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오케스트레이션 분야에서 오픈소스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IBM의 하시코프 인수로 테라폼이 사라지고 오픈토푸가 데브옵스를 위한 주요 클라우드 리소스 관리자로 부상할 수 있을까?
최근 몇 년간 코드형 인프라(IaC)와 데브옵스의 결합으로 클라우드 환경이 완전히 재편됐다. IaC는 지속적 배포의 핵심 요소이자 데브옵스 영역에서 중요한 기술이다. IaC로 데브옵스팀은 클라우드 인프라의 상태를 설명하는 코드를 작성하고, 이를 버전 관리 시스템에 저장하여 필요할 때마다 일관되게 재현할 수 있다. 이런 방법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환경 내 토폴로지, 네트워크, 가상 머신, 서버를 정의하고 배포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개발자는 통합 도구와 최적의 프로세스를 활용해 빠르게 확장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할 수 있는 지원 인프라를 형성할 수 있다.
코드가 실행될 때 항상 동일한 출력을 제공하듯, IaC 모델은 구현될 때마다 일정한 환경을 배포한다. IaC를 통해 개발팀과 운영팀은 일관된 CI/CD 주기에 따라 배포를 구성하고 자동화할 수 있다. 두 가지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이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정확히는 이 두 사건이 개발팀과 운영팀을 방해했다기보다, 데브옵스팀이 인프라 오케스트레이션과 프로비저닝을 바라보고 접근하는 방식을 변화시켰다.
인프라 자동화 업계의 지각변동
사태의 시작은 2023년 8월, 가장 널리 사용되는 IaC 프레임워크인 테라폼의 관리자 하시코프가 라이선스를 모질라 공개 라이선스(MPL)에서 비즈니스 소스 라이선스(BSL)로 전환한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이 결정은 테라폼이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유지하고 커뮤니티에 의해 제품이 형성되기를 원했던 이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하시코프는 몇 달 후 일어날 일을 예상했는지 이러한 외침에 귀를 기울이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커뮤니티는 반격에 나섰다. 라이선스 변경 발표 후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오픈소스 기반의 커뮤니티 주도로 테라폼을 대체하기 위한 오픈토푸(당시 OpenTF)가 등장했다. 테라폼을 포크, 즉 복제해서 만들어 공개한 것이었다.
6개월 만에 오픈토푸는 크로스플레인(Crossplane)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IaC 도구가 됐다. 클라우드솔루션 기업 파이어플라이가 발표한 IaC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테라폼을 사용하겠다고 응답한 비율보다 오픈토푸를 선택하겠다고 밝힌 비율이 3배 높았다.
그리고 올해 4월 IBM이 하시코프를 인수하면서 또 다른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IBM은 하이브리드 및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자동화할 수 있는 광범위한 인프라 수명주기 관리 및 보안 수명주기 관리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하시코프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하시코프 인수 후 3개월이 지났지만, IBM은 테라폼의 라이선스나 오픈소스 정책에 관한 구체적인 변화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더욱이 IBM은 이미 테라폼과 경쟁 관계에 있는 오픈소스 IaC 도구인 앤서블을 보유하고 있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테라폼의 미래에 대한 이러한 모든 복잡성과 불확실성은 ‘진정한 오픈소스’라 불리는 오픈토푸를 사용해 볼 충분한 이유를 제공한다.
오픈토푸가 급성장한 이유
그렇다면 테라폼의 단순한 포크 프로젝트인 오픈토푸는 어떻게 그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까? 거기다 IaC 업계에서는 풀루미, Arm/Bicep, 클라우드포메이션, 앤서블 등 경쟁 기술이 이미 많이 나온 상태였다. 오픈토푸가 앞서나간 데에는 몇 가지 확실한 이유가 있다.
오픈토푸는 비교적 설립 초기부터 리눅스 재단의 후원을 받았다. 덕분에 신뢰도는 높아지고 프로젝트를 오픈소스로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커뮤니티에 보일 수 있었다. 오픈토푸 커뮤니티에 따르면, 오픈토푸 기술을 앞으로도 자유롭게 사용, 수정 및 배포할 수 있고, 모든 개발은 영리 기업의 통제를 받지 않고 완전히 투명하고 커뮤니티 주도로 이루어질 것이다.
오픈토푸는 빛의 속도로(아니, 정확히 개발 속도로) 테라폼과 동등한 기능을 구현했다. 최신 프로덕션 버전인 1.7.0에는 데브옵스 및 데브섹옵스 실무자에게 테라폼이 제공하는 모든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테라폼의 단순한 복제 또는 포크 그 이상이 되겠다는 전략에 따라 커뮤니티에서 테라폼과 다른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오픈소스로 시작한 덕에 오픈토푸는 오픈소스 데브옵스 커뮤니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Env0, 그런트워크(Gruntwork), 하네스(Harness)를 포함한 150개 이상의 기업과 800명에 가까운 개인 개발자가 지원을 약속했다. 자연스럽게 많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도구 개발 업체가 오픈토푸에 대한 지원을 추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기업 내 오픈토푸 채택을 가속화하고 전체 생태계를 키우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모든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파이어플라이의 IaC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테라폼은 여전히 가장 널리 채택된 IaC 프레임워크로, 전체 IaC 실무자의 80%가 사용하고 있다. 오픈토푸가 공개된 직후 실시된 레딧 커뮤니티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다수가 테라폼에서 마이그레이션하는 것에 대해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 달 사이에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지만,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업데이트된 데이터나 통계는 아직 없다.
오픈토푸가 IaC의 업계 선구자가 되기까지는 아직 몇 가지 중요한 장애물이 남아 있다. 첫째, 기업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 많은 기업이 RUM(Resources Under Management) 기반 가격이 부담스럽더라도 이미 검증된 테라폼을 선호할 수 있다. 수백만 달러 규모의 기업은 가격 때문에 미션 크리티컬 인프라를 새로운 관리 환경으로 옮기지 않는다. 이러한 많은 고객들에게 오픈토푸는 단순히 테라폼의 오픈소스 대안이라는 것 이상의 가치 제안을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둘째, 테라폼은 성숙하고 매우 활발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오픈토푸는 매우 짧은 시간에 훌륭한 커뮤니티 기반을 구축했지만 플러그인, 모듈 및 서드파티 통합 측면에서 아직 따라잡아야 할 부분이 많다.
오픈토푸가 클라우드 리소스 관리에서 오픈소스 운동의 선구자로서 입지를 다졌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빠른 성장과 커뮤니티 지원을 지속할 수 있다면 개발자와 조직 모두에게 인프라 배포 및 오케스트레이션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역량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오픈토푸와 테라폼 간의 경쟁은 결국 IaC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더 광범위한 데브옵스 커뮤니티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 Dipti Parmar는 마케팅 및 기술 컨설턴트로, 현재 스타트업, 이커머스 브랜드, B2B SaaS 기업을 돕는 마케팅 에이전시 99stairs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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