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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AI 노멀’ 시대, 제조 산업에 열립니다 ” 마키나락스 심상우 CTO

2022.02.16 Brian Cheon  |  CIO KR
AI와 머신러닝이 비즈니스 활동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IDC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AI 시장(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서비스 포함) 규모는 이미 미화 3,418억 달러에 이르며, 2024년에는 5,00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연간 18.8%에 이르는 성장률이다. 2026년이면 기업의 약 30%가 AI/ML로 도출한 인사이트를 사용해 비즈니스 성과를 60%가량 향상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수십 년 전에 등장한 머신러닝이 마침내 산업계 전반에 걸쳐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형국이다. 

하지만 업종별로 체감되는 차이는 몹시 크다. 머신러닝 활용이 이미 주류화된 업종이 있는 반면, 이제 갓 활용을 도모하는 분야들도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 플랫폼 기업들이 대개 전자에 속하며, 전통적인 기업들 상당수가 후자에 속한다. 특히 제조 및 산업 분야의 기업 중 다수는 머신러닝과 사뭇 거리를 둔 상태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아니다. 머신러닝의 연료라 할 수 있는 각종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풍부한(또는 풍부할 수 있는)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제조업은 그러나 우리나라 전체 GDP의 약 28%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산업이다. 제조강국이라 일컬어지는 독일의 22%보다도 높은 비중이다. ‘산업용 AI 솔루션’를 기치로 내세운 마키나락스에 유독 관심이 간 이유다. 강남역 마키나락스 사옥에서 회사의 기술 전략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심상우 CTO를 만났다.
 

제조산업과 AI
“전 세계 제조 및 산업 분야에서 연간 생성하는 데이터 볼륨은 연간 1,812PB로 추정되며, 이는 전 업종을 아울러 가장 방대한 수준입니다. 2위인 공공 분야와 비교해 약 두 배에 달합니다. 그러나 제조업을 비롯한 각종 산업 업종에서는 AI가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그가 언급한 자료에 따르면, 제조 기업의 무려 93%가 AI를 활용해 성장과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AI 프로젝트를 수행한 기업 중 초기 목표를 달성한 기업의 비율이 불과 9%에 그친다. 그나마도 AI 프로젝트의 80%가 개념 증명 단계에 머물러 있기도 하다. 심상우 CTO는 제조 및 산업 업종에서 AI 활용이 지지부진한 현실을 언급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단 요구되는 커스터마이제이션 수준이 대단히 높습니다. 기업별로, 환경별로 구체적인 데이터의 포맷이 인터페이스부터가 매우 다르며 도메인 지식이 제각각입니다. 환경 자체가 매우 다변화된 경향을 가집니다. 결과적으로 유즈 케이스별로 맞춤형 ML 모델이 요구되며, 이로 인해 비용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사용할 수 있거나 참고할 만한 ML 모델도 부족하다고 심상우 CTO는 설명을 이어갔다. 소비자 인터넷 분야의 경우 범용화된 머신러닝 모델이 비교적 성숙하게 존재하는 반면, 제조를 비롯한 산업 분야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인프라가 사설망으로 구성되고 연결되는 특성 또한 범용 클라우드 AI 인프라를 적용하기 어렵게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좀더 현실적인 문제는 AI 개발 환경과 현실 운영 사이의 간극입니다. 사실 제조 및 산업 분야에서의 AI 채택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봅니다. ML 모델을 개발하는 것과 현장에 배치하는 것, 꾸준히 ML 모델을 업데이트하는 것 각각에서 프로세스와 필요 역량이 서로 완전히 다릅니다. 다수 PoC 프로젝트가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제조 등 산업 분야에서 AI 채택의 문턱 낮춘다’ 마키나락스의 비전 
2017년 설립된 마키나락스의 면면은 화려하다. SK 텔레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출신의 윤성호 대표와 오픈이노베이션을 주도했던 이재혁 대표, 카이스트 박사인 임용섭 최고 데이터 과학자, 하버드 이론화학 박사 이후 월가와 삼성전자에서 데이터 분석 업무를 했던 심상우 CTO가 의기투합해 회사를 설립했다. 창업과 동시에 SK텔레콤, 네이버, 현대자동차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작년에는 세계경제포럼(WEF) 기술선도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창업 시점부터 제조 및 산업 분야에서의 AI 확산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마키나락스라는 사명 또한 기계를 의미하는 라틴어인 마키나와 흔들리다, 좋다는 의미의 락스를 결합해 탄생했습니다. 현장에의 AI 구현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컨티뉴얼 러닝(Continual Learning)과 도메인 지식을 접목하고자 합니다.”

AI가 오늘날 비즈니스 혁신의 핵심 엔진이라는 명제에는 이견이 있기 어려우며, 이는 제조 및 산업 분야라해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지지부진했던 만큼 주요 걸림돌만 넘어선다면 더 큰 충격파를 기대할 수도 있는 분야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마키나락스가 제시하는 핵심 차별화 요소는 무엇일까?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해 제조업 분야의 혁신을 자신하고 나섰다. 구체적으로 마키나락스가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지금까지 여러 글로벌 제조/산업 기업과 다양한 AI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수많은 산업 현장의 문제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AI/ML 모델을 개발하고 실제 적용하기까지의 어려움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간의 현장 문제 해결 경험을 자산화해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봅니다. 마키나락스의 비전은 제조 및 산업분야에서 AI 채택의 문턱을 낮춰서 많은 실용 사례를 만들고 AI가 산업 현장의 문제 해결의 기준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장의 고민에서 태어났다” 링크(Link)와 런웨이(Runway)
심상우 CTO에 따르면 마키나락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AI 프로젝트’와 ‘AI 프로덕트’로 나뉜다. AI 프로젝트가 특정 산업 영역에 적용 가능한 AI를 직접 개발해 제공하는 비즈니스라면, AI 프로덕트는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AI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마키나락스의 엔터프라이즈 MLOps 솔루션 라인업을 의미한다. 심상우 CTO는 후자에 대해 좀더 자세히 소개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AI를 활용해 성과를 거두는 데에는 다양한 요건과 역량, 프로세스가 필요합니다. 잘 준비된 데이터가 필요하고 문제를 명료하게 정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델링을 위해 수많은 탐색 및 테스트 과정이 요구됩니다. 개발된 모델과 소프트웨어를 현장에 맞춰 배치하고 운영하는 단계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모든 과정이 인터랙티브하게 반복될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반복 작업을 매끄럽게 구현하기가 몹시 어렵다는 점입니다.”

심상우 CTO는. AI 모델 개발과 관련해 커스터마이제이션 요구가 높은 제조업의 특징이 운영 측면에도 고스란히 이어지며, 이는 상대적으로 AI 전문 인력이 부족한 제조 및 산업 업계의 기업들에게 더욱 높은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을 포착하고 개발한 제품이 바로 ‘링크’와 ‘런웨이’라고 말했다.



“링크는 머신러닝 모델 개발 솔루션입니다. 우수한 ML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여러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그 아이디어들을 데이터에 적용해 검증하는 과정을 필수적으로 반복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과학자들 각각의 업무 방식이나 개발툴로 인해 시간과 자원이 낭비되곤 합니다. 링크는 데이터 과학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협업 도구에 해당합니다. 현재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의 AI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런웨이는 기업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AI 모델을 배포-운영-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MLOps 플래폼입니다. 머신러닝 개발과 배포/운영, 유지/개선에 이르는  라이프사이클 관리를 위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특히 복수의 ML 모델을 운영하는 상황이라면 필수적이며, 단일 모델의 경우에도 지속적인 성능 개선에 요긴합니다.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입니다.”

그에 따르면 링크와 런웨이가 개발된 배경부터가 내부적인 필요성 때문이었다. 데이터 과학자와 데이터 과학자, 데이터 과학자와 엔지니어의 협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는 것. 서로 다루는 도구가 다르기 십상이며, 때로는 사용하는 언어부터가 다르다고 심상우 CTO는 전했다. 머신러닝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세분화되고 파편화된 역량을 가진 전문가들이 필요한데, 이에 대응하려면 현실적인 리소스 문제가 나타나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링크와 런웨이 모두 내부 프로젝트 진행에 사용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ML 모델 배포와 운영에 드는 인력이 절반으로 줄고 소요 시간은 1/10로 감축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비용 절감뿐 아니라 모델 개발과 모델 운영 사이의 빠른 반복을 뒷받침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continual learning’이 가능해진다는 가치를 포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상용화를 앞둔 링크의 경우 베타 서비스 이용 기업의 71%가 유료 서비스로 전환할 의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조업에서 AI 활용, 뉴 노멀인 미래 온다”
심상우 CTO는 제조 및 산업 분야에서의 AI 활용이 아직 ‘팬시’해 보이는 단계인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마키나락스가 접한 현장에서도 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비즈니스 문제가 모호하게 정의된 경우가 다수입니다. AI를 활용하기 위한 전제조건인 정량화와 데이터 준비 단계조차 갖추지 못한 기업이 상당수였습니다. 비즈니스 현장의 도메인 전문가분 다수가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를 애초에 훈련받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한편으로는 데이터에 기반해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될 리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가시적인 ROI를 기대할 수 있는 배터리, 반도체, 에너지 등의 일부 분야에서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상우 CTO는 그러나 연륜과 직감에 의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과거 전문가들의 노하우에 의존했던 주식 거래가 이제 알고리즘에 의해 대체된 것처럼, 어느 순간 확연한 차이를 기업들 스스로가 실감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한편으로 다행인 것은 국내 기업들의 열린 태도입니다. 해외 기업들과 비교해 확실히 AI에 대해 적극적 태도를 가진 것이 감지됩니다. 마키나락스가 향후 2년 내 머신러닝 기반의 AI 실용 사례를 100건 이상 구현해 10배 성장을 목표로 하는 배경 중 하나입니다. 단 AI 관련 역량을 전부 내재화하려 하기보다는 스스로가 잘할 수 있는 영역과 외부 조직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구분해 접근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접근 방식을 권장하고 싶습니다.”

마키나락스 심상우 CTO와의 인터뷰는 상상력이 자극되는 동시에 일견 당황스러운 경험이었음을 전한다. 여타 인터뷰에서는 듣기 힘든 솔직한(?) 발언들이 이어졌다. ‘AI 활용이 유의미할까 싶은 사례도 있었다’, ‘단기적으로는 사람이 직감이 더 효율 높은 경우도 있다’ 등이었다. 심지어 향후 AI 분야가 빠르게 접목될 제조 및 산업 영역을 지목해 달라는 질문에는 ‘AI가 잘 안 먹힐 것 같은 분야가 먼저 생각난다’라고 그는 답했다. 

하지만 그랬기에 오히려 신선했다. 전 직원의 75%가 엔지니어인 기업, 창업자 모두가 기술 전문가인 기업의 CTO다운 대답처럼 들렸다. 클라우드가 과거 얼리어답터 기업들의 실험적 대상에서 십수 년에 걸쳐 대세화된 것처럼, AI 또한 향후 몇 년에 걸쳐 민주화되려면 구체적인 장벽을 하나하나 허물어가는 움직임으로부터 물꼬가 트이지 않을까? 모델 개발과 운영의 간극을 해소한다는 마키나락스의 구체적인 오퍼링과 가치 제안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 이유일 터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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