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급 메모리(Storage Class Memory, SCM)가 종국에는 고속 스토리지 미디어로써 플래시 메모리를 대체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SCM은 플래시 메모리처럼 내용을 보존할 수 있지만, 속도는 DRAM인 메모리를 말한다.
HPE 3PAR 사업부 총괄 책임자인 이반 야나코네는 “물론 하룻밤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실현 가능한 방안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며, 결국은 SCM이 자리를 넘겨받을 것이다. 아마도 10년 안에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용량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SCM은 아직 플래시보다 4배나 비싸다. 현재 SCM을 만들고 있는 업체도 인텔과 삼성 두 곳뿐이다. 인텔은 옵테인(Optane) 브랜드로 기업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HPE은 인텔의 옵테인 제품을 자사 스토리지에 사용한다.
삼성의 Z-SSD는 현재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며, 올해 하반기에 OEM 업체에 시제품을 출하할 예정이다. 도시바와 웨스턴 디지털 역시 자체 SCM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야나코네는 SCM이 사용하는 NVMe 프로토콜이 현재 스토리지 어레이에 주로 사용되는 SCSI/SAS 인터페이스도 대체할 것으로 본다. 야나코네는 “사실 NVMe가 메모리와 통하는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다. SCM은 낮은 지연시간으로 좀 더 메모리처럼 동작한다”라고 설명했다.
플래시 메모리의 설계에 내재된 한계도 이런 격차에 한몫한다. 플래시의 성능과 지연 문제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새로 쓰기 작업을 위한 가비지 컬렉션이다. 플래시 드라이브는 덮어쓰기가 안된다. 일단은 다른 블록에 데이터를 기록하고, 오래된 파일은 나중에 디스크 입출력이 적을 때 삭제하는 방식이다. 이런 플래시의 동작 방식은 항상 기존 데이터를 청소해야 하기 때문에 불안정성의 원인이 된다.
SCM은 파일을 덮어쓰기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기록 시간이 훨씬 빠르다. SCM의 데이터 기록 시간은 10ms 정도로 100ms의 NAND 플래시와는 차이가 크다. 여기에 미디어를 최적화하기 위한 백그라운드 작업도 없기 때문에 미디어의 불확실성도 없다.
인텔은 옵테인을 여러 폼팩터로 판매한다. 3PAR는 인텔 옵테인 제품을 서버 내장형보다는 스토리지 어레이용 PCIe 애드인 카드로 제공하는데, SSD와 서버 메모리 간의 캐시 역할을 한다. 3PAR는 약 3TB의 SCM을 추가해 오라클 벤치마크에서 30%의 성능 향상을 이루었다. 비용은 약 5% 정도가 증가했다.
야나코네는 장기적으로 SCM이 물리적인 위치로부터 분리되어 여러 스토리지 어레이의 캐시 역할을 하고, 다른 모든 스토리지 어레이가 SCM을 탑재한 어레이와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야나코네는 “SCM은 아직은 꽤 비싸다. 캐시 계층으로 사용하고, 지능적인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SCM 가격이 내려가 좀 더 현실성 있는 플래시 대체재가 되면, 사용례도 나눠질 것이다. 대용량 스토리지용으로 용량 대비 가격이 중요한 계층이 있고, 입출력 성능이 중요한 성능 중심 계층이 생길 것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