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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는 대신 꽂는다' EMV 카드 급속히 확산중

2017.03.22 Sharon Goldman  |  CIO
지난 2015년 10월 리테일 업계에 EMV(Europay Mastercard Visa)와 관련한 일대 혼란이 있었다. 기존 신용카드를 EMV로 전환해야 하는 최종 시한이었지만 리테일 업체의 대비는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업계가 반발한 것은 신형 EMV 지원 신용카드 리더기를 설치하고 각종 결제 업체로부터 새로운 인증을 받아야 했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1년 이상이 흘렀고 연말 쇼핑 시즌도 두 차례나 지나갔다. 이제는 다시 질문을 던져볼 때다. 리테일 업계는 EMV를 얼마나 받아들이고 있는가? 전문가의 말을 빌리면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채택률은 의미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고 그 시행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지표가 확인되고 있다.

좋은 소식은 이 새로운 표준에 대한 소비자의 저항이 누그러들었다는 점이다. 이제 카드를 ‘긁는’ 대신 꽂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여름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Mastercard)가 도입한 '퀵-칩(quick-chip)' 기술은 결제 시간을 단축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보스턴 리테일 파트너스(Boston Retail Partners)의 부회장 겸 영업 부문장 페리 크레이머는 “EMV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결제 처리 시간이 너무 더디다는 점이었다. 초기 결제 시간은 10~15초에 달했다. 그러나 이제는 EMV로도 기존의 긁기 거래와 대등한 수준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크게 체감될 변화이다"라고 말했다.

리테일 업체의 경우에도 EMV의 속도 개선을 실감하게 됐고 더불어 업체 측의 지연 문제나 지불 거절로 인한 불편 등 여러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크레이머는 “결제 오류 규모는 그 금액이나 횟수 측면에서 많은 이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다. 준비가 되지 않은 업체에선 많은 당혹감을 느낄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EMV의 앞길에 놓인 장애물들
NRF(National Retail Federation)가 지난해 진행한 설문을 보면, 2015년 9% 수준이던 리테일 업체의 EMV 도입률은 2016년 6월 말 기준 39%까지 늘어났다. 2016년 말에는 86%를 돌파한 것으로 보이며 최종적으로 2017년 말이면 99%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애초 예상보다 상당히 늦어진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NRF 대관 PR 부문 크레이그 시어먼은 EMV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로 리테일 업체가 사용할 EMV 기기와 관련해 카드 업계의 인증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칩 기능이 적용된 기기라도 이를 활성화하려면 인증을 취득해야 한다. 그러나 카드 업계는 인증을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한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확보하지 않고 있었다. 이로 인해 수백만 대의 EMV 카드 리더기가 아직도 긁기 결제만 처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직불카드와 관련해서도 발목을 잡는 부분이 있다. 비자 측에 소송을 제기한 식료품 체인 크로저(Kroger)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기업은 직불 칩 카드 이용 시 PIN 기반 인증을 적용하고자 했지만, 비자 측의 규정 때문에 이 방식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크로저 이외에도 월마트, 홈 디포 등이 유사한 문제 때문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주요 리테일 업체 대부분은 관련 인증을 획득한 상태이며, 소규모 리테일 업체 역시 은행 제공 POS 설비를 활용하면 충분히 간편하게 EMV를 활용할 수 있다. 진짜 문제는 매출 규모 5억~30억 달러 수준의 중형 업체이다. 크레이머는 “이 규모의 기업은 10년 이상된 POS 시스템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EMV를 도입하려면 별도의 맞춤 개발이 필요하다. 이것이 EMV가 지연된 주된 원인이며 몇몇 업체는 여전히 현실을 거부하며 손실을 감내 혹은 외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MV로 인한 결제 오류 규모 감소 효과는 상당한 수준이다. 전문가 역시 이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기존의 서명 방식을 고수한다면 이 칩 환경에서도 여전히 보안 문제가 존재한다. PIN을 도입해 보안 수준을 높이자는 주장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에 더해 시어먼은 그간 리테일 업계로부터 결제 취소 관련한 비용을 ‘꿀꺽해 온’ 은행이 새로운 변화에 대한 투자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문제는 EMV 시행 이후 온라인 범죄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시어먼은 “범죄자가 온라인 환경으로 활동처를 옮긴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EMV 이후의 미래
지난 봄을 기점으로 비접촉식 EMV 운영이 개시됐다. 하지만 은행을 위한 처리 규정은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또한 2017년 10월까지 EMV 준수 규정과 관련한 많은 활동이 예정돼 있었지만 이 역시 하드웨어 부족을 이유로 2020년으로 최종 기한이 연기된 상태이다.

몇몇 업체는 EMV를 대체해 신뢰성 및 범죄 위험을 관리할 소프트웨어를 연구하며 앞서 확인된 EMV의 걸림돌을 우회하려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피드자이(Feedzai)는 장비 업데이트 비용 부담이 큰 주유소를 겨냥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피드자이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누노 세바스티아오는 “칩을 활용한 하드웨어 수준이 아닌 백엔드, 소프트웨어 수준에서 리스크를 관리해 업그레이드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이 우리 솔루션의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모바일 지갑 등 대체 결제 방식의 성장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EMV가 리테일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세바스티아오는 “주유소 같은 업계에는 사실상 기존과 완전히 다른 결제 방식을 요구하는 셈이다. 반면 일부 리테일 업체로서는 사기 관리를 위해 또 다른 솔루션을 도입한다는 것이 불필요하게 느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NRF의 시어먼은 이와 다른 의견을 내놨다. 모바일 지갑은 결제 시장에서 작은 부분일 뿐이며 EMV 도입에 영향을 미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실시한 리테일 결제 현황 서베이 결과를 보면, EMV는 76%의 지지를 받으며 가장 보편화된 결제 수단으로 확인됐다. 반면 다른 신흥 결제 수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불과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16년 연말 시즌을 기점으로 EMV는 주요 리테일 업체에서 확고한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연말이면 소규모 리테일 업체에서도 같은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이와 함께 기존의 칩/서명 인증 방식은 차츰 칩/PIN 방식으로 대체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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