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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ㅣ“마침내 열린 CDP 시대, 스테이지3를 준비합니다” 트레저데이터 고영혁 대표

2022.07.04 Brian Cheon  |  CIO KR
IT 분야만큼 각종 신조어가 등장하고 유행하는 분야도 드물다. 클라우드나 ERP처럼 오랜 기간 살아남는 용어도 있지만 빅데이터, 데이터마트 등과 같이 잠깐 반짝한 이후 사라지거나 대체된 용어들이 부지기수다. 최근에는 정보 기술이 비즈니스 영역 곳곳에 스며들면서 IT 관련 신조어가 출현하는 분야가 한층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마케팅이다. 펜데믹으로 디지털화 동향이 가속화된 가운데 마케팅 분야는 또 하나의 기술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자리잡은 마테크 생태계가 이를 방증한다. 치프마테크닷컴이 발표한 ‘2022 마케팅 기술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마테크 전문 기업은 올해 1만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11년 동안 무려 65배(6,521%) 증가한 수치다.

디지털과 활발히 융합되는 마케팅 분야에서 최근 특히 ‘핫’한 키워드가 있다면 바로 CDP(Customer Data Platform)다. 웹사이트, 모바일 앱, 소셜 미디어에서부터 전화 문의, 매장 방문, 제품 사용에 이르는 각종 고객 데이터를 단일 플랫폼에 담아 360도 고객 뷰를 구축해 마케팅이나 영업, 고객 지원 영역에서 사용하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트레저데이터의 고영혁 한국법인 대표이사

초기에는 기존 CRM과의 차별화를 원하는 일부 벤더만 사용하는 용어였지만, 이제는 오라클, 세일즈포스,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와 같은 글로벌 규모의 IT 거대 기업들까지 저마다의 CDP 플랫폼을 출시하고 있다. 고객 경험, 마테크와 관련한 여러 시장조사기관의 보고서에서도 CDP는 단골손님이다. CDP가 한때의 유행어일 뿐이며 곧 사라질 것이라던 몇 년 전 일각의 전망이 무색할 지경이다. 2016년 첫 CDP 솔루션을 선보인 이래 CDP 분야를 앞장서 개척해온 트레저데이터의 고영혁 한국법인 대표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빅데이터 분석 SaaS에서 CDP로 피봇팅하기까지
“2011년 창립 당시 트레저데이터 창업자들이 주목한 시장은 빅데이터 분석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빅데이터 분석은 방대한 분석 인프라를 직접 구축할 수 있는 소수 거대 기업들의 무대였습니다. 창업자들은 분석이 SaaS를 향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트레저데이터를 창립하고 2012년 첫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클라우드 분야는 스토리지 서비스가 주력이었다. AWS의 경우 S3 판매가 핵심 비즈니스였던 시절이다. 발빠르게 선보인 분석 서비스 비즈니스는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트레저데이터는 착실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트레저데이터 경영진은 이내 심상치 않은 징후를 포착했다.

“시장이 성숙해가면서 글로벌 클라우드 공급자들이 분석 서비스를 상용화할 것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당시만 해도 스타트업이었던 트레저데이터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경쟁자들이 곧 출현할 것이라는 의미였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의 경우 워낙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두루뭉술한 영역이기도 했기에 트레저데이터가 차별화할 수 있는 영역이 필요했습니다. 경영진은 기존 고객사들이 활용하는 양상에 주목했습니다.”

분석 서비스 기업이었기에 트레저데이터에는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해’ 의사를 결정하는 문화가 초기부터 자리하고 있었다. 고객 기업들이 분석 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뚜렷한 동향을 포착할 수 있었다. 10여 년 전 SaaS 분석 서비스를 이용할 정도로 선도적이었던 트레저데이터의 고객 기업들은 소비자(사용자)를 더 잘 이해해 마케팅에 이용하기 위해 분석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고 고영혁 대표는 설명했다. 

“고객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차세대 분야를 설정하고 2016년 첫 CDP 솔루션을 선보였습니다. 참고로 아마존이 회사의 리인벤트 행사에서 ‘분석 서비스’를 주창하고 나선 시기가 2016년입니다. 트레저데이터로서는 다시 한번 빠르게 비즈니스 전환을 이뤄낸 셈입니다. 저 또한 2016년에 트레저데이터에 합류해 한국 시장에서 CDP 저변을 조금씩 넓혀왔습니다.”

고 대표는 그러나 쉽지 않은 시기였다고 토로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클라우드조차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던 시절이다. 고객들의 민감한 데이터가 담겨야 하는 CDP는 이야기를 하기도 전에 문전박대 당하기 십상이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다행히 이제는 그러한 기업 상당수가 트레저데이터를 이용하고 계십니다. 2017년 하반기 국내 첫 고객사가 등장한 이래 지금은 내로라하는 그룹사 서너 곳을 포함해 수십 여 기업이 트레저데이터 CDP 플랫폼을 채택했습니다. 2020년 5월에는 글로벌 CDP 전문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한국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었던 배경입니다.”

“글로벌 CDP 1위 전문 기업, CDP 전문 기업 고유의 차별화된 강점은...”
트레저데이터의 터닝 포인트는 2018년 또 있었다. 소프트뱅크에 인수된 Arm이 트레저데이터를 인수했던 것. 그 배경에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AI 비전이 있었다고 고영혁 대표는 전했다. 

“손 회장은 AI를 강조함에 있어 3가지 요소를 언급합니다. 첫 번째가 디바이스, 두 번째가 네트워크입니다. Arm을 인수해 디바이스 분야의 토대를 마련했고 소프트뱅크 자체가 통신사이기도 하기에 네트워크 기반도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손 회장은 세 번째 요소이자 마지막 퍼즐인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트레저데이터를 인수했습니다. 2020년 다시 독립하기까지 Arm과 의미 있는 시도가 다수 있었습니다. 센서 데이터를 CDP에서 결합하고 활용하는 시도가 대표적입니다.”

현재 트레저데이터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에 편입된 상태다. Arm 매각 와중에도 소프트뱅크 산하에 남은 이유는 성장의 가능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출장 사무소였던 국내 지사 또한 법인으로 승격됐다. 고영혁 대표는 국내의 대형 기업들이 이때부터 속속 고객사가 됐다고 귀띔했다.

“여러 요인이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일단 분석 서비스에서 출발했다는 트레저데이터의 태생적 배경이 제품을 차별화했습니다. CDP 벤더는 크게 마케팅 솔루션을 시작한 그룹과, 이벤트나 웨비나 태그매니저에 비롯된 그룹, 트레저데이터처럼 빅데이터 분석에서 출발한 그룹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고객 데이터 플랫폼의 재료 데이터가 워낙 방대하고 제각각이다 보니 빅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잘 처리할 수 있는지가 결국 관건이 되곤 합니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에 기반한 트레저데이터의 CDP는 데이터 과학자 및 엔지니어의 영역과 마케터 및 분석가의 영역을 모두 아우르는 특징을 지닙니다.”

CDP 분야를 사실상 개척해오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도 차별화된 강점이라며 고영혁 대표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엔터프라이즈 CDP 전문 기업으로는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400여 곳에 이르는 글로벌 거대 고객사들의 피드백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솔루션을 개선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전 세계 24시간 대응하는 고객 지원 또한 대기업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요소라는 설명이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거버넌스 역량입니다. CDP 자체가 고객을 잘 이해하기 위한 수단인 데다, 온갖 접점과 프로세스에 개인정보가 맞물리다 보니 개인정보 보호가 손꼽히게 중요합니다. 이용 기업의 51%가 고객 프라이버시를 위해 CDP를 활용한다는 조사가 있을 정도입니다. 한국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설립한 이유 역시도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거버넌스에 대한 기업들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숫자로 살펴보는 CDP 동향

• 세계 고객 데이터 플랫폼 소프트웨어 시장은 연평균 19.5%로 성장한다. 2020년 13억 달러에서 2025년 32억 달러로 증가할 것이다. -IDC Worldwide Customer Data Platform Market Shares, 2020: The Flight to First-Party Data Is On, and CDPs Win Big, 2020

• 소비자 기업, 즉 B2C 또는 B2B2C 기업의 CDP 도입이 늘고 있다. 2017년에는 이들 가운데 10%가 CDP를 전개 중이었지만 2121년에는 24%가 CDP를 전개하고 있었다. - 2021 CDP인스티튜트 사용자 조사, 2021년 11월

• 62%의 응답자가 고객 데이터를 심하게 사용하는 부서가 마케팅이라고 말했고, 59%가 판매라고 말했다. 고객 센터, 공급망/인벤토리 관리 제품 팀을 위해 고객 데이터를 사용 중이라는 응답도 40%를 상회했다. - Treasure Data, Customer Data Maturity Study, January 2022

• 65%의 비즈니스 리더가 자신의 목표는 결집된 데이터 생태계의 구축, 데이터 수집의 표준화라고 응답했다. - CX Experience Report 2022

• 56%의 응답자가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결과 긍정적인 재무 영향이 있었다고 보고했다. 특히 2만 명 이상의 직원을 가진 조직에게서 큰 성과가 나타났다(84%). - Treasure Data, Customer Data Maturity Study, January 2022

• 중앙화된 고객 데이터는 더 높은 효율과 (64%) 더 많은 사업 성장을 (57%) 제공한다. - Treasure Data, Customer Data Maturity Study, January 2022

‘• 62%의 응답자가 CDP에 10만 달러 이상 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 Segment’s 2030 Today, 2021

• 91%의 응답자가 CDP 도입의 핵심 동력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언급했다. - Tealium 2022 State of the CDP, January 2022

• 73%의 기업은 CDP가  고객 경험 노력에서 결정적일 것이라고 보고했다. - Segment: Customer Data Platform report, 2021)

• 92%가 자신의 프라이버시 및 컴플라이언스 노력에 CDP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 Treasure Data: State of the CDPs: Data Unification, Activation, and Compliance, 2020

“CDP가 일시적 유행어? 여건이 달라졌다”
고영혁 대표는 CDP라는 범주 자체가 모멘텀을 확보한 데에도 여러 요인들이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도 기업들 자체가 변화했다는 진단이다. 클라우드에 대한 거부감이 완화됐다. 몇 년째 화두였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조금씩이나마 진전됐다. 또 고객 경험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고객에 대한 진짜 인사이트는 데이터가 결합되면서 나옵니다. 어떤 공통점을 가진 매장을 방문했는지, 어떤 속성이나 어떤 범주의 제품을 탐색했는지 등의 수많은 정보와 접점을 분석할 때 고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대기업들이 원하는 초개인화를 위해서는 흔히 ERP 깊은 곳의 데이터까지 다 통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여건이 과거에 비해 크게 성숙했습니다.”

즉 그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노력 덕분에 디지털 데이터가 조직 근간에 마련됐고 고객 경험 상당 부분이 데이터화되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진단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기업들은 이제 CDP의 혜택을 신속하게 누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초기에는 CRM 데이터를 밀어 넣고 통합해서 살펴보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CDP에 대한 의구심이 실제로 존재했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고객 경험의 중요성이 부상하면서 CDP가 해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트레저데이터를 검증해본 기업들은 3,4개월이면 ‘데이터의 맛’을 볼 수 있다는 점에 깜짝 놀라곤 합니다. 한 숙박 전문 기업은 20년 숙원이 몇 개월만에 이뤄졌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고영혁 대표는 ‘실제로 몇 개월이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저 각종 데이터를 레이크에 넣고 간단하게 살펴보는 정도가 아니다. ID 통합(ID 스티칭)을 통해 수많은 조합을 만들어보고 고객 범주를 다양하게 생성하고 그 결과를 셀프 BI 콘셉트의 대시보드에서 곧바로 확인하는 작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맛을 보는데 1년씩 걸리면 지칩니다. 맛을 일단 봐야 진행이 수월해집니다. 트레저데이터 CDP는 모듈화와 탬플릿화가 무척 충실하게 이뤄져 있기에 검증은 물론 본 사업에서도 테스트과 검증, 수정을 반복하는 과정이 원활합니다. 빠르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믿음과 동력이 생깁니다. 그로스해킹의 접근법이기도 합니다.”

“스테이지 3에 접어든 한국 비즈니스 스테이지, ‘K-DATA’ 꿈꾼다”
고영혁 대표의 명함에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그로스해커’라는 직책이 함께 표기돼 있다. 실제로 그는 NHN과 지마켓 등에서 데이터 과학자 및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혁신 업무를 수행한 경력의 소유자다. 글로벌 기업의 지사장 다수가 영업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법인 대표로서는 다분히 이색적인 경력이다. 그는 CDP 이용 업종이 다변화되고 있는 현실이 데이터를 통해 확인된다고 전했다.

“직접 차트를 그려본 적이 있습니다. 과거 CDP 이용 업종은 게임 업계와 이커머스가 압도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 네이티브 고객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기업들이 CDP를 수용하는 움직임이 선명합니다. 여러 브랜드를 보유한 식음료 업종, 온라인에서 정보를 얻고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자동차 기업, 민감한 개인정보 보호가 요구되는 헬스케어는 물론, 여행 업계, 스포츠 업종 등에서도 CDP를 통해 촘촘하게, 실시간으로 고객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프라와 솔루션이 성숙해가는 가운데 본격적인 ‘창의력’ 경쟁이 가능해졌다고 봅니다. CDP 분야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고영혁 대표는 한국 시장에 대해 ‘스테이지 3에 접어들었다’라고 표현했다. 2016년에서 2018년 사이 트레저데이터와 CDP를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절이 스테이지 1이라면, 조직이 확충되고 본격적인 대기업 고객사들이 확보되기 시작한 작년까지가 스테이지 2다. 올해부터는 성숙한 여건과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본격적인 스케일업과 성과 창출을 시도하는 스테이지 3 단계라고 그는 말했다. 

“고객을 이해하려는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문제에 직면하는지, 어떻게 고객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지 파악된 상태입니다. CDP는 사실 도구일 뿐입니다. 단순히 도구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를 활용하는 사람과 문화의 문제까지 지원하고자 합니다. 국내 기업들이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전 세계적으로 유의미한 사례를 만들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글로벌에서 ‘한국 참 대단하다, K-데이터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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