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4

최형광 칼럼 | 분석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최형광 | CIO KR
일상은 수많은 선택으로 가득 차 있다. 조금 늦은 출근길에서 지하철을 탈 것인지, 버스를 탈 것인지 또는 택시를 탈 것인지, 지난 주말 소개받은 사람과 연락할 것인지, 연락 후에는 어떻게 만날 것인지 등, 우리의 생활은 선택의 연속이며 그 선택의 결과로 모든 것은 이뤄진다. 아래와 같은 사례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상황 1] 긴급하고 중요한 미팅에서 빨리 결정을 해야 할 때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① 경험 기반으로 ② 직관에 따라 ③ 데이터에 따라 ④ 일반적, 상식적 기준으로

[상황 2] 코로나19 백신개발에 대한 투자가 논의되고 있다. 투자할 금액은 1,000억원이다. 백신개발성공시에는 25배의 투자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치료법을 발견하지 못할 경우에는 약을 상품화하고 마케팅하기 위해 따로 계정에 할당한 200억원을 회수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 투자할 것인가? 더 자세히 보자. 치료법을 발견할 수 있는 확률은 20% 정도다. 치료법 개발이 성공 후에 미국식품의약청 FDA에서 사용 승인을 받을 확률은 70%다. 이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지만 각국의 여러 경쟁사가 존재함으로 비슷한 시기에 더 좋은 백신이 출시될 확률은 10%다. 90%의 확률로 경쟁사를 물리치고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게 될 때 25배의 투자수익 예상은 2조 5,000억원이다.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제한된 합리성과 분석적 접근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성적 존재라 여겨지지만 일상에서 늘 합리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관리자는 연말에 인사고과를 앞두고 부서원의 성과를 평가하게 된다. 상반기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람과 하반기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비슷하게 수행한 직원이 있다고 할 때, 대개는 하반기 프로젝트 결과를 높게 평가하게 된다. 즉, 상반기에 유행했던 영화와 하반기에 유행했던 영화가 있는데 비슷한 인기를 얻었다면 최근 영화가 더 기억에 남는 것과 같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을 갖는다. 즉, 우리는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해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하여 불확실성을 줄여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상세한 정보를 파악하기도 어렵고 대량의 정보처리를 감당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인간은 자신의 합리적인 경험 내에서 단순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을 휴리스틱 (heuristics)한 의사결정이라 부른다. 결국 인간의 판단은 부분적으로 합리적이고 부분적으로는 감성적이고 비이성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상황2’의 경우와 같이 복잡성을 띠게 되면 이성적 특징이 발현되어 여러 분석적 방법을 시도하게 된다. [그림1]은 가장 보편적인 의사결정 나무를 이용한 기대값 측정을 보여주고 있다.



의사결정나무의 투자 예측과 같이, 1,000억원을 투자해서 25배의 투자이익의 가중치가 부여된 이익금액은 3,350억원(200억원+3,150억원)이 된다. 10%의 확률로 경쟁사에 지게 되더라도 일부 수익은 올릴 수 있게 될 것이나 여기서는 계산을 단순화했다. 실제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경우 성공에 대한 투자수익율은 25배 보다 더 높을 것이다. [그림1]과 같이 1,000억원을 투자하여 3,350억원의 기대이익을 갖는다 하더라도 투자에 대한 결정은 위험에 대한 각자의 수용성과 경제적 배경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마시지 않고 와인의 품질을 알 수 있을까?
와인의 나라 프랑스는 와인의 제조과정, 라벨 전문용어 표기 등 총체적인 관리법안을 1935년에 제정하였다. 일명 신의 물방울로 불리는 와인은 포도의 당도가 품질을 좌우하게 된다. 잘 익은 포도의 당도에 따라 와인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물론 숙성의 방법과 생산년도, 마시는 방법이나 와인잔에 따라 맛은 또 다시 달라지게 된다. 우리는 마시지 않고 와인의 품질을 알 수 있을까? 

와인은 선물(先物)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시장 중 하나다. 와인의 가치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와인수집가들의 경쟁우위를 점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게 된다. 그 동안 최고 품질의 와인을 평가하려면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했던 것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포도가 수확되자마자 특정 빈티지의 미래 품질을 예측할 수 있는 공식은 [그림2]와 같다. 

세계적 와인 전문가인 로버트 파커가 89년 보르도 와인에 대해 “매우 훌륭하며 예외적”이라고 할 때, 아센펠터 박사는 평균 이하의 품질이라고 평가하며 술통에 담긴 지 3개월 된 와인을 ‘세기의 와인’이 될 것이라 예측한다. 그가 예측한 와인가치의 공식은 “와인의 품질 = 12.145 + (0.00117*재배철 강수량)+(0.0614*재배철 평균기온)-(0.00386*수확기 강우량)” 이다. 영국의 와인 전문잡지 ‘와인’(Wine)에서는 “누가 봐도 어리석은 이 공식은 가소로울 따름이다”라고 평가했지만 해가 지날수록 그 공식이 잘 맞는다는 것을 서로가 깨닫고 있다.



분석하면 보이는 것들
코로나 시대에 넷플릭스의 성장은 눈부시다. 개인의 관심사에 맞춘 최적화 추천서비스는 우리를 계속 머무르게 한다. 넷플릭스는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상업영화보다 저예산, 독립영화 또는 제3세계 영화를 추천한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는 고객이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며 한편으론 배급사에 더 많은 돈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유입된 고객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수익을 높이는 방법은 자체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이고 저작권 지급이 낮으나 관심도가 높은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물론 유사한 콘텐츠 추천이 지속되면 싫증을 낼 수 있는 인간의 특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경영의 수축기에 기업은 비상경영을 실시하게 된다. 불요불급한 투자는 중단되거나 연기되고, 필요한 투자는 최소화하고 시중에 밀려 있는 채권을 빠르게 회수하며 현금을 확보하기 시작한다. 이런 방법은 가장 일반적 프로세스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의 가치를 인식하고 고객과 시장을 지향하는 기업은 경영의 수축기에 어떻게 투자하고 집중해야 할지 아는 것이다. [그림2]와 같이 데이터를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하고 활용 및 예측하고 반드시 성과로 가시화될 수 있도록 만드는 기업은 새로운 도약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 분석은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시작점이며 방향점이기 때문이다.
 
* 최형광 교수는 숭실대학교 대학원 IT유통물류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ciokr@idg.co.kr



2020.11.24

최형광 칼럼 | 분석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최형광 | CIO KR
일상은 수많은 선택으로 가득 차 있다. 조금 늦은 출근길에서 지하철을 탈 것인지, 버스를 탈 것인지 또는 택시를 탈 것인지, 지난 주말 소개받은 사람과 연락할 것인지, 연락 후에는 어떻게 만날 것인지 등, 우리의 생활은 선택의 연속이며 그 선택의 결과로 모든 것은 이뤄진다. 아래와 같은 사례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상황 1] 긴급하고 중요한 미팅에서 빨리 결정을 해야 할 때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① 경험 기반으로 ② 직관에 따라 ③ 데이터에 따라 ④ 일반적, 상식적 기준으로

[상황 2] 코로나19 백신개발에 대한 투자가 논의되고 있다. 투자할 금액은 1,000억원이다. 백신개발성공시에는 25배의 투자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치료법을 발견하지 못할 경우에는 약을 상품화하고 마케팅하기 위해 따로 계정에 할당한 200억원을 회수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 투자할 것인가? 더 자세히 보자. 치료법을 발견할 수 있는 확률은 20% 정도다. 치료법 개발이 성공 후에 미국식품의약청 FDA에서 사용 승인을 받을 확률은 70%다. 이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지만 각국의 여러 경쟁사가 존재함으로 비슷한 시기에 더 좋은 백신이 출시될 확률은 10%다. 90%의 확률로 경쟁사를 물리치고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게 될 때 25배의 투자수익 예상은 2조 5,000억원이다.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제한된 합리성과 분석적 접근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성적 존재라 여겨지지만 일상에서 늘 합리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관리자는 연말에 인사고과를 앞두고 부서원의 성과를 평가하게 된다. 상반기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람과 하반기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비슷하게 수행한 직원이 있다고 할 때, 대개는 하반기 프로젝트 결과를 높게 평가하게 된다. 즉, 상반기에 유행했던 영화와 하반기에 유행했던 영화가 있는데 비슷한 인기를 얻었다면 최근 영화가 더 기억에 남는 것과 같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을 갖는다. 즉, 우리는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해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하여 불확실성을 줄여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상세한 정보를 파악하기도 어렵고 대량의 정보처리를 감당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인간은 자신의 합리적인 경험 내에서 단순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을 휴리스틱 (heuristics)한 의사결정이라 부른다. 결국 인간의 판단은 부분적으로 합리적이고 부분적으로는 감성적이고 비이성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상황2’의 경우와 같이 복잡성을 띠게 되면 이성적 특징이 발현되어 여러 분석적 방법을 시도하게 된다. [그림1]은 가장 보편적인 의사결정 나무를 이용한 기대값 측정을 보여주고 있다.



의사결정나무의 투자 예측과 같이, 1,000억원을 투자해서 25배의 투자이익의 가중치가 부여된 이익금액은 3,350억원(200억원+3,150억원)이 된다. 10%의 확률로 경쟁사에 지게 되더라도 일부 수익은 올릴 수 있게 될 것이나 여기서는 계산을 단순화했다. 실제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경우 성공에 대한 투자수익율은 25배 보다 더 높을 것이다. [그림1]과 같이 1,000억원을 투자하여 3,350억원의 기대이익을 갖는다 하더라도 투자에 대한 결정은 위험에 대한 각자의 수용성과 경제적 배경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마시지 않고 와인의 품질을 알 수 있을까?
와인의 나라 프랑스는 와인의 제조과정, 라벨 전문용어 표기 등 총체적인 관리법안을 1935년에 제정하였다. 일명 신의 물방울로 불리는 와인은 포도의 당도가 품질을 좌우하게 된다. 잘 익은 포도의 당도에 따라 와인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물론 숙성의 방법과 생산년도, 마시는 방법이나 와인잔에 따라 맛은 또 다시 달라지게 된다. 우리는 마시지 않고 와인의 품질을 알 수 있을까? 

와인은 선물(先物)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시장 중 하나다. 와인의 가치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와인수집가들의 경쟁우위를 점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게 된다. 그 동안 최고 품질의 와인을 평가하려면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했던 것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포도가 수확되자마자 특정 빈티지의 미래 품질을 예측할 수 있는 공식은 [그림2]와 같다. 

세계적 와인 전문가인 로버트 파커가 89년 보르도 와인에 대해 “매우 훌륭하며 예외적”이라고 할 때, 아센펠터 박사는 평균 이하의 품질이라고 평가하며 술통에 담긴 지 3개월 된 와인을 ‘세기의 와인’이 될 것이라 예측한다. 그가 예측한 와인가치의 공식은 “와인의 품질 = 12.145 + (0.00117*재배철 강수량)+(0.0614*재배철 평균기온)-(0.00386*수확기 강우량)” 이다. 영국의 와인 전문잡지 ‘와인’(Wine)에서는 “누가 봐도 어리석은 이 공식은 가소로울 따름이다”라고 평가했지만 해가 지날수록 그 공식이 잘 맞는다는 것을 서로가 깨닫고 있다.



분석하면 보이는 것들
코로나 시대에 넷플릭스의 성장은 눈부시다. 개인의 관심사에 맞춘 최적화 추천서비스는 우리를 계속 머무르게 한다. 넷플릭스는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상업영화보다 저예산, 독립영화 또는 제3세계 영화를 추천한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는 고객이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며 한편으론 배급사에 더 많은 돈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유입된 고객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수익을 높이는 방법은 자체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이고 저작권 지급이 낮으나 관심도가 높은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물론 유사한 콘텐츠 추천이 지속되면 싫증을 낼 수 있는 인간의 특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경영의 수축기에 기업은 비상경영을 실시하게 된다. 불요불급한 투자는 중단되거나 연기되고, 필요한 투자는 최소화하고 시중에 밀려 있는 채권을 빠르게 회수하며 현금을 확보하기 시작한다. 이런 방법은 가장 일반적 프로세스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의 가치를 인식하고 고객과 시장을 지향하는 기업은 경영의 수축기에 어떻게 투자하고 집중해야 할지 아는 것이다. [그림2]와 같이 데이터를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하고 활용 및 예측하고 반드시 성과로 가시화될 수 있도록 만드는 기업은 새로운 도약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 분석은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시작점이며 방향점이기 때문이다.
 
* 최형광 교수는 숭실대학교 대학원 IT유통물류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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