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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협업의 진화, 결국은 ‘사람’을 향합니다” 폴리(Poly) 신영선 지사장

2021.10.25 Brian Cheon  |  CIO KR
“2000년 대 초반부터 영상 협업에 대해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코로나19 이후에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관심이 그래서 조금은 새삼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원격, 또는 하이브리드로 표현되는 새로운 업무 양태가 코로나 이전으로 원복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해 보입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이후, 원격 미팅 솔루션 분야만큼 갑작스레 각광받는 영역은 찾아보기 어렵다. 기업들의 재택근무 지원 움직임이 몹시도 부산했던 1년 반 동안, 협업 솔루션 기업과 만나 벤더 관점의 진단과 분석을 들어보고 싶었던 이유다. 이들이 체감한 시장의 변화는 어느 정도일까? 기업들이 서둘러 움직이는 가운데 흔히 범하는 실수는 무엇일까? 향후 이 시장은 어떻게 진화해나갈까?

때마침 대표적인 통합 커뮤니케이션 전문 기업으로 손꼽히는 폴리(Poly)의 신영선 지사장과 만날 기회가 열렸다. 기대감을 안고 강남구 역삼동에 소재한 폴리 한국 지사를 방문했다. 

“전방위로 확산 중”
“10년을 노력해도 될 수 있을까 싶은 변화가 3개월 만에 일어났다고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야 나델라 CEO가 표현했습니다. 수많은 고객사와 파트너사로부터 전해지는 반응이 실제로 그렇습니다. 정말 많은 기업들이 먼저 연락해오고 있습니다.”

신영선 지사장은 시장의 분위기를 전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실 원격 협업, 원격 회의 솔루션의 폭발적 확산을 시사하는 글로벌 데이터는 다양하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재택근무용 솔루션 활용 비율이 10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있는가 하면, 영상회의를 하루에 한 번 이상 수행하다는 비율 또한 이제 65%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택근무를 실행하거나 검토하는 기업의 비율 또한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던 바 있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트렌드 자체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겁니다. 여러 업종의 일반 기업은 물론 공공 기관, 심지어 국가간 온라인 정상 회의 인프라를 위한 문의와 지원 요청도 이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5명 내외의 원격 미팅을 위한 솔루션을 찾는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상에 특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신 지사장에 따르면 폴리의 영상회의 솔루션뿐 아니라 헤드셋 라인업 모두에서 조직 내의 활용층이 확산되고 있음이 감지되고 있다. 과거에는 10~20명이 참여하는 회의실 수요가 비교적 두드러졌다면, 이제는 원격 협업을 위한 솔루션을 찾는 단위가 점점 더 작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회의실을 분할해 여러 개의 소규모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움직임도 뚜렷합니다. 그 만큼 영상회의와 협업 솔루션이 확산되고 있는 조짐이라고 봅니다. 어느덧 일상 업무에 더 스며들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기업 IT 임원분들도 실감하는 현실일 겁니다.”

“원격 협업 솔루션의 미덕은 ‘원격’임을 잊도록 하는 것”
IT 분야에 몸 담은 사람이라면 토를 달기 어려운 진단이다. 영상 회의, 영상 협업을 이용하는 비율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됐다. 전 세계에 비즈니스 센터가 산재한 글로벌 기업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공공, 교육 모든 분야의 모든 관계자를 아울러서다. 

하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이른바 ‘줌 피로’(Zoom fatigue)라고 불리는 현상을 한 예다. 연이은 영상 회의와 여타 원격 미팅으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대면 미팅에서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미묘한 커뮤니케이션 정보를 놓치는 것으로 인한 커뮤니케이션 문제도 존재한다. 경영진과 관리자에게는 원격 인력과 관련 솔루션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업무도 뒤따른다. 

“영상 회의 솔루션 기업에 속한 사람으로 해도 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사실 대면 만한 게 없다고 봅니다. 서로 얼굴을 보면서 교감하고 잡담 같지만 중요한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기회는 대면이 유일합니다. 이를테면 대면 미팅의 경우 1시간 약속을 할지라도 앞뒤로 차를 마시는 등 추가 시간을 소비하지만, 영상 회의에서는 예정된 시간만큼만 회의를 진행하곤 합니다. 당연히 커뮤니케이션 수준이 달라집니다.”

신영선 지사장은 영상 회의의 경우 실제 피로감이 심화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면서 설명을 이어갔다. 한 논문에 따르면 자연의 정보, 즉 실제 목소리를 듣거나 만나서 획득하는 정보와 달리, 기계를 통해 듣거나 보는 정보의 경우 뇌에서 한 번 더 번역하는 부하가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영상 회의 이후 유난히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는 셈이다. 

“그래서 최대한 실제와 같은 몰입감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폴리에서는 ‘Meeting Equality’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영상 회의가 현실과 비슷할수록 피로감이 덜하고 커뮤니케이션의 품질이 높아집니다. 회의 중 오디오가 중간중간 끊어지거나 잡음이 발생한다면, 또 까페의 배경음이나 가정의 생활 소음이 헤드셋을 통해 전해진다면 회의 참여자 모두가 몰입할 수가 없습니다. 원격 협업 솔루션의 미덕은 ‘원격’임을 잊도록 하는 것인 셈입니다. 문제는 원격 협업 인프라를 구축할 때 경험 측면에서의 품질을 간과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입니다.”

헤드셋이 한 사례다. 비즈니스 헤드셋과 음악 감상과 같은 범용 목적을 감안한 소비자용 기기는 원격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하늘과 땅만큼의 경험 차이를 보여준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를 실감한 고객층이 폴리의 솔루션에 가장 만족하곤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가령 비즈니스 헤드셋을 이용하면 골프장에서 통화해도 골프장인 줄 모릅니다. 반면 소비자용 기기를 착용하고 운전 중 통화할 경우에는 첫 마디가 ‘지금 운전 중이세요?’라고 묻는 겁니다. 많은 고객분들이 폴리의 장비를 이용할 때 현재 있는 장소가 드러나지 않아서 너무 좋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저 역시 그 누구보다 원격 회의를 많이 하는 입장에서 실감하는 부분입니다.”

“작은 개선의 누적이 커다란 차별화로 연결”
음성 헤드셋 전문 기업 플랜트로닉스와 통합 커뮤니케이션 전문 기업 폴리콤이 합병해 출범한 폴리의 한국 지사장다운 자신감이다. 거의 모든 포춘 500대 기업이 이용하는 데에는, 기업 임원들의 허들룸을 거쳐 컨택 센터 상담원들의 업무 도우미로 폴리의 제품이 널리 활용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터다. 1969년 닐 암스트롱이 달에서 지구로 메시지를 전할 때 이용한 기기가 플랜트로닉스의 헤드셋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다른 것일까?

“폴리라는 기업의 특징이 철저하게 ‘디바이스’에 초점을 맞춘다는 겁니다. 과거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형태의 비즈니스를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폴리는 지금까지도 ‘Connecting People’를 사명으로 하드웨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협업 소프트웨어 서비스 모두에서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든다는 목표만 추구합니다. 수십 년 동안 축적된 기술로 인한 차별화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신 지사장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기술이 숨어 있다고 강조했다. 잡음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알고리즘, 마치 커다란 ‘버블’ 안에 있는 것처럼 특정 영역 이내의 소리만 전달하는 기술, 지향성 마이크 없이도 특정 방향의 소리만 포착하는 기술, 각종 압축 기술은 물론, 네트워크 대역폭 최적화, 전달 정보의 우선순위 결정 알고리즘, 각종 소프트웨어 영상 트래킹 기술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결과라는 이야기다. 

“동일한 해상도의 영상 회의 장비군을 한 고객 기업에서 테스트한 적이 있었습니다. 벤치마크 결과 폴리의 제품은 경쟁사에 비해 1/3에 불과한 대역폭 만으로도 같은 품질을 구현해냈습니다. 폴리의 고객층 중 종전에 저가형 솔루션을 사용했던 분들이 특히 만족하는 이유라고 보고 있습니다.”

“개방성, 호환성에 유의할 필요 있다, 폴리만의 강점”
신영선 지사장은 디바이스에 초점을 맞추는 데 따른 다른 강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IT 기업들 다수가 자체 UC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고, 수많은 영상 및 음성 협업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이 등장해 있는 가운데, 폴리는 그 어떤 제조사보다도 폭넓은 개방성과 호환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 솔루션에서만 쓸 수 있는 장비가 가장 나쁘다고 단언하고 싶습니다. 이제 한두 개의 커뮤니케이션 툴만 이용하는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기업이 내부적으로 특정 툴을 결정했다고 할지라도 외부 생태계의 조직들이 다른 툴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협업 툴과 매끄럽게 통합되는 장비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자 보호는 물론 직원 경험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영선 지사장은 2017년 잠시 회사를 떠났을 때 이러한 폴리만의 강점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막상 외부에서 바라본 폴리는 내부에서 볼 때와는 다른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보유한 솔루션이 탁월했고 채널 생태계 또한 역량이 굉장히 뛰어난 것을 실감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줌이나 팀즈 등의 주요 협업 솔루션과 마치 처음부터 기획된 것처럼 매끄럽게 통합될 수 있으면서도 차별화된 하드웨어를 모두 보유한 기업이 없었습니다.” 

신영선 지사장이 인터뷰 도중 유독 많이 언급한 단어는 ‘경험’이었다. 메타버스, 홀로그램, 증강현실, 실시간 통역 등의 신기술이 눈길을 사로잡고 또 실용화되어가고 있지만 결국 관건은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 또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얼마나 쾌적한지일 것이라는 진단이었다. 

“와우(!) 기술도 물론 미래일 겁니다. 그러나 원격으로 협업하는 이가 점점 더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 대다수가 서로 앞에 있는 것처럼 느끼고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단기적인 진화 방향이라고 봅니다. 영상 및 음성 커뮤니케이션, 자료 공유, 귓속말 등을 별도로 훈련받지 않아도, 어렵게 설정하지 않아도 되는 방향으로 발전해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직까지는 원격 협업 분야의 UI, UX 측면에서 개선될 여지가 많습니다. 이러한 진화 방향성을 염두에 둔, 유연한 대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봅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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