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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안 통하는 '오라클 하드웨어 마케팅'

2013.04.02 Rob Enderle  |  CIO


오라클의 과거 광고 주장들이 지금 오라클의 발목을 잡는다
오라클 광고는 지금까지 썬을 과도하게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봤고, 그로 인해 정기적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 거래 개선 협회(Better Business Bureaus: BBB)의 광고 심의 위원회(National Advertising Review Board: NARB)는 작년 4월, 7월, 11월에 걸쳐 광고 철회를 권고했다. 4개월 후, 비록 부분적으로나마 오라클은 NARB의 권고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최근 오라클은 썬 하드웨어를 IBM의 5년 된 하드웨어와 기술 사양을 비교하며 썬이 IBM보다 얼마나 더 우수한지에 대한 광고를 내보내며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복귀했다. 역시 이전과 같이, IBM은 즐거울 리가 없다. 오라클은 NARB에게 다시 한번 규제 받겠지만, 오라클의 이런 행태는 계속될 것이다.

가끔은, 회사가 이런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면, 고객보다는 회사 자신을 속이는 일이 되어버린다. 필자가 1990년대 초 IBM 스토리지(IBM Storage)에서 일하던 당시, 사내 경쟁 분석 직원들은 IBM 하드웨어가 경쟁사들보다 낫다는 보고서를 작성할 때마다, 그 보고서 내용이 점차 사실과 멀어져 갔음에도, 인사고과 평가가 더 좋아지고, 부서 자금 지원도 더 풍부해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결국 9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던 IBM 스토리지는 계속된 실패 끝에 부서를 매각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한때는 IBM에서 가장 크고 성공적이던 공장은 이제 히타치(Hitachi)에게 대부분 매각된 지 오래다.

필자는 오라클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라클은 거의 혼자 힘으로 HP를 파괴시킨 마크 허드에게 썬의 경영을 맡겼다. 그 결과는 항상 부서에게 치명적일 것이다. 그러나 허드 이래로, 만약 엘리슨이 현 상황이 얼마나 나쁘게 돌아가는지 보게 된다면, 이 중역들의 보너스, 연봉, 계속적인 근속이 위험에 처할 것이다. 그들은 엘리슨을 속여넘기기 위해 썬이 실제로 경쟁력이 있지만 그런 썬의 분명한 이점을 바보 같은 고객들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는 인식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실제 바보는 고객들이 아니라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썬과 오라클이다.

이는 왜 이 문제가 고치기 어려울까? 고위급 경영진은 얼마나 문제가 심각한지, 혹은 그 문제의 근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오라클의 최근 기업 재무 상태는, 창의적인 위치선정이라 하더라도, 엘리슨이 그의 개인적 취미활동과 프로젝트들에 너무 빠져있지 않는다면 진작 알아차렸을 강력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다.

두 번 속으면 ‘속은 고객이 바보’, 세 번이면 ‘고객이 떠난다’
필자가 최근 읽은 IBM 재무 보고서를 보면서 오라클이 고객을 뺏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오라클이 펼치는 이런 기괴한 주장에 넘어간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오라클의 이런 행동은 우리가 얼마나 믿고 싶어하는 것에 의해 잘 속아넘어가는지를 보여준다.

나이지리아 사기로 정말 돈을 벌거나 회사 자체에서 긍정적인 보고서가 나오더라도, 현명한 관리자는 부정적 수치보다 긍정적 수치를 유심히 살핀다. 사실로 보기에 너무나도 좋은 것에 속아넘어가지 않기 위해서다.

여기에서 우리가 얻는 교훈은 오라클을 피하라는 것은 아니다. 비록 IBM의 보고서를 보면, 대부분의 고객들이 이미 그러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말이다. 진짜 교훈은 문제가 너무 커지거나 손쓸 수 없을 지경에 이를 때까지 이를 무시하고 자기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 것이다.

또 하나, 마크 허드가 래리 엘리슨의 나이지리아 왕자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엘리슨이 언젠가 내 왕자님이 올거야(Someday My Prince Will Come)이란 노래를 듣게 된다면, 그는 자신과 오라클의 상황을 파악하고, 그 왕자님이 오는 것이 나쁜 소식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Rob Enderle은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대표이자 수석 애널리스트다. 그는 포레스터리서치와 기가인포메이션그룹(Giga Information Group)의 선임 연구원이었으며 그전에는 IBM에서 내부 감사, 경쟁력 분석, 마케팅, 재무, 보안 등의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신기술, 보안, 리눅스 등에 대해 전문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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