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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항공사고를 완벽 재현"··· 세계 최대 항공대의 VR 활용법

2018.06.15 Thor Olavsrud  |  CIO
페이스북의 오큘러스VR, HTC의 바이브 같은 상용 헤드셋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가상 현실(VR)은 공상과학소설의 세계를 나와 하나의 사업 기회로 자리잡았다. VR하면 흔히 오락이나 게임을 떠올리지만, 교육계의 안목 있는 사람들은 이미 VR에서 사업을 변혁하고 확장할 가능성을 찾고 있다.

VR은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모방 현실이다. 현재 5가지 감각 중 시각과 청각 두 가지만 가상화할 수 있지만 촉각 기술(haptic technology)이 발전하면서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VR은 이미 1970년대부터 교육에 사용됐다. 비행 시뮬레이션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오큘러스나 바이브 등 적정 가격의 헤드셋이 개발되면서 완전히 몰입적인 VR 경험이 값비싼 랩을 나와 교실로 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 리서치 엔진(Market Research Engine)의 지난 4월 자료를 보면, 세계 VR 시장은 2022년까지 330억 달러를 넘어서고, 연평균성장률(CAGR)은 55%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원인은 오락 및 게임과 더불어 국방 분야의 교육과 재현이 꼽혔다.

이러한 전망의 실제 사례가 있다. 바로 엠브리-리들 항공 대학(Embry-Riddle Aeronautical University)이다. 세계 최대 항공우주 전문 교육기관인 이 대학은 VR이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학생 유입을 크게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상 크래시 랩의 설립
엠브리-리들 항공 대학은 20년 넘게 온라인 교육을 활용해 왔다. 대학 캠퍼스는 플로리다 데이토나 비치와 애리조나 프레스캇에 있다. 전자에는 5,700명의 학부생과 600명의 대학원생이 있고, 후자에는 약 2,000명의 학부생이 공부하고 있다. ‘월드와이드 캠퍼스’도 있다. 온라인 학생 수가 2만 2,000명 이상이고 캠퍼스 수는 전세계에 걸쳐 130개에 이른다.



이 대학이 제공하는 여러 교육 분야 중 하나가 항공 사고 및 안전 조사다. 최근까지 프레스캇 캠퍼스의 학생만 랩을 방문해 실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엠브리-리들의 버추얼 크래시 랩(Virtual Crash Lab) 덕분에 전세계 학생이 사고 현장에 가상으로 들어가 조사원으로서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대학의 부총장이자 CIO인 베키 바스케즈는 “크래시 랩을 통해 학생이 항공기 조정실에서 항공 사고를 목격할 수 있고, 조종사와 항공관제센터 간의 대화를 들을 수 있다. 비상 대응 조치를 평가하거나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목격자와 면담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을 찍거나 측정하고 강사에게 제출할 자신의 조사 기록을 수정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6년 전, 이 랩은 대다수 학생이 이용할 수 없다는 단순한 이유로 필수 교과 과정이 아니었다. 그러나 교수진이 몰입형 가상 현실 랩이라는 아이디어를 바스케즈에게 제시한 이후 바스케즈와 대학 경영진은 이를 수용해 추진했다.

바스케즈는 “랩 환경의 물리적 공간이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이 아이디어를 통해 학생이 얻을 잠재적 혜택에 대한 비전이 확인됐다. 20년 이상 온라인 교육을 진행해 왔으므로 가상 랩 환경은 차세대 교육을 향한 자연스러운 진화이기도 했다. 온라인 교육 시장에는 경쟁자가 많다. 가상현실 랩을 통해 우리 대학의 경쟁력을 한 단계 강화할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대학은 빠르게 실행에 나섰다. 그러나 대학이 구상한 종류의 항공 우주 조사에 관한 상용화된 교육 과정이 없음을 확인하는 데는 그리 많은 조사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바스케즈와 그의 팀은 외부 개발사와 함께 그러한 교육 공간을 직접 만들기로 했다. 바스케즈의 팀은 항공학부 지도부 및 교수진과 협력해 이상적인 랩 환경을 상세히 구상했고 사용자 경험을 최대한 현실감 있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마침내 바스케즈 팀은 한 항공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한 1999년의 실제 항공 사고에 관한 크래시 랩 모형을 완성했다.

온라인 교육의 미개척지
바스케즈 팀은 개발 파트너인 피너클 솔루션즈와 함께 2D 및 3D 비디오 게임을 구동하는 크로스-플랫폼 게임 엔진인 유니티(Unity)를 이용해 이 랩을 구축하기로 했다.

바스케즈는 “우리의 요구 조건은 매우 높았다. 인터랙티브하고, 디바이스와 플랫폼을 구분하지 않아야 했다. 직관적이고, 우리의 학습 관리 시스템에 통합할 수 있고,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했다. 유니티 플랫폼은 이를 모두 충족했고 ‘교육의 게임화’ 역시 자연스럽게 지원했다. 게임화된 환경에서는 지속성, 위험 감수, 세부에 대한 집중, 문제 해결이 흥미롭고 만족스러운 방식으로 진행됐다. 단계, 성적, 성과 검증을 이용하고, 다양한 기술을 요하는 무한 플레이를 지원해 학생 참여도를 높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가상 랩은 설계, 개발, 테스트를 거쳐 14개월만에 완성됐다. 현재는 오큘러스와 바이브를 지원하는 독립형 클라이언트 형태다. iOS 및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앱을 통해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액세스할 수 있다. 바스케즈는 “현재 7개 강좌가 가능한 랩 공간이 있다. 전례가 없는 것으로 우리 만의 경쟁 우위이기도 하다. 항공우주는 꽤 협소하지만 차별화된 요소를 갖는 것은 좋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구체적인 성과가 났다. 랩이 생긴 후 등록 건수가 연간 132건 늘었다. 이에 의해 연간 매출이 약 15만 4,000 달러 증가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가상 크래시 랩(Virtual Crash Lab)은 개념 증명을 끝냈고 바스케즈 팀은 피너클과 함께 드론에 관한 에어리얼 로보틱스 버추얼 랩(Aerial Robotics Virtual Lab, ARVL) 제작으로 판을 키웠다. 이를 통해 대학은 MS 무인 자동 시스템 엔지니어링이라는 엔지니어링 학위 과정을 새롭게 개설했다. 바스케즈는 이 엔지니어링 과정으로 매출이 연간 38만 달러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랩과 관련된 무료 공개 강좌에 7,355명이 참여했고, 학위 코스와 직업 교육 관련해 새로운 학생이 유입됐다.

바스케즈에 따르면 이런 과정은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됐다. 피너클이 대다수의 힘든 개발 작업을 수행했고, 바스케즈의 팀은 교수진과 앉아 요건을 하나하나 문서화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랩 전체를 설계하고 스토리보드를 만들어야 했다. 교수가 많은 일을 했고 테스팅 역시 매우 철저했다”라고 말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프로젝트의 처음부터 그래픽 디자이너를 더 많이 참여시키지 못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외관과 느낌이 아주 결정적이지만, 프로젝트에서 간과되기 쉬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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