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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철의 How-to-Big Data | CPS와 Digital Transformation (1)

2020.12.28 김진철  |  CIO KR

필자가 데이터 과학자로서 경력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된 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European Organization of Nuclear Research(Conseil Européenne pour la Recherche Nucléaire); CERN)의 대형 강입자 가속기(The Large Hadron Collider; LHC) CMS 실험의 빅데이터 경험을 바탕으로 이 How-to-Big Data 연재를 해온 것도 벌써 4년이 다 되었다.

빅데이터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한참 전부터 데이터 과학자로서, 빅데이터 전문가로서 빅데이터를 다루면서 느껴왔던 생각들과 통찰, 교훈을 관련 업계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나누기 위해 시작한 연재가 벌써 4년간 지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필자가 그간 경험하고 생각했던 것들이 참 다양하고 많았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된다.

 

ⓒGetty Images


필자가 본 연재를 준비하고 집필하면서 독자분들에게 가장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 중의 하나는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여 빅데이터 비즈니스를 성공시키려면 빅데이터 기술을 잘 알고 활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필자의 생각은 How-to-Big Data 연재가 어떤 내용으로 구성될 것인지 소개했던 연재의 첫 번째 글부터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2]. 당시 빅데이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던 아파치 하둡(Apache Hadoop)에 대한 과도한 기대, 이런 지나친 관심이 일으키고 있던 빅데이터 비즈니스와 데이터 과학에의 편견과 오해를 조금이나마 바로잡고, 빅데이터와 데이터 과학이 비즈니스에 줄 수 있는 진정한 가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고자 했던 의도가 얼마나 달성되었는지 모르겠다.

4년이 된 지금 시점에서 첫 번째 글을 썼을 때의 초심을 돌이켜보게 만드는 주제로 돌아가 보려고 한다. 빅데이터와 사이버 물리 시스템이 미래 비즈니스 변화의 동력으로서 자리 잡아 가는 과정을 표현하는 말로서, 그리고 빅데이터와 사이버 물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가 일반 회사들의 새로운 경영 전략과 프로세스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현실을 표현하는 새로운 경영 트렌드 용어로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빅데이터, 사이버 물리 시스템과의 관계를 살펴보려고 한다.

최근 1~2년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부쩍 늘어난 듯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필자는 최근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대한 이런 뜨거운 관심이 다음과 같은 이유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첫째,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5G 및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 기술들을 잘 알고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최근의 비즈니스와 시장의 변화에 따라잡기 어렵다는 깨달음이 조용히 확산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 이제서야 드러나고 있다.

둘째, 지금까지 새로운 상품과 시장을 상징하고 트렌드를 빠르게 견인해왔던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과 같은 용어들이, 개별 영역의 기술들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비즈니스가 되기에 부족하다는 것을 기업들이 조금씩 인지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셋째, 소위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페이스북(Facebook), 애플(Apple)과 같은 플랫폼 기업들, 그리고 과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을 앞서 나가고 있는 에어비엔비(AirBnB), 우버(Uber)와 같은 회사들이 기존 비즈니스 영역을 빠르게 파괴하고 재편하면서, 이에 위기감을 느낀 기존 기업들이 이들의 방식을 배우고 모방하여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적용하고 싶어 하는 급박함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대한 관심을 크게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새롭게 성장하던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을 중심으로 활용되어 왔던 기술들과 비즈니스 노하우들이 기존 비즈니스의 문제 해결과 성장에 적용되어 성공한 사례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말로 상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럼 빅데이터와 사이버 물리 시스템이 이런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어떤 관계가 있고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를 살펴보기 위해 먼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뭔지 간단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서비스나 비즈니스를 변화시키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 활용하는 것을 의미하며[3],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기업의 전략, 조직,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문화,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경영 전략[4]을 총칭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디지털 기술과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의 가장 큰 혜택은 자동화를 통한 기민함과 효율성이지만, 그 외에도 이런 자동화를 통해 개선된 비즈니스 시스템을 바탕으로 새로운 혁신과 창의성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컴퓨터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단순한 자동화와는 구분된다[3].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매우 어렵고 복잡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가장 간단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예는 태블릿과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를 이용한 “종이 없는 비즈니스 프로세스(going paperless)”와 같은 사례를 들 수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로 상징되는 태블릿 디바이스의 발전은 종이에 인쇄된 문서를 기준으로 디자인되고 운영되고 있던 대부분 기업들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전자문서 중심의 새로운 비즈니스 프로세스로 변화시킬 수 있는 촉매가 되어 기업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속도와 효율을 근본적으로 높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범위와 양상은 기업이 처한 문제와 현안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고, 적용하는 기술에 따라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서의 “디지털(digital)”은 원래 컴퓨터 공학에서 비트로 표현되는 이산(discrete) 데이터를 가리키는 용어였다. 경영 트렌드 용어로서 쓰는 “디지털(digital)”은 “디지털(digital)” 자료를 처리하는 컴퓨터와 정보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과 기술, 서비스를 통칭하는 말로써 포괄적인 의미를 가진다.

고객 경험의 확장과 혁신을 위한 디지털 전환 – 버버리 사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가장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효과를 보여준 분야는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분야이다. 고객의 데이터와 미디어 기술, 모바일 디바이스 기술을 활용해 “N-스크린(N-Screen)”으로 일컬어지는 다양한 매체에서 고객 브랜드 경험을 향상시키고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 사례의 가장 대표적인 경우로는 버버리의 디지털 전환 사례를 생각해볼 수 있다[4-6].

안젤라 아렌츠가 2006년 버버리의 CEO로 취임했을 때 버버리의 성장률은 다른 브랜드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었다. 안젤라 아렌츠를 비롯한 버버리 경영진은 이 뒤쳐진 성장률을 만회할 수 있는 방법으로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를 주 타깃으로 하여 새롭게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들 밀레니얼 세대들이 익숙하고 많이 활용하는 디지털 매체를 적극 활용하기로 하면서 버버리의 디지털 전환이 시작됐다.

안젤라 아렌츠가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베일리를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로 임명하면서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버버리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버버리의 전통적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sum)”이라는 브랜드를 런치(launch)하면서, 최초로 온라인 채널로 패션쇼를 생중계하기도 하였다. 최고 기술 책임자(CTO)로 임명된 존 더글라스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버버리의 IT 조직과 인프라를 통합하여 물류부터 매장 판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도록 하였고, 소셜 미디어, 모바일, 데이터 분석 조직을 신설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안젤라 아렌츠와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페이스북을 활용한 샘플 프로모션을 통해 향수를 출시하고, 트위터와 함께 실시간 패션쇼 실시간 중계인 “트윗워크(Tweetwalk)”를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자신의 “키스”를 캡쳐 해서 전송할 수 있도록 한 “버버리 키스(Burberry Kisses)” 프로젝트를 진행했다[4-6]. 

2014년 가을/겨울 패션쇼와 함께 한창 떠오르고 있던 중국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위챗(WeChat)과 제휴하여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기도 했다[4-6]. 이와 같이 밀레니얼 세대가 많이 쓰고 익숙한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통해 고객과의 소통을 넓혀가는 것이 버버리의 디지털 전환의 시작이었다.

이런 과정에서 다양한 디지털 매체에서 고객의 브랜드 경험을 일관되면서도 차별화된 방식으로 제공할 필요를 느끼기 시작하였다. 버버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포함한 전 세계 매장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브랜드 콘텐츠를 상영하고, 음악을 이용한 브랜딩을 시도한 “리테일 시어터(retail theater)”라는 디지털 브랜딩을 시도하였다.

전 판매 직원들에게 아이패드를 지급하여 전 세계 매장의 버버리 제품 콜렉션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매장에서 라이브 패션쇼를 보면서 아이패드로 패션쇼의 콜렉션을 주문하고, 이를 6~8주내에 고객이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구축하였다. 과거 연 두 차례의 패션쇼에서 선보인 콜렉션을 고객이 주문해서 받아 보기까지 6개월이 걸렸으나, 새로운 시스템으로는 패션쇼에서 콜렉션이 공개된 후 6~8주 안에 고객이 제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되었으니 큰 혁신이라고 볼 수 있다.

2012년에 영국 런던의 리젠트 스트리트에 오픈한 버버리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온라인에서의 고객 경험을 오프라인에서도 동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다른 브랜드들은 오프라인에서의 고객 경험을 온라인에 적용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버버리는 아이패드와 새로운 온라인 리테일 플랫폼에서의 온라인 고객 경험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관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더 노력을 기울였다.

버버리의 이와 같은 디지털 매체에서의 고객 경험 확장과 일관성 추진 전략과 함께 버버리의 디지털 전환의 중심이 된 또 하나의 전략은 시스템, 프로세스 통합과 고객 데이터 분석이었다. SAP ERP를 이용해 판매 채널, 물류 및 공급망을 개선하고 재고를 정확하게 파악하였으며, SAP HANA 실시간 분석 시스템을 이용해 고객 구매 기록, 소셜미디어 사용, 패션 트렌드 탐색, 매장 방문 기록과 같은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였다[4].

이렇게 통합된 시스템과 프로세스, 그리고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별 차별화된 서비스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매장, 소셜미디어, 온라인에서의 고객 구매 내역을 통합하여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고객 싱글뷰(Customer Single View)”를 제공하여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캠페인에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버버리의 판매직원은 태블릿을 활용, 고객 프로필을 통해 고객의 취향을 파악하여 관심 제품을 추천하고, 고객의 문의에 바로 대응해 매장 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있다.

“고객 싱글뷰(Customer Single View)”와 함께 고객들에게 자신의 구매 이력, 쇼핑 성향, 패션 선호도 등의 데이터를 입력하도록 하여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고객360” 프로그램을 선보였다[5-6]. 이 “고객360” 프로그램을 통해 매장 내의 버버리 직원은 고객의 프로필 정보에 접근하여 최근 구매 이력과 소셜 네트워크에서 구매한 품목에 대해 어떤 평가를 했는지 확인하고 고객의 니즈에 최적화된 매장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5-6].

고객의 취향과 선호,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유행에 기민하게 반응해야 하는 버버리가 이와 같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2006년 7억 4천만 파운드에서 2015년 25만 2천 3백 파운드로 3.4배의 매출 성장을 이루어 낸 것은 디지털 전환의 좋은 사례임이 분명하다.

 버버리와 같은 패션 브랜드들이 고객의 취향과 선호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한 소통을 확대하고, 온라인, 오프라인 매장의 구분 없이 동일하고 일관된 고객 경험과 함께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한 점도 디지털 전환의 모범 사례라고 생각할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과 프로세스 혁신을 위한 디지털 전환 – GE 사례
디지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고객 경험의 혁신을 이룬 버버리의 사례와 함께 오늘 필자가 꼭 같이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사례는 바로 판매형 비즈니스 모델에서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사의 디지털 전환이다. 이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사의 디지털 전환 사례는 필자가 빅데이터 비즈니스의 미래로 계속 소개하고 있는 사이버 물리 시스템 기반의 지능형 서비스와 맥락이 같은 사례이다.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은 1878년 미국의 유명한 발명가인 토머스 알바 에디슨이 설립한 회사로,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발명품이었던 전구 조명기기를 만들어 제공하는 회사에서 시작하였다.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은 전력, 항공, 헬스케어, 운송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인프라를 제공하는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의 CEO인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2015년 “2020년 전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등극”이라는 비전을 내세우며 앞으로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의 미래는 데이터 분석에 달려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의 혁신을 적극적으로 시도하였다.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이 최근에 강조하는 것은 “산업 인터넷(Industrial Internet)”으로,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제품들을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연결하고 이 제품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여 얻는 새로운 가치를 이용해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것이다.
 

그림 1. “제네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이 최근에 강조하는 “산업 인터넷(Industrial Internet)”을 활용한 혁신과 비즈니스 가치 창출. (그림 출처: [9])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이 “2020년 전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등극”이라는 비전을 천명한 후,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에서는 1,500명 이상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와 데이터 엔지니어, 인공지능 전문가들을 영입하여 데이터 엔지니어링과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역량을 크게 향상시켰다[4]. 이들은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의 디지털 전환과 소프트웨어 사업을 주관하는 “GE 디지털(GE Digital)” 사업부에 소속되어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의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집시키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이하 GE)”은 이렇게 “산업 인터넷(Industrial Internet)”을 이용해 제품들을 통신으로 연결하고, 스마트 팩토리 같은 “산업 인터넷(Industrial Internet)”의 활용 분야에서 생산 시설과 인프라의 효율적인 관리와 유지보수, 고객 맞춤형 생산 등의 혁신을 실현하려고 한다. GE는 자신의 산업용 장비 제품과 인프라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이를 이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으로서 “프레딕스(Predix)”라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들었다.
 

그림 2. 사물인터넷의 한 종류인 “산업 인터넷(Industrial Internet)”으로 연결된 항공기를 통해 항공기 운영의 효율화와 안전도 개선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GE 항공산업(GE Aviation)의 홍보 자료. GE는 프레딕스(Predix), 플라이트 펄스(FlightPulse), 에어스페이스 인사이트(Airspace Insight)와 같은 항공기 관련 분석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항공기 운영의 디지털 전환을 실현하고 있다. (그림 출처: https://www.geaviation.com/digital/connected-aircraft-fixed-wing-digital-solutions)


“프레딕스(Predix)” 플랫폼은 크게 산업용 장비, 항공기, 제트 엔진과 같은 부품 및 전력 시설과 같은 인프라에서 운영되는 “프레딕스 에지(Predix Edge)”와, 이 “프레딕스 에지(Predix Edge)”에서 생성하여 전송하는 데이터들을 모아 고객들이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가공한 다음 데이터 분석과 인사이트 기능을 제공하는,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본사에서 클라우드 방식으로 운영하는 “프레딕스 클라우드(Predix Cloud)”로 구성된다.

그림 3에서 보는 것과 같이 “프레딕스(Predix)” 플랫폼은 “프레딕스 에지(Predix Edge)”나 장비 내에서 산업 인터넷을 연결해주는 소프트웨어 모듈을 통해 산업용 장비나 부품, 인프라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를 “프레딕스 클라우드(Predix Cloud)”로 모으게 된다. “프레딕스 클라우드(Predix Cloud)”에서는 이렇게 전송된 데이터를 일단 고객들이 소비할 수 있는 규모의 데이터로 처리, 가공하고, 이를 다시 분석하여 고객들에게 유용한 분석 정보나 통찰(insight)을 제공하게 된다(그림 3 하단).
 

그림 3. “제네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의 “프레딕스(Predix)” 플랫폼의 개념과 구성. 기계 학습 기반의 예측 분석 솔루션인 “프리딕티비티(Predictivity)” 솔루션을 이용하여 예지 정비(predictive maintenance)가 가능하다. (그림 출처: [9])


GE의 “프레딕스(Predix)” 플랫폼은 단순히 GE의 하드웨어 상품을 더 잘 판매하기 위한 부가상품으로써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제공했다기보다는, GE의 비즈니스 모델과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바꾸었다는 측면에서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 

제조 기업으로서 GE가 “프레딕스(Predix)” 플랫폼을 통해서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인터넷 서비스 기업에서나 가능할 법한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여 성장시킬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회사로 변신할 수 있었다.

“프레딕스(Predix)” 플랫폼을 통해서 GE는 자사 하드웨어 제품에 새로운 소프트웨어 계층(layer)을 얹음으로써 제품에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를 만들게 되었다. GE는 “프레딕스 클라우드(Predix Cloud)” 서비스를 자신의 하드웨어 제품을 팔 때 같이 “번들링(bundling)”하여 고객에게 제공하여, 고객이 컴퓨터나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구매한 제품에 대한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하였다[4].
 

그림 4. “제네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의 “프레딕스(Predix)” 플랫폼에서 항공기 제트 엔진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모습. (그림 출처: [9])


“프레딕스 클라우드(Predix Cloud)” 서비스에서 운영되는 예측 분석 솔루션인 “프리딕티비티(Predictivity)” 솔루션을 통해, 고객의 장비에서 결함이나 장애가 예상되는 경우 GE의 엔지니어들이 이를 “프레딕스 클라우드(Predix Cloud)” 서비스를 통해 원격으로 감지하고 신속하게 유지보수할 수 있게 되어 장비의 수명과 신뢰성이 높아지게 됐다. 이를 통해서 “프레딕스 클라우드(Predix Cloud)”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손쉽게 다른 경쟁사의 제품으로 전환하지 못하도록 하는 속박(lock-in) 효과도 부수적으로 누릴 수 있게 되었다[4].

GE가 “프레딕스(Predix)” 플랫폼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효과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GE는 자신의 장비나 제품을 구매한 고객사나 사전에 승인된 고객 관계사나 제3자(third-party) 회사에게 “프레딕스 클라우드(Predix Cloud)” 서비스의 기능을 사용하거나 서비스와 연동할 수 있는 API를 제공한다.

이렇게 “프레딕스 클라우드(Predix Cloud)” API를 통해, GE의 장비와 부품, 인프라에서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이용한 고객사의 새로운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고객 관계사에서 GE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새로운 B2B 서비스용 부가가치를 가진 소프트웨어 개발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진정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서 에코 시스템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 된 것이다.

“프레딕스 클라우드(Predix Cloud)” 플랫폼을 중심으로 형성된 에코 시스템은 제조업이 본업이었던 GE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회사로 자리 잡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프레딕스 클라우드(Predix Cloud”) 플랫폼을 중심으로 형성된 에코 시스템은 GE 디지털 사업부의 사업을 안정화된 지속가능한 사업이 되도록 하여 기존의 산업용 장비, 부품 사업의 경쟁력과 성장도 이끌게 된다.
 

그림 5. GE 프레딕스(Predix) 플랫폼의 적용 성과 및 효용. (그림 출처: [10])


기존의 GE 산업용 장비, 부품, 인프라 제품을 기반으로 미리 형성된 하드웨어 제품 시장에 “프레딕스(Predix)”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더해지자, 오히려 구글,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 회사들보다 더 강력한 플랫폼을 갖추게 되었다. 

구글이 네스트(Nest)를 인수하면서 스마트 홈 시장을 노렸던 것, 픽셀폰을 앞세워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폰 생태계의 주도권을 노리는 것, 자율주행차를 처음에는 완전 자체 생산하려고 했던 것과 같이, 하드웨어에 자신들의 플랫폼을 원하는 대로 탑재하여 오프라인 시장에서 고객에게 거부할 수 없는 부가가치를 남기려고 노력하는 것을 생각해보자. 

GE는 이미 산업용 장비, 부품, 인프라 하드웨어에서의 탄탄한 입지에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더해서, 구글에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하드웨어 제조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었다.

구글이 앞서 얘기한 네스트(Nest) 센서, 픽셀폰, 자율주행차와 같은 하드웨어 시장에 진입하려 했던 것과 함께, 페이스북도 오큘러스를 인수하면서 오큘러스 리프트 가상 현실 헤드셋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자사의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의 오프라인 시장 확장을 시도했지만 생각보다 크게 성공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기존 제조업 기반 인프라와 시스템을 탄탄하게 갖추고 있던 GE와 같은 회사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들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꾀했을 때 얼마나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가능한지를 GE의 디지털 전환 사례가 분명하게 보여준다.

GE의 디지털 전환 사례의 교훈 – 플랫폼 비즈니스의 제조업으로의 회귀
앞서 소개한 디지털 전환의 두 사례 중 버버리의 사례는 고객 경험 혁신과 데이터 기반 마케팅, 온라인-오프라인 브랜딩이 데이터 기반 IT 기술로 혁신되었을 때 IT와 별로 관련 없을 것 같아 보이는 패션산업과 같은 분야의 회사들이 어떻게 크게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버버리의 디지털 전환 전략은 구글과 페이스북과 같은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 회사에서 다른 방식으로 변주가 가능한 전략이기도 하고, 모바일 디바이스 채널을 통한 고객 경험 혁신을 지향하는 다양한 스타트업과 서비스들(예를 들면 패션 소셜 플랫폼으로 유명한 스타일쉐어)을 통해서 비즈니스 성장의 사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기존 기업들의 성장에 대해 빅데이터 기술이 주는 의미가 그렇게 뚜렷하지 않다.

버버리의 사례는 소매업 분야의 기업들에게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온라인-오프라인 브랜딩, 일관된 고객 경험 혁신에 대한 교훈을 전달해주긴 했으나, 이런 교훈들을 이미 많은 소매업 분야 기업들이 벌써 채용하고 있어 새로운 비즈니스 프로세스로 자리 잡아 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소매 산업 발전에 주는 의미는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다.

GE의 사례는 다르게 볼 수 있다. GE의 사례와 함께, 앞서 필자가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구글과 같은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 회사들이 안정적인 플랫폼 비즈니스가 있음에도 오히려 불확실성과 시장 변동에 민감한 하드웨어 제조 기업을 인수, 합병하거나 직접 사업을 하려고 시도하는 이유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하드웨어 제조업과 결합되었을 때 얼마나 강력한 플랫폼 비즈니스가 가능한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애플 사례가 이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과 같은 컴퓨터 하드웨어 제품 기반이 없이 아이튠즈 서비스나 애플 뮤직 서비스만으로 지금과 같은 엄청난 기업 가치를 일구어내기는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기존 애플의 하드웨어를 사랑하고 지지하는 고객들이 자신들의 하드웨어 제품에 번들링(bundling)되어 제공되는 아이튠즈와 애플 뮤직과 같은 서비스를 쓰면서 이들 플랫폼 서비스를 다시 애용하게 되고 이를 통해 애플 하드웨어 제품에 고객들이 다시 속박(lock-in)되는 효과 때문에 애플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선순환이 애플 비즈니스 성장의 원동력인 것이다.

이런 애플의 플랫폼 비즈니스 방법론을 일반 기업이 시도해보고 자신의 비즈니스 혁신을 위해 적용해보기에는 너무나도 먼 꿈같은 얘기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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