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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 / 경력관리

인터뷰 | '숲을 보는 IT 전문가' 김성근 중앙대 교수

2011.10.13 천신응  |  CIO KR
정보와 데이터, 아키텍처를 총괄하는 이가 CIO라면, 사실 기업에만 CIO의 존재이유를 한정지을 필요는 없다. 공공기관에도 비영리 단체에도 누군가는 정보와 데이터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 또한 예외가 아니다.

중앙대학교 김성근 교수는 CIO가 아니면서도 CIO 세계에 그 누구보다 깊숙이 관련돼 있는 인사다.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및 전자정부특별위원회 등의 조직에서 활동하며 국가 정보화 및 전자정부에 대한 방향성을 수립하는 한편,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전자CIO협의회 부회장, 한국CIO포럼 대표간사, 한국데이타베이스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활발한 CIO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보', '데이터', '정책', 'CIO' 등등의 개별 나무로 이뤄진 숲이 있다면, 그 전체 풍경을 조망하는 인물인 셈이다. 김성근 교수의 서초동 사무실에서 그와 만났다.

"어떻게 하면 경영진들이 IT 이슈를 중대한 과제로, 미래를 좌우하는 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에 대해 강조해왔습니다. 기업의 경영진들이 관건이라고 봅니다. 미력이나마 여기에 제 역량을 보태려고 합니다."

김성근 교수로부터 IT와 CIO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일이란 개인적으로 무척 즐거운 경험이었다. 우리나라 정부의 전체 IT 전략에 대해, CIO를 둘러싼 생태계의 지형도와 나아갈 바에 대해 이렇게 폭넓게 고민하는 전문가가 또 있을까?

사실 개별 CIO들에게는 개별 기업의 현안이 더 큰 문제다. 또 CIO가 직접 IT와 CIO의 중요성, 위상, 사회적 인식 등에 대해 대외적으로 언급하기란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딱 좋은 행보다. 대외활동이나 CIO 커뮤니티에서의 활동보다는 묵묵히 현업에 집중하는 CIO들이 많은 이유다.

그러나 김성근 교수는 달랐다. IT, 정보, 데이터, 거버넌스, CIO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러한 주제들이 기업과 국가, 경제 전반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학자 특유의 중립적인 단어들을 통해 설명해나갔다. CIO 미디어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단비같은 발언이었다.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CIO를 만나다보면 해외의 상황과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 PR이나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적고 기업이나 사회로부터의 대우도 다릅니다. 이런 상황이 변화할 수 있을까요?"

김성근 교수는 현상에 동의한다면서 답변을 풀어나갔다. 먼저 상황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

"국내와 해외의 차이점이라면 먼저 목표 설정에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주어진 기간 내 달성해야 할 미션이 부여되고 그에 대한 결과를 통해 성패가 판단됩니다. 목표지향적인 개념이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목표지향적으로 보직을 받는 경우가 드믑니다. 주어진 미션보다는 누군가 해야 하니 IT 부서 시니어가 맡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다보니 아무리 잘해도 보여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애초에 목표가 분명하지 않았으니까 그렇습니다. '지난 3년 간 CIO가 뭐했지? 관리나 잘했네'라는 평가가 나오는 겁니다."

그는 즉 CIO의 중요성이 인정받고 위상이 올라가면서 미션 중심적 영입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IO를 목표 중심적으로 임명하고 성패를 파악하는 관행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문화가 정착되면 CIO들의 커리어패스가 변화할 것이며 자신에 대한 PR과 브랜딩에 대한 필요성이 생겨날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그리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CIO에게 정확한 미션이 부여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는 경제 구조가 있습니다. IT는 기업의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재벌 총수의 치부나 민감한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겁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CIO를 외부에서 영입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즉 산업구조 탓도 있다고 봅니다."

이어 김 교수는 결국 관건은 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인식 변화라고 강조했다. "CIO가 어떤 존재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자신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CEO가 파악해야 합니다. 지금 상황은 CEO들이 CIO에 대해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CEO들의 인식이 변화해야 CIO의 위상이 해외수준으로 향상될 수 있을 것입니다."

CIO들을 위한 주문도 이어졌다. "IT 관리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IT를 아는 사람은, 아키텍처와 패러다임 구축 등에 특히 능합니다. 이러한 플러스 알파를 실제로 입증해야 합니다. 이런 작업을 통해서 CIO의 영역이 넓어지는 것입니다. 다행히 CIO의 위상이 높은 금융 산업에서는 CIO가 COO나 CEO로 승진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지식경제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비즈니스와 IT 영역 사이의 데이터가 원활히 유통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비단 금융 업계 뿐 아니라 모든 사업 분야에서 CIO의 역할이 강조되는 추세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픈 거버먼트
그렇다면 국가는 어떨까? 국가 차원에서 국가의 주요 IT 정책과 방향을 수립하는 업무를 진행해온 전문가라는 점에서 범국가적 IT 전략에 대한 의견이 궁금했다. 그는 '데이터'를 먼저 언급했다..

"산업 사회에서는 제품 기획에서 생산에 이르는 사이클이 길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사이클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줄일수록 실패할 확률이 줄어들고 왜곡도 줄어듭니다. 국가 정책 수립 과정에도 접목돼야 합니다."

그는 부동산 정책을 일례로 들었다. 신규 대출 억제 등의 정책을 펼쳤을 때 6개월 후 왜곡된 결과가 나오고 이를 다시 보완하는 정책을 내놓으면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나는 등 우왕좌왕하다 사태가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분야의 의사결정 행태는 기업보다 뒤쳐져 있습니다. 현상을 센싱하는 체계도 없고 정보 공유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고 궁극적으로 공공분야의 스테이크 홀더인 국민에서 빠르게 전달되는 구조가 갖춰져야 합니다."

그는 이를 위해 오픈 거버넌트, 구체적으로는 data.gov와 같은 정보 공개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최근의 저축은행사태 등도 이러한 투명성이 확보됐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문제라고 언급했다.

"지금은 데이터가 차단돼 있습니다. 현장에서 수집되지 않고, 수집된다고 해도 보기 좋은 정보만 공개합니다. 부서가 공유도 안되고 있죠. 데이터의 소유권은 국민과 기업들에게 있다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정부의 혁신도 데이터 관점에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김성근 교수는 인터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CIO를 위한 주문을 남겼다. 이를테면 IDG의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CEO들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면 어떻겠냐는 당부였다.

"CEO가 '왜 우리는 그렇게 못합니까?', '이렇게 하려면 뭐가 필요합니까?'와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으면 문제의 절반은 해결된 것입니다. CIO들만 보는 콘텐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CEO가 볼 수 있는 콘텐츠, CEO에게도 전달될 수 있는 콘텐츠 네트워크를 만들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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