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연륜, 경험 살려야
현재 하나금융그룹의 IT 시스템은 IT 자회사는 하나아이앤에스가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09년 7월 하나INS의 설립과 함께 IT 직원들이 하나아이앤에스로 전적됐다. 김지은 상무 역시 겸직 중이다. 그에게 이와 관련한 장점과 단점을 물었다.
“IT는 분명히 장치 산업이며 인프라 산업입니다. 통합을 통해 시너지를 내거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요인이 많습니다. 일단 구매 혁신에서 시너지가 가능합니다.”
커리어 패스나 교육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고 김 상무는 강조했다. “현재는 3년 전적 옵션 등에 있어 상호 교류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향후에 증권과 은행 등에서 상호 인적 교류가 원활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개인적으로 증권사에서의 IT 업무 경력보다는 IT 전문회사에서의 커리어 패스에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상무는 말을 이어나갔다. “IT는 다른 분야보다 경험과 노하우가 더 필요한 분야입니다. 운영이나 관리와 같은 업무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회사 인력 구조로 인해, 단순히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퇴직시키기 보다는 노하우를 살려 전문 능력을 더욱 강화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룹 차원에서 IT가 통합돼 있으면 이러한 발전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김지은 상무는 이어 CIO로서, 그리고 평생을 IT에 몸담아온 일원으로서 IT 인력들이 조기 퇴출하는 사회적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나이 들면서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명예퇴직으로 이어지는 오늘날의 현상이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IT 인력을 양성해 역량을 키우기까지 투여되는 비용과 시간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그리고 경험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연륜의 가치는 그야말로 큽니다. IT 분야에서만큼은 정년 때까지 노하우와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역할을 만들어내고 그런 역할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CIO로서 가진 꿈 중 하나입니다.”
이를 위한 분석도 김지은 상무는 제시했다. 본질적으로 지금까지의 CIO들을 비롯한 IT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는 설명이다. IT 분야의 인력이 제대로 된 가치와 대우를 인정 받지 못하는 것은 IT 기성세대 스스로 제대로 된 가치와 가격을 인정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는 풀이했다.
“외국 소프트웨어 벤더들은 매년 유지보수비를 1~2%씩 인상합니다. 이들이 독점적인 위치를 이용하는 측면도 사실 있지만 유지보수비가 시간에 따라 올라가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다수 회사는 매년 유지보수비 계약 갱신 시 깎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흐뭇해 합니다. 우리나라 IT가, 벤처가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IT 기성세대 스스로 IT의 가치를 올바르게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 잇달아 발생했던 금융권 IT 문제의 이면에도 같은 원인이 자리잡고 있을 것입니다.”
CIO의 덕목은 ‘소통과 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