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6

인터뷰 | “확장 가능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IT로부터 시작됩니다” 서비스나우 김규하 대표

Brian Cheon | CIO KR
도대체 언제적 ITSM인가? 십 수년 전 유행했던 ITSM이 아닌가? 이를 다루는 기업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업”이라고도 표현되는 ‘애플’과 비견될 수 있을까? 그러나 2020년 6월 미래에셋대우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의 애플이 될 기업”이라고 이 회사를 표현했다.

이뿐 아니다. 포춘지가 선정한 2018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 1위이자 2020년 50대 미래 유망 기업(The Future 50) 1위, 시가 총액 약 116조 원(2020년 12월 초 기준)으로 IBM(120조 원)을 위협하는 기업, 2012년 상장 이후 24배의 매출 향상을 기록한 기업, 고객사로부터의 계약 갱신율이 97%에 이르는 기업 등 이 회사에게는 진부한(?) IT 서비스 관리와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가 즐비하다. 바로 기업용 SaaS 삼대장 중 한 곳인 서비스나우(ServiceNow) 이야기다.

이러한 서비스나우가 2019년 11월 국내에 공식 진출한 가운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 CNS를 고객사이자 파트너로 확보했으며 작년 4월에는 국내 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 서비스나우는 국내 시장에서 어떤 가능성을 포착한 것일까? 회사의 주력 분야인 ITSM, 디지털 워크플로우 클라우드 플랫폼은 국내 기업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 김규하 서비스나우코리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IT 자체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하기, ‘DT for IT’가 필요한 시점
“오늘날 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현황을 살펴보면 반쪽짜리라는 표현도 과분합니다. 디지털화 측면에서 볼 때 전체 업무의 10%도 디지털 전환을 완료하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DT에 대한 피로감이 올라가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2020년 5월 서비스나우코리아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규하 대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현재에 대한 진단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수많은 기업이 인공지능, 클라우드, 데브옵스 등부터 혁신 문화 구축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시도를 했지만, 정작 전체 비즈니스를 트랜스포메이션할 정도의 변화를 이끌어낸 사례는 드물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특히 전통적인 기성 기업들의 경우 소소한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시험 삼아 만들어보는 수준에 그치곤 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닙니다. 글로벌에서도 손꼽히는 한 금융 기업은 10만 양병설을 방불케 하는 디지털화 전략을 펼쳤습니다. 개발자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달려가 몇 만 명의 개발자를 확보했으며, 연간 30억 달러를 신규 디지털 프로젝트에 쏟아 부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 평가 결과 원하는 수준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달성한 업무 시스템이 전체의 10%를 넘지 못했습니다.”

김규하 대표에 따르면 이러한 현실에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기업의 백본에 해당하는 IT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에 마련했던 기업의 각종 IT 서비스 혁신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십 수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오히려 각종 잡다한 확장과 통합 과정에서 비효율이 증폭됐다고도 볼 수 있다.

“수많은 비즈니스 현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혁신이 미뤄졌습니다. 그리고 이는 비즈니스 중추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비즈니스 부서의 사소한 요구에 대응하는 데 6개월씩 걸리게 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IT 자산,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마스터 데이터는 어떻습니까?’, ‘인프라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의 연관 관계는?’, ‘장애가 생겼을 때 영향을 받는 사용자는?’, ‘업데이트 상태는?’, ‘컴플라이언스 준수 여부는?’ 등 기업 IT가 제대로 동작하는지를 묻는 기본적인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IT 리더들이 그리 많지 않다고 봅니다.”

김규하 대표는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IT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IT 서비스의 품질과 직원 경험에 미치는 중요성, 회사에 성과에 미치는 영향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것. 꽁꽁 숨겨가며 어찌어찌 운영해왔던 각 기업의 IT 실태를 기업 내 모든 구성원이 알게 됐다는 이야기다.

“이메일과 엑셀을 이용하는 것은 IT가 아닙니다. 그것들은 그저 각 직원들의 업무 도구일 뿐입니다. 기업 전체의 비즈니스 플로우가 디지털화되고 단일 IT 플랫폼, 싱글 데이터 모델에서 기업의 여러 IT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가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기업의 중추이자 신경망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으며, 비즈니스 나머지 90%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아마 IT 전문가분들은 소속 기업의 IT 자체에 효율화, 자동화될 여지가 대단히 많다는 점에 동의하실 겁니다.”

IT 플랫폼화, ESM(Enterprise Service Management)의 기대 효과
그러나 그간 기업 대부분의 IT 플랫폼이 제대로 된 가지치기 없이 운영 자체에 급급했던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일단 너무 복잡하다. 수많은 그러면서도 긴급한 비즈니스 요구에 맞춰 각종 IT 서비스를 개발 또는 도입하고, 확장해온 탓에 어지간한 기업의 IT 서비스 아키텍처는 꼬인 실타래 같은 형국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는 절대 못 바꿔요’라는 넋두리가 나오기 마련이다.

제한된 개발 역량 또한 문제다. 소중한 개발 자원을 IT 현대화에 쓸 여력이 없다. 그나마 있는 개발 역량은 각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 현업 부서의 긴급 프로젝트에 차출당한 지 오래다. 더불어 명분도 문제가 된다. IT를 현대화한다는 명목으로 예산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 경영진과 현업 입장에서는 ‘그동안 뭐했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서비스나우가 기록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기업의 IT 서비스 관리를 높은 완성도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함으로써 혁신성은 물론, 비용 효율성, 조직 효율성, 안정성까지 도모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미 아마존, IBM과 같은 전 세계 주요 IT 기업 및 정부 기관 다수에서 서비스나우를 도입해 이용하고 있습니다.”

김규하 대표는 기업 IT 부문이 겪는 어려움으로 ‘통합’을 언급했다. IT 서비스란 무언가를 연결해 통합한 것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이러한 통합 작업은 늘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하기 마련이다. 그는 서비스나우의 클라우드 솔루션이 바로 그러한 작업을 대신한다고 설명했다.

“16년째 IT 서비스 SaaS 기업으로서 ‘IT 맛집’을 운영하다 보니 통합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입니다. 공통 데이터 모델과 끊김 없는 워크플로우를 구현함으로써 ‘플랫폼들의 플랫폼(Platform of Platforms)’으로 기능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혁신성과 안정성, 적용성을 모두 잡을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고객 기업들이 손에 잡히는 가치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김규하 대표는 서비스나우의 인수 정책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서비스나우의 경우 다른 기업을 인수할 때 싱글 플랫폼과 싱글 데이터 모델을 위해 ‘코드를 버린다’는 것. 다른 기업들도 ‘싱글 플랫폼’을 언급하곤 하지만, DB나 WAS 정도만 표준화하는 데 그치는 반면, 서비스나우는 인수한 업체의 엔지니어링, 연구 인력과 지적자산(IP)만 남기고 서비스나우 플랫폼상에서 코드를 새로 작성하는 파격적인 접근법을 취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즉 고객 기업들은 하나의 단일 코드 베이스 데이터 모델이 제공하는 혜택을 그대로 누릴 수 있습니다. 이에 기반해 서비스나우는 이제 ITSM을 넘어 ESM(Enterprise Service Management)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업의 IT 서비스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원하는 기업들이 추구하는 방향이기도 합니다.”

“IT 인력, 비즈니스 혁신 인력으로 거듭날 기회”
이제 기업 IT 부문을 혁신할 차례라는 서비스나우의 주장에는 설득력이 있다. 또 사실상 독보적인 IT 서비스 및 디지털 워크플로우 전문 SaaS 기업으로서 서비스나우의 솔루션이 기업 IT에 제시하는 잠재력에도 동의할 수 있다. 그간의 화려한 성장세와 고객사 리스트, 굳건하게 뿌리내린 지원 생태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기업의 중추인 IT를 손대기란 결코 쉬울 수 없다. 기업의 수많은 비즈니스가IT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추를 뒤흔드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또 기존 IT 인력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민감하면서도 까다로운 문제다.

“서비스나우로 ITSM 플랫폼을 통합한 기업들의 사례가 답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몇 억 명의 고객에 서비스하는 글로벌 통신사들의 경우 IT 구조가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복잡합니다. 이러한 글로벌 통신사들이 서비스나우로 이전하는 데 보통 3개월 내외의 기간이 소요됐습니다. LG CNS 또한 20년 넘은 ITSM을 교체하는 데 불과 4개월이 걸렸습니다.”

김규하 대표는 인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업 IT 담당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 고유의 비즈니스 업무 지식을 언급했다. 어느 기업에서나 IT 부문에는 현업의 업무를 외부의 그 어떤 전문가보다 잘 이해하는 인력들이 있으며, 이들이 서비스나우를 통해 운영 업무 대신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특히 이들이 서비스나우로 누릴 수 있는 이점 가운데 하나는 노코드, 로우코드 기능성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김규하 대표는 덧붙였다.

“통합된 싱글 플랫폼에서 이들 IT 전문가들은 현업의 긴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플로우 앱을 쉽게 만들 수 있게 됩니다. 6개월씩 걸리지 않아도 됩니다. LA 시의 경우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서비스나우 어드민이 접촉 추적 및 PCR 결과 추적 앱을 96시간 만에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운영관리자가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을 기반으로 이른바 ‘플로우 앱’을 간단하게 개발한 것입니다. 이렇듯 서비스나우 어드민이 그때그때 필요한 서비스를 뚝딱뚝딱 만든 사례는 전 세계 수많은 기업에서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 정도로 많습니다. 이를 위한 정보 커뮤니티 생태계도 활발합니다.”

“하이테크 제조국가 한국, ITSM 슈퍼 사이클 온다”
김규하 대표는 서비스나우를 특히 잘 활용하는 업종으로 ‘제조업’, 그중에서도 ‘Asset heavy’한 하이테크 제조업 기업들을 우선 지목했다. 그리고 한국의 경우 독일과 함께 손꼽히는 하이테크 제조국가라고 진단했다.

“수많은 장치와 자산들을 더 잘 활용하고 유지보수 작업을 원활하게 할 여지가 아주 풍부합니다. 내부의 플로우들을 자동화할 가능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기업들의 경우 서비스나우를 통해서 각종 정보의 현행성과 향상성이 확보된다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는 점을 직감적으로 알아채곤 합니다. 이 밖에도 IT 서비스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텔레콤 분야와 금융 업종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규하 대표는 또 한국 시장의 경우 ITSM이 유행했던 이후 IT 현대화 움직임이 더뎠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더욱 큰 시장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3, 4년 전 글로벌 시장에서는 ‘IT for IT’라는 움직임이 크게 일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IT for IT’를 겪은 적이 없습니다. 지금 100% 클라우드, 올인 클라우드에 주목하는 단계이지만, 곧 다시 기업 전체의 IT 서비스, IT 인프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라고 봅니다. 30년 전 OA(Office Automation) 바람이 불었던 이후 지금만큼 기업 IT와 업무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시절이 없었던 듯합니다.”

지난 2020년 5월 서비스나우코리아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규하 대표는 손꼽히는 IT 분야 경력의 소유자다. 20년 이상 글로벌 IT 기업에서 모바일, 통신, 금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경험을 쌓은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전문가로 손꼽히며, 델 테크놀로지, IBM 등에서 아태 비즈니스를 총괄한 바 있다. 유례없이 젊은 나이에 글로벌 IT 기업의 지사장을 역임한 경력을 가진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런 그는 서비스나우에 합류하기 전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왜 서비스나우를 선택했냐구요? 솔직히 어려운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업마다 있는 ITSM과 씨름하느니, 프리IPO 상태의 오픈소스 툴이나 AI 플랫폼 등을 다루는 기업이 쉬운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본 결과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전통적인 ITSM의 플랫폼화를 통해 혁신할 가능성이 대단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잘 모르는 경우가 너무도 많았습니다.”

그는 ITSM 기업이라 주저했지만 ITSM 기업이라 매력을 느꼈고, ITSM에 국한되지 않는 기업이기에 선뜻 도전할 수 있었다고 표현했다.

“서비스나우는 모든 기업의 중추에 해당하는 IT에 대해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그래서 ITSM을 넘어 이제 ESM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생태계의 수많은 플랫폼들이 저희 플랫폼과 통합되는 생태계가 이미 구성돼 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분야는 이미 완전히 SaaS로 넘어왔으며, 서비스나우는 그 중에서도 IT 분야에 독보적인 입지를 가졌습니다. 한국 시장에 슈퍼 사이클이 조만간 도래할 것이라고 봅니다. 한국 기업의 CIO 분들, IT 부문에게도 큰 기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ciokr@idg.co.kr
 



2021.02.26

인터뷰 | “확장 가능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IT로부터 시작됩니다” 서비스나우 김규하 대표

Brian Cheon | CIO KR
도대체 언제적 ITSM인가? 십 수년 전 유행했던 ITSM이 아닌가? 이를 다루는 기업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업”이라고도 표현되는 ‘애플’과 비견될 수 있을까? 그러나 2020년 6월 미래에셋대우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의 애플이 될 기업”이라고 이 회사를 표현했다.

이뿐 아니다. 포춘지가 선정한 2018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 1위이자 2020년 50대 미래 유망 기업(The Future 50) 1위, 시가 총액 약 116조 원(2020년 12월 초 기준)으로 IBM(120조 원)을 위협하는 기업, 2012년 상장 이후 24배의 매출 향상을 기록한 기업, 고객사로부터의 계약 갱신율이 97%에 이르는 기업 등 이 회사에게는 진부한(?) IT 서비스 관리와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가 즐비하다. 바로 기업용 SaaS 삼대장 중 한 곳인 서비스나우(ServiceNow) 이야기다.

이러한 서비스나우가 2019년 11월 국내에 공식 진출한 가운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 CNS를 고객사이자 파트너로 확보했으며 작년 4월에는 국내 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 서비스나우는 국내 시장에서 어떤 가능성을 포착한 것일까? 회사의 주력 분야인 ITSM, 디지털 워크플로우 클라우드 플랫폼은 국내 기업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 김규하 서비스나우코리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IT 자체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하기, ‘DT for IT’가 필요한 시점
“오늘날 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현황을 살펴보면 반쪽짜리라는 표현도 과분합니다. 디지털화 측면에서 볼 때 전체 업무의 10%도 디지털 전환을 완료하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DT에 대한 피로감이 올라가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2020년 5월 서비스나우코리아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규하 대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현재에 대한 진단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수많은 기업이 인공지능, 클라우드, 데브옵스 등부터 혁신 문화 구축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시도를 했지만, 정작 전체 비즈니스를 트랜스포메이션할 정도의 변화를 이끌어낸 사례는 드물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특히 전통적인 기성 기업들의 경우 소소한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시험 삼아 만들어보는 수준에 그치곤 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닙니다. 글로벌에서도 손꼽히는 한 금융 기업은 10만 양병설을 방불케 하는 디지털화 전략을 펼쳤습니다. 개발자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달려가 몇 만 명의 개발자를 확보했으며, 연간 30억 달러를 신규 디지털 프로젝트에 쏟아 부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 평가 결과 원하는 수준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달성한 업무 시스템이 전체의 10%를 넘지 못했습니다.”

김규하 대표에 따르면 이러한 현실에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기업의 백본에 해당하는 IT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에 마련했던 기업의 각종 IT 서비스 혁신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십 수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오히려 각종 잡다한 확장과 통합 과정에서 비효율이 증폭됐다고도 볼 수 있다.

“수많은 비즈니스 현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혁신이 미뤄졌습니다. 그리고 이는 비즈니스 중추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비즈니스 부서의 사소한 요구에 대응하는 데 6개월씩 걸리게 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IT 자산,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마스터 데이터는 어떻습니까?’, ‘인프라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의 연관 관계는?’, ‘장애가 생겼을 때 영향을 받는 사용자는?’, ‘업데이트 상태는?’, ‘컴플라이언스 준수 여부는?’ 등 기업 IT가 제대로 동작하는지를 묻는 기본적인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IT 리더들이 그리 많지 않다고 봅니다.”

김규하 대표는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IT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IT 서비스의 품질과 직원 경험에 미치는 중요성, 회사에 성과에 미치는 영향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것. 꽁꽁 숨겨가며 어찌어찌 운영해왔던 각 기업의 IT 실태를 기업 내 모든 구성원이 알게 됐다는 이야기다.

“이메일과 엑셀을 이용하는 것은 IT가 아닙니다. 그것들은 그저 각 직원들의 업무 도구일 뿐입니다. 기업 전체의 비즈니스 플로우가 디지털화되고 단일 IT 플랫폼, 싱글 데이터 모델에서 기업의 여러 IT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가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기업의 중추이자 신경망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으며, 비즈니스 나머지 90%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아마 IT 전문가분들은 소속 기업의 IT 자체에 효율화, 자동화될 여지가 대단히 많다는 점에 동의하실 겁니다.”

IT 플랫폼화, ESM(Enterprise Service Management)의 기대 효과
그러나 그간 기업 대부분의 IT 플랫폼이 제대로 된 가지치기 없이 운영 자체에 급급했던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일단 너무 복잡하다. 수많은 그러면서도 긴급한 비즈니스 요구에 맞춰 각종 IT 서비스를 개발 또는 도입하고, 확장해온 탓에 어지간한 기업의 IT 서비스 아키텍처는 꼬인 실타래 같은 형국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는 절대 못 바꿔요’라는 넋두리가 나오기 마련이다.

제한된 개발 역량 또한 문제다. 소중한 개발 자원을 IT 현대화에 쓸 여력이 없다. 그나마 있는 개발 역량은 각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 현업 부서의 긴급 프로젝트에 차출당한 지 오래다. 더불어 명분도 문제가 된다. IT를 현대화한다는 명목으로 예산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 경영진과 현업 입장에서는 ‘그동안 뭐했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서비스나우가 기록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기업의 IT 서비스 관리를 높은 완성도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함으로써 혁신성은 물론, 비용 효율성, 조직 효율성, 안정성까지 도모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미 아마존, IBM과 같은 전 세계 주요 IT 기업 및 정부 기관 다수에서 서비스나우를 도입해 이용하고 있습니다.”

김규하 대표는 기업 IT 부문이 겪는 어려움으로 ‘통합’을 언급했다. IT 서비스란 무언가를 연결해 통합한 것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이러한 통합 작업은 늘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하기 마련이다. 그는 서비스나우의 클라우드 솔루션이 바로 그러한 작업을 대신한다고 설명했다.

“16년째 IT 서비스 SaaS 기업으로서 ‘IT 맛집’을 운영하다 보니 통합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입니다. 공통 데이터 모델과 끊김 없는 워크플로우를 구현함으로써 ‘플랫폼들의 플랫폼(Platform of Platforms)’으로 기능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혁신성과 안정성, 적용성을 모두 잡을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고객 기업들이 손에 잡히는 가치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김규하 대표는 서비스나우의 인수 정책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서비스나우의 경우 다른 기업을 인수할 때 싱글 플랫폼과 싱글 데이터 모델을 위해 ‘코드를 버린다’는 것. 다른 기업들도 ‘싱글 플랫폼’을 언급하곤 하지만, DB나 WAS 정도만 표준화하는 데 그치는 반면, 서비스나우는 인수한 업체의 엔지니어링, 연구 인력과 지적자산(IP)만 남기고 서비스나우 플랫폼상에서 코드를 새로 작성하는 파격적인 접근법을 취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즉 고객 기업들은 하나의 단일 코드 베이스 데이터 모델이 제공하는 혜택을 그대로 누릴 수 있습니다. 이에 기반해 서비스나우는 이제 ITSM을 넘어 ESM(Enterprise Service Management)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업의 IT 서비스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원하는 기업들이 추구하는 방향이기도 합니다.”

“IT 인력, 비즈니스 혁신 인력으로 거듭날 기회”
이제 기업 IT 부문을 혁신할 차례라는 서비스나우의 주장에는 설득력이 있다. 또 사실상 독보적인 IT 서비스 및 디지털 워크플로우 전문 SaaS 기업으로서 서비스나우의 솔루션이 기업 IT에 제시하는 잠재력에도 동의할 수 있다. 그간의 화려한 성장세와 고객사 리스트, 굳건하게 뿌리내린 지원 생태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기업의 중추인 IT를 손대기란 결코 쉬울 수 없다. 기업의 수많은 비즈니스가IT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추를 뒤흔드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또 기존 IT 인력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민감하면서도 까다로운 문제다.

“서비스나우로 ITSM 플랫폼을 통합한 기업들의 사례가 답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몇 억 명의 고객에 서비스하는 글로벌 통신사들의 경우 IT 구조가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복잡합니다. 이러한 글로벌 통신사들이 서비스나우로 이전하는 데 보통 3개월 내외의 기간이 소요됐습니다. LG CNS 또한 20년 넘은 ITSM을 교체하는 데 불과 4개월이 걸렸습니다.”

김규하 대표는 인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업 IT 담당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 고유의 비즈니스 업무 지식을 언급했다. 어느 기업에서나 IT 부문에는 현업의 업무를 외부의 그 어떤 전문가보다 잘 이해하는 인력들이 있으며, 이들이 서비스나우를 통해 운영 업무 대신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특히 이들이 서비스나우로 누릴 수 있는 이점 가운데 하나는 노코드, 로우코드 기능성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김규하 대표는 덧붙였다.

“통합된 싱글 플랫폼에서 이들 IT 전문가들은 현업의 긴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플로우 앱을 쉽게 만들 수 있게 됩니다. 6개월씩 걸리지 않아도 됩니다. LA 시의 경우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서비스나우 어드민이 접촉 추적 및 PCR 결과 추적 앱을 96시간 만에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운영관리자가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을 기반으로 이른바 ‘플로우 앱’을 간단하게 개발한 것입니다. 이렇듯 서비스나우 어드민이 그때그때 필요한 서비스를 뚝딱뚝딱 만든 사례는 전 세계 수많은 기업에서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 정도로 많습니다. 이를 위한 정보 커뮤니티 생태계도 활발합니다.”

“하이테크 제조국가 한국, ITSM 슈퍼 사이클 온다”
김규하 대표는 서비스나우를 특히 잘 활용하는 업종으로 ‘제조업’, 그중에서도 ‘Asset heavy’한 하이테크 제조업 기업들을 우선 지목했다. 그리고 한국의 경우 독일과 함께 손꼽히는 하이테크 제조국가라고 진단했다.

“수많은 장치와 자산들을 더 잘 활용하고 유지보수 작업을 원활하게 할 여지가 아주 풍부합니다. 내부의 플로우들을 자동화할 가능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기업들의 경우 서비스나우를 통해서 각종 정보의 현행성과 향상성이 확보된다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는 점을 직감적으로 알아채곤 합니다. 이 밖에도 IT 서비스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텔레콤 분야와 금융 업종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규하 대표는 또 한국 시장의 경우 ITSM이 유행했던 이후 IT 현대화 움직임이 더뎠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더욱 큰 시장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3, 4년 전 글로벌 시장에서는 ‘IT for IT’라는 움직임이 크게 일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IT for IT’를 겪은 적이 없습니다. 지금 100% 클라우드, 올인 클라우드에 주목하는 단계이지만, 곧 다시 기업 전체의 IT 서비스, IT 인프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라고 봅니다. 30년 전 OA(Office Automation) 바람이 불었던 이후 지금만큼 기업 IT와 업무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시절이 없었던 듯합니다.”

지난 2020년 5월 서비스나우코리아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규하 대표는 손꼽히는 IT 분야 경력의 소유자다. 20년 이상 글로벌 IT 기업에서 모바일, 통신, 금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경험을 쌓은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전문가로 손꼽히며, 델 테크놀로지, IBM 등에서 아태 비즈니스를 총괄한 바 있다. 유례없이 젊은 나이에 글로벌 IT 기업의 지사장을 역임한 경력을 가진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런 그는 서비스나우에 합류하기 전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왜 서비스나우를 선택했냐구요? 솔직히 어려운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업마다 있는 ITSM과 씨름하느니, 프리IPO 상태의 오픈소스 툴이나 AI 플랫폼 등을 다루는 기업이 쉬운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본 결과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전통적인 ITSM의 플랫폼화를 통해 혁신할 가능성이 대단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잘 모르는 경우가 너무도 많았습니다.”

그는 ITSM 기업이라 주저했지만 ITSM 기업이라 매력을 느꼈고, ITSM에 국한되지 않는 기업이기에 선뜻 도전할 수 있었다고 표현했다.

“서비스나우는 모든 기업의 중추에 해당하는 IT에 대해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그래서 ITSM을 넘어 이제 ESM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생태계의 수많은 플랫폼들이 저희 플랫폼과 통합되는 생태계가 이미 구성돼 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분야는 이미 완전히 SaaS로 넘어왔으며, 서비스나우는 그 중에서도 IT 분야에 독보적인 입지를 가졌습니다. 한국 시장에 슈퍼 사이클이 조만간 도래할 것이라고 봅니다. 한국 기업의 CIO 분들, IT 부문에게도 큰 기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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