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canvas

AI / 라이프 / 소비자IT / 신기술|미래 / 애플리케이션

칼럼 | 고든 벨의 죽음과 라이프로깅의 부활

2024.05.29 Mike Elgan   |  Computerworld
고든 벨의 라이프로깅 프로젝트는 아이폰으로 인해 끝났던 바 있다. 이제 AI가 ‘라이프로깅’을 되살리고 있다.
 
ⓒ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

이달 초 기술 업계는 한 전설을 잃었다. 공교롭게도 그가 평생 동안 추구한 비전이 마침내 실현된 시기와 맞물린다.

개인용 컴퓨터의 시대를 연 컴퓨터 과학자 C. 고든 벨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1965년 최초의 마이크로컴퓨터인 DEC PDP-8을 설계했으며, 그 외에도 컴퓨팅 분야에서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벨은 5월 17일 캘리포니아주 코로나도에 있는 자택에서 폐렴으로 사망했다. 향년 89세였다.

‘삶을 기록하려는’ 벨의 비전
벨은 1998년대 후반 바네바 부시가 1945년 월간 아틀란틱에 기고한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라는 글에서 설명한 가상의 ‘메멕스’(Memex) 시스템에서 영감을 얻어 눈길을 끄는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자신의 삶 및 업무와 관련된 모든 디지털 콘텐츠를 입력하는 ‘마이라이프비츠’(MyLifeBits )라는 프로젝트였다. 

프로젝트 페이지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평생에 걸친 기사, 책, 카드, CD, 편지, 메모, 논문, 사진, 그림, 프레젠테이션, 홈 무비, 비디오 강의, 음성 녹음, 전화 통화, 메신저 대화 내용, 텔레비전, 라디오"의 디지털 버전을 캡처하고자 했다. (벨은 두 대의 카메라를 목에 걸고 일정한 간격으로 사진을 찍는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런 다음 그는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사실, 캡처한 아이디어, 이름, 이벤트 등을 포착했다.

한편 이 마이라이프비츠는 벨이 마이크로소프트서 연구하던 프로젝트의 일부였다. 그는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에 입사해 2015년 명예 연구원으로 임명될 때까지 근무했다.

라이프로깅의 실패
8년 전, 필자는 벨과 인터뷰했고, 그가 말한 내용을 바탕으로 <칼럼 | 라이프로깅은 죽었다… '그러나'>라는 제목의을 작성했다. 벨에 따르면 라이프로깅을 죽인 것은 스마트폰이었다. 그는 2007년에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라이프로깅 실험을 중단했다.
 
그는 스마트폰이 사진과 사용자 데이터뿐만 아니라 센서 데이터까지 캡처할 수 있는 범용성을 바탕으로 이전의 어떤 기기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했다. 실제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우리는 갑자기 훨씬 더 많은 데이터에 노출됐다. 그러나 이를 응집력 있고 사용 가능한 라이프로깅 시스템으로 처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없었다. 

그는 또한 향후 더 나은 배터리와 더 저렴한 스토리지, 그리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캡처, 정리 및 표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인공지능(AI)이 확보되면 라이프로깅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예측은 정확했다. AI를 사용하면 데이터에 태그를 붙이거나, 특별히 분류하거나, 분류할 필요가 없다. 또한 자연어 상호작용을 통해 의미 있게 반응할 수 있다. 

당시 필자가 쓴 글 하나가 있다. 여전히 가지고 있는 생각이기도 하다. 다음과 같은 글이다.
 

"필자는 모든 사람들이 정말로 라이프로깅을 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더 많은 작업, 정보 과부하 또는 새로운 데이터 관리 문제를 원하지 않을 뿐이다. 더 나은 하드웨어와 고급 AI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면, 라이프로깅과 이를 통해 제공되는 사진 메모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모바일 디바이스의 또 다른 백그라운드 기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 순간에 도달했다.

밀려드는 라이프로깅 AI의 새로운 물결
벨이 사망한 지 며칠 만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놀라운 라이프로깅 도구를 발표했다. 시기적으로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회사 경영진이 ‘라이프로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근간의 개념은 완전히 같다.)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2024 컨퍼런스에 앞서 열린 5월 20일의 열린 특별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리콜 기능’을 소개했다. 윈도우 11을 실행하고 퀄컴의 새로운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칩이 탑재된 코파일런+ PC에서 동작하는 기능이다. (참고로 이 칩에는 신경 처리 장치(NPU)가 있어 리콜이 가능하다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설명한다.)
 
작동 방식은 이렇다. 리콜 기능이 활성화되면 몇 초마다 사용자 화면의 스크린샷을 찍는다. (사용자는 선택한 애플리케이션의 캡처를 금지할 수 있다. 비공개 브라우징 세션도 캡처되지 않다. 그리고 특정 스크린샷 또는 사용자가 지정한 기간 내의 모든 캡처는 삭제할 수 있다.)

화면 캡처는 암호화되어 로컬에 저장되며, 사용자는 콘텐츠를 검색하거나 시간순으로 스크롤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핵심 중 하나는 AI가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고 캡처 데이터에서 텍스트, 문맥, 이미지 및 기타 정보를 식별하여 나중에 스크린샷을 요약하고 기억하며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무엇을, 누구와 함께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디바이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디지털 사진 메모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리콜 기능은 순수하고 단순한 라이프로깅이다. AI를 통해 이 라이프로깅 도구를 사상 처음으로 대규모로 실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코파일럿+ PC는 2024년 6월 18일에 출시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발표 일주일 전, 그리고 벨이 세상을 떠나기 불과 며칠 전. 구글도 일종의 라이프로깅 도구를 발표했다. 프로젝트 아스트라에 대한 비디오 데모에서 이 기술을 선보인 한 여성은 AI 안경을 집어 들고 안경을 통해 아스트라 세션을 계속 진행했다. 
 

아스트라가 비디오를 캡처하며, AI는 이를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나중에 다시 참조할 수 있게도 해준다. AI 도구가 보고, 생각하고, 기억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물론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AI가 픽셀 폰의 카메라로 촬영된 모든 사물에 대한 텍스트 로그를 생성하고 그 과정에서 사물과 사람을 식별한다. 이후 AI는 사용자가 본 모든 것을 검색, 요약, 처리하여 즉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게 된다.

벨은 스냅샷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녔다. 카메라보다는 안경이 생성형 AI가 처리할 비디오를 캡처하는 데 더 적합하다는 점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구글은 또 다른 강력한 라이프로깅 도구를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바로 노트북LM(NotebookLM)이다. AI로 강화된 이 노트 필기 애플리케이션 베타 버전은 미국 거주자라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해 볼 수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의 핵심은 작성된 모든 텍스트, 사진, 오디오 파일, 구글 문서 및 PDF 등을 업로드하는 것이다.
 
언제든 자연어 쿼리로 자신의 노트북을 조사할 수 있으며, 결과는 생성형 AI 챗봇에서 볼 수 있는 익숙한 방식으로 돌아온다. 실제로 노트북LM은 구글의 PaLM 2 및 제미나이 프로 모델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최신 챗봇과 마찬가지로 노트북LM은 결과를 표시한 후 제안된 작업과 후속 질문을 제시하기도 한다. 또한 사용자를 위해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준다. 특정 노트에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고 공동 작업할 수도 있다.

어쩌면 노트북LM은 고든 벨이 9년 동안 공을 들여 만들고자 했던 바로 그 라이프로깅 시스템이다. 벨의 아이디어가 기술보다 너무 앞서 있었을 뿐이다.

지난 2주는 1945년 반네바르 부시가 메멕스 개념을 언급한 이래로 라이프로깅 아이디어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 시대에는 라이프로깅을 라이프로깅이라고 부르지 않을 터다. 또 효과적으로 삶의 매순간을 기록하는 역량은 고든 벨에 의해 탄생한 PC와 다른 많은 디지털 선물들처럼 언젠가 진부하게 여겨질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AI 도구가 나오기 전에는 라이프로깅이란 실패한 개념이었다. 이제 우리는 이를 위한 도구를 가질 수 있게 됐다. 

* Mike Elgan은 기술 및 기술 문화에 대해 저술하는 전문 기고가다. ciokr@idg.co.kr
CIO Korea 뉴스레터 및 IT 트랜드 보고서 무료 구독하기
Sponsored
추천 테크라이브러리

회사명:한국IDG 제호: CIO Korea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등록번호 : 서울 아01641 등록발행일자 : 2011년 05월 27일

발행인 : 박형미 편집인 : 천신응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