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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통제 vs. 영향력 : 오픈소스가 가야 할 길은?

2012.11.20 Simon Phipps  |  InfoWorld
얼핏 보면 음악 산업이 과거의 풍족했던 시절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돈을 내지 않고 음악을 다운로드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응징하지 못한 데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이 맞는 이야기라면 불법 콘텐트 다운로더에게 가혹한 처벌을 내린 일본에서 음악 산업의 매출이 하락한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오픈 소스에도 이것과 똑 같은 반전 효과가 적용된다. 벤더가 코드를 엄격히 통제하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가 대부분 제대로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이선스가 느슨한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라이선스에서 요구하지도 않는) 코드 기여가 여전히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 두 가지 사례에서 드러난 인간의 반응 체계는 복합적이며 서로 연관돼 있다. 음악 쪽을 보자. 물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음악을 훔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일본의 예(다른 비슷한 예도 많다)는 실제로 음악에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다른 다운로드 행위에도 참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팬이 될 수 있다'는 자유에 대한 확신이 위협을 당하면 이들은 음악에 돈을 덜 쓴다. 더 큰 수익을 추구하는 행위가 오히려 수익을 위태롭게 만드는 것이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즉각적인 인과 관계에 집중하면(수익을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제약을 강화하는 것) 의도하지 않은 결과에 직면하게 되며 더 크고 계통적인 목표, 즉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건강한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는 목표를 잃게 된다.
 
원인과 결과에 대한 두 가지 철학
원인과 결과에 대한 시각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직접적인 인과성을 중시한다. 눈으로 보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른 하나는 계통적인 인과성을 중시한다. 결과는 길고 복합적인 상호 연관된 원인-결과 사슬에 의해 결정된다. 대부분의 경우 두 가지 시각 모두 맞다. 따라서 현실적인 상황에서는 이 둘의 차이를 보기가 어렵다. 두 가지 시각 모두 행동의 기준을 정하고 결과를 예측하는 데 있어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으며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초점을 맞추기 위한 렌즈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직접 인과성은 과거에 대한 해석 렌즈, 미래에 대한 예측 렌즈로 명료하게 적용된다. 사람은 원인 주변에 명확한 원을 그린 다음 그 결과까지 굵은 선을 그어 원인과 결과를 이을 수 있을 때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 사람들은 여러 개의 명확한 원과 굵은 선으로 구성된 긴 사슬을 그릴 수 있는 체스 선수를 보며 감탄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원인과 결과의 사슬을 계산할 수 있는 능력은 겨우 몇 단계 정도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시스템의 경우 명료하지 않은 원인과 결과로 구성된 긴 사슬이 존재한다. 여기서는 개별 단계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무의미하다. 진화, 국가 경제, 지구 온난화, 테러에 대한 동기 부여 등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계통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이러한 경우 개인이 스스로 직접 증명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서는 올바른 선택을 하기가 어렵다. 특히 '저돌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은 전체를 보고 계산할 수도 없는 더 큰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지금 보이는 것에 대해 역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잘 납득하지 못하므로 이러한 시스템을 어렵게 느낀다.
 
생각이 직접적인 인과성에 지배될 경우 사람들은 원인을 통제하려 든다. 생각이 계통적인 인과성에 지배될 경우 사람들은 원인과 결과가 복잡하게 얽힌 그물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 비교적 단순한 상황에서는 두 가지 생각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계통적인 인과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모든 원인에는 직접적인 결과가 있지만 그것이 유일한 결과라는 믿음은 갈수록 더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얻고자 하는 결과까지의 거리가 짧고 그 결과가 유일하게 유의미한 결과라면 당연히 통제가 적합하다. 그러나 원하는 결과까지의 거리가 길고 그 사이에 많은 연결점이 있다면 다른 참가자들과 협력하고 통제보다 영향력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원인, 결과, 오픈 소스 라이선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라이선싱에 대해 BSD적인(자유방임적인) 방식이 GNU적인(카피레프트 기반) 방식보다 나은가를 두고 벌어지는 끝없는 논쟁의 중심에는 바로 직접적인 인과성과 계통적인 인과성 간의 긴장이 존재한다.
 
GNU적인 시각은 직접적인 인과성을 중시한다. 소프트웨어 사용자의 자유가 중요하므로 모든 사용자가 코드에 대해 자신이 개선한 부분을 공유하도록 하는 직접적인 강제력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GNU 일반 공공 라이선스(GPL)는 변경 사항의 게시 범위를 이전 프로젝트에서 직접적으로 승계된 파일에 국한하지 않고 배포된 바이너리 프로그램에 해당하는 모든 소스로 규정함으로써 이러한 견해를 강제한다. 이러한 시각에서는 라이선스 조건을 지키고 강제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반면 BSD적인 시각은 계통적이다. 혁신적인 코드 사용자는 자신이 개선한 부분을 공동체에 기여할 것이고, 그러면 커뮤니티가 공동으로 그것을 유지해 나가고, 혁신가는 거기서 벗어나 다른 일에 시간을 쓸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시각에서 보면 독점적인 소프트웨어 사용이 결국에는 공동체에 대한 기여로 이어진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그만큼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파치 라이선스 버전 2는 라이선스 대상 코드 사용에 대해 거의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으며 모든 코드가 공개되어야 한다는 요구 사항도 없다. 이 시각에서는 일체의 대상이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자유방임적인 견해를 갖는다. 이러한 무관심에 대한 주장이 강할수록 이 시각은 더 확고해진다.
 
두 가지 시각에 대한 논쟁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두 가지 중 어느 한 쪽이 진실을 독점하지는 않는다. 두 가지 방식은 제각기 장단점이 있고 어느 시각을 선택하느냐는 다양한 상황의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둘 중 하나로 결정하기 위해서는 라이선스 대상이 되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고려해야 한다. 필자는 그 중간 지점(모질라 퍼블릭 라이선스 v2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느슨한 카피레프트 라이선싱)이 최적의 타협점이라고 믿는다. 라이선스를 선택하는 커뮤니티는 누군가의 기여를 기대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기대를 피해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여지를 남겨둔다.
 
직접 인과성과 계통적 인과성 사이의 긴장이 토론에 의해 해소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여기에는 단순한 논리보다 더 깊은 힘이 작용한다. 오픈 소스와 음악 산업이 시장의 현실을 직시한다면 점진적인 변화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물같이 얽힌 사회의 중심에 위치한 이러한 복잡한 시스템에서는 통제를 내주고 영향력을 얻어야 한다. 통제는 회피가 가능하지만 영향력은 원하는 결과를 얻게 해준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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