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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지만 닮아간다'··· 애플 vs. MS 디바이스 전략 비교

2017.04.13 Sarah K. White  |  CIO
마이크로소프트 대 애플의 대결 구도 이야기는 이제 식상해질 정도다. 사실 오늘날 테크놀로지 업계에는 이들 두 거대 기업을 모두 수용할만한 공간이 넉넉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기업 중 한 곳이 기업이나 소비자 시장에서 다른 한 쪽을 앞서갈 때마다 주목을 끌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달 초, 애플은 테크크런치(TechCrunch)를 통해 4억 대가 넘는 기기가 마이크로소프트의 OS 기반으로 구동되고 있으며, 윈도우 10이 맥 OS나 OS X보다 4배 가량 더 많이 이용되고 있다고 인정했다. 2016년 초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맥북 프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망이 서피스 북과 서피스 프로 4의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용자 수만 보면 윈도우 10이 앞서가는 듯 하지만, 윈도우 10이 맥 OS나 iOS보다 다양한 기기를 지원한다는 점, 그리고 엔트리 레벨부터 고가 모델까지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을 따로 구매해야 하는 애플 제품과 다르게 한 사람이 여러 대의 윈도우 10 기기를 보유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이야기다.

즉 이런 숫자가 곧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에 비해 뒤쳐지고 있음을 의미하진 않는다. 어쩌면 오히려 반대다. 애플 기기에 매니지먼트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업체 잼프(Jamf)가 의뢰하고 다이멘셔널 리서치(Dimensional Research)가 실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 고객들 사이에서 맥과 아이패드 도입률이 상승세에 있다. 300인의 IT 전문가, 매니저, 경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9%는 기업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고 91%는 맥을 기본 PC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실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모두가 기업과 소비자 시장에서 지속적 성장세와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에 도달하기 위하여 두 기업이 채택한 접근법은 서로 달랐다.

테크놀로지 ‘왕좌의 게임,’ 최후의 승자는?
애플은 1997년 ‘Think Different’ 이라는 캠페인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항마이자 언더독의 지위를 획득했다. 또 스타일과 퍼포먼스에 우선 순위를 둔 최초의 테크놀로지 기업으로서 업계 전반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소비자들은 이에 환호를 보냈고 애플은 이에 힘입어 빠른 시간 안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크리에이티브한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혀냈다.

이러한 애플의 상승세와 달리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비스타, 윈도우 8, 서피스 RT 등에 대한 반응은 냉담했다. 이제는 MS가 언더독이 된 것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전환점으로 삼아 서피스 라인업과 윈도우 개선에 집중했고 결국 서피스 프로 4와 서피스 북, 윈도우 10으로 멋지게 부활했다. 애플과 마찬가지로, MS역시 서피스 라인을 통해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던 노트북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새로운 컴퓨팅 표준을 정립하는 데 집중했다.

상황은 다시 역전되어, 이제는 애플이 소비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 7에서 헤드폰 잭이 없어진 것이나, 맥북을 사면 주렁주렁 딸려 오는 어댑터 및 동글이 그 예이다. 애플의 국제 마케팅 부대표 필 쉴러(Phil Schiller) 역시 이러한 행보들을 ‘실수’로 인정하고 향후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적이 있다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배타성 vs. 개방성
마이크로소프트는 제조사와 협력해 최대한 많은 기기에서 윈도우 10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또 델이나 HP같은 다른 기업도 서피스 프로 4와 서피스 북 등을 판매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업 IT 부문에 최대한의 구매 옵션을 제공하려 한다. 또한 최근에는 삼성과의 협업을 비롯해 다양한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애플은 반대의 전략을 택해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애플은 iOS와 맥 OS 생태계를 엄격히 관리하면서 최고의 품질과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하이엔드 디바이스를 출시하는 기업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아왔다.

이러한 배타적 성격은 IT부서가 애플의 하드웨어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 전반에 걸쳐 일관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는 보안 업데이트에도 유리하다. 잼프에 따르면 설문조사 응답자의 90%는 애플 기기의 보안 유지가 쉽다고 답했고 66%는 PC보다 맥에서 안전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더 쉽다고 답했다.

이처럼 애플이 배타적이고 견고한 하이엔드 디바이스를 만들었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OEM을 통해 엔트리 레벨부터 프리미엄 하드웨어에 이르기까지, 최대한 많은 기기에 윈도우 10을 지원하는 다양화 전략을 채택했다. 때문에 MS 제품은 옵션이 더 다양하지만, 이러한 열린 환경 때문에 보안과 유지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애플의 배타성이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하는 데에는 걸림돌이 될 지 몰라도 기업들이 안정적이고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는 데에는 도움이 된 셈이다.

구매 가격이 싼 컴퓨터 vs. 유지 비용이 덜 드는 컴퓨터
컴퓨터월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IBM 에서 직원들의 업무용 노트북을 교체할 때 직원들에게 선택권을 준 결과 73%가 맥북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놀라운 것은 맥북으로의 이러한 전환이 초래한 결과다. 4년동안 맥북 한 대당 $535를 절약할 수 있었다. 애플 제품이 프리미엄 가격대를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한 점을 생각해보면 이는 매우 역설적인 결과다.

예를 들어, 맥북과 맥북 프로의 시작가는 1,300달러다. 델 래티튜드 3000 시리즈 시작가가 439달러이고, 레노보 씽크패드 L 시리즈 시작가가 728달러인 것과 대조된다. 이런 점만 놓고 보면 윈도우 10 PC가 가격면에서 훨씬 유리할 것 같은데도 IBM의 사례는 반대의 결과를 보여준다.

이유는 맥으로 전환한 이후 4년동안 기기 수리와 유지, 보수에 훨씬 적은 돈이 지출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제품의 경우 초기에는 비싸게 느껴지지만, 오래 쓸 수록 ‘비싼 값을 하는’ 기기라는 주장이 가능한 셈이다.

스타일의 문제
솔직히 말해서, 비즈니스용 PC는 그리 스타일리시하지 않다. 그나마 괜찮다는 제품들도 디자인과 퍼포먼스라는 두 마리 토끼 사이의 적절한 타협안 수준이다. 세련되고 슬림한 디자인은 소비자용 PC의 전유물일 뿐이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피스 북이 기업 환경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는 하드웨어가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보다는 중저가형 델이나 레노보의 비즈니스 PC가 기업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기기이다. 때문에 이렇게 지루한 비즈니스 PC와, 슬림하고 예쁘면서도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맥북간에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IBM 직원들이 압도적인 수로 후자를 선택했던 것은 놀랄만한 일은 아닐 지도 모른다.

전략의 변화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최근에는 애플과 비슷한 행보를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엔드 프리미엄 디바이스 라인을 따로 제작해 애플 고객층 일부를 빼앗아 오려는 것이다. 반대로 애플은 그 전까지의 미니멀리즘을 버리고 제품 다각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저가형 아이폰, 아이패드 출시 등이 그 예이다. MS와 애플 모두 각자의 노선만을 고집하지 않고, 상대방의 전략에서 취할 것은 취하려는 태도다.

기업 환경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 여부는 서피스 북이나 서피스 프로 4를 맥북만큼이나 안정적이고 견고한 하이엔드 기기로 만들어 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 7 및 최근 출시된 맥북 프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특히 어댑터 수에 대한 불만)을 반영, 개선할 수 있을지, 그리고 좀 더 접근이 쉬운 가격대의 하드웨어로 제품을 다각화 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어느 쪽을 응원하든, 두 기업 간의 건강한 경쟁은 혁신에 일조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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