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canvas

CIO / 리더십|조직관리

'방임과 다르다' CIO 3인이 전하는 위임 노하우

2023.01.25 Robert Mitchell  |  CIO
디지털 전환을 책임진 CIO의 어깨가 무겁다. 기술은 물론 재무와 관련된 결정 권한을 위임해 짐을 덜 때다. 
 
ⓒGetty Images Bank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의 CIO 엘리자베스 해켄슨이 IT 팀에게 더 많은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하기로 결정한 데는 크게 두 가지 계기가 있었다. 그는 "팬데믹이 성행하는 동안 직원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일이 많아졌다"라고 설명했다. 100개가 넘는 국가에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CIO 엘리자베스 해켄슨. ⓒSchneider Electric

더 중요한 계기는 디지털 전환이었다. 의사 결정의 속도를 높여야 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IT 팀은 기술 관련 예산을 승인받는 절차를 간소화하고 관리자와 직원이 회사의 ‘권한 위임 경로(delegation of authority pathways)’ 프레임워크 안에서 최대한 많은 결정을 내리도록 굳은 신뢰를 내비쳤다. 

팬데믹 기간 18개월 동안 운영을 중단했던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Royal Carribean Cruises)는 초기에 의사결정 권한을 회수하며 오히려 반대로 갔다. 하지만 이제 회사는 달라졌다. 회사는 기술 및 지출 관련 결정을 위임하는 프레임워크를 갖췄으며, 대부분 결정이 상대적으로 더 낮은 직급에서 이루어진다. CIO 마사 폴터는 “팀의 의사결정 속도를 늦추면 안 된다다는 걸 깨달았다. 지속적이고 빠른 거버넌스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 CIO 마사 폴터. ⓒRoyal Carribean Cruises

가트너의 부사장이자 애널리스트인 다니엘 산체스 레이나는 기업이 기술적인 결정뿐만 아니라 재무적인 결정에 대한 권한도 위임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점을 주목할만한 추세로 꼽았다. 그는 “원래 CIO는 기술적인 결정만 위임하곤 했다”라며 “대다수 CIO에게 재무 관련 결정은 미결 상태로 남는다”라고 말했다. 

팬데믹 덕분에 많은 기업이 의사 결정을 위임하는 경향을 띠긴 했지만, 결국 재무 관련 사안은 여전히 중앙 집중식으로 최종 결정 났다. 안 그래도 복잡한 다중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기업에서 권한을 위임하는 것을 망설이면 일 처리가 길어지고, 직원은 지치는 등 병목 현상을 일으킨다. 

PwC의 최고 제품 및 기술 책임자인 조 앳킨슨은 이가 비즈니스 디지털화에 문제가 된다고 얘기했다. 그는 "IT 팀은 신속하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달성해야 안다는 압박을 항상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CIO가 재무적 결정을 위임하는 걸 망설이는 이유는 잘못된 의사결정과 통제력 상실로 인한 실패를 두려워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산체스 레이나는 “CIO가 모든 재무 관련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다. 특히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이 아닐 때는 더욱더 그렇다”라고 언급했다. 단지 가시성이 필요할 뿐이다. 
 

통제권 놓아주기: 위험보다 큰 보상

퀄컴의 수석 부사장이자 CIO인 시스코 산체스는 더 많은 권한을 위임하면 직원들이 주인 의식과 책임감을 더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퀄컴도 점차 권한 위임을 확대하는 중이다. 그는 “업무의 품질이 높아지고 팀 문화가 더 공고해졌다. 의사결정 권한을 더 많이 위임할수록 잠재적 리더가 능력을 발휘하고 그에 따른 승진 기회를 얻을 기회도 늘어난다”라며 “통제권은 놔줄수록 더 많이 돌아온다”라고 설명했다. 
 
퀄컴 SVP & CIO 시스코 산체스. ⓒQualcomm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잘못된 결정이라도 직접 해보는 게 낫다. 그렇지 않으면 조직이 너무 느려진다”라고 말했다. 

CIO는 잘못된 의사결정이 초래할 수도 있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여러 조처를 할 수 있다. 위임받은 담당자가 올바른 기술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임을 확인해야 함은 물론이고 전체 비즈니스 목표에 들어맞는 구조적인 의사결정 프레임워크를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앳킨슨은 가장 큰 걱정거리 중의 하나가 사이버 보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기술 환경을 배포할 때 의사 결정을 위임하면 사이버 보안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말했다. CIO는 표준을 수립하고 의사 결정에 협업해 이러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로얄 캐이비안의 폴터는 위험을 줄이는 데 있어 팀워크를 핵심 요소로 꼽았다. 그는 보안 팀이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 인프라 및 기타 담당자로 이루어진 의사결정 팀 중 일부일 뿐이라고 강조하며 자기 영역을 넘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율성을 모두에게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앳킨슨은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이 잘못된 결정을 내릴 위험도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기술에 더 익숙하다는 이유로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는 “이들은 자신의 결정이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처 알지 못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총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는 CIO가 권한을 잘 위임하지 않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보통 권한 위임은 괜찮은 결과를 낳을 때가 더 많다. 그렇더라도 리더는 권한을 위임하는 관리자나 직원을 단단히 대비시켜야 한다. 앳킨슨은 “팀에 충분한 지침을 내리지 않은 채 의사결정 권한을 나누어주면 안 된다.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라고 당부했다. 

산체스 레이나는 궁극적으로 위임이 가져다주는 이점이 위험을 능가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CIO는 더 전략적인 비즈니스 목표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CIO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더라도 부하 직원이 실패하도록 여지를 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폴터는 위험을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위임 권한의 핵심은 회사의 리스크 수용범위(risk appetite)를 시험해보고 리더와 직원들에게 결정 권한을 행사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행하기: 결정 프레임워크 및 제한범위 설정

대부분 CIO는 의사 결정 권한을 나눌 때 부하 직원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일련의 프레임워크와 제한범위를 정해준다. 예를 들어 산체는 직급에 따라 재무 결정에 대한 지출 한도를 설정한다. 

그는 “위임받은 직원에게 많은 교육을 하며 정말 확신이 없을 때 구조 요청을 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의사결정자들이 점점 익숙해질수록 도움을 요청하는 수가 줄어든다. 그는 “회사는 직원들이 결정을 내릴 때 따라야 하는 가이드라인와 제한사항을 정확히 이해하고 정말 힘들 때 도움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라며 “언제든지 회사가 뒤를 지키고 있다는 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폴터는 로얄 캐리비안도 지출 한도를 정해놓음은 제품 기능과 같이 쉽게 위임할 수 있는 ‘미시적 의사 결정(micro decisions)’와 영향력이 큰 ‘거시적 의사 결정(macro decisions)’를 구별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아키텍처 관련 문제가 있는가?’, ‘기술적 영향은 무엇인가?’, ‘효율성을 창출하고 있는가?’와 같은 질문을 하며 해당 결정이 기업에 끼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한다. 이런 장기적 결정에는 리더십이 확실히 개입한다. 

로얄 캐리비안은 이 프레임워크 안에서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지 않는다. 폴터는 “의사 결정에 대한 정책을 만드는 대신 가시성을 높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리더십 팀은 프로젝트가 시작할 때 의견을 내지만 그 외에는 승인 절차에 개입하지 않는다. 그는 “처음 대화를 나눈 후 추가적으로 개입해야 하는지 판단한다. 다시 개입하기 전까지 얼마나 일을 진행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위험이 큰 프로젝트라면 다시 확인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경우 팀을 믿고 내버려 둔다”라고 말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더 확고한 의사 결정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해켄슨은 모두가 따라야 하는 의사 결정 경로를 설정했다. 그는 “아키텍처, 벤더, 전략적 파트너에 대한 명확한 규칙을 가지고 있다. 기대와 선택지를 확실히 해두려고 한다. 주어진 선택지 안에서 결정을 내리는 한 관여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슈나이더는 IT 팀 직원과 비즈니스 운영 측 직원을 짝지어 일을 맡기기도 한다. 그는 회사가 파워 커플(power couples)라고 부르는 이 팀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기도 한다. 

초기에 해킨슨과 다른 경영진은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의사 결정 권한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하지만 매일 진행되는 세부사항에 관여하지 않아 월별이나 분기별로 열리는 미팅에서 현황을 파악하는 데 시간 대부분을 허비해야 했다. 막상 결정을 내릴 시간이 별로 없었다. 

해킨슨은 “경영진이 일을 지연시키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파워 커플에게 결정 권한을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나의 커리어에서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위임해 뒤로 물러난 적은 처음이었다. 걱정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옳은 결정이었다. 직원들이 일에 대한 주체성과 책임감을 더 많이 느껴 직장 만족도가 크게 올라갔다”라고 전했다. 
 

더 많은 권한을 위임하되, 현명하게 

PwC의 앳킨슨은 대부분 CIO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면서 더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CIO의 통제 범위가 계속 확대되고 있어 더 많은 권한을 위임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제는 위험을 줄이고 수용하는 동시에 더 큰 책임감과 사명감에 가득 차 신속하게 일하는 팀을 만드는 일이다. 

해킨슨은 “CIO가 가장 힘들어하는 일이 바로 뒤로 물러나 직원들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모든 결정에 관여해야 한다고 느끼지만 결국 그렇게 할 수 없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라고 언급했다. 

위임에 따른 위험을 줄이려면 명확한 의사 결정 프레임워크를 마련해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술, 재무 관련 의사 결정에 대한 경계를 설정하고, 가시성을 유지해야 한다. 산체스 레이나는 “기술 및 재무 의사결정에 대한 의사 결정 차트를 만들면 좋다. 5~6개에 달하는 직급이 있으면 각 직급마다 별도의 의사결정 정책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산체스는 의사 결정 권한을 위임할 때 집중해야 하는 것은 리더십뿐만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상위 직급에서 시작하더라도 최대 속도를 원한다면 아래 끝까지 밀고 내려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들이 팀 미션을 이해하고 다른 팀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다른 이들이 감수하고 싶어 하지 않는 위험을 파악하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그는 "꼭 직접 맡아야 할 부분만 챙기고 나머지는 위임하라. 위임받은 사람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릴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ciokr@idg.co.kr
CIO Korea 뉴스레터 및 IT 트랜드 보고서 무료 구독하기
추천 테크라이브러리

회사명:한국IDG 제호: CIO Korea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등록번호 : 서울 아01641 등록발행일자 : 2011년 05월 27일

발행인 : 박형미 편집인 : 천신응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