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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불친절한 고수 대신 AI 조수 택하는 코딩 입문자들··· 스택오버플로의 몰락

2024.07.31 Nick Hodges  |  InfoWorld
한때 ‘개발자의 구글’이라고 불리던 스택오버플로가 위기를 겪고 있다.
 
ⓒ Getty Images Bank, 스택오버플로

제프 앳우드는 ‘코딩호러’라는 북미 개발자 사이에서 꽤 유명한 블로그를 운영하는 인물이다. 필자는 과거 그가 트위터(현 X)에 “개발자에게 유용한 웹사이트 서비스 이름을 추천해달라”라는 글을 올린 것을 기억한다. 어떤 서비스인지는 알리지 않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조엘 스폴스키와 ‘스택오버플로’라는 이름의 서비스를 세상에 공개했다.

출시 당시 스택오버플로는 혁신적이었다. ‘개발자가 자유롭게 질문하고 다른 개발자로부터 답변을 얻는 개방적 장소를 만든다’라는 이들의 비전은 매우 분명했다. 좋은 답변은 투표를 받고 상위로 노출되고, 방대한 지식 기반이 구축됐다. 앳우드와 스폴스키는 목표한 바를 달성했다. 개발자를 위한 인터넷을 내놓은 것이다.

구글에서 무언가를 검색하다가 상단에 스택오버플로 링크가 뜨고, 그 안에서 질문에 대한 완벽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는 개발자에게 필요한 완벽한 검색 경험이었다. 결국 스택오버플로는 개발자 세계에서 강자가 되었다. 2008년 출시 이후 꾸준히 개발자의 사랑을 받으며 광고 수익도 꽤 벌었던 이 사이트는 2021년 네덜란드 투자기업에게 인수됐다. 인수가는 18억 달러(약 2조 원)이었다.

스택오버플로는 사용자를 유입하는 과정에서 인센티브를 잘 활용했다. 평판 점수와 배지를 통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서비스를 키우는 식이었다. 스택오버플로의 평판은 일반적으로 좋은 답변과 질문을 제공하여 다른 구성원의 업보팅(Upvote, 좋아요 같은 투표 버튼)을 받음으로써 높일 수 있다. 평판이 높아지면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배지는 사용자 사이에서 탐나는 아이템이었다. 평판 점수와 획득한 금, 은, 동 배지 개수를 보여주는 작은 위젯을 따로 표시할 수도 있다.

나쁜 평판
사람을 모아 유명해진 서비스는 다시 사람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 권리가 생기는 모든 사회에서 그렇듯이, 일부 사용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특별한 권리를 다소 강압적이고 진지하게 행사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좋은 질문이 올라오는 것은 스택오버플로 같은 커뮤니티에서 매우 중요하다. 신입 사원이 현실 속에서도 실수를 하듯, 새로운 사용자는 종종 기존 사용자가 보기에 이상하거나 부정확한 질문을 올렸다. 스택오버플로가 일반적 토론 게시판이라고 생각한 새내기 사용자는 정리되지 않은 질문을 하곤 했다.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스택오버플로의 기존 사용자는 기준에 맞지 않는 나쁜 질문은 바로 다운보팅(Downvote, 싫어요 같은 투표 버튼)했으며, 이런 문화는 전체 사용자에게 퍼졌다. 질문이 왜 나쁜지 설명하는 댓글은 항상 불친절하거나 상냥하지 않았다. 그저 질문을 올리고 답을 얻고 싶었던 신규 사용자는 스택오버플로의 비전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사이트를 떠나야 했다. 다운보팅을 당하면 평판이 낮아지기에 새내기 사용자는 커뮤니티에서 성장할 기회 조차 얻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특정 사용자끼리 파벌이 조성되고, 일부 태그나 키워드를 장악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종종 온화하지 않은 손길로 커뮤니티를 지배했다. 도대체 방치된 질문에 답을 유도하기 위해 있었던 ‘텀블위드 배지’ 같은 제도는 왜 생겼던 것일까? 사람들을 몰아내기 위해서였을까?

결국 이 사이트는 곧 불친절한 사이트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 물론 이런 문화를 문제로 보는 기존 사용자도 점점 많아졌다. 트위터와 블로그에서 대규모 토론이 이어졌다. 스택오버플로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사람 중 한 명으로 평판 점수가 높은 존 스키트도 사이트를 더 친근하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직접 의견을 제시했다.

스택오버플로는 상황을 개선하려는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한 번 나빠진 평판은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지난 6월 신규 가입자가 보다 관대하고 기존 평판과 상관없이 질문할 수 있는 ‘스테이징 그라운드’라는 공간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서비스까지 만들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 수준이 심각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AI 딜레마
AI 코딩 도구가 발전하는 것도 스택오버플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제 웹사이트를 뒤질 필요 없이 AI에게 정확한 해결책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다. 자연스레 스택오버플로 트래픽은 급감했다. 이는 구조 조정으로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원래 스택오버플로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를 통해 내부 데이터를 외부에 제공했는데, 이 정책 때문에 많은 AI 기업이 코드 생산 도구를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다.

필자 스스로도 스택오버플로에 언제 마지막으로 질문하고 답변했는지 기억 나지 않는다. 이제는 깃허브 코파일럿이나 챗GPT에 물어본다. 이 두 가지 도구는 필자가 궁금해하는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한다.

스택오버플로는 최근 ‘싸워 이길 수 없다면 친구가 된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아예 AI 코딩 도구를 만드는 기업이 스택오버플로의 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오버플로AI’라는 API를 공개한 것이다.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해당 API를 이미 활용하고 있다. 수년 동안 스택오버플로에 지식을 제공한 개발자라면, 이러한 변화가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전략은 다시 스택오버플로에게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스택오버플로는 AI 코딩 도구에 포함된 많은 지식을 제공하지만, 개발자가 AI 코딩 도구에 더 많이 의존할수록 그 지식의 기반을 제공한 스택오버플로를 이용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우리 모두는 AI가 모든 산업을 파괴하듯 혁신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좋든 나쁘든 스택오버플로는 이러한 파괴적 혁신에 영향을 받는 대표적 사례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스택오버플로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일이 일어나든 스택오버플로의 전성기는 이미 지나간 것 같다.

*필자 Nick Hodges는 캐나다 칼튼 대학에서 고전어 학사 학위를, 해군 대학원에서 정보 기술 관리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버스보이, 요리사, 캐디, 텔레마케터, 사무실 관리자, 고등학교 교사, 해군 정보 장교, 소프트웨어 개발자, 제품 관리자, 소프트웨어 개발 관리자로 일했다. 또한 델파이(Delphi) 제품 관리자와 델파이 R&D 팀 매니저를 역임한 바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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