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9

칼럼 |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티핑포인트

정철환 | CIO KR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는 여러 권의 통찰력 있는 저서로 유명한 미국의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의 제목이다. 위키백과에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는 튀어오르는 포인트를 말한다. 대중의 반응이 한 순간 폭발적으로 늘어날 때, 광고 마케팅이 효과를 발하며 폭발적인 주문으로 이어질 때 등을 일컫는다. 즉 티핑 포인트는 수면 아래에 있던 노력의 결과가 수면 밖으로 튀어 오를 때 쓰이곤 한다. ‘메시지가 특별하거나, 확산을 촉진하는 시스템이 작동되거나, 인계점에 도달하기 위한 꾸준한 동력이 있을 때 발현된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IT 분야에서 티핑포인트는 새로운 IT기술이 등장하고 신기술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관심이 집중되며 여러 벤처기업에서 해당 기술에 기반한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기대했던 시장의 반응을 얻지 못해 오랜 기간동안 고전을 하다가 초기 참여기업들이 포기를 하고 물러날 무렵, 갑자기 해당 분야가 폭발적인 성장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리고 이런 티핑포인트의 계기를 애플이 만들었던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아이팟과 아이튠즈가 있었고 아이폰이 있었으며 애플워치가 있다.

MP3 플레이어는 우리나라의 새한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수많은 회사에서 제품들이 출시되었으나 본격적인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 아이팟 출시 이후였다. 스마트폰 역시 1990년대에 개념이 등장하고 2000년대에 많은 회사에서 제품이 출시되었지만 주류화되지 못하다가 2007년 아이폰의 등장 이후 시장이 폭발하였다. 스마트워치 역시 유사하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분야의 오늘을 보면 앞서 언급한 티핑포인트의 사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미래 IT 분야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최근 회자되고 있는 메타버스의 핵심 기술이지만, 오랜 기간 수면 아래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가상현실 기술은 이미 1970년대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분야다. 그리고 2010년 이후에는 다양한 회사에서 제품들을 개발하였으며 VR을 이용한 체험 서비스가 등장한지도 오래되었다.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을 위한 VR 헤드셋 제품을 2016년에 출시하였으며 지금은 델, HP, 레노보 등 PC 업체는 물론 HTC와 삼성 등 스마트폰업체에서도 제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에서 퀘스트를 출시하기 전까지 일반인들에게 VR 헤드셋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구글의 카드보드 헤드셋이 전부였다. 하지만 2019년 오큘러스의 퀘스트 그리고 2020년 퀘스트2가 출시되면서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구입 가능한 가격대에 완전한 독립형 시스템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AR의 경우 오큘러스보다 훨씬 이른 시기인 2013년에 구글이 구글 글래스를 출시하면서 당시 IT 전문가들 사이에서 커다란 반응을 얻었다. 과연 출시일은 언제쯤이며 가격은 얼마에 출시될 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다. 그러나 기술적인 한계와 사회, 문화적인 거부감 등으로 인해 구글 글래스는 결국 시장에 정식 제품으로 출시되지 못했다. 

이후 기업이나 전문 분야를 위한 다양한 AR 헤드셋을 개발하는 회사가 등장했고 기술적인 성능 개선도 꾸준히 이루어졌으나 시장이 열리지 않아 DAQRI, Meta, Metaio 등 많은 기업들이 사업을 접거나 인수되었다.

VR이나 AR 헤드셋과 같은 새로운 IT 기기는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이 있어야 한다. 또한 기기의 성능이 충분히 만족스러워야 하며 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시장 초기, 사용자층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거액의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의 입장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출시하여도 시장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얻기 어렵다. 어디에 쓸 수 있으며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충분한 만족을 주기 어렵고 가격 역시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오큘러스는 퀘스트 시리즈로 VR 헤드셋 시장의 절대적인 강자가 되었으며 페이스북의 든든한 지원 하에 VR 시장의 티핑포인트를 가져온 기업으로 기억될 것이다. 필자도 9월에 오큘러스 퀘스트2를 구입하였고 이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AR헤드셋의 경우 벤처기업도 아닌 글로벌 IT 기업인 구글에서 제품을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한 상황에서 후발 벤처기업의 제품들이 성공하지 못한 것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두개의 디스플레이와 센서들로 구성된 VR 헤드셋 및 소프트웨어와는 달리 AR 헤드셋은 훨씬 더 어려운 기술적 과제들이 있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어야 하며 VR보다 더 작은 디스플레이로 만족스러운 영상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 실내에서만 사용하는 VR과는 달리 착용하고 외부에서 활동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외관 디자인의 제약도 가지고 있다. 

현재 AR 분야의 선두기업은 매직 리프(Magic Leap)다. 또한 구글이 인수한 노스(North)의 포칼스(Focals)는 선글라스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착용에 대한 거부감을 없앴다. 이외에 기업들로 Nreal, Vuzix 등이 있으며 페이스북은 선글라스 회사인 레이벤과 함께 스마트 글래스 개발을 하고 있다. 그리고 퀄콤도 모바일 AR 기술 경쟁에 참여했다.

그렇다면 AR헤드셋의 티핑포인트는 어느 순간이 될까? 2010년 이후 애플은 90개 이상의 기업들은 인수했으며 이 중에는 많은 AR 및 VR 관련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애플은 이미 충분한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컨텐츠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제품을 매력적으로 디자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만약 애플이 AR 헤드셋을 출시한다면 제품 확산을 위한 사용자층의 확보와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의 개발이라는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의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많은 IT 전문가들이 VR/AR 시장에 대해 애플이 본격 진입할 시기를 궁금해하고 있다. 이미 애플은 아이폰 시리즈를 통해 훌륭한 LiDAR센서를 보급했으며 3차원 얼굴인식 기능을 일반화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시기가 언제인가 하는 것 뿐이 아닐까?

*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제조업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2021.10.29

칼럼 |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티핑포인트

정철환 | CIO KR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는 여러 권의 통찰력 있는 저서로 유명한 미국의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의 제목이다. 위키백과에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는 튀어오르는 포인트를 말한다. 대중의 반응이 한 순간 폭발적으로 늘어날 때, 광고 마케팅이 효과를 발하며 폭발적인 주문으로 이어질 때 등을 일컫는다. 즉 티핑 포인트는 수면 아래에 있던 노력의 결과가 수면 밖으로 튀어 오를 때 쓰이곤 한다. ‘메시지가 특별하거나, 확산을 촉진하는 시스템이 작동되거나, 인계점에 도달하기 위한 꾸준한 동력이 있을 때 발현된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IT 분야에서 티핑포인트는 새로운 IT기술이 등장하고 신기술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관심이 집중되며 여러 벤처기업에서 해당 기술에 기반한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기대했던 시장의 반응을 얻지 못해 오랜 기간동안 고전을 하다가 초기 참여기업들이 포기를 하고 물러날 무렵, 갑자기 해당 분야가 폭발적인 성장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리고 이런 티핑포인트의 계기를 애플이 만들었던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아이팟과 아이튠즈가 있었고 아이폰이 있었으며 애플워치가 있다.

MP3 플레이어는 우리나라의 새한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수많은 회사에서 제품들이 출시되었으나 본격적인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 아이팟 출시 이후였다. 스마트폰 역시 1990년대에 개념이 등장하고 2000년대에 많은 회사에서 제품이 출시되었지만 주류화되지 못하다가 2007년 아이폰의 등장 이후 시장이 폭발하였다. 스마트워치 역시 유사하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분야의 오늘을 보면 앞서 언급한 티핑포인트의 사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미래 IT 분야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최근 회자되고 있는 메타버스의 핵심 기술이지만, 오랜 기간 수면 아래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가상현실 기술은 이미 1970년대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분야다. 그리고 2010년 이후에는 다양한 회사에서 제품들을 개발하였으며 VR을 이용한 체험 서비스가 등장한지도 오래되었다.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을 위한 VR 헤드셋 제품을 2016년에 출시하였으며 지금은 델, HP, 레노보 등 PC 업체는 물론 HTC와 삼성 등 스마트폰업체에서도 제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에서 퀘스트를 출시하기 전까지 일반인들에게 VR 헤드셋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구글의 카드보드 헤드셋이 전부였다. 하지만 2019년 오큘러스의 퀘스트 그리고 2020년 퀘스트2가 출시되면서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구입 가능한 가격대에 완전한 독립형 시스템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AR의 경우 오큘러스보다 훨씬 이른 시기인 2013년에 구글이 구글 글래스를 출시하면서 당시 IT 전문가들 사이에서 커다란 반응을 얻었다. 과연 출시일은 언제쯤이며 가격은 얼마에 출시될 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다. 그러나 기술적인 한계와 사회, 문화적인 거부감 등으로 인해 구글 글래스는 결국 시장에 정식 제품으로 출시되지 못했다. 

이후 기업이나 전문 분야를 위한 다양한 AR 헤드셋을 개발하는 회사가 등장했고 기술적인 성능 개선도 꾸준히 이루어졌으나 시장이 열리지 않아 DAQRI, Meta, Metaio 등 많은 기업들이 사업을 접거나 인수되었다.

VR이나 AR 헤드셋과 같은 새로운 IT 기기는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이 있어야 한다. 또한 기기의 성능이 충분히 만족스러워야 하며 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시장 초기, 사용자층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거액의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의 입장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출시하여도 시장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얻기 어렵다. 어디에 쓸 수 있으며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충분한 만족을 주기 어렵고 가격 역시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오큘러스는 퀘스트 시리즈로 VR 헤드셋 시장의 절대적인 강자가 되었으며 페이스북의 든든한 지원 하에 VR 시장의 티핑포인트를 가져온 기업으로 기억될 것이다. 필자도 9월에 오큘러스 퀘스트2를 구입하였고 이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AR헤드셋의 경우 벤처기업도 아닌 글로벌 IT 기업인 구글에서 제품을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한 상황에서 후발 벤처기업의 제품들이 성공하지 못한 것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두개의 디스플레이와 센서들로 구성된 VR 헤드셋 및 소프트웨어와는 달리 AR 헤드셋은 훨씬 더 어려운 기술적 과제들이 있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어야 하며 VR보다 더 작은 디스플레이로 만족스러운 영상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 실내에서만 사용하는 VR과는 달리 착용하고 외부에서 활동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외관 디자인의 제약도 가지고 있다. 

현재 AR 분야의 선두기업은 매직 리프(Magic Leap)다. 또한 구글이 인수한 노스(North)의 포칼스(Focals)는 선글라스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착용에 대한 거부감을 없앴다. 이외에 기업들로 Nreal, Vuzix 등이 있으며 페이스북은 선글라스 회사인 레이벤과 함께 스마트 글래스 개발을 하고 있다. 그리고 퀄콤도 모바일 AR 기술 경쟁에 참여했다.

그렇다면 AR헤드셋의 티핑포인트는 어느 순간이 될까? 2010년 이후 애플은 90개 이상의 기업들은 인수했으며 이 중에는 많은 AR 및 VR 관련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애플은 이미 충분한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컨텐츠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제품을 매력적으로 디자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만약 애플이 AR 헤드셋을 출시한다면 제품 확산을 위한 사용자층의 확보와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의 개발이라는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의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많은 IT 전문가들이 VR/AR 시장에 대해 애플이 본격 진입할 시기를 궁금해하고 있다. 이미 애플은 아이폰 시리즈를 통해 훌륭한 LiDAR센서를 보급했으며 3차원 얼굴인식 기능을 일반화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시기가 언제인가 하는 것 뿐이 아닐까?

* 정철환 팀장은 삼성SDS,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제조업 IT기획팀장이다. 저서로는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과 <알아두면 쓸모 있는 IT 상식>이 있으며 삼성SDS 사보에 1년 동안 원고를 쓴 경력이 있다. 한국IDG가 주관하는 CIO 어워드 2012에서 올해의 CIO로 선정됐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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