 이를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앞서 설명했듯이 인공지능은 하나의 알고리즘이나 소프트웨어로 완성되는 기술이 아니라, 다양한 구성 요소가 어우러지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지식과 전문가들 사이의 협업을 통해 완성되어야 하는 시스템 기술인 까닭이다.

이번 우리 정부의 인공지능 국가 전략의 내용이 현재 우리가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오해와 생각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고, 우리가 인공지능 기술을 앞으로의 사이버 물리 시스템 기반 지능형 서비스와 빅데이터 비즈니스에 활용하기 위해 보다 현실적인 관점을 가지기 위해서는 한번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필자가 조금 무리해서 해당 내용을 다루었다. 언급된 내용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조금 더 자세하게 소개하려 한다.

인공지능 기술의 가을이 다시 오고 있다 –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빅데이터 비즈니스, 사이버 물리 시스템 기반의 지능형 서비스 비즈니스와 인공지능 기술사이의 관계와 미래를 살펴보기 전에, 우리가 현재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오해와 잘못된 인식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다시 한번 간단히 정리하자면,

첫 번째로, 현재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지나친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지나친 기대와 낙관이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어내고 있다.

두 번째로, 인공지능을 만드는데 도구가 되는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혼동함으로써 인공지능 기술이 실제 비즈니스에 적절하게 활용되는 것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세 번째로, 우리가 아직 우리 두뇌와 지능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지만 일부 요소 기술들을 지나치게 앞세워 이 기술들만 잘 쓰면 사람과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을 금방이라도 만들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인공지능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 13일 자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지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의 가을이 벌써 오고 있다고 진단했으나, 지난 2차 인공지능 겨울과 같은 혹독한 발전의 정체는 오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31-38]. (이번 글의 지면이 제한되어 있어 이 기사의 내용과 함께 이에 대한 분석은 추후에 다시 다루기로 한다.) 그렇지만, 앞에서 다룬 것과 같은 지나친 낙관과 기대는 사람들이 다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회의와 오해를 가지게 하여 인공지능 기술의 긍정적인 발전을 정체시킬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사람과 같이 생각하고 자율성을 가진 완성된 인공지능 기술이 주는 기회와 위험에 대해서 생각해야 할 시기가 아니라, 오히려 인공지능 기술이 완성되기 전에 오는, 우리가 우리의 두뇌와 지능에 대해 불완전한 지식과 이해를 가진 상태에서 만들게 될 과도기적인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에게 끼칠 수 있는 피해와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대처해야 한다.

지금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가장 걱정하는 문제는 사람과 같은 윤리 의식을 갖추지 못한 인공지능이 탑재된 킬러 머신에 의한 무차별적인 인명 살상, 사람의 해석이 불가능한 인공지능 기술이 내린 자동화된 의사 결정에 의해 나타날 수 있는 피해와 차별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결코 완벽할 수 없는 인공지능의 불완전함 때문에 올 수 있는 자동화된 기계의 예측할 수 없는 결함과 고장 때문에 발생할 혼란과 피해와 같은 인공지능의 불완전함 때문에 오는 문제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혜택과 가능성에 대해 지나친 낙관과 기대를 품는 것보다 좀 더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활용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앞으로 두세 차례에 걸쳐 빅데이터 비즈니스와 데이터 과학, 사이버 물리 시스템과 인공지능 기술과의 관계와 전망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사이버 물리 시스템의 여러 구성 요소 중에서 가장 미래를 전망하기 어려운 기술이 인공지능 기술이지만, 빅데이터 비즈니스와 사이버 물리 시스템의 두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인공지능 기술을 어떻게 생각하고 활용하는 것이 좋을지 최근 동향과 사례를 중심으로 같이 생각해보도록 하자.

[참고문헌]
[1] 김진철, “LHC에서 배우는 빅데이터와 machine learning 활용 방안”, 2016년 9월 28일, A CIO Conversation for Technology Leadership – Breakfast Roundtable 발표 자료
[2] Yann LeCun on Deep Learning and Brain, Yann LeCun’s Facebook, December 11, 2017. https://www.facebook.com/yann.lecun/posts/10154948630217143 .
[3] Yann LeCun, “ Deep Learning and the Future of AI”, CERN Colloquium, March 24, 2016. (https://indico.cern.ch/event/510372/).
[4] 김진철, “김진철의 How-to-Big Data |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기술 (1)”, CIO Korea, 2017년 9월 25일자. (http://www.ciokorea.com/column/35688)
[5] "Artificial neural network -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Artificial_neural_network)
[6]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 국가 전략”,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19년 12월 17일. (http://www.korea.kr/news/pressReleaseView.do?newsId=156366736
[7]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관계부처합동, “인공지능 국가 전략”, 2019년 12월 17일.
(http://www.korea.kr/common/download.do?fileId=190114031&tblKey=GMN
[8] 김지나, “[AI국가전략] 최기영 "반도체 등 강점 키워 선제적 지원할 것”, 뉴스핌, 2019년12월17일. (https://www.newspim.com/news/view/20191217000783)
[9] 김디모데, "최기영 ‘1조 투입해 인공지능 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 하겠다’", BUSINESS POST, 2019sus 12월 17일. (http://m.businesspost.co.kr/BP?command=mobile_view&num=155685)
[10] 황민규,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세계 흐름에 뒤처진 AI 기술, 집중 육성할 것’” - Chosunbiz > 테크 > 일반/정책", 2019년 11월 18일.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18/2019111802253.html)
[11] 곽도영, 윤신영, 입력 "[단독]최기영 과기 ‘AI학과 교수들 사기업 겸직 허용…AI 산업협력 강화’" donga.com, 동아사이언스, 2019년 11월 1일. (https://www.donga.com/news/It/article/all/20191101/98168255/1)
[12] 최종원, “광주 AI집적단지 방문한 최기영 장관 ‘인공지능과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핵심 원동력’” - 위키리크스한국, 2020년 1월 29일.  (http://www.wikileaks- kr.org/news/articleView.html?idxno=76088)
[13] 김인한, "AI로 국가 개조···455조원 효과 만든다 -헬로디디", HelloDD.com, 2019년 12월 17일. (https://www.hellodd.com/?md=news&mt=view&pid=70604)
[14] Ian Sample, “Scientists plan huge European AI hub to compete with US”, The Guardian, April 23, 2018. (https://www.theguardian.com/science/2018/apr/23/scientists-plan-huge-european-ai-hub-to-compete-with-us
[15] Éanna Kelly and Nicholas Wallace, “New artificial intelligence lab aims to keep top minds in Europe”, Science | Business, December 13, 2018. (https://sciencebusiness.net/news/new-artificial-intelligence-lab-aims-keep-top-minds-europe)
[16] Jeremy Kahn, “Technology Top Computer Scientists Form European Lab Devoted to AI”, Bloomberg.com, December 7, 2018.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18-12-06/top-computer-scientists-form-european-lab-devoted-to-ai) 
[17] Holly Else, “Europe’s AI researchers launch professional body over fears of falling behind”, Nature, News, December 11, 2018. (doi: 10.1038/d41586-018-07730-1,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7730-1)
[18] Wikipedia - European Laboratory for Learning and Intelligent Systems. (https://en.wikipedia.org/wiki/European_Laboratory_for_Learning_and_Intelligent_Systems)
[19] "ELLIS Letter | European Lab for Learning & Intelligent Systems", (https://ellis.eu/letterhttps://ellis.eu/letter)
[20] "Press | European Lab for Learning & Intelligent Systems”, (https://ellis.eu/press)
[21] “European Laboratory for Learning and Intelligent Systems -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European_Laboratory_for_Learning_and_Intelligent_Systems
[22] “AI experts from across Europe assembled in new units”, University of Oxford - News and Events, December 11, 2019. (https://www.ox.ac.uk/news/2019-12-11-ai-experts-across-europe-assembled-new-units)
[23] “European Laboratory for Learning and Intelligent Systems (ELLIS) launched with Informatics researchers on board | The University of Edinburgh", (https://www.ed.ac.uk/informatics/news-events/stories/2018/ellis-launched-informatics-researchers)
[24] Linda Behringer, "ELLIS Society Founded | European Lab for Learning & Intelligent Systems", ELLIS Society – Press Release, December 6, 2018. (https://ellis.eu/en/news/ellis-society-founded)
[25] M. Mitchell Waldrop, "Computer modelling: Brain in a box", Nature 482, p. 456–458 February 23, 2012. (doi:10.1038/482456a, https://www.nature.com/news/computer-modelling-brain-in-a-box-1.10066)
[26] Alison Abbott, “Europe’s next €1-billion science projects: six teams make it to final round - AI enhancement and a virtual time machine are included in the shortlist of pitches”, Nature 566, 164-165, February 11, 2019. (doi: 10.1038/d41586-019-00541-y)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0541-y)
[27] “Europe should hold fast to its scientific ambitions - The EU’s fresh round of billion-euro Flagship research projects must be open to all types of science”, Nature 540, 483, December 22, 2016. (doi:10.1038/540483a) (https://www.nature.com/news/europe-should-hold-fast-to-its-scientific-ambitions-1.21207)
[28] Alison Abbott, “Brain-simulation and graphene projects win billion-euro competition - European Commission favours efforts to model the mind and to develop new materials”, Nature 540, 483,  December 22, 2016. (doi:10.1038/540483a) (https://www.nature.com/news/europe-should-hold-fast-to-its-scientific-ambitions-1.21207
[29] Elizabeth Gibney, “Europe plans giant billion-euro quantum technologies project - Third European Union flagship will be similar in size and ambition to graphene and human brain initiatives,” Nature 532, 426, April 28, 2016. (doi:10.1038/nature.2016.19796) (https://www.nature.com/news/europe-plans-giant-billion-euro-quantum-technologies-project-1.19796)
[30] "FET Flagships | Horizon 2020", The European Commission, (https://ec.europa.eu/programmes/horizon2020/en/h2020-section/fet-flagships)
[31] “Reality Check - An understanding of AI’s limitations is starting to sink in”, , The Economist, The Economist Group Limited, Jun 11, 2020. (https://www.economist.com/technology-quarterly/2020/06/11/an-understanding-of-ais-limitations-is-starting-to-sink-in)
[32] “Algorithms and armies - Businesses are finding AI hard to adopt”, The Economist, The Economist Group Limited, Jun 11, 2020. (https://www.economist.com/technology-quarterly/2020/06/11/businesses-are-finding-ai-hard-to-adopt)
[33] “Not so big - For AI, data are harder to come by than you think”, The Economist, The Economist Group Limited, Jun 11, 2020. (https://www.economist.com/technology-quarterly/2020/06/11/for-ai-data-are-harder-to-come-by-than-you-think
[34] “An AI for an eye - The potential and the pitfalls of medical AI”, The Economist, The Economist Group Limited, Jun 11, 2020. (https://www.economist.com/technology-quarterly/2020/06/11/the-potential-and-the-pitfalls-of-medical-ai
[35] “Machine, learning - The cost of training machines is becoming a problem”, The Economist, The Economist Group Limited, Jun 11, 2020. (https://www.economist.com/technology-quarterly/2020/06/11/the-cost-of-training-machines-is-becoming-a-problem
[36] “Road block - Driverless cars show the limits of today’s AI”, The Economist, The Economist Group Limited, Jun 11, 2020. (https://www.economist.com/technology-quarterly/2020/06/11/driverless-cars-show-the-limits-of-todays-ai
[37] “Autumn is coming - Humans will add to AI’s limitations”, The Economist, The Economist Group Limited, Jun 11, 2020. (https://www.economist.com/technology-quarterly/2020/06/11/humans-will-add-to-ais-limitations
[38] 정지훈, "[정지훈 해제] "굿모닝 AI"…곧 가을이 온다는데 딥러닝은 잘되고 있겠죠?”, 피렌체의 식탁, 2020년 7월 9일. (https://firenzedt.com/?p=8005)


김진철 박사는 1997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물리학 학사, 1999년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인공신경망에 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2005년 레이저-플라즈마 가속기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부터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의 LHC 데이터 그리드 구축, 개발에 참여, LHC 빅데이터 인프라를 위한 미들웨어 및 데이터 분석 기술을 연구하였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포항공과대학교, 삼성SDS를 거쳐 2013년부터 SK텔레콤에서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기업 활용 방안에 대해 최근 다수의 초청 강연 및 컨설팅을 수행하였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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