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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 기업 일루미나의 CIO 카리사 롤린스가 전하는 IT-비즈니스 정렬 전략

2022.12.05 Martha Heller  |  CIO
연구 및 제조 중심 회사였던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 일루미나는 소비자 건강관리 산업에 진출하려 한다. 올해 부임한 CIO 카리사 롤린스가 이 전환을 돕기 위해 그가 도입한 역량 관리 모델(capabilities management model)에 대해 설명했다. 
 
ⓒIllumina
















이제 IT 팀의 역할이 수동적인 IT 기술직(order-taker)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은 상식이 됐다. 이에 따라 CIO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다. IT 부서 안에 사업부 관계를 전담하는 자리를 따로 만들어봤고, “이제 IT도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라고 설파해봤다. 영향력, 능동성, 사업 감각을(business acumen)에 대해 얘기하는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도 안 해봤을 리 없다. 

이런 시도는 분명히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IT 팀을 완전히 바꾸기엔 부족했다. 물론 5년 전에 비하면 요즘 IT 팀이 사업부와 훨씬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토록 큰 변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날 수 없다. IT 팀원들은 대게 기술적 역량을 키우느라 대부분 시간을 할애한 내향적인 사람이다. 이런 직원들이 짧은 시간 안에 마케팅, 운영, 공급망 관리, 재무 등에 눈을 뜨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동시에 소프트웨어가 오늘날 사업의 핵심 요소가 되면서 기업들이 점점 시간에 쫓기고 있다. IT 팀이 사업 역량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갖추도록 도우려면 CIO는 무엇을 해야할까? 여러 방법 중 하나는 역량 관리 모델(capabilities management model)이다. 이 모델은 IT-비즈니스 통합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4월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 일루미나(Illumina)의 CIO가 된 카리사 롤린스는 이 모델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규모가 50억 달러에 달하는 일루미나는 R&D 및 제조업에서 임상 기반 유전자 건강(genomic health) 산업으로 진출하려고 한다. 롤린스는 역량 관리 모델이 사업 성장을 비롯해 환자 관리에 중심축이 되리라 믿는다. 

그는 “일루미나는 연구 실험실에서 벗어나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산업의 현장으로 뛰어들려는 중이다. 의사들과 함께 고객이 유전자를 기반으로 자신의 건강을 이해하도록 돕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IT의 사업 효과를 가장 잘 나타내는 회사의 행보는 노바섹 엑스(NovaSeq X) 시리즈의 게놈 시퀀싱 장비다. 이 장비는 게놈 시퀀싱 처리 시간을 크게 단축시켰다. 

롤린스는 “노바섹 엑스는 엄청난 기술적 성과다. 이제 이 장비가 만들어 내는 데이터를 잘 활용해 효과적인 고객 경험을 만드는 일만 남았다”라고 말했다. 
 

IT 재조준

일루미나가 실험실 연구 중심의 회사에서 환자 중심 의료 산업 회사로 변모하면서 IT 팀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다. 사용자 데이터를 다룰 줄 알아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좋은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내야 한다. 비즈니스 솔루션의 공동 저자로 참여해야 한다는 뜻이다. 

롤린스는 “기존 IT 팀은 사업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데 너무 열중한 나머지 사업 자체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라며 “그래서 사업부가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얘기할 때 더 나은 방법이 있다고 역제안한 적이 거의 없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롤린스는 역량 모델 같은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 모델은 표준을 확립하고 섀도우 IT를 통제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부터 시작한다. 

그는 “표준과 시민 개발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라며 “오늘날같이 복잡한 환경에서 IT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순 없다. 그래서 표준이 필요하다. 동시에 시민 개발을 허용해야 한다. 이는 더 젊은 직원이 회사에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전개될, 피할 수 없는 변화이기도 하다. IT 팀의 지원을 기다리지 않고 RPA나 ML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테니 말이다”라고 말했다. 

RPA는 시민 개발의 핵심 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롤린스는 시민 개발을 허용하되 일관된 표준을 따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령 회사의 사업 파트너들은 IT 지식 없이 300개가 넘는 자동화 봇을 만들었다. 하지만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자 모두 무용지물이 됐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표준과 거버넌스를 확립하고 나면, 그다음 단계는 목표 역량을 명확히 정의하는 일이다. 자원을 어디에 더 쏟아부을지 정해야 한다.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을 위해 고객 셀프서비스에 더 투자해야 할까? 아니면 장비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IoT 기술에 더 투자해야 할까? 

롤린스는 “회사는 이미 표준 역량 지도(standard capability map)를 만들었다”라며 “이런 지도를 만들면 사업부와 논의해 같은 정상을 바라보고 있는지 확인한다. 지도가 끊임없이 수정되므로 이 과정은 계속 반복된다”라고 말했다. 

목표 역량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면 그다음 단계는 현재 투자 전략이 이와 어떻게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롤린스는 “어떤 역량에 자원을 얼마나 투자할지 정해지면, IT 팀은 이제 한 발짝 물러나 총체적인 사업 전략에 신경 쓸 수 있다”라며 “예컨대 왜 운송 관리에 비해 고객 셀프서비스에 이렇게 적은 자원이 투입되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이제야 IT 팀은 수동적인 IT 기술자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투자자처럼 생각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CTO가 나설 차례 

역량 모델의 마지막 단계는 역시나 전달(delivery) 혹은 출시(release)다. 롤린스는 “CIO로서 나의 가장 큰 임무 중 하나는 IT 팀과 사업부가 하나의 사업 전략을 향해 협업하는 로드맵을 깔아주는 일이다”라며 “이 일을 완수하면 이제 CTO에게 바톤을 넘길 차례다”라고 말했다. 

CTO 역할 또한 CIO처럼 다양하게 해석되고 정의된다. 적어도 일루미나라는 회사에서 CTO는 역량 로드맵을 지탱하는 플랫폼의 수석 설계자다. CTO는 API를 통해 파트너와 고객의 플랫폼을 통합해야 하는 임무를 맡는다. 롤린스는 “CTO는 오랫동안 재사용이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기술 표준을 확립해야 한다. 이와 함께 역량 관리 매니저가 IT 팀이 정확히 어떤 기능을 개발해야 하는지 명시해준다”라고 말했다. 

회사의 투자 전략과 일치하는 역량 모델과 이를 구축할 CTO까지 있다면, 이제 프로덕트 개발팀이 이를 현실화할 차례다. 롤린스는 “이때 필요한 역량 개발팀을 모두 가동하고 싶은 유혹이 찾아온다. 이를 잘 견뎌야 한다. 일단 시범 팀 형식으로 몇몇 영역만 개발을 해보는 게 바람직하다. 역량 개발팀이 일하는 방식이 예전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셀프서비스를 예로 들어 보자. 셀프서비스 팀의 역량 관리 매니저 역할은 고객 서비스 부서의 베테랑이 맡을 것이다. 매니저는 고객 피드백을 경청해 개발해야 할 소기능에 대한 로드맵을 만든다. 그다음 이를 구현하기 위해 수석 엔지니어를 팀에 영입한다. 수석 엔지니어는 설계부터 디자인, 그리고 테스팅까지 전 개발 과정을 도맡는다. 롤린스는 “이런 역할들은 이제 더 이상 격리되어 있지 않다. 이는 기존 IT 팀이 일하는 방식과 매우 다르다. 원래 IT 팀은 설계, 디자인, 테스팅 등의 과정을 모두 분업했다”하며 “하지만 역량 관리 모델에서는 리드 엔지니어가 총체적으로 이를 모두 이끈다. 프로젝트에 더 큰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롤린스는 역량 관리 모델의 과정 하나하나를 차례대로 밟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여러 단계가 함께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모델을 도입하기 시작하는 일이다. 롤린스는 “예를 들자면 역량 관리 모델에서 IT의 역할은 그저 웹사이트 하나를 만드는 것에서 웹사이트의 사용자 경험과 판매 전략까지 생각하는 것으로 바뀐다. 이제 CIO는 더 이상 기존 IT 모델로 미래를 맞이할 수 없다. IT 기능을 전달하는 데서 벗어나 역량을 전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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