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10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일 vs. 할 수 없는 일

Geoff Colvin | Computerworld
컴퓨터가 운전하고 심지어 사람보다 체스도 잘 둔다. 하지만 ‘컴퓨터가 못하는 일이 있을까?’는 정말 잘못된 질문이다. 기술이 점점 더 우리 삶의 영역을 장악하게 되면서 이 질문은 ‘사람이 꼭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가’로 해야 하는 게 맞다.


이미지 출처 : Jimngu,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기술의 발달은 역설적으로 그것을 개발한 우리 인간에게 ‘내가 없어도 컴퓨터로 모든 게 가능해졌다’는 자존감의 하락을 야기하고 있다. 세계 체스 챔피언도, 제퍼디(Jeopardy) 퀴즈쇼의 우승자도 모두 컴퓨터로 바뀐 지 오래다. 컴퓨터는 어떤 사무관보다도 깔끔하고 완벽하게 서류를 정리하며, 전기만 충분히 공급해주면 열심히 일하면서 연봉에 욕심을 내지도 않는다. 공장의 단순 노동자들 역시 이제는 제3 세계 이민자들에 더해 최신형 컴퓨터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 네모난 쇳덩어리들은 머지 않아 운전사와 택시기사들의 일자리 마저 위협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이제는 누구도 우리 인간이 기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확언할 수 없다. 최근 한 기사는 컴퓨터가 여전히 인간을 앞지르지 못하는 분야로 ‘유머’를 꼽으며, 때문에 심리 치료 활동을 컴퓨터가 대체할 가능성이 없다는 안심되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그 기사의 작성자는 한 가지 핵심을 간과하고 너무 쉽게 결론을 내려버렸다. 컴퓨터와 관련한 논의의 핵심이란, 컴퓨터는 2년마다 두 배 가량의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인간은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성장세다.

이 사실을 고려한다면,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질문 역시 달라질 것이다. 그간 우리는 ‘컴퓨터가 절대 수행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일까?’라는 잘못된 질문으로 스스로를 괴롭혀왔다. 물론 이 역시 충분히 의미 있는 질문이다. 그러나 거기에서 찾아낸 답을, 컴퓨터가 깨부순다면, 그 다음은? 우리는 궁극적으로 모순을 안고 있는 이러한 질문 대신, 새로운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끝없이 발달하는 기술이 더 많은 일은 더욱 잘 수행하게 될 앞으로의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고 삶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을까?”


인류는 이미 위의 일차원적인 논의로 낭패를 경험한 바 있다. 컴퓨터를 통한 자동 번역을 연구하던 초기 연구가들은 매우 비관적인 시장 전망을 가졌고, 때문에 60년대 중반 이후 수십 년 간 자동 번역 분야는 거의 아무런 발전도 이룩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구글은 온갖 언어를 번역하는 무료 서비스를 내놨고, 스카이프는 한 발 더 나아가 구문을 실시간으로 번역해내는데 성공했다(역시 무료로). 1972년 MIT의 허버트 드레퓌스 교수는 <컴퓨터의 한계(What Computers Can’t Do)>라는 저서를 출간하며 컴퓨터가 중급자용 체스 게임기 이상의 발전을 거두긴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1997년, 컴퓨터는 게리 카스파로프를 꺾고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2004년 2명의 저명한 경제학자는 운전이란 다층적인 정보에 대한 실시간의 판단을 요하는 매우 복잡한 작업이기 때문에 그 작업을 컴퓨터에 위임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구글이 무인 자동차를 선보인 것은 그로부터 6년이 지난 후의 일이다. 2007년에는 하버드 출신의 한 회의론자가 “공간의 배치를 분석하고 그에 기반해 본체를 움직이는 기기를 개발하기 위해선 매우 복잡한 엔지니어링 작업을 처리해야 한다. 스스로 계단을 오르는 무인 청소기가 개발될 수 없는 이유다”라고 지식을 뽐냈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아이로봇(iRobot)에서 가구나 애완동물, 아이를 건드리지 않고 집 안을 돌아다니는 바닥 청소기와 스스로 계단을 오르는 로봇을 개발해(두 기술을 모두 적용한 로봇 역시 충분히 개발 가능하지만, 충분하지 않은 시장 수요로 출시된 제품은 없다) 그를 민망하게 했다.




2015.08.10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일 vs. 할 수 없는 일

Geoff Colvin | Computerworld
컴퓨터가 운전하고 심지어 사람보다 체스도 잘 둔다. 하지만 ‘컴퓨터가 못하는 일이 있을까?’는 정말 잘못된 질문이다. 기술이 점점 더 우리 삶의 영역을 장악하게 되면서 이 질문은 ‘사람이 꼭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가’로 해야 하는 게 맞다.


이미지 출처 : Jimngu,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기술의 발달은 역설적으로 그것을 개발한 우리 인간에게 ‘내가 없어도 컴퓨터로 모든 게 가능해졌다’는 자존감의 하락을 야기하고 있다. 세계 체스 챔피언도, 제퍼디(Jeopardy) 퀴즈쇼의 우승자도 모두 컴퓨터로 바뀐 지 오래다. 컴퓨터는 어떤 사무관보다도 깔끔하고 완벽하게 서류를 정리하며, 전기만 충분히 공급해주면 열심히 일하면서 연봉에 욕심을 내지도 않는다. 공장의 단순 노동자들 역시 이제는 제3 세계 이민자들에 더해 최신형 컴퓨터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 네모난 쇳덩어리들은 머지 않아 운전사와 택시기사들의 일자리 마저 위협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이제는 누구도 우리 인간이 기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확언할 수 없다. 최근 한 기사는 컴퓨터가 여전히 인간을 앞지르지 못하는 분야로 ‘유머’를 꼽으며, 때문에 심리 치료 활동을 컴퓨터가 대체할 가능성이 없다는 안심되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그 기사의 작성자는 한 가지 핵심을 간과하고 너무 쉽게 결론을 내려버렸다. 컴퓨터와 관련한 논의의 핵심이란, 컴퓨터는 2년마다 두 배 가량의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인간은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성장세다.

이 사실을 고려한다면,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질문 역시 달라질 것이다. 그간 우리는 ‘컴퓨터가 절대 수행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일까?’라는 잘못된 질문으로 스스로를 괴롭혀왔다. 물론 이 역시 충분히 의미 있는 질문이다. 그러나 거기에서 찾아낸 답을, 컴퓨터가 깨부순다면, 그 다음은? 우리는 궁극적으로 모순을 안고 있는 이러한 질문 대신, 새로운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끝없이 발달하는 기술이 더 많은 일은 더욱 잘 수행하게 될 앞으로의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고 삶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을까?”


인류는 이미 위의 일차원적인 논의로 낭패를 경험한 바 있다. 컴퓨터를 통한 자동 번역을 연구하던 초기 연구가들은 매우 비관적인 시장 전망을 가졌고, 때문에 60년대 중반 이후 수십 년 간 자동 번역 분야는 거의 아무런 발전도 이룩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구글은 온갖 언어를 번역하는 무료 서비스를 내놨고, 스카이프는 한 발 더 나아가 구문을 실시간으로 번역해내는데 성공했다(역시 무료로). 1972년 MIT의 허버트 드레퓌스 교수는 <컴퓨터의 한계(What Computers Can’t Do)>라는 저서를 출간하며 컴퓨터가 중급자용 체스 게임기 이상의 발전을 거두긴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1997년, 컴퓨터는 게리 카스파로프를 꺾고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2004년 2명의 저명한 경제학자는 운전이란 다층적인 정보에 대한 실시간의 판단을 요하는 매우 복잡한 작업이기 때문에 그 작업을 컴퓨터에 위임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구글이 무인 자동차를 선보인 것은 그로부터 6년이 지난 후의 일이다. 2007년에는 하버드 출신의 한 회의론자가 “공간의 배치를 분석하고 그에 기반해 본체를 움직이는 기기를 개발하기 위해선 매우 복잡한 엔지니어링 작업을 처리해야 한다. 스스로 계단을 오르는 무인 청소기가 개발될 수 없는 이유다”라고 지식을 뽐냈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아이로봇(iRobot)에서 가구나 애완동물, 아이를 건드리지 않고 집 안을 돌아다니는 바닥 청소기와 스스로 계단을 오르는 로봇을 개발해(두 기술을 모두 적용한 로봇 역시 충분히 개발 가능하지만, 충분하지 않은 시장 수요로 출시된 제품은 없다) 그를 민망하게 했다.


X