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에서는 사전 설정한 문구, 받아쓰기, 필기 입력으로만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다. 이제 더 복잡한 메시지를 직접 쓸 수 있게 됐다. 최근 업데이트된 ‘플릭타입(FlickType)’ 키보드 덕분이다.
플릭타입은 1.99달러짜리 아이폰용 서드파티 키보드 앱이다. 하지만 애플워치에서 제스처/ 스와이프 키보드로도 사용할 수 있다. 즉 이 키보드 앱으로 메시지를 작성 및 발송할 수 있고, 디지털 크라운(Digital Crown)을 사용해 특수 문자나 이모티콘을 입력할 수도 있다. 또한 해당 앱은 계기판(Complication) 기능을 지원한다. 워치페이스에서 바로 액세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 앱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계기판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
만약 애플워치 셀룰러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조깅하는 동안에도 이 앱으로 긴급한 메시지에 빠르게 회신할 수 있다. 이 밖에 이 앱은 제스처 기반 화면 읽기 기능인 보이스오버(VoiceOver)와 호환되므로 메시지 내용이 정확하게 입력됐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어떻게 작동하는가?
개발자가 앱 디자인을 꽤 잘 해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작은 애플워치 디스플레이에 키보드 버튼이 깔끔하고 명확하게 배치돼 있다. 제스처 입력은 애플의 손가락 입력보다 훨씬 더 사용하기 쉽다. 게다가 이 앱은 사용자가 쓰려고 하는 단어를 파악하고 오타를 수정해준다.
몇 가지 사용 예시는 다음과 같다.
• 왼쪽 쓸어 넘겨 삭제
• 오른쪽 쓸어 넘겨 띄어쓰기
• 마침표 찍으려면 오른쪽 두 번 클릭
• 단어 변경 및 줄 바꿈은 위 또는 아래로 쓸어 넘기기
• 디지털 크라운으로 특수문자 및 이모티콘 입력
실제 사용 경험은 어떤가?
필자는 지난 며칠 동안 이 앱을 사용해 봤다. 우선 애플워치의 기본적인 타이핑 방식을 개선해 준다는 점에서 꽤 만족스럽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시력이 좋지 않은 편이라 처음에는 워치페이스에 대고 타이핑하는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하면서 이 앱이 작성하려고 하는 내용을 바로 이해하고 빠르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앱은 사용자가 처음 누른 키보드 위치를 기준으로 작성 중인 단어를 파악한다. 즉 완전히 동떨어진 위치를 누른 것이 아니라면 사용자가 쓰려고 했던 단어로 즉각 수정해준다.
하지만 몇 가지 제약도 있다. 예를 들면 애플에서 서드파티 앱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메시지 앱에서 해당 키보드가 나타나지 않는다. 메시지에 회신하려면 메시지 앱을 닫고 계기판을 눌러 이 키보드 앱에 들어가 내용을 쓴 다음 보내야 한다. 아래의 영상에서 이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다음은?
플릭타입이 제스처 방식의 애플워치용 키보드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서 타사 앱에서 키보드를 지원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API를 제공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베어(Bear)’, ‘처프 포 트위터(Chirp for Twitter)’ 등의 앱에서 이 키보드 앱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오픈소스로 공개된 ‘플렉시(Fleksy)’ 키보드의 코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플렉시 키보드는 웹 접근성을 위한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인기가 많았다. 2016년 핀터레스트에 의해 인수됐다).
이처럼 접근성을 주요하게 고려하므로 해당 앱은 애플워치 사용자에게 유용한 대체 키보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정확한 글자 선택이 아니라 거의 정확한 제스처 기반 입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작은 화면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애플워치의 편리한 동반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미래에는 이러한 툴이 가상으로 전환돼 사용될 것이다. 예를 들면 사용자가 증강현실(AR) 글래스를 쓰고 가상 키보드를 제스처로 타이핑하는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
그 말인즉슨 키보드가 언젠간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 Jonny Evans는 1999년부터 애플과 기술에 대해 저술해온 전문 기고가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