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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무실 복귀’라는 수렁, 애플마저 빠졌다

2022.05.17 Evan Schuman  |  Computerworld
최근 원격근무를 줄이고 사무실 복귀를 밀어붙이는 기업들의 행태는 자멸적이면서도 기괴하다. 
 
ⓒApple

최근 원격근무(재택근무, WFH라고도 한다)를 줄이고 사무실 복귀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히 자멸적이면서도 기괴한 행태라고 단언해본다. 현재 기업들이 인재난 속에서 직원 채용과 유지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임원진이 모여 “채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일단 우리가 여기 있는 동안 원격근무 정책을 더 안 좋게 만들어서 인재난을 더 어렵게 만들자”라고 합심한 듯이 보일 정도다.   

애플이 대표적인 예시다. 애플 같은 회사의 업무야말로 직원들이 각기 다른 위치에서 일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지난 2년 동안 원격근무 덕을 톡톡히 봤고 손실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직원들을 다시 회사 건물로 데려오자”라고 외치면서 스스로 수렁에 빠지고 있다.

많은 애플 직원은 사무실 복귀 지침에 반발했다. 결국 애플 머신러닝 팀의 팀장 같은 고급 인재까지 회사의 일방적인 사무실 복귀 전환 지시를 지적하며 사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만약 애플이(또는 다른 기업이) 원격근무의 실질적인 폐해를 명분 삼아 사무실 복귀를 지시했다면 상황은 조금은 달랐을 것이다. 업무 효율성이 떨어졌다거나(떨어지지 않았다), 업무 결과의 질이 하락했다거나(하락하지 않았다), 아니면 관리자가 직원들을 관리하느라 더 애를 먹었다거나(애먹지 않았다) 하는 명분을 내세웠다면 논쟁의 소지가 일부 있었을 수 있다

여하튼 원격근무가 대체적으로 매우 효과적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초기에 IT 인프라를 설치하는 데 들어간 비용이 있었지만, 이는 일시적인 고정 비용일 뿐이었다. 즉 ’코로나 초기에는 IT 셋업 비용을 감당해야 했지만 더 이상의 비용은 지출하기 힘들다’라는 핑계도 대기 힘들다는 뜻이다. 

원격근무 프로그램은 약속했던 혜택을 고스란히 전달하기도 했다. 낭비되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불필요한 화상 회의를 대폭 없애면 더 줄일 수 있다), 통근 시간을 줄여 직원들이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자고, 일과 삶의 균형을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직원들은 더 행복해졌다. 

원격근무는 유지하는데 큰 비용이 들지도 않고 일을 크게 방해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직장을 행복한 곳으로 만들어준다. 그래서 애플과 다른 회사들이 이를 중단하려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업무 현장에 꼭 나와야 하는 직업이 있다는 주장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공장 조립 라인 직원, 건물 경비원, 식당 직원, 건물 유지 직원, 해충 구제업자 등등의 직업이 있다.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확실히 현장으로 출근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 기업에서 종사하는 절대다수의 직장인, 특히 전문직 직장인은 원격근무만으로도 충분히 거의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애플은 지난달 11일 직원들에게 주 1회 사무실 출근을 지시한 데 이어 이달 2일부터 주 2회, 오는 23일부터는 주 3회 출근을 지시했다. 애플 같은 IT 회사에서 당최 이해할 수 없는 지침이다. 애플은 다음과 같은 방침을 세웠어야 한다. “특정 직원이 본사에 출근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면 해당 직원은 관리자와 개별적으로 논의한다. 관리자는 불가피한 이유를 확인해야 한다. 그 직원만이, 해당 출근지에서만 할 수 있는 일임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한 상황일지라도 일주일에 최대 한 번만 출근이 허용된다”. 

즉 직원이 회사로 출근하게 하려면 구체적인 이유를 정해야 한다. “내일은 금요일이잖아”라는 주먹구구식 변명은 이제 가당치 않다. 주 1/2/3회 같은 기준은 너무 모호하다. “출근일은 상사의 서면 평가를 통해 업무에 얼마나 필요한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이 결정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더 상위의 상사에게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어떤 경우에도 직원이 불필요하게 출근하는 것은 막고자 한다” 정도가 적절할 수 있겠다.

물론 기업 임원은 단순히 직장 생활 전반에 걸쳐 줄곧 회사로 출근해왔기 때문에 대면으로 일 하는 것이 더 편할 수 있다. 그들에게는 이게 진짜 ‘일’로 느껴질 수 있다.

사실 코로나 자체가 재택근무를 둘러싼 혼란의 한 요소다. 일단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아마 앞으로 최소 수년, 혹은 평생 우리를 따라다닐지 모른다. 코로나19가 정말 종식됐다고 생각하는가? 

코로나19와 재택근무의 관계도 혼란을 가중시킨다. 코로나는 기업이 숨가쁘게 원격근무로 전환할 계기를 마련했을 뿐이다. 원격근무를 해야 하는 이유가 아니다. 사실 기업은 수년 전부터 진작에 원격근무로 전환했어야 했한다. 코로나 덕에 지금이라도 시행됐다. 

그러나 팬데믹 때문에 재택근무를 시행해야 했다고 생각하는 임원들은,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됨에 따라 재택근무 또한 멈춰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또한 직원 채용 및 유지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원격근무를 줄여 효율성, 워라밸, 직원 만족도를 일부러 낮출 이유가 어디 있는가? 만약 임원진이 굳이 회사 건물에 더 많은 직원이 있길 원한다면, 천천히 해야 한다. 이런 식이면 무난하겠다. “회사에 출근하고 싶은 직원은 얼마든지 해도 좋습니다. 단, 모쪼록 안전이 최우선임을 숙지해주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직원분들의 의향이 최우선입니다.”

몇몇 임원은 원격근무로 인해 창의성과 아이디어 공유가 줄어들었다는 이유를 들며 직원을 다시 회사로 복귀하게 하려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건 증명된 사실이 아니다. 설령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효과와 만족도가 높았던 원격근무를 유지한 채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Evan Schuman은 IT 전문 기자다. 리테일 기술 전문 사이트(StorefrontBacktalk)를 설립한 기자 중 한 명이기도 하며, 이 밖에 CBS뉴스닷컴, 리테일위크, 컴퓨터월드, e위크 등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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